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오 박사의 또박또박 준비하고 가는 유학과 해외체험(11)
앞으로 여러 회에 나누어 연재될 이 글은 ‘김삼오 박사의 또박또박 준비하고 가는 유학과 해외체험’에서 저자의 양해를 얻어 일부 업데이트하고 전재한 것입니다. 저자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편집자 주
제2장 조기 유학 부모들을 위한 조언
2. 어느 나라로 보낼 것인가?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랠드간 대학과 초중고 교육은 필자가 보는 한 모두 놀라울 만큼 같다. 이들 국가간 교육제도와 실제가 근본적으로 같은 이유는 (1) 이들은 영국을 모국으로 하는 같은 [앵글로 색슨 셀틱/Anglo-Saxon & Celtic] 민족, 영어권이며 (2) 교육 정책과 철학의 바탕이 같을 수밖에 없는, 같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며, (3) 사회, 경제, 문화적 수준이 같으며, (4) 이들간 계속되는 빈번한 문화교류를 들 수 있다. 각종 학술회의와 정보 교류 말고도, 교육자들간 빈번한 상호 방문 취업을 들 수 있다.
영국 학교가 호주 또는 미국인을 교장, 교사, 사감, 교수 등으로 영입하고, 반대로 영국인이 이들 나라 같은 자리로 영입되어 가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대부분 영미 대학 교수들은 이들 나라 중 여러 곳을 거친 경험을 가지고 있다. 호주 학교에 가보면 남편, 또는 부인을 따라 와 일하게 된 미국인 또는 뉴질랜드인 교사와 사감을 많이 만나게 된다. 비영어권 주요 도시의 국제학교의 교사진은 영미 5개국 출신이 적당히 섞여 있는 게 보통이다.
교육의 유사점을 몇 가지만 적어본다.
(1) 초중고교육은 모두 지방정부(주로 주/州) 책임이며 그 집행은 준정부 기구인 여러 위원회가 관장한다. 그리고 세금으로 운영되는 무상 공립학교, 학생의 수업료로 운영되는 일반 사립학교와 종교단체 운영 사립학교로 되어 있다. 그 외 기술직업학교, 특수목적고 등이 있다. 사립학교는 일부 정부 보조를 받는다. 한국은 서구 모델을 받아드린 결과, 제도적으로 이상과 크게 다르지 않으나 아직도 중앙집권 정치체제를 반영, 지역에 따른 차이가 영미국가만큼 없다.
초중고등학교 교육은 연령과 기간에 약간의 차이(미국 7-16세, 영국 5-16, 캐나다 6-16, 호주 6-15, 뉴질랜드 6-15 등, 여기에도 주에 따라 차이가 있음, 이들 나라에서는 대개 고교졸업 2년전인 나이에 직장을 잡아 학교를 떠나는 학생이 많다/school leavers라고 부름)가 있을뿐 모두 의무제이다. 초중고등학교는 대부분 영국의 [great public boarding school system/용어해설 GPS, 380쪽 참조]을 따른 기숙사 시설을 갖춘 기숙학교이다. 수세기의 긴 역사를 가진 [이톤학교/Eaton College]와 [해로우학교/Harrow School] 모델을 본떠 기숙사 외에 비싼 수업료와 수월교육과 예능, 스포츠 등 과외활동을 통한 전인교육을 자랑하는 게 특징이다.
(2) 이들 어느 나라에서나 학교 건물 모양, 위치와 시설 등이 대개 같다. 옥스퍼드와 캠브리지 대학처럼 이톤과 해로우는 런던에서 상당히 떨어진 교외에 위치한다. 그러나 번화한 시가에도 유명한 초중고등학교가 많다.
학교의 인원과 조직도 비슷하다. 쓰이는 용어에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교장을 principal, 영국, 호주, 뉴질랜드는 대개 [headmaster, 여자면 headmistress]라 부른다. 그 외 [입학담당관/registrar], [재정 및 학비담당관 bursar]을 두는 것도 같다. 교사 훈련 과정과 임용제도도 유사하다.
