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왼손잡이야! 세계 왼손잡이의 날
왼손잡이의 불편을 개선하고 편견을 없애자며 만든 날이 8월 13일 ‘세계 왼손잡이의 날’(International Lefthanders Day)이다. 국제적 왼손잡이 인권운동으로 1992년 영국 왼손잡이협회가 제정했다. 2002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10주년 행사 때는 ‘왼손잡이구역(Lefty Zone)’이란 특별부스를 만들어 오른손잡이의 왼손잡이 체험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한국 왼손잡이협회는 1999년 창립되어 2000년 대학 로마로니에공원에서 왼손잡이 날을 처음 기념했다. 회원들이 왼손에만 흰장갑을 낀채 일반인들에게 왼손잡이의 날 제정을 위한 왼손서명을 받는 이벤트를 펼치기도 했다. 왼손잡이에 대한 이해를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보자.
의학적 측면
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는 유전적으로 이미 태어나기 전에 정해져 있다고 본다. 뇌의 왼쪽 반구가 강하면 오른손잡이가 되고, 오른쪽 반구가 강하면 왼손잡이가 된다. 비단 오른손을 써야만 한다는 주위의 억압적인 강요때문이 아니더라도, 자라나는 왼손잡이 아이들은 가족과 주위의 사람들이 주로 쓰는 오른손을 노력해서 쓰려고 하게 되고, 자신의 진짜 ‘바른손’을 알지 못하거나, 감추고 사는 경우가 자주 있다.
언어적 측면
왼손잡이에 대한 언어적 차별은 극명하다. 전 세계 언어의 대부분이 오른쪽은 방향뿐 아니라 ‘정확·권위·정의·능숙’ 등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반면 왼쪽엔 ‘어색·서툰·잘못·부정’의 뜻이 포함되어 있다. 한국말도 마찬가지다. 오른손·왼손자체는 가치중립적인 단어이지만 오른손이 바른손이 되면 상대적으로 왼손은 바르지 못한 손처럼 여겨진다. 지위가 떨어짐을 뜻하는 좌천(左遷)도 글자만 보면 왼쪽으로 옮겼다는 뜻이다. 조선시대엔 적자가 아닌 서자의 자손은 좌족(左族)으로 불렀다.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왼고개도 부정 혹은 외면을 뜻한다.
문화적 측면
왼손잡이에 대한 문화적 편견은 다양했다. 로마시대에 생긴 악수는 무기를 사용하는 오른손을 맞잡는 평화의식이었기에 왼손잡이는 ‘믿지못할 사람’으로 여겨졌다. 중세유럽에서 예술성이 뛰어난 왼손잡이는 악마에게 재능을 받은 것으로 의심을 사기도 했다. 예수는 로마병사의 창에 왼쪽 옆구리를 찔렸고, 승천후엔 하나님의 오른편에 있다는 성경기록 때문에 왼쪽에 대한 편견이 생겼다는 주장도 있다.
사회적 측면
20세기 이후 편견과 차별은 많이 줄었지만, 불편은 커졌다. 산업혁명 이후 각종 기계설계 및 디자인에 표준화가 필요했고 기준이 되는 것은 언제나 오른손이었다. 불편은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 카메라 셔터, 지하철 개찰구의 카드 접촉부위, 자동차 변속기 등 왼손잡이에 대한 배려는 찾아보기 힘들다. 의도된 차별은 아닐 테지만 죄도 벌도 아닌 왼손잡이의 삶은 불편을 감내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교육적 측면 요즘엔 그렇지 않지만, 세계적으로 왼손을 쓰는 것이 나쁜 행동으로 여겨지고, 심지어 학교에서는 왼손을 등에 묶어놓기까지 하던 시절이 있었다. 60년대만 하더라도 아이가 왼손으로 글씨를 쓰면, 부모, 선생, 의사할 것 없이 아이를 오른손잡이로 바꾸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다. 아이 스스로 왼손잡이라는 것을 알아채지 못하거나, 알아도 표현하지 못한 채, 계속해서 오른 손으로 글씨연습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경우 기억력 상실이나 집중력 산만 등의 문제들로부터 시작하여, 바르게 읽고 쓰는 것을 제대로 익히지 못하게 되거나, 미세운동능력이 떨어지게 되고, 심지어 자신이 하잘 것 없다고 여기는 콤플렉스를 갖게 되는 등 여러 가지 행동 문제 등도 생길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왼손잡이인지 오른손잡이인지를 확인하는 검사가 있고, 이에 따라 잘못된 손잡이를 회복시켜 주는 일종의 재활교육프로그램도 있다. 테스트 결과에 따라 자기의 바른손을 알게 된 뒤에도 적응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돌려받은 바른손의 움직임을 처음부터 다시 적응시켜야 하고, 수년간 바른손이 익히지 못한 것을 연습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많은 어른들이 원래는 왼손잡이인데, 어린 시절부터 오른손잡이로 바꾸어 살아 온 이들도 이런 교육과정에 참가하고 있다. 아이를 자세히 관찰하여, 받아쓰기 또는 글씨체가 부드럽지 않거나, 글자나 숫자를 거울에 비친 것처럼 쓴다거나, 부자연스럽게 밥을 먹거나, 태도가 신경질적이거나 산만하다고 여겨지면 한번쯤 의심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다음은 왼손잡이 상담에 관한 인터넷 사이트들이다.
http://www.lefthander-consulting.org/
http://www.linkshaenderseite.de/
http://www.linkshaender-beratung.de/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