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 영광마을 이야기
고르고 맑은 가난으로 더불어 함께
부족하니. 감사할 뿐입니다.
잔치는 열겠다고 호언장담 해 놨는데, 막상 잔치 날이 가까워 오면 올수록 걱정이 앞서기도 한 것이 사실입니다. 잔치 날 손님 맞을 준비가 게을렀던 탓입니다. 다름 아닌 천국 잔치 준비가 그러했습니다. 성도님들과 함께 더불어 하나님과 함께한 약속, 노인 성경학교가 그러했습니다. 교사도, 마땅한 프로그램도 교보재도 준비하지 못한 채 무슨 믿음(?)에서 였는지…
그런데, 막상 그런 상황에 우리 교회엔 하나님의 끊임없는 돌보심이 함께 하셨습니다. 먼 곳 마음 마저 멀진 않았습니다. 인천에서 친분이 있던 김권사님께서는 성경학교 기념 티셔츠를 선뜻 보내주셨습니다. 그 뿐이던가요? 김혜정 집사님(임권사님의 따님) 께서는 교사로 선뜻 자원 해 주시고, 그것도 부족하셨던지, 형제분들과 함께 뜻을 모아 찬조금까지 마련해 주셨습니다.
함께 하시는 분들 그곳에는 늘 하나님의 이름이 있었기에 더욱 기쁘고 감사한 일입니다. 그러고 보면, 믿음 없는(?) 전도사의 믿음을 돋우어 주시려는 하나님의 돌보심은 부족함의 거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야 깨달았지만, 그 부족함이 부끄러움이라기 보다는 하나님의 사랑과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사랑 깊은 약속이기에 부족함으로 한없이 그 분 앞에 머울고 싶습니다. 하나님 저는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아시죠?
“에이 숨채요!”
시대를 노래하는 노래꾼 홍순관 님의 나눔 이야기를 빌려봅니다.
(홍순관,“네가 걸으면 하나님도 걸어”, 85쪽 참조.)
세상 가장 아름다운 인사말은 무엇일까요?“당신을 존중합니다.”혹은“내 안의 신(神)이 당신 안에 있는 신(神)에게 인사합니다.”라고 새기는‘나마스떼’라는 인사말도 있고요. 평화나 안녕을 기원하는‘샬롬’이나‘샨티’라는 인사말도 있지요. 그런데 혹?‘에이 숨채요!’라는 인사말을 들어 보신 적 있으신지요? 사할린과 러시아 오지로 끌려갔던‘고려인들’소위,‘까레이스키’라 불리던 우리네 동포들의 일상의 인사말이 있지요. 그런데, 인사말이 품고 있는 뜻인즉,“살아 있다는 것이 숨차도록 고맙다.”라는 것이랍니다.
날 설고 물 서른 이방의 땅, 가혹한 환경과 혹독한 날씨, 먹고 살고 지내는 것조차 벅차고 힘겨운 그들의 삶에서 함께 나누었을 이 작은 인사말에서 눈물겹고 힘겹지만“그래도 산 자의 땅에 있다는 사실을 기뻐하자!”는 서로를 격려하듯 나누는 그들의 애틋한 인사말의 무게가 얼마나 남다른가? 를 시인은 새삼 새겨보라 합니다.
‘믿음’을‘밑힘’으로 새기는 스승님이 계셨지요. 그렇습니다.‘저력(底力)’입니다. 모두가 절망의 탄식을 내뱉을 때 희망의 노래를 부르는 사람, 온통 어둠 속에 저 너머 혹시나 있을 빛줄기를 바라볼 줄 아는 이들, 모두가 더는 일어설 수 없을 것이라 말할 때, 다시 몸을 일으키는 사람, 그들의 인사말을 이 땅, 꽁꽁 얼어붙은 매화 땅에서 만나는 것이 여간 반가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백남호 목사(영광감리교회)
경북 울진의 매화리 영광마을에서 현재 14년째 목회 하시고 계신 백남호 목사님께서 섬기고 계신 교회 주보에서 발췌한 내용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