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하의 생명과학 이야기
면역(3)
과학지식이란 전체적인 건강을 위해 잘 다뤄야 하는 지혜이자 도구다. 과학적 본질의 이해 없이 과학적 지식을 각색[脚色]해서 과학적인 지식인양 유포되고 있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면역의 본질에서 생체의 구성요소가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백혈구의 일종인 림프구는 샅샅이 알아야 면역을 이해하고 건강에 바람직한 대처를 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백혈구는 약 5,000~8,000개[1mm3]가 들어있으며 그 95%는 과립구와 임파구가 차지하고 있다. 과립구와 림파구[lymphocyte]는 적으로부터 몸을 지키는 일을 하지만 역할이 다르다. 과립구는 둥그스름한 모양을 갖추고 있지만 림프구는 아메바 처럼 일정한 형태가 없다. 과립구는 진균과 대장균, 오래되어 죽은 세포의 시체 등과 같이 체내에 침입한 이물[異物]을 먹어 처리하는 일을 담당하고 혈액 1㎣속에 3,600~4,000개가 들어있는데 백혈구 전체의 54~60% 차지한다. 과립구는 증식능력이 대단히 커 긴급사태가 발생할시, 2~3시간에 전체의 2배로 증가한다. 부상으로 조직에 염증이 생기면 과립구가 1만~2만개/㎣에 이르러 백혈구 전체의 90%를 차지하는 경우도 있다. 과립구가 정상값을 넘으면 충수염(흔히 맹장염이라함)이나 폐렴, 편도선염 등 염증성 질병이 생겼다는 의심이 커진다. 수십년 전까지만 해도 배가 아파 쩔절 매는 환자를 진단할 때에, 현미경을 통해 백혈구수를 세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과립구의 수명은 2~3일로 매우 짧다. 과립구는 역할을 다하면 조직의 점막을 죽는 장소로 택하여, 이곳에서 활성산소를 방출하고 일생을 마친다. 림프구는 이물[異物]을 항원이라고 인식하면 항원의 독성을 없애는 항체라고 부르는 단백질을 만들어 대항한다. 임파구는 백혈구의 약 35~41%를 차지하며, 혈액 1㎣속에 2,200~3,000개 정도가 들어 있다.
림프구의 주특기
림프구는 또 주특기[主特技]에 따라 T세포(T cell), B세포(B cell), NK세포(Natural killer cell, NK cell) NKT세포 등으로 나눈다. 필자가 군인이었을 때의 주특기는 의무병으로써 전쟁터에서 환자를 나르는 들것병 주특기인 “801”이였었다. T세포, B세포, NK세포, NKT세포니 하는 것은 사람들이 갖다 부친 이름이지만 혹 생체를 주관하는 분이 있다면 멋진 주특기명이 있을 것이며 아마도 DNA총무처[?]의 문서를 뒤져봐야 할 것 같다{?}. T세포는 골수에서 만들어져서 가슴샘[Thymus]에서 성숙 되는데, 가슴샘-흉선[胸腺 ]의 영어, “Thymus”의 첫 글자, T를 따서 “T세포”라고 하는 것이다. T세포가 처음 만들어 졌을 때는 전투능력이 없지만 훈련소에 해당하는 가슴샘을 거치면서 전투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가슴샘에서 성숙된 T세포도 그 기능이 세분화 돼서, 도움 T세포(Helper T cell), 독성 T세포, 자연살상 T세포, 기억 T세포로 나눈다. 도움 T세포는 효과 T세포 중 다른 백혈구들의 분화 및 활성화를 조절함으로써 체액성 면역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독성 T세포는 그랜자임(granzyme)이나 퍼포린(perforin)이라고 하는 단백질 형태의 세포독성물질을 만들어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종양 세포 등을 죽이는 신비한 세포이다. 세포 표면에 주특기명, CD8라는 단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CD8 T세포라고도 한다. 보조 T세포와는 반대로 세포성 면역을 매개하여 바이러스 및 암세포를 제거하며, 자연살상 T세포는 인터페론, 인터루킨 등 사이토카인(cytokine)을 분비하여 면역 반응을 조절한다. 