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 영광마을 이야기
“고르고 맑은 가난으로 더불어 함께”
“뒤집기와 낯가림”
‘낑낑’대는 소리에 간혹 새벽 잠을 깹니다. 아가의 뒤집기가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그것뿐인가요? 엄마나 아빠 품을 떠나면 이내 씰룩거리는 입술에 울음을 터뜨립니다. 낯가림이 시작된 것입니다. ‘뒤집기’와 ‘낯가림’ 사람들이 그러던데, 그게 자라고 성장하는 증거라구요. 아가가 자라면, 제 몸 하나 추스려 보겠다는 증거가 뒤집기고, 이젠 저도 제법 누가 누군지 안다고 얄미움을 떠는 것이 낯가림이랍니다.
정말 그런가요? 그런데 뒤돌아 보니 문득 스치는 생각이었습니다. ‘제 몸 하나 추스리기가, 게다가 누가 누군지 알아가기가 그렇게 쉽던가?’ 아가를 보고 있는 제 스스로도, 거기서는 아직 깜감한데 말이죠! 그러고 보면, 우린 일평생 뒤집기와 낯가림의 연속으로 살아가는 아가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정작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가나 어른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제 몸 하나 추스리지도, 누군들 제 사람도 완전히 알아 보지도 못하면서, 뒤집기를 하며 새벽을 깨우는 것도, 품에 안아준 사람을 섭섭하고 야속케 하는 낯가림도… 바로 그것 ‘자기 착각’이 문제인 것입니다. 아가는 어른의 꾸짖음이나 돌봄으로 그걸 다 회복한다 하더라도 어른은 어떻게 하겠다는 것입니까? 그래서, 우리에겐 하나님이 계신 것일테죠. 마음을 깨워 울려 줄 아버지의 음성, 어머님의 음성, 그것이 우리 하나님의 음성이 아니겠어요? 그 음성 들릴 때, 아니 그 음성 들을 때 돌이킵시다. 그 음성에 제 모습 돌아 봅시다. 애린 아가의 뒤집기와 낯가림을 통해 들려 주신 주님의 잔잔한 음성, 사랑하는 아들아 이제 돌이키거라! 그 음성에 아가를 달래 잠을 재웠습니다. 그날 새벽
“배려와 돌봄으로…”
시베리아 호랑이의 생태를 연구하는데 젊음을 보내고 있는 다큐멘터리 작가요 감독이신 분이 계시지요.(아래 사진 참조)“자연의 더 깊은 곳을 보려면 비탈에 선 나무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그가 전하는 숲 이야기 하나가 있지요.
숲을 걷다보면 부엉이가 토해낸 펠릿(부엉이 같은 맹금류가 새 같은 먹이를 통째로 삼킨 뒤 소화가 되지 않은 털과 뼈를 뭉쳐서 입으로 토해낸 것)들이 나무 밑에 떨어져 있는 것을 볼 때가 있답니다. 부엉이는 잠을 자는 공간과 쉬는 공간, 사냥터를 구분하는 영특한 동물입니다. 펠렛이 보인다는 것은 그곳이 부엉이의 쉼터라는 뜻이기에 고개를 들어 확인하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충동을 자제하지 못하고 올려다보면 부엉이는 쉼터를 버리고 다른 쉼터를 찾는 수고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그는 부엉이가 나뭇가지에 앉아 있다는 사실을 마음으로 믿고 그냥 지나가지요.
-박수용,<시베리아의 위대한 영혼>,김영사, 201-
“올려다보고 싶지만 올려다보지 않는 것”, 그가 전하는 부엉이에 대한 배려이지요.‘배려와 돌봄으로 서로에 대해 책임을 지는 세상’그것이 다만 저 깊은 시베리아 숲의 이야기일 뿐이겠는지요?
백남호 목사(영광감리교회)
경북 울진의 매화리 영광마을에서 현재 14년째 목회 하시고 계신 백남호 목사님께서 섬기고 계신 교회 주보에서 발췌한 내용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