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 영광마을 이야기
“고르고 맑은 가난으로 더불어 함께”
“지붕 위의 망치 소리”
뚝딱! 뚝딱! 아침부터 망치 소리에 아가가 잠을 설칩니다. 자초지종을 알아보려 창을 열었더니만, 소리만 횡 합니다. 소리의 근원지는 교회 앞 농협 창고인 것만은 분명한 것 같은데… 그런데 이내 머리를 들어 보니 일이 일어난 곳은 바로 농협 창고 위 지붕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누구에게나 소리의 근원을 물으면 대답할 곳이 너무 확실한 곳에 있었습니다.
그런 망치 소리는 점심을 뛰어 넘고 야심한 저녁이 되어서도 그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저렇게 열심히 일할 수 있는 걸까? 궁금증에 간지러워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는데, 아내가 그랬습니다. “지붕을 새로 올리려나 봐요?”
아! 그래, 지붕이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디 피할 곳도 없는 그 횡한 곳, 누구나가 드나들면 그 소리의 근원을 알만한 그런 곳, 눈에 띠는 그 곳, 그곳에서 어찌 게으름이 있을 것이며, 잠시 동안이나마 흐트러짐을 꿈 꿀 수 있을까요? 그렇게 열심인 이유는 다름아닌 그 곳이 ‘지붕’이라는데 있었던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지붕은 있습니다. 굳이 누가 본다고 해서, 그렇게 눈에 잘 뜨인다고 해서 지붕이 아닌, 홀로 열심이어야 할 그곳이 있는 것입니다. 그 분 앞에 선 제겐 언제나 늘 지붕 공사가 한창이어야 할 터인데…. 그래서 늘 나를 깨우고, 늘 나의 게으름을 벗어내는 부지런함이 있어야 할 터인데…
오늘부터라도 지붕으로 올라가야 할까 봅니다. 그래,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렇게 늘 깨어 그 분의 음성을 소리 삼아 내 손에 쥔 망치에 담아 내야 할 까 봅니다. 그 분이 일깨우는 망치소리 내는 일꾼으로 하루하루를 사는 지붕 위의 일꾼! 그것에 제 모습이었으면 합니다.
“부르심, 소명 앞에서”
중국선교사‘허드슨 테일러’의 일생 가운데 전해 내려오는 일화가 있지요. 한 청년으로부터 테일러가 이런 질문을 받았지요.
“저도 이제부터 세례를 받고
본격적인 신자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성경을 얼마나 읽어야 하고
얼마나 신앙의 경륜을 쌓아야 하는지요?”
그러자 테일러 목사는 청년에게 반문했습니다.
“촛불은 언제부터 빛을 발하나요?”
청년이 대답했습니다.
“그야 양초에 불을 붙이는 순간부터 빛을 내지요.”
테일러목사는 미소를 지으며 친절하게
그 청년에게 이와 같이 말했습니다.
“신앙도 그와 같은 것이랍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부르시는 그 순간부터
우리의 삶은 빛을 발하는 것이지요.
성경지식과 신앙연륜은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지요.”
‘소명(召命, vocation)’ 곧 ‘하나님의 부르심’을 스스로 깨닫는 순간 우리의 삶은 새롭게 빛이 나며, 비로소 새로워 질 수 있지요.
하나님께서 부르셨으니 부르심에 합당하게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일생의 사명이지요. 소명감을 지닌 사람은 불평하거나 신세한탄으로 나날을 보내기 보단 그 모든 환경과 순간을 하나님의 소명에 이르는 통로로 고백할 뿐이지요. 쇠사슬에 매인 처지에서도 복음을 전하려 노력을 마다않던 바울 사도처럼 말이지요.
백남호 목사(영광감리교회)
경북 울진의 매화리 영광마을에서 현재 14년째 목회 하시고 계신 백남호 목사님께서 섬기고 계신 교회 주보에서 발췌한 내용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