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하의 생명과학 이야기
뇌[腦]과학(4)
뇌파를 읽어내는 기술이 좀 더 발전하면, 미래엔 “얼마나 확실한 뇌파를 낼 수 있느냐?”가 인간 경쟁력의 주요한 요소로 떠오르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상력과 집중력이 좋은 사람이 아무래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다가올 4차 산업혁명은 다양한 분야의 기술 융합을 통해 이뤄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뇌는 인간이 가진 정신적 자산을 융합하는 용광로이다. 그 용광로에 불을 지피는 것이 바로 상상력과 집중력이라는 불쏘시개라는 것이다. 공상과학에서나 가능했던 일들이 현실에서 벌어진다고 해서 당장에 보통사람들의 삶이 쉽게 바뀌지 않으나 교육분야는 민감하게 영향을 받고 있다. 뇌파의 연구결과를 교육적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세차게 일고 있다. 교육학자들은 상상력과 집중력이 타고 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기에 이에 합당한 교육프로그램 개발에 매달리고 있는 것이다. 천재를 꼽으라면 반사적으로 아인슈타인이나, 모짜르트를 꼽는다. 아인슈타인이 1955년 사망하였을 때 과학자들도 아인슈타인의 뇌가 몹시도 궁금해서 그냥 땅속에 묻게 할 수가 없었다. 아인슈타인 사후에 그의 부검을 맡았던 영국의 의사이며 생리학자인 토마스 하비는 그의 뇌를 보관하였다가 연구분석한 이야기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의 뇌를 240조각으로 나누어 전문연구자들에 연구하도록 하였는데 아인슈타인 뇌의 두정엽이 15%정도 컸으며 뇌의 무게는 1230g으로 보통사람의 뇌의 무게 1400g보다 가벼웠다는 등의 차이점이 발견되었는데 크게 주목한 것은 좌우 측두엽이었다고 한다. 이 영역이 공간지각 능력과 수학적 능력을 지배하는 부분이다. 그보다 특이하게 주목한 것은 11명의 다른 사람의 뇌와 비교해보니 신경세포당 많은 아교질세포를 갖은 것이었다. 신경세포에 아교질이 많다는 것은 보통사람보다 머리를 쓰는 동안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신진대사 활동을 한 흔적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으른 생활로 생각하기를 싫어하는 사람의 뇌는 이 수치가 상당히 떨어질 것이다.
뇌훈련사[브레인트레이너]
젊은 엄마들은 자녀들의 공부와 관련해서 뇌세포를 생각할 것이고 노년층은 치매(癡呆, Dementia)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다. 양쪽 다 뉴런이라는 신경세포의 문제인데 뇌과학은 이들과 관련된 연구가 활발한 것이다. 학습은 뇌과학에서 보면 신경세포의 연결성의 훈련을 통한 집중력과 종합적 판단능력을 배양하는 것이다. 뇌세포가 발달하는 유아기에 적절한 자극으로 뉴런들간의 연합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조기학습으로 유아기의 아이들의 뇌를 혹사 시켜서는 안된다. 전문가들은 노소를 불문하고 부담가지 않는 적절한 뇌훈련을 하라는 것이다. 뇌훈련을 통해 아이들의 뇌발달을 촉진시키고 성인들에게는 뇌기능을 향상시키라는 것이다. 영국, 미국, 캐나다, 프랑스, 스페인 등 36개국에서는 “Brain Gym Instructor & Consultant”라는 자격증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미국 내 여러 대학과 샤프 브레인사가 연계한 ‘Brain Fitness Training for Trainers’, 젠센 리딩사의 ‘Brain-Based Certification’ 등이 있다. 한국에서는 ‘브레인트레이너’의 자격을 2010년, 국가 공인화하면서 두뇌 산업 발전에 중심이 될 관련 전문가 배출을 하고 있다. 두뇌 훈련 관련 분야는 유아들의 두뇌 발달, 청소년들의 기억력, 집중력 등 학습 능력 향상 이외에도 성인들의 스트레스 관리 및 직장인들의 자기 계발과도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기업의 효율성 제고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업무 수행력을 높일 수 있는 두뇌 훈련 수요가 기업을 중심으로 꾸준히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두뇌 훈련 프로그램이 근로자의 집중력 등을 향상시켜 산업재해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더욱 많아지게 되면서 산업재해 예방 분야에서도 두뇌 훈련 전문가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스마트브레인-Smart Brain
