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에서의 뒷담화
Hole 15 (주체적 결단과 선택)
Par 5 Blue Red
거리 487m 422m
인덱스 10/26 4/20/39
파 5홀에만 오면 어깨에 자꾸 힘이 들어간다. 멀다 보니 조금이라도 더 보내려는 욕심이 생긴다. 파5홀이라도 드라이버가 떨어지는 200m 정도에 벙커나 워터해저드가 있어 오히려 3번 우드로 짧게 공략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수도 있다. 문제는 파5홀만 오면 전략적 고민 없이 무조건 드라이버를 꺼내 드는 무의식적 행동이 엄청난 실수를 유발하게 된다는 것이다.
결단과 선택이 나의 삶을 이끌어온 큰 동력인 것처럼, 골프에서도 한 타의 선택이18홀을 마치고 맥주를 사느냐? 얻어먹느냐? 를 결정하게 된다. 한 타 한 타가 소중한 골프 게임은 샷을 할 때마다 결단과 선택이라는 힘든 과정의 고해(苦海)를 건너야 한다.
대충, 아무 생각 없이 치게 될 때, 그에 따른 혹독한 결과를 감당해내야 한다. 그래서 결단과 선택은 골프장에 가기 전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아마추어가 골프채를 살 때 브랜드만 신경을 쓰지 나에게 꼭 필요한 채가 무엇인지는 덜 고려한다. 우선 나에게 어떤 골프채가 필요한지에 대한 이해부터 시작해야 한다. 브랜드도 중요하지만 나의 비거리에 맞는 클럽들을 갖추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통상 골프 시합할 때 허용되는 골프채 숫자는 14개이다. 14개 안에서 나에게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골프채를 조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골프채의 종류는 크게 4가지로 분류된다.
우드 (Wood)
아이언(Iron)
웨지(Wedge)
퍼터 (Putter)
우드는 1번에서 11번까지 번호를 붙이는데 1번 우드를 드라이버라 하고 번호가 커질수록 비거리는 줄어든다. 통상 남자일 경우 1번 드라이버, 3번 우드, 5번 우드를 사용하지만, 거리를 더 내고 싶은 여성 골퍼들은 자신의 비거리를 고려해서 아이언 대신 몇 개의 우드를 더 선택하는 것도 좋다.
아이언은 1번부터 9번까지인데 아마추어 골퍼들은 3번에서 9번까지를 사용한다. 3, 4번을 롱아이언, 5~7번을 미들아이언 8, 9번을 숏아이언이라 한다.
웨지는 비거리를 내기보다는 정확하게 핀에 가까이 보내기 위한 골프채인데 로프트 각이 높을수록 공은 높이 뜨고, 멀리 가지 않는다. 48도는 피칭웨지, 52도는 어프로치 웨지, 56도는 샌드웨지라 하며 주로 벙커에서 많이 사용한다.
마지막으로 퍼터는 그린위나 주변에서 홀에 공을 굴리기 위해서 사용한다.
이렇게 다양한 골프채가 있는 것은 상황에 맞추어 최선의 결과를 끌어낼 수 있는 클럽을 선택하려는 것이다. 1년 동안 골프백에서 한 번도 꺼내지 않은 골프채가 있다는 것은 그 채는 나에게 맞지 않으니 집에 빼어놓던지 다른 채로 보완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비거리를 많이 내기 위해서 당연히 우드를 사용해야 하겠지만, 아이언 샷보다 어렵기 때문에 초보일 경우는 좀 지양하는 것이 좋다. 그럴 때 우드의 거리를 유지하며 아이언샷의 장점을 유지하는 하이브리드(혹은 유틸리티, 고구마채)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또한 우드의 역할은 정확도 보다는 비거리를 많이 내는데 우선으로 하므로, 스윙이 잘못 될 경우에는 페어웨이를 많이 벗어날 수 있다는 위험성이 늘 존재한다. 자신이 없을 때는 욕심부리지 말고 두 번에 나누어 치는 것도 좋은 결정이다.
골프에서는 매 샷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이 아닌 내가 결정해야 하는 엄중함이 있다. 거리를 내야 하는 상황, 높이 띄워야 하는 상황, 공을 굴려야 되는 상황. 다양한 상황 속에서 나에게 가장 최선의 결과를 갖아올 수 있는 선택을 하는 것이 스트레스일 수도 있지만 골프가 주는 묘미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결단해야하는 여러 중요한 선택들이 있다. 하지만 결정하는 것이 쉽지 않아, 결과가 두려워 결단과 선택을 미룬다. 결정을 보류하거나 남에게 의존하는 습관이 들다 보니, 점심에 자장면을 먹을지 짬뽕을 먹을지도 옆 사람에게 물어봐야만 한다. 자장면을 먹은 후, 짬뽕 먹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짬뽕 먹곤 자장면 먹었어야지 아쉬워한다. 우리는 어떤 결정도 하기 어렵고, 결정한 후에도 결과에 만족하지 못한다.
결정은 신중히 하되 미루지 않고, 결정에 따른 어떠한 결과에도 후회하지 않아야 우리의 삶이 좀 편해질 것 같다.
골프를 통해 나의 결정이 완벽하지는 않을지라도 온전히 나의 결단과 판단임을 인정하자. 어떠한 결과라도 겸허히 받아들이자 결심한다.
내일은 자장면을 먹어야겠다. 후회하지 말자.
마이클 림
mcilim@hotmail.com
백세 인생이라는 재미있는 노래를 들으며, 이제는 백세까지 사는 것이 희귀한 일이 아닌 것 처럼 느껴진다. 환갑 전이라기보다는 왠지 50대 후반이라는 표현이 조금은 살갑게 들리는 나이다. 앞으로 40년을 더 산다는 것이 끔직한 일이기는 하지만 뭔가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초조함을 느낀다. 골프는 내 인생의 후반전을 좀더 활기차게 보내기 위한 선택이고, 이 컬럼을 쓰는 것 역시 좀더 풍성한 삶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이전에 종교간의 대화 모임이었던 길벗 모임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의 모임이 있었는데, 아직까지도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인생의 도반, 좋은 길벗을 만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에 돌같이 굳은 심장에 약간의 설렘이 속삭인다. 골프를 통한 새로운 도반, 길벗들이 인생 후반기를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Michael Lim, www.crazygolfdeals.com 한국 마켓팅 담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