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오 박사의 또박또박 준비하고 가는 유학과 해외체험(44)
앞으로 여러 회에 나뉘어 나가는 이 연재는 옆 이름의 책(도서출판 엠-에드, 2006)에서 저자의 양해를 얻어 발췌한 것입니다. 저자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편집자 주
제7장 바다를 건너면 맥 못 추는 영어 – 언어충격
4. 영어 구문과 글쓰기
글쓰기는 집짓기에 비유할 수 있다. 집을 짓기 위해서는 자재를 구입해야 한다. 그에 앞서 자재를 어떻게 써 어떤 건축을 할 것인가에 대한 설계가 있어야 한다. 설계 없이 재료를 잘 쓸 수가 없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필요한 단어를 찾아야 하나 그에 앞서 문장 설계를 해야 한다. 그에 따라 단어들을 질서 있게 나열해야 한다. 앞서 말한 언어의 경제성 원칙은 그런 구문 설계의 하나이다.
이 책은 영어구문론이 아니므로 이 문제를 너무 자세히 다룰 생각은 없다. 그러나 좋은 영어 에세이 쓰기의 한 가지 요령인 문장의 경제성을 높이는 구문 기법 몇 가지를 들어 영어 글쓰기 훈련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그런 준비를 비싼 유학을 간 다음 할 수는 없다.
먼저 이해를 돕기 위해 아래와 같은 한글 문장을 예로 들어 설명해 보자.
| 한국은 정치적으로 성장하면서 그에 따른 고통도 컸다. 이는 대부분의 개발도상국에 공통적인 현상이다. 남북으로 갈라져 있는 한국의 경우, 그 고통은 폐쇄된 북쪽보다 개방된 남쪽에서 더하다. |
이에 대한 영어 번역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으나, 연습의 목적 상 다음 두 가지를 생각해 보기로 한다.
(1) Korea has experienced serious pains as the country continues to grow politically. The phenomenon is common to most other developing countries. Korea is a country divided between the south and the north. The pains are more evident in the north, the society of which is more open than in the north.
(2) Like other developing countries, Korea (both north and south) has serious political growing pains – more evident in the relatively open south than in the closed north.
처음 문장은 51개 단어로 되어 있다. 두 번째 것은 26개로서 거의 반으로 줄었다. 언어의 경제성 때문에 문장이 더 효과적이고 힘 있게 된 예이다. 구문이 달라진 부분을 지적해 보면, 첫째 [다른 개발도상국가들도 그런 것처럼]이라는 [구/phrase]앞에 [Like]라는 전치사를 써 문장 하나를 절약했다. 둘째, 괄호 안에 남과 북이라고 씀과 동시에 남이 북보다 더 개방적이라는 부분을 [대시/dash (―)]로 연결함으로써 같은 내용을 말하면서도 단어 여러 개를 절약했다. 위는 전치사, 형용사, 괄호, 대시 등을 사용하여 [언어의 경제]를 크게 도운 예인데, 단어 숫자 절약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다른 기법과 요령 사례 몇 개를 더 아래에 들어본다.
* 하이픈(hyphenation)
정확한 통계를 제시할 수는 없지만, 영어 문장을 쓸 때 가장 빈번하게 쓰는 것이 사물과 현상을 설명하는 구절이 아닌가 한다. 이 때 설명 부분이 단어 하나로 될 수 있는 단순한 것이면 좋지만, 아닌 경우에는 길어지게 된다.
영어에서는 이런 설명 부분을 대개 관계대명사가 잇는 [형용사절/adjective clause]가 담당한다. 이 때 구를 하이픈을 써서 복합어로 된 형용사절로 바꾸면 문장은 대폭 준다. 뜻은 그대로인데 길이가 줄어 문장은 힘 있게 된다. 이용법은 극히 흔하다. 그런 형용사절은 다음 몇 가지 유형이 있다.
① 명사 다음에 형용사 역할을 하는 분사(과거분사와 현재분사)를 써서 만든다.