2013년, 한국뇌과학연구원과 브레인트레이너협회는 브레인트레이너 전용 뇌파 측정기인 ‘스마트브레인-Smart Brain’을 출시해 개인의 뇌파 상태에 맞는 두뇌 활용 능력과 향상을 위한 트레이닝 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스마트브레인은 좌·우뇌 전두엽에서 발생하는 뇌파를 측정해 두뇌 활용 성향을 파악하는 것으로 검사자의 문제 해결 성향, 좌·우뇌 균형, 두뇌 스트레스, 집중력 등 두뇌 활용 능력과 패턴을 파악할 수 있는 기기다. 그러나 뇌훈련이라고 해서 스마트브레인-Smart Brain과 같은 첨단장비를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뇌의 중요성을 의식하고 뇌에 좋다는 식품과 치매에 좋다는 게임이며 놀이 등 각종 아이디어 들이 횡행하고 있다. 어느 것이나 마찬가지이지만 뇌훈련도 뇌과학의 발전과 함께, 하루 아침에 확 달라 질 수는 없는 일이다. 노인성 치매질환은 세계적인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치매는 단일 질병이 아니다. 원인도 수백가지가 넘을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알츠하이머형 치매이고 그밖에 혈관성 치매와 기타 치매로 나눌 수 있다.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뇌에 존재하는 판단, 기억, 언어 기능을 지배하는 부분이 손상된 병이다. 이 병은 점차적으로 나빠지는데 아직까지는 정확한 원인을 모르므로 치유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도 없는 실정이다. 원인에 따라서 치매환자의 약 20-25%는 치료가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신경 손상에 따른 통증 및 마비는 환자 개인뿐만 아니라 환자의 가족의 삶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되며, 현재까지 이를 극복할 명쾌한 해결책이 존재하지 않음에 더욱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고 하겠다. 지난 30여년에 걸쳐서, 신경의 재생 원리를 밝히고 이를 응용하여 신경 손상을 극복하려는 연구가 꾸준히 성장하여 왔으며, 응용을 더욱 확장하여 신경퇴행성 질환의 극복에 적용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손상에 의해 신경세포 내외부에서 발생하는 신호전달기작[mechanism] 및 유전자 발현 변화를 연구하고, 신경재생프로그램의 근본 원리를 탐구하여 재생을 향상시키는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아직까지 느리지만 중요한 생물학적 사실들이 점진적으로 밝혀지고 있다.
뇌건강훈련
나이가 많아 지면서 기억력이 깜빡 깜빡하면 혹시 치매의 시초가 아닌가 하고 근심하게 되는데 대개는 단순 기억상실이고 상식적인 자가진단 방법도 많이 나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건전한 생활습관으로 치매의 원인을 차단시키거나 감소시키라는 것이다. 브레인트레이너 들이 하는 방법도 그런 범주에 속하는 것들이다. 서유현 서울대 의대 교수가 치매 예방을 위한 ‘7多3不(7다3불)’이라는 제목으로 소개한 것인데 그 내용이 눈에 번쩍 띄는 것도 아니고 평소의 건전한 생활습관을 권유한 것이다. 7多는 글 많이 읽어라, 충분히 자고 휴식을 취하라, 즐겁게 웃으면서 일하라, 손많이 움직여라, 사회 봉사활동 많이 하라, 30번 이상 음식을 씹어 먹어라, 좌뇌뿐 아니라 우뇌도 많이 써라. 3不은 첫 번째로 스트레스 쌓아 가는 것, 두 번째로 머리에 충격이 가해지는 것, 세 번째로 건강유해 환경과 친하게 지내는 습관, 술 담배 불필요한 약물 과용 등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요약해서 말했을 뿐이지 웬만한 사람이면 익히 들어 왔던 보편적인 내용이다. 컴퓨터는 훈련시킨다고 해도 그 기능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지만 인간의 뇌는 반복하면 할수록 기억해내는 속도가 빨라지고 정확해 지는 것이 컴퓨터와는 비교가 되지 않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일본의 뇌/치매 전문가인 요네야마 기미히로 박사가 제시한 훈련방법은 이색적이다. 좀 엉뚱한 방법이라고 해서 “청개구리 두뇌습관”이라고 제목을 붙였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그가 추천하는 행동은 뇌를 직접적으로 자극하게 될 것 같아 공감이 간다. “눈감고 밥을 먹어 보라”고 한다. 맹인의 청각은 정상인 보다 예민한 것으로 봐도 근거가 있는 주장이다. 뭔가 채워지지 않는 부자연스러움은 평상시 사용하지 않아 잠자고 있던 신경세포에게 동원령[動員令]을 내리는 결과가 나타나게 되는 현상이다. 죽은 뇌세포가 다시 살아나지는 않지만 휴면상태의 뇌세포를 깨워서 실전[實戰]에 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머니 속 동전들을 모두 꺼내서 눈으로 확인하지 말고 손의 촉감으로 확인해서 얼마인가 맞춰 보라”고 한다. 