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커비의 ‘북한인권개선 호주운동본부 출범식’ 연설문 전문
◉ 일시: 2015년 2월 15일(오전 11:00)
◉ 장소: 주 시드니 대한민국 총영사관 회의실
“COI 북한인권조사보고서 채택 이후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
– Thinking beyond the COI report on DPRK –
마이클 커비 전 COI 북한인권조사위원회 위원장 (The Hon. Michael Kirby AC CMG)
오늘 이곳에서 저는 UN COI 북한인권조사보고서가 정식 채택된 이후에 앞으로 우리가 해야할 일들과 과제들을 생각하고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이 보고서는 2015년 2월 17일에 UN 인권보장이사회에서 정식 안건으로 채택이 되었으며, 이와 더불어UN 총회와 UN 안전보장이사회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북한 인권에 관한 공식 입장으로 선언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저는 COI 보고서에서 언급이 되었던 인권 개선 권고 사항 몇 가지에 중심을 두고자 합니다. 여기에는 어떻게 해야만 실질적이고 직접으로 북한 주민들의 인권 개선을 위해 넘어 서야할 복잡하고 곤란한 문제들이 서술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넘어서야 하는 딜레마들과 앞으로 많은 한국인들이 바라는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해결 방안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1. 인권 문제와 지정학적, 정치적 요인
UN COI 보고서와 그 외 관련 UN 인권개선보고서에 따르자면, 심각한 인권 유린 문제가 어디에선가 일어났을 때 이를 증명할 확실한 증거나 명확한 법적인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이를 국제단체에서 증명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보통 그 지역마다 기준되어 있는 국내법을 따르기 마련이지만 이 같은 경우에는 정치적인 의사결정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UN인권보장이사회, UN총회, UN안전보장이사회에서는 각 회원국 대표들의 표결로 이를 결정하는데 이는 회원국간의 이해관계, 지정학적, 정치적, 역사적, 문화적 및 그 이외의 요인들에 크게 영향을 받으며, 어떤 때에는 이러한 여러 요인들이 인권 유린을 바로 잡고 근본적으로 해결하는데 가장 큰 장애물이라 여겨진다고도 봅니다. 이는 어쩌면 UN 자체가 가지고 있는 치명적인 결함이며, 상임이사국 다섯 국가가 행사할 수 있는 거부권(VETO power)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방해하는 것일 수도 있다 보여집니다. 상임이사국들의 거부권이 참혹한 인권 유린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막는 도구로 쓰여서는 안 되며, 이 권리는 국제 인권법의 효과적인 집행을 위해 쓰여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 피해자와 가해자
현재 UN의 상황에 미뤄보건대, 심각한 인권유린의 실상을 담은 중대한 인권 조사보고서를 받아들이고 해결방안을 실행하고자 할 때 인권 유린을 자행하는 가해자들을 엄중히 처벌해야 하지 않고서 어떻게 실제적으로 인권 유린을 당하는 피해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가 있을까요? 힘을 가지고 국가를 좌지우지하는 위정자들이 인권 유린의 가해자이고 힘없고 어려운 백성들이 피해자인 상황에서 어떻게 UN이 인권 유린의 해결책으로 그 나라의 지도자들과 위정자들을 국제 사법 재판소및 관련 기관에 제소할 수 있을까요? 인권을 유린한 위정자들이 아직도 한 나라를 지배하고 권력의 중심에 서 있는 입장에서 그들을 처벌하고 잘못을 묻는 것이 쉬운 일일까요? 위정자들이 자신들의 죄를 가리고 합리화하기 위해 그들의 권력을 사용하여 무마시킬 수도 있지 않을까요? 아니면 그들 스스로의 논리를 내세워 UN 보고서에 나온 권고사항을 무시하고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3. 책임, 고립, 그리고 위기
현재 충분히 고립되어 있는 국가의 지도자들과 위정자들에 대한 국제적 처벌 책임으로 인해 더욱 심각한 고립과 적대심, 무대응과 같은 위기를 불러오지 않을까요? 이로 인해 가뜩이나 심각한 인권 유린을 자행하는 국가의 위정자들이 자극되어 더 잘못된 판단과 비현실적인 정책들 그리고 적대적 행동들을 일으켜 더 안좋은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4. 한반도 통일과 현실주의
한반도의 통일을 바라는 일각의 정계에서는 COI 보고서에 나온 심각한 인권유린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안은 한반도의 통일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COI 보고서에 명시된 대로, 통일 헌법의 채택과 남과 북의 정치 세력의 타협을 통한 정치적, 기관적인 개혁이 이뤄져야만 진정한 통일이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현재 북한이 반복적으로 COI 보고서 내용을 거부하고 정치적인 개혁을 거부하고 있는 현재 입장에서 어떻게 현실적으로 한반도의 통일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현재 UN이 한반도의 평화적인 통일을 지지하고 이를 위해 실질적으로 행동해 나간다는 유사한 내용이 있나요? COI 보고서 안에는 개인과 가족, 학생과 전문인, 기관과 스포츠 팀, 그리고 시민사회 단체 간의 교류를 통한 관계 개선 방안이 하나의 해결책으로 제시되어 있지만, 현재 이 권고사항은 대한민국 정부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제대로 시행되고 있지 않아 보입니다. 또한 이 문제는 국제적 언론들과 UN 국제 문제 토론에서도 크게 부각되고 있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평화적 해결을 위한 민간 차원에서의 교류가 통일에 다가갈 수 있는 하나의 길이라는 것은 분명하며, 작은 것부터 하나씩 평화적으로 화해를 이루며 문제를 해결해 가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여겨집니다.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민간 차원에서의 교류는 너무도 미약하고 부적절하며 충분히 시간을 갖고 신뢰를 쌓아가기에는 부족하지 않나 싶습니다.
