그래도 순례길은 멈추지 않는다! 그 땅에 평화를 기도하며…
2월16일, 성지순례 중 폭탄 테러로 희생된 고인과 유가족을 위로합니다.
누구든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는 성역이 있다. 평생을 공들여 한 번쯤은, 꼭 한 번쯤은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 대부분의 신앙인에게 있어 그곳은 성경의 지리적.역사적 현장인 이스라엘과 시나이 반도를 연하여 이름하는 ‘성지’ 바로 그곳이다. 그곳을 ‘성지’라고 부르는 것에 딴지를 걸 사람들도 많다. 그곳을 무엇이라 부르던 괘념치 않는다. 세인들이 비난하는 땅 밟기 차원의 순례도 아니요, 순교적 헌신을 각오한 선교의 길도 아닌 그저 평생을 동경해 오던 곳으로 떠나는 관광이라한들 어떠하겠는가. 내 눈으로 내 손으로 나의 잰걸음으로나마 신앙의 자취를 따라걷고 싶은 것이 마음의 바램인 것을.
지난 16일 이집트 동북구 시나이 반도에서 발생한 한국인 관광객 탑승 버스 폭탄테러의 희생자들의 이야기도 이와다를바 없다.
남편과 사별 후 홀로 자녀들을 키워야 했던 故 김홍렬 권사는 진천중앙교회를 열심히 섬긴 신앙인이었다. 김 권사는 특히 넉넉치 않은 경제 여건 속에서도 평생의 소원이던 성지순례를 떠나기 위해 한 푼 두 푼 모아서 성지순례에 나섰다.
36살의 故 김진규 목사는 지난해 목사 안수를 받고, 제2의 사역을 준비하던 길에 여행사의 제안으로 관광 가이드로 동행했다. 고인의 부친은 한 교회를 수십 년 동안 사찰로 섬겨 온 분이며, 김 목사를 비롯한 삼 형제 모두 목회자로 부름받을 정도로 믿음이 신실한 가족이었다.
현지 여행사 대표로 함께 참여했던 故 제진수 집사(51세)는 이집트에서 30여 년 동안 살며 여행사를 운영하던 현지 여행 전문가이다. 그는 특히 지난 2012년 CBS TV에서 방송했던 다큐멘터리 ‘바이블 루트’의 현지 코디네이터로 참여할 정도로 해박한 성지 지식을 소유해 성지 순례객들에게는 많이 알려진 인물이기도 하다.
특별히 충북 진천교회는 창립 60주년을 맞아 11박12일 일정으로 터키, 이집트, 이스라엘을 돌아볼 계획이었고, 이들은 성경에 나온 지명을 따라 순례를 한다는 계획 아래 2년간 기금을 모으며, 떠나기 전 수개월 동안 성경공부를 하면서 성지순례를 준비해 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시나이반도는 기독교에서 의미 있는 유적지 중 하나다. 성경에서는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의 추격을 뿌리치고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을 향해 나아가는 지역으로 등장한다. 모세가 하나님에게 십계명을 받은 시내 산도 시나이반도에 있기 때문에 많은 여행사가 성지순례 코스에 시나이반도를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이곳은 외국인을 겨냥한 테러 공격과 범죄가 빈발하는 곳으로 지난 2012년 2월에도 성지순례에 나선 한국인 관광객 3명이 현지 유목민인 베두인족 무장세력에 납치됐다가 하루 만에 풀려나기도 했다. 정부는 당시 이집트 시나이반도에 대한 여행 경보를 ‘2단계 여행자제’에서 ‘3단계 여행 제한’으로 상승시켜 이를 유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발표하였다. ‘여행 제한’은 특정 국가를 여행할 때 위험 수준과 그에 따른 안전 대책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외교부가 만든 ‘여행 경보 제도’로서 4단계인 ‘여행 금지’ 전 단계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외교부의 여행 경보가 실효성이 없을 정도로 안전에 대한 유의 사항이 제대로 전달된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나이반도처럼 ‘여행 제한’ 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여행객이 해당 국가에 입국해서야 외교부는 권고 문자를 발송한다고 한다. 외교부 재외국민보호과는 해외여행을 하러 출국할 때 신고하지 않기 때문에 여행객에게 안전 유의 사항을 제대로 알리기 어렵다고 말하고, 또 대부분의 여행사들은 여행업에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해 위험성에 대해 사전에 공지하지 않고 “위험할 수 있으니 안전에 유의하라”고 주의만 하는 정도라는 것이다.
이렇듯 시나이반도가 여행하기 위험한 지역임에도 한국인을 중심으로 한 성지순례의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사실 시나이반도와 같은 위험한 지역에서는 이집트 경찰이 호위대로 따라붙는다고 한다. 더욱이 사고가 난 타바 지역은 이스라엘로 들어가는 국경 지대이며 군인들이 지키는 곳으로 여행 팀이 부주의했거나 테러가 예상되는 곳을 위험을 무릅쓰고 방문한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총신대 김희석 교수는 이번 테러사태에 대한 세간의 비난은 테러 피해자들이 아니라 이집트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따르며 관광하던 이들을 테러 대상으로 삼은 테러 집단과 관광객을 유치하고서 보호하지 못한 이집트 정부를 향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제 비난의 이야기는 접어두고 함께 기도하자.
그리고 신발끈을 조여메고 진정한 순례의 길에 나서자!
그곳이 이집트이든. 세계 어느곳이든지 분쟁과 고통의 신음이 있는 곳이 바로 우리 순례의 목적지가 되는 ‘성지’이다. 교회가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은 생명을 살려내는 일이다. 사탄의 권세에 빠져있는 사람들, 희망을 잃어버리고 절망하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성령의 능력으로 하나님의 생명을 찾아주는 일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이다. 교회가 이 시대의 희망이 되어야 한다. 비난과 복수가 아니라 어떠한 희생을 치루더라도 결단코 포기하지 않고 생명에 초점을 맞추는 사역을 한다는 의지를 세상에게 알려 주어야 한다. 이제 그 땅의 평화를 기도하며 미뤄두었던 순례의 여장을 꾸려야 할 시간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