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오 박사와 함께하는 ‘유학과 해외체험’
글을 시작하며
이 글이 시초는 한국정부가 해외 유학을 자유화할 즈음인 199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 필자는 멜번의 ‘국립학국학연구소’(National Korean Studies Centre)에 있으면서 연구 프로젝트의 하나로 이 호주 교육도시에 온 한국 유학생들을 상대로 자료수집을 시작했었다.
그 일부 결과가 1997년 6월에 출간된 ‘김삼오 박사의 알짜배기 유학가이드’(한국경제신문사 출판사)다. 연구소는 멜번의 4개 주요 대학의 공동 부설기관이었다. 이 때문에 이들 대학의 교수들과 한국 유학생들과의 접촉과 교류가 쉬었으며, 조사와 연구에 큰 도움이 됐었다.
당시 책 저술 비용을 위한 ‘호한재단’(Australia Korea Foundation)과 ‘호주교육위원회’(IDP Education Australia)으로부터의 약간의 재정지원도 받았었다. 그러나 책은 필자가 의도했던 국제교육 리서치 중심의 이론서는 아니었다. 그런 책을 쓰기 싫어서가 아니라 출판사를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었기 때문이다.
학술이나 정책을 다룬 책의 독자라면 이 분야 학도나 정책 입안자이어야 하는데 그런 층은 지금이나 그때나 소수다. 2006년에는 ‘김삼오 박사의 또박또박 준비하고 가는 유학과 해외체험’을 출간했는데 이 또한 국제교육의 철학이나 이론중심은 아니다. 그러나 유학할 학교 소재, 입학과 비자 신청 절차를 안내하는 대부분의 유학 책자와는 달리 유학의 더 근본적인 문제들을 다루고 있는 점은 그대로다. 그리고 그간 일어난 유학환경의 새로운 변화와 문제점들을 다루거나 내용이 크게 확대, 개편되었다.
유학 안내 또는 유학 연구라고 말한다면 매우 광범하다. 유학생들에게 무엇을 안내해야 안내인가를 한번 생각해보면 안다. 한 지역의 교육제도, 예컨대 대학입학절차와 학과만을 제대로 안내하려고 해도 책 한권 분량을 써야 한다. 유학 가서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할까라든가, 한국의 유학관련 제도와 정책은 무엇인가 대하여만 써도 그렇다.
서울의 대형 서점과 유학 코너에 가보면 놀라게 된다. 책 종류도 많지만 제목이 기발하다. 그러나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어떻게 유학을 갈 것인가, 어디를 갈 것인가를 알려주는 책들이다. 유학은 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많은 유학이 실패로 돌아가 개인과 국가의 막대한 손해로 끝났지만 외부로 잘 안 알려져 있다. 고배를 마신 개인은 말이 없고, 유학의 실태를 조사하는 리서치가 없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유학을 위해서는 유학에 관련된 좀 더 장기적이며 근본적인 문제의 이해가 필요하다. 이 글에서는 공부충격, 언어충격, 인종충격, 문화충격, 주거문제 등 몇 개 큰 장으로 나눠 보는 것은 학생들이 나가서 만나게 될 새로운 해외 유학환경에 대한 논의와 심층적 분석이 그런 목적을 위한 것이다. 이런 충격들을 잘 극복하는 길이 성공적인 유학의 조건이다.
1950-60년대 한국인의 유학 대상지는 거의 전부가 미국이고 극히 일부가 비영어권 유럽지역이었다. 지금은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영어권과 일본, 중국, 그리고 심지어 제3세계까지 다변화됐다.
이 글의 대상은 아직도 한국인 학생들의 주요 해외유학 대상지역인 영어사용 국가이다. 필자는 미국에서 석사과정, 호주에서 박사과정을 마쳤으며 호주에서 36년 살았다. 그간 다른 영미지역인 영국과 캐나다 등을 가본 결과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뉴질랜드는 모두 영국을 모국으로 하는 앵글로 색슨 셀틱 문화권으로서 민족성, 가치관, 사회경제적 상황, 교육이념, 교육제도가 근본적으로 같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그러기 위하여 미국 쪽에 대한 보충취재를 하기도 했다. 2006년 ‘김삼오 박사의 또박또박 준비하고 가는 유학과 해외체험’이 나오기 직전에는 40일 동안 런던에 가 있게 되어 그 쪽의 실정과 현장감을 더 새롭게 할 수 있었다.
이 글에서 추가된 부분은 초중고 유학을 의미하는 조기유학, 영어권 국가간 유학 비용과 주거 생활 관련 문제 등이다.
여기에 나오는 정보와 사례는 멜번을 떠나온 후 운영한 한호지역문제연구소 사업의 일부로서 한국 유학생들에 대해여 계속해온 조사, 연구와 때로는 이들을 대변하여 학교와 관계를 맺은 결과다. 이와 같이 이 글은 문헌보다도 직접 취재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쓴 것이다. 다만 지면 절약을 위하여 긴 인용문과 사람 이름은 대부분 생략했다.
이때까지 밝힌 내용으로 봐 이 글은 (1) 성인 유학생들과 함께 조기유학을 보내는 학부형은 물론, 유학정책 입안자들이 읽으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2) 이 글에서 크게 다룬 영미식 공부방법은 해외로 나갈 사람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석박사를 할 학생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교육시장의 개방으로 한국에서도 국제교육의 양상이 크게 바뀌어 국내에서도 외국대한 분교를 다니고 서방식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크게 늘었다. 한국의 대학 교수진도 영미권 박사로 바뀌면서 대학 강의 방식도 영미식이 되어가고 있다. (3) 합작투자에 따른 학교 공동경영, 교환학생 프로그램, 학점 상호인정 등 국내외에서의 여러 형태의 국제교육 협력시대에 대비해야 할 교육공무원, 대학의 실무자, 국제 시각에서 학생들의 진로를 자문해야할 교수와 담당자들이 읽는다면 많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4) 영미국가에서는 자국 학교의 해외진출을 ‘역외교육’(offshore education)이라고 부른다. 장래 한국도 그런 길을 모색하게 될 것이다. 동포 2세를 포함한 외국 유학생도 더 많이 받게 된다. 이런 변화가 한국에서도 활발한 ‘국게교육 연구’(international education research)를 기다리고 있다. 이 글은 그런 연구를 위하여 풍부한 이슈와 과제를 제공할 것이다.
이 글은 ‘김삼오 박사의 또박또박 준비하고 가는 유학과 해외체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에 꼭 해야할 인사가 있다. 출간 당시 서적의 제5장은 여기 시드니 맥콰리대학교의 남대훈 경제학 교수가 특별히 기고해 준 것이다. 또 마지막 원고 정리의 상당 부분을 아내 양문자씨가 맡아 해 주었다. 물론 당시 서적 출간을 위하여 일일이 거명할 수 없는 많은 분들이 조사에 응해줌으로서 도와 주셨다. 그분들에게 감사드린다.
김삼오 박사(커뮤니케이션학 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