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세대 윤석영 목사 칼럼
원과 직선의 시간, 그 끝은…
우리의 삶 가운데 아무렇지도 않게 자리 잡고 있는 대상이 하나 있다. 이것은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자신의 일을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다. 인간들에게 때로는 아쉬운 순간도, 환희의 순간도 안겨주며 함께하는 이것. 이것을 통해 역사도 만들어지고, 나이도 들어가고, 새로운 것들이 등장하기도 하고. 꾸을 꾸기도 한다.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시간이다.
어린 시절에 학교에서 자주 내주었던 숙제가운데 일일계획표를 그려내는 과제가 있었던 기억이 난다. 기상을 하고 때맞춰 식사를 한다. 그리고는 학교에 가고 돌아와서는 공부, 운동, TV보기 등이 전부였던 시절, 원안에서 칸을 나누고 할 일들을 적어놓으면 계획표가 완성된다. 물론 잘 지켜지지는 않았던 시간표이지만…..
그런데 그 시간표가 바로 원을 그린 후에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아주 많은 시간이 흐른 뒤, 그것도 기독교세계관을 배우면서 인식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원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알게 되었다. 세상에는 많은 관점들이 있다. 다양성안에 서로를 인정하는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는 그 다양성이 더 풍성해진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우리의 일상에서 놓치고 있는 아주 작은 것들이 우리의 사고 틀 안에 자리 잡고 있고 그것이 우리들의 삶을 나도 모르는 사이에 지배하고 있었다는 사실 앞에 섬뜩함을 느꼈던 순간이 있었다. 그것은 원에 숨겨져 있는 아주 단순한 원리 때문이다. 원은 모든 것을 담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뿐만 아니라, 원은 모든 것을 포용한다는 의미도 있다.
그런데 한 가지 더 중요한 것은 원은 돌고 돈다는 생각을 우리들에게 자연스럽게 소유하도록 했다. 돌고 돈다는 의식, 그래서 어제의 시간과 오늘의 시간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시 돌아오며 그 자리에 있는 같은 시간이라는 착각을 하며 살아가게 하는 위험한 것이 원이라는 사실이다. 원이라는 시간의 개념에 갇힌 채 속고 있는 세상의 사람들. 그 속에는 이 모든 우주를 창조하시고 시간까지도 다스리시는 하나님을 섬기는 신앙인들도 포함된다. 하나님의 사람들에게도 이미 자리 잡고 있는 원의 개념. 시간의 개념은 우리들의 신앙을 잘못된 길과 방향으로 안내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끝을 인식하지 못하게 하는 시계. 우리들의 일상을 아주 자연스럽게 돌고 도는 것으로 인식하며 살아가도록 만들어진 시계. 이 시계의 틀 안에서 언제나 그렇듯 또 다른 오늘을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은 어찌 보면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
세상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셨다. 그 창조의 질서 가운데 우리가 간과하지 않아야 할 한 가지 사실이 있다. 그것은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는 것이다. 알파와 오메가 되신 하나님께서 시작과 끝을 정해 놓으셨다는 사실이다.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언젠가는 끝을 보게 되어 있다. 인간의 수명으로부터 시작해서 우리가 유용하게 사용하기 위해서 발명되고 생산되는 모든 물건들도 사용할 수가 없어서 버릴 때가 꼭 있다. 심지어는 늘 우리 옆에서 유용하게 사용되어지는 휴지조차도 그렇다. 두루마리 휴지나 티슈통에 들어 잇는 시게나 모든 것이 끝이 나게 되어있다. 이렇듯 이것이 우리 인간의 삶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그 안에 숨겨진 진리를 망각한 채 살아가고 있다.
21세기… 이제 우리들이 그 버려진 시간개념을 회복해야 한다. 작은 발걸음이기에 많은 이들의 관심을 얻어내기는 힘들겠지만 작은 몸부림을 해야 할 시기가 된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의 창조의 질서를 바로 세우고 그 질서 안에 하나님의 법도가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그것이 하나님 나라를 회복할 수 있는 가장 큰 일이 아닌가 싶다.
여러분들은 직선위에 24시간을 배열해서 만들어진 시계를 본 적이 있으신지? 몇 년 전 집을 이사하는 과정에서 한 부동산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 부동산에 들어서는 순간 나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이 있었다. 그것이 바로 직선으로 만들어진 시계였다. 처음 보는 시계였다. 참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 순간 “ 것이 원래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시간이다.” 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는 한 참 동안 발걸음을 옮기지 못했다. 그 이후 직선 시계 안에 담겨진 창조의 의미를 되새겨보면서 이것이 우리들의 삶을 변화시킬 아주 중요한 단서임을 자각하고 이제 이 직선시계를 선물로 전달하면서 창조의 의미를 전달해야겠다는 실천의지를 갖게 되었다.
그렇다면 직선시계 안에 담겨진 창조의 비밀은 무엇일까? 단순히 처음과 나중이라는 의미와 세상은 시작과 끝이 있다는 의미만이 아니다. 시작과 끝이 있다는 것은 마지막이 있다는 것이고, 마지막이 있다는 것은 모든 것이 결산할 때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을 신앙적으로 표현한다면 심판이 아니겠는가? 직선시계를 바라보며 우리들의 삶이 언젠가는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야 하지 않는가? 라는 질문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마감하면서 삶 전체가 심판을 맞이하는 의미 있는 인생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다. 우리들에게 다가오는 한 번 내 앞에 왔던 시간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의 흐름이 늦춰지는 곳에 가면 모를까?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기에 일상처럼 다가오는 시간을 소중히 여겨야 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 시간은 자기정체성을 깨닫고 소명을 위한 삶을 살아가야 할 아주 중요한 순간인 것이다. 그 순간순간이 모아져서 마지막이 되고 심판을 받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인생을 마감하는 그 날. 우리들의 시간들이 심판하시는 하나님 앞에서 평가받을 것이다. 그 때 여러분들은 어떤 결과를 얻기를 원하는가? 만의 하나 창조의 질서를 따라 살아가기를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직선의 시계 위에서 우리의 인생의 걸음을 의미 있게 내딛어야 할 것이다. 직선으로 만들어진 시계를 바라보며 하나님의 창조의 의미를 생각하고, 심판의 날을 준비하며 살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큰 축복이 어디 있으랴…
그동안 원안에 갇혀 잃어버렸던 우리들의 시간을 지금부터라도 바르게 갈 수 있었으면 하면서 세상이 하나님께서 만드신 창조의 질서 안으로 돌아와 미작막을 준비하며 살아가는 진정한 의미의 인간의 모습이 회복되기를 바란다…
윤석영 목사(다음세대교회 담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