(3) 학제도 형식과 용어의 차이일 뿐 질적으로는 같다고 봐야 한다. 세계적으로 교육 제도가 하나로 통합되어 가는 추세와 같다. 한국은 미국식으로 [초등학교/primary 또는 elementary] 6년, [중학교/junior high] 3년, [고등학교/senior high] 3년, 대학 4년의 6-3-3-4제다. 영국, 호주, 뉴질랜드의 공립학교는 대개 초등 6년, 중고등학교 6년, 대학 3-4년의 6-6-3제다. 이 경우도 주에 따라다 차이가 있다. 사립학교의 경우는 대개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가 한 곳에 통합되어 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학년을 grade(예컨대 초1은 primary school 1stgrade,중3은 middle school 또는 junior high school 3rdgrade,또는 3rdgrader)로, 영국과 호주, 뉴질랜드는 초1에서 고3까지를 12-13년으로 치고, 매학년을 Year 1로부터 year 13까지로 부른다. 때로는 영국식 표현을 따라 중고등 수준부터는 1stform,2ndform,3rdform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뉴질랜드의 경우는 5년의 primary 후 intermediary라 불리는 7, 8학년(대개 11, 12세) 과정을 거쳐 secondary school(또는 high school, 우리식 중고등학교)로 이어진다. 그러나 7학년부터부터 13학년까지는 form 1- form 7로 부르고, 영국, 호주, 뉴질랜드에서는 초등학교를 중고등학교 대비과정이라는 뜻으로 [preparation school/약하여 prep- school]이라고 부르는 등 혼란스럽다.
한국에서 미국식을 따라 쓰이는 [중학교/middle school/미국에서는 junior high school], [고등학교/senior high school]란 용어는 미국을 뺀 다른 영미국가에서는 일반적으로 듣지 못한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이는 모두 호칭의 차이지 교과과정 내용이나 교육의 질 차이는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 캐나다와 영국은 학기가 9월에 시작하는 반면 호주, 뉴질랜드는 2-3월이다. 이는 4계절이 서로 반대인 결과이기도 하다. 또 국가와 학교간 1년 2학기, 3학기, 4학기 등 의 차이가 있지만 이 또한 교육의 질적 차이는 아니다.
위에서 이미 지적한대로 초등학교 학제도 국가와 주에 따라 6년을 기준으로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질적 차이는 아니다. 이들 국가의 초등교육의 목표는 모두가 초보 수준의 말하기, [읽기, 글쓰기/literacy], [계산 /numeracy] 말고는 지식 전달에 억매이지 않고, 건전한 성격 계발과 사회적응과 성장을 돕는 일이다. 이러한 교육은 중고등교육 중반까지 계속 된다. 과중한 공부양은 아동의 성장에 저해가 된다고 보는 것이다. 다만 이때도 [과제/project] 중심으로 학생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교육방식을 중요시 한다.
(4) 이들 나라들은 모두 정규학교와 별개로 영어학교를 설치, 외국 학생 유치에 열을 쏟고 있는데 그 정책과 상품들이 거의 같다. 같은 시장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결과다. 영미권으로 향하는 한국 유학생의 80%가 영어연수생이다. 영어학교들은 일반 비즈니스와 대학 부속의 두 가지가 있으나 모두가 회사 법인으로 설립되며, 후자도 도서관 등 대학의 시설 이용의 편의와 협조체제를 뺀다면 일반 영어학교와 다를 게 없다. 대학 자체는 아니다.
이러한 비슷한 나라간 학교제도와 교육의 질을 생각한다면, 학교 선정은 학교의 특성과 자녀 진로와의 관련성, 거주국에 친지와 한인사회 유무, 학비, 기후, 한국과의 거리와 교통편 등을 고려하여 정할 것이지, 나라를 중심으로 정할 것은 아니다. 더욱 학교의 질에서라면 국가간 편차보다 같은 나라 안 학교 편차가 더 크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그렇다.
