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소개
렘브란트 하르먼손 판 레인(Rembrandt Harmenszoon van Rijn)의 ‘목욕하는 밧세바’(Bethsheba at Her Bath)
캔버스에 유채, 142X142cm, 1654년, 파리 루브르박물관 네델란드방
렘브란트 하르먼손 판 레인(네덜란드어: Rembrandt Harmenszoon van Rijn, 1606년 7월 15일~1669년 10월 4일)은 바로크 시대의 네덜란드 화가. 일반적으로 유럽 미술사에서 가장 위대한 화가이자 판화가 중 한 사람으로 여겨지며 네덜란드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화가. 예술 분야에서 그의 기여는 역사가들이 소위 네덜란드 황금시대라고 부르는 시대를 불러오게 하였다.
1606년 7월 15일 암스테르담 서쪽으로 약 50km 떨어진 레이던에서 방아간 주인의 아홉째 아들로 태어났다. 어머니는 가톨릭 신자이고 렘브란트는 개신교 신자였다. 렘브란트는 화가가 되었을 때에 모친이 성서를 읽는 모습을 그림에 담아냄으로써 신심이 진지한 모친에 대한 존경을 보였다. 14세에 레이던 대학교에 입학, 학교공부보다 그림에 열중해 그의 부모는 야코프 판 스바넨뷔르흐(Jacob van Swanenburgh) 밑에서 3년간 미술 수업을 받게 하였다.
1625년 개인 화실을 연 직후, 암스테르담에서 활동하던 피터르 라스트만(Pieter Lastman)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지도를 받으면서 미술에 관한 시야를 넓혔으며, 이를 계기로 1632년 거처를 암스테르담으로 옮기게 되었다. 이때 외과 의사 조합의 주문으로 ‘튈프 박사의 해부’를 제작하여 초상화가로서 명성을 떨쳤다.
주요 작품으로 ‘논쟁중인 두 노인’(1628), ‘튈프 교수의 해부학 강의’(1632), ‘갈릴리 호수의 폭풍과 그리스도’(1633), ‘돌다리가 있는 풍경’(1637), ‘야경:프란스 바닝 코크 대장의 민병대’(1642), ‘세 개의 십자가’(1653), ‘밧세바’(1654), ‘돌아온 탕자’(1668) 등이 있다. 그는 600점의 painting, 400점의 etching(동판화)와 약 2,000점의 drawing을 남겼다고 한다.
렘브란트의 그림의 특징은 시대의 관행을 뛰어넘어 개성을 발휘했다는 데 있다. 이를테면 야경의 경우 얼굴이 모두 나온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그림도 있는데, 이는 모두 얼굴이 나오게 하는 단체 인물화가들의 관행을 뛰어넘은 것이다. 성서를 주제로 한 성화들도 성화(이콘)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하고 거룩한 느낌 대신, 인물들의 심리를 담아내는 심리묘사가 특징이다. 이를테면 구약성서의 족장설화 중 하나인 아브라함이 첩 하갈과의 사이에서 낳은 큰 아들 이스마엘과 그의 어머니를 버리는 장면을 그림으로 묘사하면서, 아브라함의 고뇌와 정실부인인 사라의 뿌듯함을 아브라함은 고뇌하는 표정을 짓고, 사라는 숨어서 웃는 모습으로 대비시키고 있다.
이처럼 렘브란트는 르네상스 후기인 17세기초 활발한 작품활동을 한 네델란드의 대표적인 화가요 판화가였다. ‘목욕하는 밧세바’ 이 그림은 자신의 자화상과 함께 주로 성경을 소재로 종교적이고 신화적인 테마의 그림을 많이 그렸던 렘브란트가 후반에 와서 그린 흔치않은 여인의 나체화 가운데 하나다. 렘브란트의 나체화 역시 기독교의 구약성경에 나오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하고있다.
구약성경의 사무엘하서에는 이스라엘의 위대한 왕 다윗의 이야기가 나온다. 궁전의 옥상을 거닐던 다윗왕이 자기집 후원에서 목욕하는 밧세바를 보고 정욕이 솟아올라 휘하 장군인 우리아의 아내란 것을 알고서도 그녀를 유혹하여 간음할 뿐 아니라 임신까지 시키고 한걸음 더 나아가서 그것을 숨기기 위하여 그녀의 남편을 전장에 보내어 죽게 하는 큰 죄를 범하여 신 여호와의 분노를 사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렘브란트는 이러한 다윗의 사건을 화면에 옮기면서 다윗과 밧세바의 정사장면으로 다윗의 죄를 부각시키기 보다는 다윗을 한 눈에 반하게 한 밧세바의 미모와 그녀의 고뇌에 초점을 맞추어 전나(全裸)의 나체화를 시도함으로 나체화로서는 어울리지 않는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명암(明暗)을 잘 대비하여 그림의 효과를 극대화 한다하여 ‘빛의 마술사’로 불리우는 렘브란트는 이 그림에서도 어두운 벽을 배경으로 한쪽 발을 씻기려고 하녀에게 맡겨놓고 흰 가운위에 편안하게 앉아 있는 밧세바의 하얀 라신(裸身)이 마치 어둠을 뚫고 떠오르는 보름달과도 같이 여인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한다. 왼쪽에 쭈그리고 앉아서 발을 닦는 하녀마저도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진한 색의 옷을 입혀 벗은 여인의 완벽한 아름다움을 보여 준다.
그런데 여인의 얼굴이 무언가 이상하다. 하루의 피로를 씻어내는 상쾌한 모습도 아니고, 님과의 재회를 기대하는 흥분한 모습도 아닌 오른손에는 편지 쪽지같은 것을 들고 무언가 갈등하는 듯하는도 하고 수심에 찬 것 같기도 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렘브란트의 그림을 연구한 학자들 가운데는 이 그림은 두 번째 아내를 모델로 그린 것인데 그녀가 병이 있었던 것 같으며 그것 때문에 얼굴이 밝지 않다고 설명하는 사람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그녀를 유혹하는 다윗의 편지를 받아 들고 고뇌하는 밧세바의 내면을 매우 잘 표현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화려하게 출발했던 화가의 생활이 점차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었던 렘브란트는 말년으로 갈수록 사실적인 화풍보다는 인물의 내면을 나타내는 표현주의적 화풍을 보여 주는데 그러한 특징이 잘 나타난 작품이다.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박물관 네델란드관에 전시되어 있는 이 ‘렘브란트의 위대한 누드화’는 단순한 눈요기꺼리가 아니라 밧세바의 도덕적인 딜레마를 간파함으로‘서양미술사상 위대한 업적을 이룬 작품의 하나’로 기록되고 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