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오 박사의 또박또박 준비하고 가는 유학과 해외체험(18)
앞으로 여러 회에 나누어 연재될 이 글은 ‘김삼오 박사의 또박또박 준비하고 가는 유학과 해외체험’에서 저자의 양해를 얻어 일부 업데이트하고 전재한 것입니다. 저자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편집자 주
제3장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의 학비와 대학 개관
1. 국가간 등록금 패턴이 크게 달라
학비는 부유한 집안 자녀가 아니라면 유학에 앞서 고려해야 할 아마도 가장 중요한 변수이다. 유학 대상 지역과 학교를 구체적으로 결정할 때라면 더 그렇다. 이 장에서 영미 5개국간 유학비용 비교를 총괄적으로 해볼 요량으로 한동안 자료를 모으다가 생각을 바꿨다. 명쾌한 비교가 어렵고, 비용은 늘 유동적이어서 고생스럽게 큰 작업을 해놓아도 그 실효가 오래 가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 대신 이들 국가간에 존재하는 일정한 등록금 패턴에 대하여 언급함으로써 유학생들에게 좋은 지침을 제공하는 동시에, 이 분야 전문인과 정책 수립자들에게는 착안할만하다고 필자가 생각하는 몇 가지를 적어보고자 한다. 여기서 패턴이란 말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아래에서 적게 되는 여러 등록금 및 생활비 수치는 유동적이지만 국가간 패턴은 그대로 계속된다. 오래 그래왔으므로. 매년 10% 정도의 상승률을 가산하면 아래 수치들은 참고 자료로서 오래 유효할 것으로 본다.
그리고 여기 학비 관련 정보와 논의는 대학급 유학 위주다. 초중고급 관련은 조기유학을 다룬 제2장에서 간략하게 설명했다.
먼저 학비 비교가 어려운 이유를 말해본다면, 첫째로 국가간은 물론, 같은 국가 안에서도 학교간 [등록금/tuitions]과 [학생회비/fees/college fees/용어해설, 379쪽 참조] 등 잡부금 액수에 편차가 크다. 또 미국을 빼고는 각국 대학들은 모두 학과에 따라서도 큰 차이를 두고 있다는 사실이다. 부과 방식에도 차이가 난다. 일부 미국의 대학원 과정과 뉴질랜드 대학들은 학점을 중심으로 등록금을 책정한다. 초중고의 경우는 등록금 부과 방식은 똑 같으나 금액 수준에서는 역시 격차가 크다.
거의 4,000여개의 여러 형태의 대학이 있는 미국의 경우, 가장 비싼 명문 사립대학으로부터 중간 수준인 주립대학을 거쳐 가장 싼 커뮤니티 칼리지에 이르기까지 크게 잡아 1대 5 정도의 큰 차이가 난다. 사학(私學) 개념이 약하여 국립이라고 불러야 할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의 대학들은 유학생에게는 자국 학생과는 비교가 안 되는 높은 등록금을 받고 있다. 학교와 지역간 차이는 미국만큼은 아니나 여기서는 인기와 비인기 학과간 2-3배의 큰 폭의 격차를 두고 있다. 캐나다와 뉴질랜드는 주에 따라 다르나 석.박사 과정에서는 정책적으로 유학생에게도 자국 학생과 같거나 학부에 비하여 훨씬 낮은 등록금을 오퍼하고 있는 점도 마찬가지다.
둘째로 학비 비교에는 과정을 마치는데 걸리는 기간도 고려해야 한다. 가령 [경영학석사 코스/MBA]를 1년에 할 수 있는 학교는 최소 1년 반-2년을 소요하게 하는 학교에 비하여 등록금이 싸더라도 총학비는 결과적으로 더 비쌀 수 있다. 이 비교가 쉽지 않다.
셋째로 각국의 학비와 생활비는 매년 바뀐다. 국내 물가도 바뀌지만 송금을 해야 하는 유학의 경우는 환률 변동이 국가간 비용구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이상 일반화가 어려운 여러 제약과 다양성을 고려할 때, 학비에 대한 정보와 안내는 유학 소비자 각자가 필요할 때 쉽게 접속할 수 있는 웹사이트를 방문하거나, 대학이 발행하는 안내 책자를 구하거나, 유학원을 찾아 감으로써 자신이 원하는 나라와 학교와 학과의 등록금, 거주할 지역의 생활비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알아보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필자의 과문인지 몰라도, 유학 대상 국가별 비용을 총괄적으로 일목요연하게 비교한 연구 자료는 물론, 책자가 잘 나오지 않는 이유일 것이다.