예컨대, [수출에 기반을 둔 경제/An economy that is based on exports], [수출로 뒷받침되는 경제/An economy that is supported by exports],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경제 /An economy that is heavily dependent on exports] 같은 절 대신 [수출지향적 경제/Export-oriented economy]라는 구를 쓴다면 벌써 단어 몇 개를 절약하게 된다. 동사를 분사형으로 바꿔 하는 구문이다. 이렇게 쓰일 수 있는 동사는 [orient, base, center] 등 많다. 예컨대:
– [클린턴 대통령의 상업주의적 외교정책/President Clinton’s commerce- oriented foreign policy]
– [무역금융 관련 회사영업/trade finance-related corporate business]
– [쌀을 주식으로 한 식단/Korea’s traditional rice-based diet]
– [수수료로 버는 은행영업/fee-based banking business]
– [석유화학 원료로 된 제품/petroleum-based products]
– [현금이 궁핍한/cash-strapped]
– [국가 소유의 공장/state-owned factories]
– [국내 자본으로 성장한 잡지/home-grown magazines]
– [쌀 수출 회사/rice-exporting companies]
– [높은 급료를 받는 직업, 고소득직/high-paying jobs]
– [돈 잃어버릴 사업제안/money-losing business proposition]
② 형용사 노릇을 하는 분사를 써서 위와 같은 복합형용사가 가능하다면 이것을 일반 형용사로 대치해도 같은 결과가 된다.
– [비용에 민감한/cost-conscious management]
– [상품별 (사업별, 국가별)로 명시된/industry, country-specific product]
– [주택 등 이자율에 민감한 산업/housing and other interest rate- sensitive industries]
– [확산되기 쉬운/ (홍수) 피해를 입기 쉬운/proliferation (flood)- prone]
– [노동 (자본) 집약적인/labor (capital)-intensive]
–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사용자의 편리를 도모하는/environmentally- friendly]
③ 이들 복합어들은 형용사 역할을 하므로 보어로 쓰여질 수 있으며, 그때는 문장 술부의 길이가 줄어든다. 예컨대:
– [이 회사는 매우 비용에 민감하다(The company is very much cost- conscious)
– 이 상품은 사용자에게 편하게 되어 있다(This product is user- friendly)
– 이 자리는 보수가 높다(This job is high-paying)
④ 때로는 명사가 형용사 노릇을 하므로 다음과 같은 용법이 가능하다.
– [집단농장식 경영체제/collective farm-style management system]
⑤ 영어와 우리말은 단어의 배열에 있어 크게 다르지만, 위에서도 보듯 어쩔 수 없이 같은 사례도 많다. 많은 한국어 표현이 한문(漢文)식을 따르고 있고, 영어와 한문식 표현 간에 공통점이 많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다음은 한문으로 된 우리말 표현과 같이 명사가 형용사 노릇을 하는 예인데, 언어의 경제를 위한 한 가지 기법으로 이해할 수 있다.
– [노동관계를 정한 법/law governing labor relations 또는 law that governs labor relations] 대신에 [노사관계법/labor relations law]이라고 하면 단어 몇 개가 절약된다. 마찬가지로 [회사명/company name/, [농업학교/agriculture school], [농산물 수출보조금/farm export subsidies], [경기회복 전망/economic recovery prospects], [도용 시비/piracy row)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 위의 [-oriented/ -지향적], [-centered/-중심의], [-style/-식의]도 같은 이치이다. 아래에 예를 드는 [pro-/친], [anti-/반] 같은 접두사도 한문 구문법임을 알 수 있다.
– 여기에다가 또 하나의 형용사와 소유격까지 활용, 형용사구를 만들면 표현은 한층 더 짜임새 있게 된다. 예컨대 [어두운 한국경제 회복 전망/Korea’s bleak economic-recovery prospects], [한국식의 가혹한 노사관계법/Korean-style draconian labor relations law] 등이 그것이다.
– [반노조 대중의 정서/anti-labor public sentiment], [친경영 성향의 의장/pro-business chairmanship], [올림픽 후의 한국경제/post- Olympic Korean economy]. 이때 단어 수가 너무 많으면 혼란을 초래하므로 조심해야 한다.