사이토카인(cytokine)은 면역 세포가 분비하는 단백질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인터페론에 의한 종양 치료의 중요 기전으로는 세포독성 T-림프구를 자극하고 주요 조직 적합 복합체 항원을 활성화 시키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자연 살해 세포와 대식 세포를 자극하는 면역 증강 효과가 있고, 내피 세포 증식과 신생 혈관 억제 효과를 나타내며, 암세포에 대한 직접적인 증식 억제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터페론은 또 알파(α), 베타(β), 감마(γ) 3가지로 구분되며, 감마(γ)는 T-림프구 및 자연 살해 세포(natural killer cell, NK cell)에서만 합성되고 있으나 DNA를 이용한 유전공학기법으로 인공인터페론을 생산하여 면역관련 질병을 치료하고 있는 것이다. 기억 T세포는 항원을 인지한 T세포가 분화 및 선별 과정을 거친 뒤 장기간 생존하고 있다가 나중에 항원이 재차 침입하였을 때 빠르게 활성화되어 효과 T세포의 기능을 할 수 있는 잠재적 능력을 가진 세포를 말한다. B세포(B細胞, B cell)는 림프구 중 항체를 생산하는 세포이다. 면역 반응에서 외부로부터 침입하는 항원에 대항하여 항체를 만들어낸다. 원래 B세포는 조류의 총배설강 주변에 있는 파브리키우스 주머니(bursa of Fabricius)에서 처음 발견되었기 때문에 주머니(bursa)의 첫 글자를 따서 B세포라고 이름을 붙였다. 사람을 포함한 포유류의 경우 골수(bone marrow)에서 유래되므로 골수의 첫 글자를 따서 B세포라고 부르기도 한다. 인간에서는 혈중 림프구의 약 10~15%, 림프절내 림프구의 약 20~25%, 비장[脾臟]속에 림프구의 약 40~45%가 B세포이다. B세포는 대량의 항체(면역글로불린 또는 감마글로불린으로도 불림)를 생산한다. 또한 보체계[補體系]를 활성화시키는데보체계는 항체 및 다른 면역 체계 구성 요소가 침입 항원을 파괴하도록 도와주는 일련의 효소이다. 이들은 중성구 및 대식세포를 끌어들이고, 활성화시키며, 바이러스를 중성화시키고, 해로운 유기체를 해체 시켜서 생체의 안전을 도모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NK세포(NK cell, Natural killer cell)
NK세포(NK cell, Natural killer cell)는 선천면역을 담당하는 중요한 세포이다. 체내에는 총 약 1억 개의 NK세포가 있으며 T세포와 달리 간이나 골수에서 성숙한다. 바이러스 감염세포나 종양 세포를 공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방법은, 먼저 비정상세포를 인지하면 퍼포린[perforin]을 세포막에 뿌려 세포막을 녹임으로써 세포막에 구멍을 내고, 그랜자임[granzyme]이라는 효소를 세포막 내에 살포[撒布]해서 세포질을 해체함으로써, 세포자살[細胞自殺-apoptosis]을 일으키거나, 세포 내부에 물과 염분을 주입해서 네크로시스를 일으킨다. 구멍을 뚫는 면역 관련 단백질인 퍼포린(perforin)은 바이러스 감염 및 암세포를 제거하는데 필수적인 인자이며, 자연 살해 세포 및 세포독성 T세포로부터 분비된다. 세포의 죽음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사람이 갑자기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흉기에 찔려 비명횡사하는 것처럼 세포도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을 때가 있다. 칼에 베이거나 불에 데어 세포가 손상되었을 때, 혹은 암세포가 증식해 정상 세포가 침입을 당했을 때다. 세포가 외부의 영향으로 어쩔 수 없이 죽음을 맞는 것이다. 이때 세포 안팎에서는 수만 배에 이르는 삼투압 차이가 나면서 엄청난 양의 물이 세포 속으로 유입돼 세포가 터져 죽는다. 터진 세포에서 내용물이 흘러나오고 염증 반응이 일어나 주위 세포들까지 해를 입기도 한다. 이러한 타의적인 죽음을 네크로시스necrosis라고 한다.
