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소개
라파엘로(Raphael, Raffaello Sanzio da Urbino)의 ‘그리스도의 매장’
나무에 오일화, 184×176cm, 1507, 로마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함께 르네상스 3대 거장으로 유명한 ‘라파엘로’ (Raphael, Raffaello Sanzio da Urbino, 1483년 4월 6일 ~ 1520년 4월 6일)의 작품 ‘그리스도의 매장’은 그의 심오한 종교적인 명상에 의하여 그려졌다.
라파엘로는 이탈리아의 우르비노에서 태어났다. 그는 화가이자 지성인인 조반니 산티의 아들이었다. 라파엘로는 젊어서부터 조형과, 감정, 빛, 공간표현 문제까지 두루 연마하였다. 그의 천재성은 16세에 그를 대가의 반열에 올려 놓았다.
1504년 그는 미켈란젤로와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있는 피렌체로 이주하였다. 이곳에서 그는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를 비롯한 수많은 작품을 제작하였다. 1508년에 교황 율리우스2세의 부름을 받아 로마로 간 그는 프레스코 연작을 제작하기 시작한다.
교황청의 건축과 회화, 장식 등 미술 분야에 관한 감독 책임을 맡고 있던 라파엘로는 37세의 생일에 갑자기 죽게 된다. 그의 위대함을 알아 보고 추기경 직위를 내리려 했던 교황 레오 10세는 라파엘로가 죽자 그를 애도하며 국가 장례를 치르게 한다. 라파엘로는 로마의 판테온에 묻혔다.
라파엘로는 미켈란젤로의 선의 움직임까지 모방하였으나 그러나 그는 기법을 자기의 것으로 소화하여 화면 구성에 있어서 선의 율동적인 조화, 고요함, 청순함, 온화한 색채는 언제나 그의 독자성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스도의 매장’은 신약성경 복음서 (마 27:57-61; 막 15:42-47; 눅 23:50-56)에서 그리스도의 시신이 십자가상에서 내려진 후, 아리마대 사람 요셉과 니고데모가 아마포를 가지고 와서, 그분의 시신을 내려 아마포로 싼 다음 바위를 깎아 만든 무덤에 모시고, 무덤 입구에 돌을 굴려 막아 새 묘소를 장만하여 그 안에 모시는 장면을 표현한 것이다.
이 그림에서는 화면 앞면은 많은 군중들이 동적이며 격정적인 모습으로 이어져 가는 분위기로 V형으로 구도를 이루며 배경의 뒷 풍경은 정적이며 명상적인 심안에 비추어 바라보는 것 같다.
그림의 주제가 되는 예수님의 시신을 내려 향료를 바르고 요셉과 니고데모가 새 무덤으로 들어 모시는 장면이다. 축 늘어진 예수님의 시신을 요셉은 슬픈 모습으로 힘을 다하여 상체를 들어 올리고 있으며, 니고데모는 시신의 하체를 들은 그의 팔의 근육과 모습은 요셉과는 달리 당당하고 건장한 젊은 청년의 모습이다.
예수님의 손을 잡고 애절하게 시신을 바라보는 막달라 마리아와 그 옆 흰 머리에 흰수염의 베드로 그리고 도마, 니고데모 뒷면에는 요셉의 어머니가 두 손으로 실신한 성모 마리아를 앉고 있으며 그녀의 시선은 예수님에게 향하고 있다. 살로메는 무릎을 꿇고 두 손으로 마리아를 부축하고 야고보의 어머니는 마리아의 이마에 손을 공손히 얹으며 마리아를 보호하고 있는 장면이다.
이 많은 군상들은 다각 다면한 모습으로 화면을 구상하는 반면에 뒷 배경의 풍경은 섬짓하도록 정적이며 고요함을 느끼게 한다.
낮 열두 시부터 온 땅이 어둠에 덮이고 오후 세시까지 계속 되었던 일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듯이 고요한 정막에 맑은 하늘은 두렵도록 아름답다.
오른쪽 상단에 멀리 골고타 언덕 위에는 십자가 셋이 나란히 있으며 가운데 십자가는 예수님의 시신을 내리려고 사용하였던 긴 사닥다리가 기대어 놓여 있으며 그 뒤로는 두 병사 중 한 병사가 손을 들어 십자가를 가리키며 서 있다. 그 당시 돌 채석장 이였던 그곳에 올리브 나무 한그루와 우리의 시선이 집중되는 V형 구도 정 중간에도 올리브 나무 한 그루가 있으며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산 밑에는 강물이 흐르고 있다.
라파엘로는 이 그림 화면 전면과 후면으로 나누어 전면은 ‘죽음’을 뜻하며 후면은 밝은 ‘부활’을 뜻하는 즉 매장에서 부활로 연결시키고 있는 그림이다. 베드로 옆에 있는 도마가 등장한 것은 ‘의심’을 나타내는 것이다. 베드로의 발이 막달라 마리아의 발을 밟고 있는 것은 ‘증오와 멸시’ (Look down)의 의미이다.
예수님의 매장은 ‘격렬한 폭력’이였다. 라파엘로는 청탁받은 내용을 성화로 순화시킨 명화다. 그러나 그는 ‘그리스도의 매장’ 그림은 그들의 슬픔에 잠긴 비탄을 관습적인 사상에서 감정을 초월한 감화력이 있는 성화를 그려 그들에게 신뢰와 희망과 사랑 (Faith, Hope and Charity)을 준 깊은 뜻이 담겨져 있었다.

임운규 목사(본지 발행인)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