⑥ 위와 같은 식으로 복합형용사를 만드는 데서 진일보하여 원래 형용사가 될 수 없는 구절을 형용사로 쓰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때는 대개 해당 구절에 인용표를 사용한다. 예컨대:
[하면 된다는 정신/ ’Can-do’ spirit],
[전원 여자인 승무원단/all-women crew],
[손수 하거나 만들 게 안내하는 기구, 학습 책자/‘Do-it-yourself’ kit 또는 manual],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No work, no pay’ basis],
[평상과 같다는 식의 태도/‘business-as-usual’ attitude], [자력갱생 사업/‘self-help’ project],
[성장제일주의 정책/‘growth first’ policy],
[아시아 국가만 회원이 되는 교역 그룹/‘Asian only’ trade group],
[먼저 온 사람 순으로 하는/on a ‘first come, first served’ basis]
* 삽입용법으로서 대시/dash (―)
[대시/―]는 하이픈보다 약간 길이가 긴 줄로 나타내는 표시다. 대시를 이용하여 문장 안에 입구를 넣으면 내용은 그대로이면서 길이는 준다. 대시는 문장 속에 보충설명을 넣기 위하여 쓰는 괄호와 같은 역할을 한다. 그러나 문장의 흐름을 더디게 만드는 괄호보다 대시가 낫다. 예를 들면,
① People who believe in the basic element of Christianity ―who have no doubt that God exists and who believe in life after death, heaven, hell and the evil ―are much more opposed to abortion.
② Flights out of Hong Kong in the week leading up to June 30―the handover takes place at midnight that day―are as heavily booked as those coming in.
* 동격 [appositive]
영어 구문법이 한글 구문법과 한 가지 다른 점은 단어간의 관계가 토씨가 아니라 문장 내 단어의 위치에 따라 밝혀진다는 것이다.
주격, 목적격 등 [격/case/格]은 바로 그런 위치를 말한다. [I like you/나는 당신을 좋아한다]라는 문장에서 [I/나]는 주격이다. 주격(主格)의 위치(앞에 나오는 위치) 때문에 [는]이라는 토씨 없이도 문장이 가능하다. 타동사 뒤에 오는 명사가 그 동작의 대상(目的)임을 그 위치(目的格)가 밝혀 준다. 따라서 [를]이라는 토씨는 필요 없게 된다. 이 때문에 영어에서는 전치사는 있어도 토씨는 없다.
동격(同格)은 보통 주격에 있는 명사와 같은 내용 또는 속성을 말하는 명사를 같은 격(동등한 위치)으로 배치함으로써 수식어 역할을 하게 하는 구문 방법이다. 이때는 두 개의 주격 또는 목적격으로 쌍을 이루는 명사구 가운데 하나가 형용사절 역할을 함으로써 단어 몇 개를 절약한다. 이때 동격(동등한) 관계는 위치(격)와 콤마가 밝혀준다.
① A native of California, MorrisattendedChouiardArtInstituteinL.A.…(캘리포니아 태생인 모리스/모리스와 캘리포니아 태생은 동격, 위치로 서로의 관계가 분명해지고 그간에 연결어가 필요 없게 된다)
② When Hongkong,aBritishColonyformorethan50years,returnstoChina,itwill……(150년 이상 영국 식민지였던 홍콩……)
③ He was appointed mayor of kwangju,aposthekeptuntilhisretirement(은퇴할 때까지 봉직한 광주시장).
– President Kim Dae-jung is wooingtheoldenemyinthehopeofeventualreunification― aprocessofWashingtonsupports.
* 전문용어 [terminology, jargon, technical terms]
각 전문분야에는 해당 전문가들이 직업적으로 쓰는 전문용어가 있다. 의학 공부의 상당 부분이 이 용어를 암기하는 일이다. 전문용어는 대개 현상과 개념을 짧게 기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런 전문 및 기술 용어를 모르고 안쓰면 말은 길어진다.
[민주주의/democracy]와 [자본주의/capitalism]에 대한 개념을 국어사전이나 경제용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적어도 20-30자의 설명이 들어 있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이 이해하는 전문 용어를 그대로 쓴다면 문장의 길이는 준다. 자연과학 분야의 학술용어는 거의 전부 그런 전문용어이다.
[족벌주의/nepotism], [권위주의/authoritarianism], [인척관계/kinship relations], [또래집단/peer group], [일부다처제/polygamy] 등은 사회학에서 잘 쓰이는 학술용어 또는 전문용어의 예다.
