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곤주 칼럼
한글 해설 성경이 교과서는 아닙니다.
한글 해설 성경들이 인기가 있고 또 성경을 이해하는데 성경 해설 내용이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경책에 삽입된 성경 해설이 성경 본문의 의미를 바로 이해하는데 오히려 혼란을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래전에 제 아내가 샀던 아가페 그린 바이블의 해설을 보니까 출애굽기 16장에 나오는 광야의 만나는 사막에서 사는 곤충의 분비물(똥)이라고 해설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그 곤충 분비물은 아침 햇볕에 온도가 올라가면 녹아서 없어지는 것이라고 해설 해 놓았습니다. 개정되지 않았거나 절판되지 않았으면 지금도 그렇게 되어 있을 것입니다.
만약 그 성경의 해설이 옳다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미 거두어들인 만나는 어떻게 녹지 않고 그걸 찧어서 뜨거운 불에 구워먹고 제 칠일되는 다음날까지 보관해서 먹을수 있었단 말입니까? (출16장 21-24절 참고). 또 어떻게 지성소에 아론의 싹난지팡이와 법궤와 함께 만나를 오랜 세월동안 보관할수 있었단 말입니까?
그 외에도 이전에 사용했던 개역 해설 성경의 해설도 종종 문제점들이 보였는데, 지금 사용하는 개역 개정 해설 성경(생명의 말씀사:Big Slim 굿데이 성경)도 약간의 문제들이 눈에 보입니다.
한 예로 출애굽기 20장의 해설(성경의 맥잡기)을 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지킬수도 없는 율법을 주신 목적은 우리가 죄인임을 깨닫게 하기 위해서…’ 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율법이 아닌 그리스도의 피로써 하나님앞에 나아갈수 밖에 없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주 복음적이고 은혜스러운 설명인것 같습니다. 이 해설은 부분적으로 맞지만 율법을 주신 근본 목적과는 좀 거리가 있는 해설입니다.
그렇다면 이스라엘 백성에게 율법을 주신 목적이 무엇일까요? 이 사실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율법을 주신 출애굽기 20장의 실제적인 상황과 역사적인 배경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율법을 주시기 전에 하나님은 시내산에서 이스라엘 백성들과 언약을 맺으셨고 그때 율법을 주신 이유(목적)도 말씀하고 있습니다 (출 19:1-6절 참고).
그래서, 율법을 주신 목적은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 너는 이 말을 이스라엘 자손에게 전할지니라” (출 19: 6)는 말씀에서 찾을수 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나는 너희의 하나님이 되려고 너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여호와라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 (레위기 11:45) 라는 의미와 같은 것입니다. 그러므로 율법은 하나님의 거룩한 성품을 드러내는 하나님의 (은혜의)법입니다.
그리고 율법을 주신 두번째 목적은 이스라엘 사회질서를 위해서 준 것입니다. 이것은 이스라엘 공동체를 위한 시민법이라는 사실에서 분명히 드러납니다. 그래서 ‘이는 이로 눈은 눈으로 처벌하라’는 그런 규정들이 있는 것입니다. 즉 이스라엘 공동체 안에서 일어날수 있는 죄를 억제시키고 보복심리에 의한 복수심을 억제 시켜서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이스라엘 공동체에 주신 것이 율법입니다.
그리고 세번째가 바로 해설 성경에서 말한 ‘죄를 깨닫게 하는 기능’과 관계가 있습니다. 이 세번째 부분은 사도 바울이 갈리디아서에서 말한 “율법이 곧 저주”요, “율법은 그리스도에게 인도하는 가정(초등)교사”라는 말과 같습니다. 그래서 이 율법에 의해서 드러난 저주와 심판과 형벌을 깨닫고 예수그리스도의 은혜로 나아가야 한다는 차원에서 한 말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죄를 깨닫게 하는 기능’은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그 당시의 유대인들 포함)에게 해당되는 내용입니다. 이미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의 자녀가 된 자들(그 당시의 유대인들 포함)에게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이것이 율법을 주신 목적이라면 예수를 믿고 하나님의 자녀가 된 이후에는 더 이상 율법이 필요 없다는 위험한 율법 폐기론자가 되고 맙니다.
사실 ‘율법은 거울’(야고보 1장 23절)과 같아서 여전히 우리가 죄인임을 깨닫게 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더 구하도록 인도해 주게 됩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 율법은 저주가 아니라 거룩한 삶의 기준을 위한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즉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있어서 율법은 하나님의 뜻을 알고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가게 하는 거룩한 법이요 은혜의 법입니다.
이처럼 성경이해를 위해서 편집자들이 만들어 놓은 성경해설이 때로는 바른 성경이해에 장애물이 될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성경을 바르게 해석하고 이해하기 위한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가장 기본적으로 번역성경, 사전 그리고 주석이라는 세 가지 도구가 필요합니다.
첫 번째로 다양한 번역 성경은 성경 원문 (히브리어와 헬라어)를 읽기 어려운 일반 해석자들에게 원문의 의미에 가까운 의미를 추측할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요즘은 인터넷이나 성경 프로그램을 통하여 다양한 번역 성경을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 권장하고 싶습니다.
두 번째로 성구 사전이나 신학 사전등이 있다면 큰 도움을 받을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신학 사전은 제가 설명한 율법의 목적(기능)에 대해서 어느정도 설명되어 있는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구약 히브리어와 헬라어 원문은 영어와 같이 한단어가 다양한 의미를 가진 다의어 이기 때문에 그 단어의 정확한 의미는 반드시 그 단어가 쓰여진 문맥 속에서 결정해야 합니다.
세 번째로 주석(성경해설)책들입니다. 영어 문화권의 수많은 성서 신학자들이 성경을 해설해 놓은 주석은 성경을 이해하는데 더할데 없는 귀한 자료들입니다. 물론 아쉬운 것은 한글로 번역된 훌륭한 영문 주석책들은 다양하지 않고 또 좋은 주석책을 선별해서 권하는 것이 쉬운 문제는 아닙니다.
그래서 일부 목회자들의 경우에도 자신이 선호하는 특정 신학자가 쓴 주석(성경해설)을 읽고 그 주장만을 무조건 따라가는 경우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러므로 주석을 구입할 때는 반드시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진 두 세 사람의 성경 신학자들이 쓴 책을 비교해서 읽고 비판하는 능력을 기르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또, 어느 기독교 출판사가 편집해서 만든 시리즈나 어느 한 명의 신학자가 쓴 성경 전체 시리즈 보다는 성경 각권마다 전문적인 신학자들이 쓴 것을 선택하는 것이 더욱 믿을만 합니다. 이러한 기본적인 도구를 잘 활용하면서 성경을 보고 연구할수 있다면 신학교를 가지 않은 일반 신자들도 보다 정확하고 높은 수준의 성경 이해가 가능할 것입니다.
김곤주 목사(시드니새언약교회 담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