미국의 대입시는 특이하다
아래는 이상의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질적 차이로 거론될 만한 몇 가지다.
(1) 미국과 영국의 명문 사립대학들은 신입생 심사에 있어 시험 성적 외에 개인 자질과 심지어 부모의 동문 여부까지가 고려된다. 그러므로 이들 대학 지원자는 입학신청서에 지원자의 자질과 성품과 능력을 보여주는 사회참여와 봉사활동 실적을 증명하는 자기 설명서, 에세이, 추천서 등을 첨부해야 한다. 학교는 면접을 통하여 그런 사실들을 확인한다.
미국 대입 국가고시의 하나인 [SAT/Scholarly Apptitude Test] 성적이 아주 좋았으나 단 한 번도 헌혈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교포 학생이 하버드 입학에 실패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지망자가 음악, 미술, 과학, 운동 등 특기 소유자라면 이 또한 고려 대상이다. 그러므로 아이비리그나 옥스브리지의 입학은 다른 조건이 같다면 명문 사립고 출신이 유리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미국의 고등학교에서 한국으로 일시 역(逆)전학을 해오는 교포 학생들도 있다는데, 외국 경험을 가지고 오는 학생들에게도 특전을 주는 명문 대학이 있기 때문이란다. 또 미국에서는 족집게 과외 덕을 보는 아시아계 학생들의 명문 대학 진출이 너무 빨라 점수와 관계없이 억제하거나 새로운 전형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입시심사 기준이 얼마나 신축성 있고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는가를 잘 보여주는 예다.
이에 비하여 호주와 뉴질랜드의 입시제도는 주별로 약간 다르게 실시하는 국가시험 결과와 내신 성적에 거의 전적으로 따른다. 점수 중심인 것은 한국과 비슷한데 면접마저 없다. 따라서 이들 대학에서는 모든 지망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인기 대학과 학과 순으로 정해지는 컷트라인이라는 게 생긴다. 미국정부 기관인 시드니 소재 [교육자문센터/EducationUSA Advising Centre]의 자넷 톰킨스씨에 의하면 이는 미국과 크게 다른 점이다. 영국의 경우는 미국과 이들 나라 제도의 절충이라고 말할 수 있다. [UCAS/Universities & Colleges Application Service]를 통한 일괄적인 원서 접수와 국가시험 관장에도 불구하고 최종 결정에는 성적에 더하여 대학별 심사와 재량이 작용한다. 옥스퍼드와 캠브리지는 원서 마감 시기와 면접방식도 다르다.
이상의 차이의 당연한 결과지만 나라마다 대입입시 준비의 부담이 약간 다르다. 미국 2 과목(얼마전부터 엣세이 과목 추가), 영국 3-4 과목,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평균 4- 5개 과목이다. 다만 호주에서도 얼마 전부터 북미식을 따라 의대 지망자에게 의사로서 환자를 적절하게 다루는데 필요한 소양과 호주 문화의 이해를 점검하기 위한 테스트와 면접이 도입되었는데, 이는 수학, 물리, 화학 등 점수 따기에 유리한 몇 가지 과목으로 이민자 자녀들이 의대를 석권하는 일을 막기 위한 조치로 이해되기도 한다.
(2) 미국과 캐나다 대학은 원칙적으로 4년제이고, 영국, 호주, 뉴질랜드 대학은 대개 3년제이다(이상 대개 의과, 치과, 건축과 등 몇 개 분야와 복수전공은 빼고). 북미에 없는 제도로서는 호주와 일부 영국, 뉴질랜드 대학에는 3년 동안 우수한 성적을 낸 학생 가운데 1년을 더하고 [Honours Bachelor Degree/우등학사/용어해설, 381쪽 참조]를 받게 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Honours course]라고 부른다.
(3) 북미식 박사과정과 영연방식 박사과정에는 실질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에 대하여는 따로 자세히 다룬다(제6장 박사 따기).<다음호에 계속>
김삼오 박사(커뮤니케이션학 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