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영광마을 이야기
“아니요! 주는 것 보다는 받는 것이 많은 걸요.”
사택 문을 두드리는 작은 목소리가 있었다. “계시니껴 !” 짧지만은 않은 시간 잊고 지내던 민재경 성도님의 어머님이셨다. 87세 노구에 정장한 모습으로 하지만, 자녀 걱정에 깊은 주름이 패신 할머님 손에 담아 건넨 것은 돋나물 한 봉지였다. 무슨 이유에서 였을까? 싶어 사택으로 모셔들였다.
이어지는 이야기인즉, 먼데 서울로 병원엘 입원한 민재경 성도님의 전갈이 있었다 하신다. “이곳 병원에서 생각나는 분이 전도사님였다고, 한번 만나 뵙고 감사하다고 전해달라….” 그리고 할머님에게도 충분한 이유가 계셨다. 지난번 기양리에서 오는 길, 성도님을 태운 교회차에 잠시 태워드려 댁에 모셔들였던 것이 감사했던 터라는 듣는 이를 부끄럽게 하는 뜻을 전하셨다. 그래서 온 종일 내리는 따가운 봄볕 아래에서 온종일을 품을 들였을 정성 한다발을 그렇게 들고 오신 것이었다. 입에 담은 수박 조각을 건네며 드릴 말씀이라곤 “그저 제가 감사할 뿐”이라는 것이었다. 무엇을 하려 한 것도 아니었는데, 그 마음을 읽어낼 아니, 그 마음을 감사로 받아주신 그 마음이 하도 곱고 어여쁘셨던 터라, 되려 제 자신이 부끄러웠던 것이다.
민재경 성도의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이 할머님의 간절한 소원이셨고, 나 또한 그 마음을 담아 기도해야겠다는 그것 하나로, 그 정성 어린 돋나물에 대한 감사를 대신할 뿐이었다. 이곳 매화마을에서 늘 느끼고 만나는 이야기이지만 부족한 모습 속에서, “내가 뭘 주고 있는 것이 아니라, 되려 내가 무엇인가를 늘 받아 누리고 산다는 것 뿐”, 어느샌가부터, 밤 공기를 타고 사택으로 스며든 아카시아 향기 그윽해진 이곳 매화가 참 좋아졌다.
“승질머리(??)”
교회를 위해 기둥뿌리 뽑아 헌신하는 사람을 칭찬하던 강사님께서 대뜸“여러분, 기둥뿌리 뽑는 것보다 어려운 헌신이 뭔지 아십니까?”하시는 것이었습니다. 다들 의아해하고 있는데 대답이 압권이었습니다.“성질머리 뽑아 헌신하는 겁니다!”빵 터졌습니다.
성질머리도 아닙니다.‘승질머리’죠. 그놈의 승질머리 때문에 갈등이 생기고 다툼이 일어나고 교회가 갈라집니다. 이렇게 되면 교회가 제대로 설 수 없지요. 아무튼 누구나 승질머리가 발동하면 건드릴 수 없습니다. 교회가 편안하려면 승질머리를 뽑아야 합니다. 그런데 그게 쉽지 않은 겁니다. 오죽하면 기둥뿌리 뽑는 것보다 어렵다고 하겠습니까? (이민재 목사님, 칼럼 중에서)
성령강림절 지내셨지요? 한 가지 물음만 우리 마음속에 간직했으면 좋겠네요.“과연 내 못된 승질머리 뽑아 낼 수 있을까?”하고 말입니다. 아무리 충고하고 타일러도 좀처럼 사람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것이 사람 성질머리 아닐까요? 내 자식 같은 밭, 알뜰한 손길로 김매기 하듯 나의 안팎을 살펴 김매기 해야 하는 계절이네요.
백남호 목사(영광감리교회)
경북 울진의 매화리 영광마을에서 현재 14년째 목회 하시고 계신 백남호 목사님께서 섬기고 계신 교회 주보에서 발췌한 내용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