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 영광마을 이야기
“여기가 탈이 났네요! 맡겨놓고 다녀오세요.”
얼마 전부터 교회 차량이 중병이 들었는지? 그 모습이 위태위태 했는데, 드디어 탈이 나고야 말았다. 후포에서 지방 목사님들과 함께 하는 시간 백암 구불길을 나오는데, 그만 차 뒤꽁무니에서 이만큼 푸짐한 연기가 솟아 오른다. 드디어 탈이난게로구나! 싶어 도로가에 차를 세웠는데, 이것 참! 얄미웁게도 거짓말처럼 시치미를 뗀다. 그러더니만, 큰 도로가에 나왔는데, 그만 대로(大路)에서 차가 멈춰섰다. 간신히 차를 추스려 인근 후포교회 집사님댁 정비사에 들렀더니만, 집사님께서 이것 저것 물으신다. 그리고는 차로 다가가서는 이것 저것을 살피더니만 내게 환부를 보여준다. “여기가 탈이 났네요! 여기 맡겨 놓으시고 몇 분 후에 오시면 깨끗이 고쳐 놓겠습니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안심이다. 턱 맡겨 드렸더니만 마음이 편안해진다. 왜냐? 병 증세를 알고 탈나고 고장난 곳을 찾아주시니 말이다. 그리고는 환하게 웃는 모습이 나의 마음을 놓이게 만든 전부이다. 그래 이거다! 싶다…
얼마전, 다른 정비소에 들렀는데, 난 거기서 괜한 거짓말쟁이가 되는 듯 했던 경험을 잊지 못한다. “별 탈 없으니 그냥 타고 다니세요!”, / “아니, 자꾸 시동이 꺼진다니까요?” “정말, 괜찮겠어요?”
“아픈 구석, 탈 난 구석 그 속을 알아야 고친다.” 참 쉬운 말이면서도 어렵다는 생각이 가실 줄 모르는 이유는 왜였을까? 영혼을 만나는 일, 아프고 상처난 곳, 다 말할 수 없어 안타까운 구석구석을 알아야 고칠 수 있는 법인데, 자꾸만 모르겠는 것이 하염없이 부끄럽고, 송구스러워 진다. 언제쯤이면, 말할 수 있게 될까? “여기 탈이 나셨네요! 여기 맡겨 놓고 다녀오세요.”
“너 나 없이, 가르지 않고 살기”
할머니 권사님 한분이 한번은 집에 며느리가 처음 들어왔을 때의 이야기를 들려주셨지요. 좋은 대학을 나온 며느리는 모든 것을 주먹구구식으로 처리하는 시어머니의 살림살이가 미덥지 않았었나 봅니다. 며느리는 음식을 만들 때면, 계량컵과 저울을 사용하여 철저하게 그 양을 재곤 했지요. 어느 날 부엌에서 밥이 타는 냄새가 나길래, “악아, 밥 탄다!” 하고 말했더니 며느리가 그러더랍니다. “어머니, 아직 3분 남았어요.”
우스갯소리로 지어낸 이야기인 줄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사람사이‘섬’이 있다.”고 노래했던 어느 시인의 절절한 노래처럼 세상을 보는 너와 나를 가르는 온갖 장벽들과 편견들이 왜 아니 없을까? 싶은 것입니다.
“예수님을 믿는 것이 무엇이냐?”묻는다면 서슴없이 “우리 사이 그렇게 이름도 없이 언제 놓이고 가로놓인 줄도 모르고 드리워진 장막과 장벽들을 하나둘 허물어 가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답하고 싶습니다.
봄이 한창인 저 먼 남수산을 바라보며 문득 산 곳곳에 피고 지는 그리고 어엿하게 서있는 나무들의 초록을 살피면서 소나무 곁에 진달래 그렇게 한 팔을 걸치고 꽃을 피워낸 모습을 만났습니다. 그렇게 자신의 영역에 드리운 한 줄기를, 한 꽃송이를 거부하지 않는 몸짓이 “저 아름다운 봄 산 풍경을 자아낸 것이구나!” 싶어 절로 대견하였습니다.“세상이 저러한데 우리네 삶은 어떠한지?” 이 봄에 품어 본 작은 물음이었습니다.
백남호 목사(영광감리교회)
경북 울진의 매화리 영광마을에서 현재 14년째 목회 하시고 계신 백남호 목사님께서 섬기고 계신 교회 주보에서 발췌한 내용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