2. 유학생에게 몇 배 더 받는 대학 등록금
유학은 국제교육협력의 일환이라고 한다. 하지만 오늘의 유학은 받는 쪽에서 봐서 수출산업이라는 면이 더 강하다. 그러므로 여기에는 철저한 시장경제 원칙이 적용된다. 그 결과, 유학생은 자국 학생보다 일반적으로 월등히 비싼 등록금(나라와 학교에 따라 2-3배, 영국 대학의 경우는 제일 낮은 인문과의 경우만 해도 자국 학생에 비하여 적어도 3배가 높다)과 의료보험비 등을 지불해야한다. 이들 미국 외 영미 나라들은 유학생을 [학비전액 본인부담 학생/full fee-paying students] 또는 [전액 등록금을 내는 국제학생/international fee-paying students] 등 특별한 용어를 쓰는데 자국 학생과 다르게 취급한다는 뜻이다. 2중 잣대가 쓰이는 일종의 차별대우다.
시장경제가 적용되는 당연한 결과, 학생이 넘치는 대도시 인기 대학과 인기 학과로 갈수록 등록금은 높아지고, 학생 유치가 비교적 어려운 비인기 대학과 비인기 학과와 유학생 유치가 어려운 오지의 지방대학으로 갈수록 낮아진다. 초중고사립학교도 마찬가지나 그 경우는 학과와는 무관한 학교의 인지도와 지역에 따른 일률적인 차이다. 호주에서는 자국 학생들에게 주는 혜택인 기차, 버스 할인권 제도를 유학생에게는 허용하지 않고 있어 논쟁이 있어 왔지만 앞으로 달라질 것 같지 않다.
다만 명문 사립대학 중심으로 이미 높은 수준의 등록금을 자국 학생, 유학생 구별 없이 오래 동안 받아온 미국은 여기서 예외다. 그 점은 5개국 사립 초중고등학교도 같다. 미국과는 달리,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의 대학들은 우리식으로 말하면 대부분이 국립이다. 정부로부터 지원과 함께 규제와 감독을 받는다. 호주와 캐나다에 등록금에만 주로 의지해야 하는 사립대학(캐나다는 종교재단 운영)이 몇 개 있으나 역사도 짧고 잘 알려지지 않은 채 남아 있다.
이들 나라 거주자들은 무상 아니면, 저렴한 등록금과 졸업 후 비교적 쉽게 상환할 수 있는 학자금 융자제도의 덕택으로 돈 없어 대학 못가는 사람 드물다고 말해야 맞다(높은 등록금에 항의하는 현지 학생 데모가 끊이지 않지만). 초중고등학교는 공립이면 모두 무상이다. 호주에서는 부모 소득이 일정한 수준 이하인 영주권자, 시민권자 학생은 생활비 보조를 받기까지 한다.
미국과 영국의 공립 초중고학교는 유학생을 받지 않는 반면, 호주와 일부 영미국가에서는 공립도 중고에 한하여 유학생을 받기 시작했으나 상당액의 수업료를 받는다. 호주에서 우수한 학생만을 선발하여 운영하는 특수 공립학교인 [셀렉티브 스쿨/selective schools]은 이미 언급한대로 유학생을 받지 않는다.
집안이 어려워 새벽청소 등 힘든 일을 하면서 학비와 생활비 걱정을 하는 한편, 귀국 후 취업을 걱정해야 할 어려운 처지의 유학생이라면 이런 차별적 학비에 소외감과 이질감을 갖는 게 보통이다. 특히 현지인 대우를 받는 동년배의 교포들과의 관계에서 그렇다. 대개 현지에 와서야 그것을 실감하게 된다. 자비로 공부해야 할 유학생은 이점 미리 염두에 두는 게 좋다.
한편, 아이러니컬하게 교포와 교포 학생들이 유학생을 보는 시각은 곱지만은 않다. 일부 해외 지역에서 부유층 유학생들이 현지 교포학생들과 비교가 안 되게 돈을 쓰며 호화판 생활을 하는 사례가 보도되기 때문이다. 고급차를 타고 다니며 서너 명이 하루 술값으로 1,500달러도 쉽게 쓴다는 식의 얘기가 흔하다. 이러한 두 집단의 학생들이 서로 느끼는 정서와 학업에 대한 태도는 다를 수밖에 없다. 이런 서로 다른 처지와 정서 때문에 이들은 잘 융화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미국 주립대학의 경우는 같은 주 거주자(시민과 영주권자)에게는 등록금이 거의 무상이거나 아주 적은 금액이지만, 유학생에게는 [타주 출신/out of state residents]에 적용하는 금액과 같게 부과한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대로 사립은 대부분 자국민, 유학생 차이를 두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유학생 학비에 관한 한 미국은 다른 영미국가보다 공정하다고 말할 수 있다.<다음호에 계속>
김삼오 박사(커뮤니케이션학 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