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토론모임 시드니시나브로
“길 위에서 하버드까지”를 읽고
리즈 머리 저/정해영 역/다산책방/2012
“내 삶은 나의 의지로 결정된다.”
15살부터 거리에서 생활하다가 마침내 하버드에 입학한 리즈 머리의 생생한 삶의 기록
책의 내용
리즈 머리는1980년 뉴욕의 브롱크스 빈민가에서 태어났다. 마약 중독자인 부모 사이에서 자란 그녀는 고통에 가까운 굶주림과 늘 악취가 진동하는 집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다. 어머니가 에이즈에 걸린 후 가족이 해체되고 열다섯 살이 되던 해에 아버지마저 보호시설로 보내지면서 거리의 소녀로 살아가게 된다. 갈아입을 속옷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학교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는 일이 많았다. 결국 학교를 떠나 거리를 배회하는 친구들과 어울려 다닌다. 굶주림에 먹을 것을 찾아 헤매고 따뜻한 잠자리를 찾기 위하여 지하철을 타거나, 밤새 추위와 싸우며 공원에서 간신히 살아가는 인생을 보낸다.
그러나,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기로 결심하고 대안학교에 입학을 한다. 집이 없어 거리를 전전하며 건물 층계와 지하철역에서 공부를 하며 고등학교 4년 과정을 2년에 마친다. ‘뉴욕 타임즈’에서 공모한 장학금 에세이에 자신의 삶에 대한 기록이 당선되면서 장학금을 받고 당당히 하버드에 입학한다.
여전히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2009년에 하버드 대학을 졸업한 그녀는 어둡고 힘들었던 자신의 삶을 객관적이며 소설 같은 표현력으로 담아낸 ‘길 위에서 하버드까지’를 책으로 낸다. 오프라 윈프리가 수여한 추퍼상과 백악관 프로젝트 롤모델상 그리고, 크리스토퍼상을 수상한다. 라이프 타임 털레비젼은 머리의 인생을 영화 ‘노숙자에서 하버드까지: 리즈 머리 이야기’로 제작했다.
현재 뉴욕에 있는 매니페스트 리빙이라는 회사의 창시자이자 이사인 그녀는 세계 각지를 다니며 사람들이 자신들이 얻고자 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영감을 주는 연설과 워크숍을 개최하고 있다.
본문 중에서
“나는 계속해서 면접과 퇴짜에 너무 지쳐 있었다. 그리고 내가 또 퇴짜를 맞는다면,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적어도 지금 포기하면 피자는 먹을 수 있다.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내가 시간 낭비를 하고 있는 것일 가능성이 농후했다.”
그러나 거기 앉아서 나는 생각하기 시작했다. 만약 이번에는 합격이라면? 불현듯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것이 아주 단순하면서 설득력 있다는 걸 발견했다. 그럴리가 없다는 모든 근거에도 불구하고, 만약에, 만약에, 이번에는 그 학교가 나를 입학시켜준다면?
삶은 늘 그런 식이다. 한 순간 모든 것이 이치에 닿다가도 다음 순간 상황이 바뀐다. 사람들이 병에 걸리고 가족들이 헤어지고 친구들이 문전박대를 한다. 그 동안 내가 경험한 급작스러운 변화들이 떠올랐지만, 내 마음 속에 솟아난 감정은 슬픔이 아니었다. 느닷없이 그 자리에 다른 감정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것은 희망이었다. 인생의 최악으로 변할 수 있다면, 어쩌면 좋은 쪽으로도 변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가는 말
이 책을 읽고 있는 가운데 한 가지 소식을 듣게 되었다. 이 책에 나오는 리즈와 같은 상황에 있는 한인 십대들이 시드니에도 적지 않다는 소식이었다. 우연한 기회에 듣게 된 이 소식은 마음의 한 자리를 차지했고 가끔씩 얼굴을 들어 보였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다면… 그것도 그들이 아직 어린 십대들이 있다면 그들을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에게 도움을 주시는 분을 통해서 지난 주일 저녁에 아이들을 만났다. 아이들은 순순했다. 음악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이 찾아왔다. 간단한 간식을 먹고 한 명씩 앞으로 나와 실력을 선보였다. 간단한 코멘트를 해줬다. 아이들은 행복하게 돌아갔다. 집은 죽어도 들어가기 싫다는 아이들이 어디로 갔는지 그날 밤은 어떻게 추위를 피했는지 모른다.
부모의 이혼과 무관심 그리고 과잉보호는 아이들을 거리로 내몰았던 것 같았다. 이들을 위해서 뭔가 도움이 될 만한 일들을 해야 한다면 부담을 마음에 담았다.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어떤 도움이 될지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만났을 때, 피하지 않았던 사마리아인의 모습을 기억한다.
리즈의 삶에는 리즈를 괴롭게 했던 많은 사람들도 있었지만 리즈에게 아무런 대가도 없이 도움을 주었던 여러 사람들도 있었다. 리즈가 받았던 가장 큰 도움을 두 가지였다. 교육과 음식이었다. 현대 사회에서는 누구나 받을 수 있다고 생각되는 두 가지의 도움은 리즈가 용기를 잃지않고 삶의 목적을 찾게 하였다. 또한, 자신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로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사람의 뇌는 90%가 부정적인 생각을 하도록 진화되었다고 한다. 생존에 대한 갈망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부정적인 생각들을 긍정적인 생각들도 바꾸는 작업은 의뢰로 간단했다. 하루에 세 번만 감사의 말을 하면 가능하다고 한다. 어렵지 않은 일이지만 문제는 실천이었다. 할 수 없는 이유를 먼저 생각하는 것보다는 할 수 있는 이유를 우선 만들어 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시대인 것 같다.
리즈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지만 여유가 없었던 주변의 아주머니 한 분은 자신도 비슷한 또래의 딸이 있다고 하면서 리즈가 학업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그녀의 빨래를 대신 해주었다. 단 한 번도 깨끗한 옷을 입지 못했던 리즈는 깨끗한 옷을 받을 때마다 새로운 삶을 선물 받은 감동을 얻게 되었다.
리즈 머리의 고백이 아름답다.
“누군가의 친구가 되어주고 주변의 상황을 통해서 나 자신을 돌아보며 다른 사람을 용서하고 사랑하며 과거에 제약 받지 않는 새로운 삶을 만들어가기로 결심한다.”
임기호
(시드니시나브로 회원, 총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