* 짧은 단어 [key or powerful words]
같은 값이면 짧고 의미가 함축된 단어를 쓰고, 그리고 수동보다 능동체 구문이면 문장은 힘 있게 된다. 이때 짧은 단어로 된 동사를 골라 쓰면 더 그렇게 된다. [생산이 기록적인 2,500만톤에 달했다/Production hit a record 25 million tons]라는 문장에서[hit]는 글자 셋으로 되어 있다. 대부분 영어 문장이 한국어 문장보다 짧으면서도 더 힘 있게 들리는 이유는 영어에 동사, 명사 할 것 없이 그런 어휘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avert, curb, cut, fuel, spark, forgo, veto, don, mar, old]와 같은 동사와 [entry, inquiry, role, (a rise to) power, status, rivalry, surge] 같은 명사와 [shy, brief, short, tiny, abrupt] 같은 형용사가 그런 예이다.
* 전치사의 사용
맨 앞에 든 문장 [….like other developing countries]에서 [like]라는 전치사를 써서 단어를 절약한 예를 들었다. 같은 원칙으로 [with, without] [because of] [thanks to] 같은 전치사나 전치사구를 쓰면 절이 구로 바뀌어 문장은 간략해진다. [Be+In (전치사)+ 명사 (대개 특질/quality을 의미하는 추상명사]가 어떤 상태를 알리는 짧고 힘 있는 형용사구 역할을 한다. 예컨대 [Rice is in short supply/쌀이 부족하다]. 같은 식으로 [in the doldrums/지지부진하다], [in danger/위험하다], [in trouble/곤경에 빠지다],
* 단문과 복문
주어와 동사로 구성된 부분이 문장 속에 하나만 있는 문장을 단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 이상이 들어 있으면 복문이다. 그러므로 한 문장 안에 절이 하나 또는 그 이상이 끼어 있거나 두 문장이 접속사로 연결되어 있으면 복문이다.
간단명료한 문장의 기법으로서 [한 문장에 한 가지 사항/one thought, one sentence]이라는 원칙이 있다. 한 문장에 한 가지 사항, 즉 한 가지 사실 또는 사상만을 다룬다는 것이다. 이런 문장은 독자의 머리에 쉽게 들어온다. 신문기사의 문장은 모두 그렇다.
그러나 모든 글이 그렇게 간단할 수는 없다. 글의 성격(예컨대 시시비비를 따지는 글 등 복잡한 문제를 다룰 때)에 따라서는 [만약(if)/조건] [ 때문에/because] […하더라도/although …] [그리고/and]등의 접속사를 이용하여 둘 이상의 사항간의 관계를 밝혀야하고, 글은 약간 길어지게 되어 있다. 이때도 한 문장 안에 다루어야 할 사항이 2~3개를 넘지 않게 하고 짜임새 있게 구문을 작성할 필요가 있다.
문장의 길이가 너무 길면 읽기 어려워져 효과적인 글이 될 수 없다. 세계적으로 문장의 길이가 짧아지는 추세이다. 다루고 있는 대상과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지만, 영문의 경우 10~20자 사이가 표준이다. 사실만을 보고하는 글이라면 한 문장에 한 가지 사항을 담는 식이 좋을 것이다. 어느 경우든 똑같은 길이의 문장을 반복하는 것보다 긴 것과 짧은 것을 적당히 섞어야 글의 단조로움을 피할 수 있다.
* 표현의 정확성 [precision]
한 가지 개념을 표현하거나 사실을 묘사할 때 쓸 수 있는 단어는 대개 여러 가지다. 그러므로 단어를 고르는 [선택/diction] 작업이 필요하게 된다. 기계처럼 표현이 정확할 수는 없으나 가능한 그래야 한다. [과장/exaggeration]은 표현과 실체간에 생긴 괴리다.
이상의 영어문장 기법은 언어의 경제성을 위한 것이므로 문자의 [색깔이나 멋/color, flavor]과는 관계가 없다. 문장의 단조로움이 문제가 된다면 [일화/anecdotes], 인용[quotations], [실례/examples], 멋있는 표현 등을 문장의 경제성을 크게 해치지 않는 한도에서 적절히 섞어 이를 보완할 수 있다. 글 속에 있는 내용이 좋다면 단조로움은 줄어든다.<다음호에 계속>
김삼오 박사(커뮤니케이션학 박사)
고려대학교 정외과 졸업 (BA)
컬럼비아대학교 언론대학원 졸업 (MS)
매콰리대학교 박사과정 졸업 (PhD)
전 파이스턴 이코노믹 리뷰 서울특파원
전 호주국립한국학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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