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세대 윤석영 목사 칼럼
생사를 함께 했던 시간 50분
금주에는 저희 다음세대교회 송준영 집사님의 글을 소개합니다.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지난 3월 8일 주일. 우리 다음세대교회는 목사님 사택이사를 기념해 남선교회 모임이 계획되어 있었다. 하지만 의논 끝에 남, 여선교회 모임으로 변경시키고 새 가족2명도 함께 초대해 저녁식탁교제를 나눴다. 사택인근 공원 BBQ장에서 식사하며 대화를 나누고 그 동안 성도끼리 못다 한 많은 것을 나누며 주안에서 기쁨을 맛보았다. 이후 사택으로 자리를 옮겨 티타임을 가지며 이야기꽃은 더욱 풍성해졌다. 아직은 개척단계라 그리 많은 성도 수는 아니었지만 년대별로 모인 성도들은 그야말로 본인들의 시대를 풍미했던 소시적 얘기에서부터 지금 우리가 처해있는 이 땅 호주생활의 이모저모, 또 다음세대교회의 부흥에 관한 장황한 얘기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대화를 나누며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좋은 만남을 가졌다. 시간이 무르익어 자리에서 일어나야 했다. 다들 보내드리고 부엌 씽크에 섬김의 잔재물들을 좀 처리 할까 하다 나눔이와 사모님의 거센 제지에 밀리고 말았다. 아파트 복도에 나오니 브라이언 집사님과 새 가족 한 분은 먼저 내려가셨고 몇 분 집사님께서 이미 엘리베이터에서 목사님과 사모님, 뒤에 나오신 전도사님과 주덕현 집사님께서도 나를 기다리고 계셨다. 엘리베이터가 좁아 모두가 타기에 협소했지만 과거 20여년 전 한국 서울의 지하철 2호선에서만 맛볼 수 있었단 푸시맨을 떠올리며 무작정 올라탔다. 이야기꽃이 채 시들기도 전 자리에서 일어난 상태라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누가 탔는지 문이 어떻게 닫혔는지 모를 정도로 왁자지끌이었다. 그렇게 한바탕 소동하면서 가까스로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혔다. Ground Level을 누르고 ‘위잉’ 내려가더니 3초나 지났을까… 갑자기 엘리베이터가 중간에 서 버렸다. 그때까지만 해도 우린 사태의 심각성을 몰랐다. 이류를 알기 위해 여러 가지 얘기들을 하는 가운데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안내에 있는 비상전화로 연락을 취했다. 그렇게 우린 남들에게서 들었던 대로 얼마 후 무사히 빠져 나가는 줄로만 알았다. 10분 정도가 흘렀을까? 이제 곧 업체 직원이 와서 문을 열어주겠거니 했지만 소식이 감감했다. 마치 콩나물시루 모양으로 꽉 찬 엘리베이터 안에서 우리는 조금의 다른 형태로도 움직일 수 없었던 상황이었기에 다들 힘들어지고 있었다. 20분경과, 말 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30분경과, 모두가 말이 없고 좁은 엘리베이터 안에는 공기가 부족해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우리 중키가 제일 컸던 제일 형제가 엘리베이터의 천장에 있는 assess panel을 열어보았지만 설상가상으로 그마저 굳게 닫혀있었다. 가장 나이가 어린 요셉이는 처음엔 신기하고 재미있는 듯 어른들 틈바구니에서 재잘거리며 아빠에게 재롱도 부렸지만, 시간이 많이 흘러 힘들어지고 어른들의 분위기를 알아차렸는지 눈물을 글썽이며 무서워했다.
우리도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35분경과, 엘리베이터 업체에 다시 전화를 하니 출발했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는 대답 외에는 아무런 도움이 될 만한 대답이 없었다. 이미 엘리베이터 안의 거울과 상대적으로 바깥과의 공기 접촉이 높았던 엘리베이터 도어에 성애가 한 가득 끼어 있었다. 점점 호흡이 답답해지고 숨도 제대로 쉬기가 힘들어지며 온 몸은 땀으로 젖고 있었다. 순간 “아! 이렇게 있다가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별안간 스쳐 지나갔다. 40분경과, 마냥 기다릴 수 없어서 911에 전화를 했다. 원래는 처음부터 911에 연락하려 했지만 탑승인원을 초과한 상태라 섣불리 할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힘들어 죽겠는데 뭘 그리도 열심히 물어보는지 빨리 와달라는 말밖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주일 예배 설교 말씀이 생각났다. 하나님 말씀을 전하는 중에 돌에 맞아 죽은 스데반 집사…
목사님 말씀처럼 우리의 일반적인 생각들은 하나님 말씀을 전했는데 왜 돌에 맞았는지, 돌에 맞았다 하더라도 성령의 능력으로 그 사람 들을 구원의 길로 동참 시켰다든지, 무언가 ‘짠!’ 하고 그리스도의 이적이 일어났던지 해야 할 것 아니냐고 말이다. 그런데 그렇게 순교한 것이다. 오늘 우리도 열심히 예배드리고 열심히 떡을 떼며 그리스도 안에서 교제를 나눴는데, 또 우리교회가 앞으로 한국과 호주, 더 나아가 지역사회에 그리스도의 영향력을 끼치고 수많은 학생들과 청년들을 다음세대의 리더로 세우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 죽으면 어떻게 되지? 뭘 어떻게 돼! 죽는거지! 그렇지… 그냥 죽는데 이렇게 허무한가? 많은 생각을 하게했다. 그리고 짧지만 어느 정도 결론을 냈다. 빨리 결론을 낸 이유는 정말로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우리의 수고가 헛되지 않음은 모든 것을 하나님께서 주관하시기 때문이다. 엘리베이터의 사고를 하나님께서 나게 하신 건 아니지만 우리의 마음과 뜻과 생각을 알고 게신 아버지께서 우리의 생각들을 우리와 비슷한, 혹은 전혀 비슷하지 않은 다른 사람에게 연계시켜 주셔서 우리가 할 일을 대신하게 하심을 깨달았다. 또, 엘리베이터 밖에는 우리의 뜻과 비전을 알고 게시는 전도사님도 계셨고, 나눔이와 택한이도 있지 않았던가? 또 착하고 예쁜 다음세대교회 청년들과 학생들도 있으니 뭐가 문제인가를 생각하니 이렇게 죽는 것도 그리 허무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스도 외에는 배설물로 여겼던 바울의 고백처럼… 50분경과. 깨달음으로 자유함과 숨쉬기 힘든 육체적 고통이 서로 교차하는 가운데 바깥에서 구조대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무사히 구조되어 밖으로 나오니 커다란 대형 Respue 차량 2대와 중소형 소방차와 경찰차들이 요란한 경광들을 켜둔 채 아파트 한 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랬다. 우리는 사실 굉장한 위험에 처해 있었던 것인데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너무 안전하게 살고 있음을 매일 잊고 사는 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 격려하며 헤어지려는데 유승희집사님께서 우리부부에게 인사를 건넨다.
“집사님 ! 오늘 우리 생사를 함께 했네요.”
송준영집사(다음세대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