세포가 자살한다
반면 세포 자살을 뜻하는 아포토시스apoptosis는 수명이 다하거나 병에 걸린 세포가 스스로 자연스럽게 죽음을 선택하는 경우다. 우리 몸에서 세포 자살이 일어나는 경우는 두 가지 정도인데, 우선 발생과 분화 과정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없애기 위해서 일어난다. 올챙이가 개구리가 되면서 꼬리가 없어지는 과정이나 사람의 손이 생기는 과정이 대표적이다. 태아의 손이 발생할 때 몸통에서 열 손가락이 차례로 자라는 것이 아니라 주걱 모양의 동그란 손이 먼저 나온다. 그러고 나서 손가락이 되지 않는 부위가 서서히 소멸되면서 비로소 열 개의 손가락이 드러난다. 만약 세포 자살이 없었다면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독특하고 다양한 형태를 갖추는 대신 밋밋하고 동그란 세포 덩어리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세포 자살은 세포가 심각하게 훼손돼 암세포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을 때 일어난다. 방사선, 화학약품, 바이러스 감염 등으로 유전자 변형이 일어나면 세포는 이를 감지하고 자신이 암세포로 변해 개체 전체에 해를 입히기 전에 자살을 결정한다. 생체에서 이루어 지는 일은 지극히 순리적이다. 인간사회에서는 누가 봐도 그 자리에 있어서는 안될 사람인데 끈질기게 버티는 경우를 보게 된다. 이런 경우에 타의에 의해서 내 쫒기는 것을 necrosis라고 할 수 있고 알아서 자진사퇴 하는 것을 apoptosis라고 비유할 수 있다. 최근에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림프구만 뒤지기도 힘든데 B세포에, T세포, NK세포에다, 헷갈리게 NKT라는 세포가 또 있다. T세포와 구조와 비슷한데 T세포는 직접 사살할 수 있는 M1 소총같은 총기를 휴대하고 있지만 NKT세포는 M1카빈[carbine]같은 총기를 가지고 있어서 바이러스 등 적을 만나면 직접 총질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다르다. 필자는 군복무당시 들것병이라 소총을 지급받지 못했었다. 대신 왼팔에 적십자표시 완장을 두르고 다녔다. 적십자표 완장을 적[敵]군이 보면 총질을 않는 것인지??? 좌우간 NKT세포는 T세포의 일종으로 NK세포보다는 크기가 작고(NK세포는 대림프구로 분류되며 림프구 중에서 크기가 가장 크다), 적을 인식하면 직접적으로 공격할 수도 있다. NKT 세포는 그의 무기인 싸이토카인(cytokine)을 분비해서 B세포, T세포, NK세포의 활성을 도와주고 또 적을 사살할 수 있다. 그러나 싸이토카인(cytokine)을 분비해서 면역체계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 밝혀지긴 하였으나 확실한 메카니즘은 계속 추적중에 있는 상태다.
면역계의 Control tower
세상의 모든 조직이 Control tower가 있게 마련인데 생체의 면역계의Control tower는 뇌[腦]의 신경계이며 중간단계의Control tower는 자율신경계다. 자율신경계도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로 나눈다. B세포, T세포, HK세포, NKT세포 모두가 자율신경계의 지배를 받아야 한다. 긴장하거나 흥분한 상태에서는 교감 신경이 작용하여 에너지의 생성이 증가하고 심장 박동 속도와 호흡 운동 속도가 빨라진다. 또 혈압이 높아지며, 간에서는 글리코젠이 포도당으로 분해되어 혈당량이 높아지고 소화 작용은 억제된다. 평상시 상태에서는 부교감 신경이 작용하여 심장 박동 속도와 호흡 운동 속도가 느려진다. 또, 혈압이 낮아지며 소화 작용은 촉진된다. 부교감 신경은 신체를 이완시키고 영양적으로 기능할 준비를 시켜 주고, 교감 신경은 내장 기관의 활동을 억제하고 근육 쪽으로 혈액을 많이 보내게 한다. 림프구 중, 정상인의 과립구가 60%정도이고 임파구는 35%정도라고 언급하였다. 과립구가 많아지면 상대적으로 림프구는 줄어들고 과립구가 적어지면 상대적으로 임파구는 많아진다. 과립구든, 림프구든, 골수에서 만들어 지는 것이지만 교감 신경이 흥분해야만 과립구가 많이 만들어지고 부교감 신경이 흥분해야만 림프구가 많이 만들어 지는 것이다. 과립구 표면에는 교감신경의 흥분으로 분비되는 아드레날린[Adrenalin 노르에피네프린이라고도 함]을 받아들이는 수용체가 백만개 이상 존재하기 때문이다. 교감 신경이 흥분해야만 과립구가 활성화 되어 식균 작용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또한 임파구 세포막에는 아세틸콜린[Acetylcholine] 수용체가 백만개 이상 존재한다. 그래서 부교감 신경이 흥분해야만 임파구가 활성화되고 면역 기능이 시작되는 메카니즘을 갖고 있는 것이다. 스트레스는 교감 신경을 흥분시키고 웃음은 부교감 신경을 흥분시킨다. 몸집 큰 세균인 포도상 구균은 교감 신경을 흥분시키고 몸집 적은 바이러스는 부교감 신경을 흥분시킨다. 술은 적게 마시면 부교감 신경이 흥분하고 많이 들어가면 교감신경이 흥분하게 된다. 이처럼 생리 변화를 일으키거나 병을 유발하는 모든 자극 인자는 교감신경성 아니면 부교감 신경성으로 나눌 수가 있는 것이며 사람의 성격도 아드레날린형, 아세틸콜린형으로 나누어 설명하기도 한다. 놀부가 전형적인 아드레날린형이라면 흥부는 아세틸콜린형이라고 할까?<다음호에(면역 4) 계속>
박광하(전 여주대신고 교감, 전 수원계명고 교장)
필자 박광하 선생은 고려대학교 생물학과를 마친 후에 평생을 생물과학 강의와 교육에 헌신하여 왔다. 20여년 전 호주로 이주하여 시드니에 거주하며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