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하의 생명과학 이야기

미르네바 대학
인공지능, 코로나19등 급변하는 시대에 교육환경도 경천동지 (驚天動地)하게 바뀌어 가는 것 같다.
5~6년 전 부터 교육혁명의 시작을 알리는 전대미문 (前代未聞) 대학이 출현 하였지만 한국에서 이 모델을 모방한 대학의 창립을 준비하고 있는 사업가가 있다. 조창걸 한샘명예회장이다.
캠퍼스 없이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하지만 세계적 명문대로 급부상한 ‘미네르바 스쿨’.
태재대학
한국에도 이를 벤치마킹한 ‘태재대학’이 문을 연다. 미네르바의 올빼미는 황혼 무렵에야 날개를 펴기 시작한다.” 독일 철학자 헤겔이 그의 명저 <법철학 강요> 서문에 적은 구절이다. 미네르바란 로마신화에 나오는 지혜의 여신이다. 이 여신은 올빼미를 자신의 상징으로 삼고 아꼈다.올빼미는 하루가 끝나가는 황혼녘에 하늘로 날아올라 낮에 사람들이 남긴 발자취를 살펴 그날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알아내 미네르바 여신에게 알렸다고한다. 헤겔은 이 새가 한 일이 곧 철학자가 할 일이라고 여겼다는 것이다.. 한국의 공익법인 태재연구재단은 이 미네르바 대학을 벤치마킹 (benchmarking),태재대학이라는 이름의 대학 설립 계획을 지난해 (2021년 9월 16일) 발표한바 있다.
조창걸 한샘 창업주
최근 경영권 상속을 포기하고 기업을 매각한 조창걸 한샘 창업주가 사재 수 천억 원을 출연해 한국판 미네르바 스쿨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2023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다..2017년 설립된 미네르바 스쿨은 캠퍼스는 없지만 학생들이 학기마다 전 세계 도시를 돌아다니며 온라인 수업을 한다. 세계 각국의 문화를 체험하며 토론식 수업을 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특히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확산으로 원격수업이 확산 하면서 미래 교육의 모델로 부상했다.
미르네바 스쿨
미네르바 스쿨은 역사가 짧지만 졸업생들이 구글 · 애플 등에 입사하거나 창업에 성공하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신입생 200명을 뽑는데 180개국에서 2만5,000여 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계에서는 미국 하버드대 등 유명 대학과 비슷한 입시 경쟁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태재대학 설립준비위원장을 맡은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은 “기존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시대 변화에 발맞춘 교육이 필요하다”며 “소수정예 학생을 뽑아 전 세계 주요 도시를 돌아다니며 배우는 대학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립위는 매주 미네르바 스쿨 관계자들과 소통하며 학교 운영 방안을 설계하고 있다.
토론하고 협동하는 세미나 방식의 수업진행
소수정예 운영 원칙에 따라 매년 신입생은 200명까지만 뽑을 계획이다. 교수는 약 40명을 채용한다. 염 전 총장은 “한국 학생과 외국인을 절반씩 뽑으려 한다”며 “교수 한 사람이 맡는 학생 수를 줄여서 소규모로 운영한다”고 말했다. 수업 방식도 기존 대학과 다르다. 염 전 총장은 “미네르바 대학은 교수가 가르치는 게 아니라 모든 수업을 학생들이 토론하고 협동하는 세미나 방식으로 한다”며 “지식을 주입하는 게 아니라 창의적인 결과물을 끌어내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학비는 국내 대학과 비슷한 수준인 연간 1,000만원 안팎으로 예상되지만, 재학생 절반 이상에게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의 학업을 돕는다는 취지를 실현하기 위해 재단이 재원을 부담한다. 염 전 총장은 “설립 비용은 최소 1,000억 원 가량이 든다”며 “설립 후 기반을 마련하려면 약 3,000억 원 정도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태재대학 설립은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의 결단으로 이뤄졌다. 조 명예회장은 일찍이 가족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는다고 밝인 바 있다. 지난 7월 보유 지분을 사모펀드에 판 조 명예회장은 매각 대금을 공익사업에 출연하기로 한 것이다. 설립 작업에는 전직 장관과 총장 등 굵직한 교육계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조 명예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염 전 총장과 김도연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전 포스텍 총장), 김용학 전 연세대 총장, 구자문 전 선문대 부총장, 노정혜 전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 김용직 케이씨엘 변호사가 이사로 참여한다. 미네르바스쿨은 전공지식뿐 아니라 논리적 비판력과 실증적 창의력, 소통능력, 협동능력 등을 키워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14년 개교한 미네르바스쿨은 150명 남짓 신입생 모집에 세계 각국에서 2만 명 넘게 지원하며 영향력 있는 고등교육기관으로 떠올랐다.
캠퍼스없는 대학
태재대학은 별도의 캠퍼스 부지를 매입하지 않을 계획이다. 대학 설립에 관한 법률상 학생 1,000명 이하인 온라인 대학은 300평 이상의 본부 건물만 보유하면 되기 때문이다. 태재대학 이사로 선임된 구자문 전 선문대 부총장은 “미네르바스쿨의 학습플랫폼을 태재대학에 맞게 벤치마킹하기 위해 미네르바스쿨과 협의하고 있다”며 “기존 국내 대학의 국제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며, 대학도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광하 (전 여주대신고 교감, 전 수원계명고 교장)
38khpark@hanmail.net
필자 박광하 선생은 고려대학교 생물학과를 마친 후에 평생을 생물과학 강의와 교육에 헌신하여 왔다. 30여년 전 호주로 이주하여 시드니에 거주하며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생명과학이야기’ (북랩)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