주머니 속에 10원짜리 동전과 100원짜리 동전이 각각 5개씩 들어 있는 것을 크기와 무게로 금방 구분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 해보면 손가락 정보만으로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손가락의 예민한 감각을 더듬어 가는 행위는 대뇌 피질자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 훈련을 계속하면 뇌의 감추진 능력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귀막고 계단 오르내리기”, 발가락 끝에 신경을 집중하는 것은 주머니 속에 동전 알아맞추는 일처럼 대뇌피질을 자극해서 뇌에 생기를 불어넣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코 막고 커피마시기”-후각과 미각 자극, “TV프로그램 소리내어 읽기”-신체의 모든 감각 총동원하기, “커피향 맡으며 물고기 사진보기”-후각과 미각을 교란 시키는 것은 강한 대뇌 피질 자극으로 이어진다. 후각을 자극하는 냄새와 눈앞의 사물은 일치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커피향이 나는데 눈앞에 보이는 것이 물고기라면 돌발상황에 처한 뇌는 혼란을 극복하게 위해 정신없이 움직이면서 후각을 강하게 자극하게 된다는 것이다. 어떤 냄새를 어떤 상황에서 맡았느냐? 하는 경험은 오랫동안 뇌리에 남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이런 훈련들이 머리속에 깊이 새기는 방법이고 상식을 역으로 이용해서 강렬하게 뇌를 자극함으로써 뇌를 건강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뇌연구의 현주소
최근 과학자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연구주제는 뇌세포의 재생 가능성이다. 지금까지 뇌세포는 한번 망가지면 재생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최근 뇌세포 연구는 재생이 가능한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 앞으로 뇌세포 연구에 많은 변화와 놀라움이 이어질 것이다. 최근에 골수에서 채취한 줄기 세포를 이용해서 뇌졸증으로 불구가 된 실험용 쥐의 뇌를 회복시켜서 어느 정도 신체 동작을 회복시켰다는 연구결과가 나오자 언젠가는 뇌졸증 환자나 다른 신체 동작 장애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긴 하다. 뇌에 미세전극 100개를 심어 뇌파를 이용해 로봇을 움직이게 한다거나, 뇌 운동피질의 특정 영역 뇌파를 분석을 통해 생각을 읽어내서 휠체어를 움직이게 한다. 또, 타이거 우즈의 뇌에 저장된 스윙 노하우를 추출해서 다른 골퍼의 뇌에 전달해 우즈처럼 스윙을 할 수 있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생각을 읽는 스마트폰도 있다. 스마트폰이 뇌파를 인식해 사람이 채팅을 하고 싶다고 마음 먹으면 채팅앱이 열리고, 음악을 듣고 싶으면 음악앱을 연다. 심지어 뇌파를 조절해 질병으로 인한 통증도 조절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뇌를 완전히 파악해 뇌파를 조절할 수 있을 때 가능한 이야기일뿐 아직까지 연구중인 내용들이다. 그러나 공상과학에 가까운 일이 실현된다고 해서 다 좋은 일도 아니며 아직까지는 꿈과 같은 희망사항이다. 언제쯤 가능할지, 실현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른다. 지난해[2015], 6월, 과학 학술지네이처 메소드[Nature method]는 뇌지도화(브레인 매핑) 특집호의 사설에서 “우리는 여러 세기에 걸쳐 경이로운 신체 기관인 뇌를 열심히 연구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놀라고 있다. 뇌가 무엇이고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아는게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라고 언급한 일이 있다. 뇌연구에 관해 깜짝 놀랄 만한 내용이라고 소개하는 기사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고 있지만 “네이처메소드”지의 한숨섞인 토로가 가장 정확한 현실인 것 같다.
박광하(전 여주대신고 교감, 전 수원계명고 교장)
필자 박광하 선생은 고려대학교 생물학과를 마친 후에 평생을 생물과학 강의와 교육에 헌신하여 왔다. 20여년 전 호주로 이주하여 시드니에 거주하며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박광하의 생명과학 이야기 – 뇌[腦]과학(4)](https://chedulife.com.au/wp-content/uploads/뇌과학4.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