5. 개인 간의 유사성과 교훈
DMZ 비무장지대를 사이에 둔 지금의 이 상태에서 어떻게 남과 북이 효과적으로 대화하고 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까요? 지난 남북전쟁 후 다시금 화합의 통일을 이룬 미국의 역사를 살펴보며 우리는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요? 오스트리아와 독일이 분리된 전후 1945년의 역사에서나, 내전으로 인해 참혹한 일들이 벌어졌던 구 유고슬라비아 연방과 같은 다른 나라에 역사에서는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할까요? 다른 나라의 역사적 예들 중에서 한반도의 현 상황과 유사한 상황이 있지 않을까요? 어느 지점에서부터 시작해야 진정한 화합과 통일을 이룰 수 있을까요? 아마도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이루어 냈었던 남북한 축구팀과 응원단 간의 경기를 미뤄볼 때 스포츠가 좋은 시작점이 되지 않을까요? 어떻게 하면 우연적인 일회성 행사에서 벗어나 더 큰 결과를 이뤄낼 수 있을까요?
6. 한반도의 통일을 이뤄내기 위한 약속과 헌신
현재 남북한의 우편, 통신, 인터넷, 교통, 방송, 언론 및 여러 기본적인 교류가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상호간의 존중과 평화적 통일을 향한 염원이 제대로 이뤄져 나갈 수 있을까요? 북한이 고유의 정치적, 헌법적, 사법적 가치를 유지하면서 통일하자고 하는 현재의 입장을 남한이 수용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인가요? 한반도 긴장완화와 통일 후 북한의 낙후된 경제와 산업기반을 끌어올리기 위해 투자가 되어야 할 천문학적인 비용은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요? 현재 한국의 젊은이들이 간혹 말하는 통일에 대한 환멸을 해결하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 정부가 COI보고서를 통해 통일 정책에 개혁을 이루지 않고서는 앞으로 통일에 대한 분명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이뤄내기 힘들 것입니다.
7. 남북간 대화를 위한 상호지원단체 구성
어떻게 하면 북한과 역사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했던 나라들을 포함한 상태에서 외부 세계와 북한과의 우호적인 대화를 위한 체제를 효과적으로 구축하는 계획을 마련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대화에 참여하는 여러 나라들의 지원과 도움들이 COI 보고서 내용을 실행하는데 효과적인 방법들로 나타날 수 있을까요? 누가 주체가 되어서 이러한 체제를 구축해 나아갈 수 있을까요? 현실적으로 UN이 이러한 역할을 감당할 위치에 있는 것일까요?
8. 휴전 협정에서 평화 협정으로의 전환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전문적인 원조를 UN 국제 인권법에 입각하여 확대하기 위해 실질적으로 어떠한 새로운 계획들이 마련되어야 할까요? 한국 전쟁의 당사국들이 정치적 회담을 통해 협의하여 현재의 불안정한 정전협정을 완전하고 분명한 평화협정으로 전환해 내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9. 불법 납치에 대한 회담 제의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국제회의를 개최하여 한국 전쟁 전후 일어났던 불법 납치과 관련 유가족의 피해를 보상하고 해결해 나아갈 수 있을까요? 과거 2002년 9월 북한 최고지도자와 일본 수상 고이즈미 준이치로간의 불만족스러운 관련조치 이후로 하여 어떠한 새로운 계획을 수립해야 더 만족스럽고 효과적인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을까요? 현재 대한민국을 비롯한 여러 다른 국가들 간에 강제적인 납치와 전쟁포로 문제가 오랜 기간동안 해결되지 않아 생사 확인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이렇게 오래 치유되지 않고 있는 상처들이 해결되어 만족스럽고 정의로운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요?
10. 핵 안보와 인권 문제
COI 보고서에 명시된 것과 같이 현재 북한이 가지고 있는 핵무기의 엄청난 위험성과 앞으로 일어날 수도 있는 직접적, 우연적, 실수적일 수도 있는 도발로 인해 주변 국가들의 안전과 인권에 심각한 위험을 끼칠 수도 있음을 염려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또한 현재 개발이 되고 있다고 알려진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시스템과 현재 북한군이 유지하고 있는 엄청난 수의 지상군 병력 또한 주변국 국민들의 인권을 위협하는 심각한 위험요소입니다. 또한 만일에 사태에 벌어질 수 있는 무분별한 핵실험과 관련된 핵폭발이나 유출 사고는 그 지역 주변 모든 사람들에게 미치는 엄청난 위험이 아닐 수 없습니다. COI 보고서에서는 이 문제에 관련된 위험도 분명히 명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북한 인권의 문제와 분리시켜서 논의해야 하는지는 앞으로도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지금의 북한 핵 관련 문제는 북한의 UN핵무기 확산방지 조약 탈퇴와 더불어 당시 대한민국 정부의 소위 ‘햇볕 정책’을 통한 북한에 직간접적인 지원이 북한의 핵 개발을 간접적으로 키우고 도왔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이 문제와 관련한 북한 정부와의 협상에서 무엇을 확신할 수 있을까요?
번역 = 마성락 형제 (시드니서울교회)
에듀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