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하의 생명과학 이야기
비타민[Vitamin]이란 무엇인가?(2)
비타민연구의 한계
“화학”이라는 학문의 기초가 확립된 것이 200여년 전이고 150여년 전에 비타민이 발견되었으며, 한국인들이 비타민을 본격적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100여년 밖에 되지 않는다. 서양에서 출발한 유기화학에서 비타민이라는 영역이 생기다 보니 생소한 학술용어가 등장할 수 밖에 없다. 비타민의 연구나 영양소로서의 개발은 진행중이며 확증된 결론이 그리 많지 않음을 유의해야 한다. 필자가 서술하는 것도 고등학교 교과서 수준의 일반적 지식 수준의 일부분일 뿐이다. 현재 한국인의 90%는 비타민D가 부족한 상태라고 한다.
비타민 D
필자도 얼마 전에 혈액검사를 하였더니 비타민D가 부족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여자들은 얼굴이라도 타면 등급[?]이 낮게 평가될 것을 근심하여서 인지, 눈만 빼꼼하게 내놓고 다니니 비타민D가 충족될 리가 없는 것이다. 현대인들중 사무직이나 학생, 광부, 원자력 잠수함 승무원 등은 다분히 부족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며, 북유럽쪽 사람들도 햇빛이 잘 안드는 기후탓에 비타민D를 보충하기 위해 일광욕을 일상화하고, 햇빛과 같은 효과를 내는 기계를 발명해서 애용하고 있다고 한다. 비타민D는 식품에 함유되어 있기도 하지만 성인은 햇빛을 받아도 인체 내에서 합성되기도 한다. 동물체가 가지고 있는 비타민D를 콜레칼시페롤[Cholecalciferol]이라고 하고 식물의 것을 에르고칼시페롤[Ergocalciferol]이라고 한다. 화학적 구조가 약간씩 다르기 때문에 에르고칼시페롤을 비타민D2라고도 하고 콜레칼시페롤은 비타민D3라고 한다. 버섯하면 에르고스테린[Ergosterin]이라는 성분을 생각하게 되는데 이 성분이 버섯에 있을 때는 비타민D가 아니지만 자외선에 의해서 비타민D2인 에르고칼시페롤로 변하는 것이다. 콜레칼시페롤도 역시 자외선에 의해서 피부 피지선의 콜레스테롤이 화학변화를 거쳐 비타민D가 된 것이다. 비타민D의 부족으로 햇빛을 쪼인다 해도 합성능력이 저하되면 보충되지 않는 경우도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실제로 하루 종일 뙤약 볕을 받으며 일하는 어부들 중에도 합성능력 저하로 상당수가 비타민D 결핍증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비타민 A
비타민D 결핍이 심하면 곱사등이라고 하는 구루병[九漏病]에 걸린다는 것을 상식적으로 알고들 있다. 비타민A는 야맹증[夜盲症], 비타민B는 각기병[脚氣病], 비타민C는 괴혈병[壞血病], 비타민D는 구루병[九漏病]을 달달 외웠던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필자의 어린 시절에 할머니가 눈이 밝아 진다고 하며 닭의 생간을 먹이시던 기억이 있다. 할머니는 밤눈을 못 본다는 야맹증에 닭의 간이 즉효라는 정보를 굳게 믿으셨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캄캄한 밤에 환한 불빛에 앉아 있다가 캄캄한 밖으로 나가면 제 신발을 찾지 못하고 쩔쩔 매는 친구들이 있었다. 간에 비타민A와 D가 많이 저장되어 있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치명적인 독이 된다. 1959년에 네덜란드의 탐험가 윌렘 바렌츠의 일행이 북극곰의 간으로 만든 요리를 먹고 전원 사망하는 엄청난 사고가 있었다. 곰의 간에는 인간은 견딜 수 없는 치사량의 비타민A가 있다는 것을 밝힌 것은 훨씬 후에 일이었다. 비타민D의 중요한 기능으로는 뼈를 강하게 하고, 칼슘과 인의 흡수를 도우며, 혈액중의 칼슘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서 뼈를 강하게 하는 것이다. 지용성 비타민이기 때문에 주로 지방질의 고기, 생선, 견과류, 우유 및 유제품 등에 풍부하며, 이외에도 알류, 버섯 등에도 많이 들어 있다. 비타민D의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비타민제[劑]의 복용의 경우 과다하면 요로결석[尿路結石] 등의 부작용을 감안해야 함은 당연하다.
토코페롤[Tocopherol]
비타민E는 몰라도 토코페롤[Tocopherol]은 임산부들이 복용하는 비타민제제[製劑]인 것을 안다. 미국의 해부학자이며 발생학자인 에반스 박사[Herbert McLean Evans (1882.9.23 – 1971.6.3)]는 상추에서 비타민E의 성분을 추출한 후 이를 기름기가 있는 동물사료에 넣어서 실험실 동물들을 먹였더니 동물들의 임신이 잘 유지되면서 동물들의 태아가 잘 자라는 것을 확인하였다. 에반스 박사는 이를 보고, toco(태아)+pherol(분만)=토코페롤[Tocopherol]이라고 명명한 바 있다. 토코페롤이 비타민E다. 지방질이 주성분을 이루고 있는 모든 세포의 세포막의 산화를 방지하며 지방질과 친화력을 갖고 있다. 항산화제인 비타민E는 산화제인 활성산소의 작용을 억제한다. 활성산소는 각종 염증과 노화를 일으키는 주범이기도 하다. 다른 지용성 비타민에 비하여 비타민E는 독성이 아주 적은 비타민으로 과잉증[過剩症]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비타민 보충제의 형태로 인조[人造] 합성 비타민E의 과용은 두통, 피로, 위장장애, 혈액응고 억제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지방질 성분이 많은 각종 신경조직을 보호하려면 지방질과 친화력이 있는 몇 안 되는 성분 중의 하나인 비타민E가 절대로 필요한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노화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서슴없이 비타민E를 선택할 만큼 비타민E의 작용은 거의 절대적이라고 간주하고 있다. 왜냐하면 비타민E는 다른 성분은 물론 다른 산화 방지제를 보존하는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세포막과 각종 뇌 신경조직은 물론 각종 영양소 및 비타민들의 산화를 방지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비타민E인 것이다. 이런 면으로 본다면 비타민E는 몸 속의 모든 조직과 세포는 물론 모든 영양소 및 비타민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하는 비타민이라고 인식하면 된다.
비타민제 복용
일상적인 식사 외에 비타민제를 복용하여야 하는 문제인데, 한국인의 식사의 경우 잡곡밥 2/3공기 이상과 나물류 2-3가지 정도 섭취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고 하더라도 비타민이나 미네랄이 부족하지 않다는 것이며, 살코기나 생선을 한끼 정도 먹으면 족하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여기에 칼슘이 많은 적당량의 우유와 치즈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소화제나 감기약은 먹으면 음식물이 금방 소화되며 배가 편안해지고 열이 내리면서 바로 증상이 호전되기 때문에 약의 효능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혈압약 같은 것은 혈압을 재야 알 수 있고 특히 비타민제 같은 경우에는 이것이 암을 줄이는 것인지 심장병을 줄이는 것인지를 안다는 것은 전문가도 자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에 근거해서 복용하고 아니고를 결정하게 되는데 과거에는 각 집단이 따로따로 연구를 하고 소규모의 연구였기 때문에 의사들마다 비타민제를 조금 더 믿는 분들은 좋은 결과가 나온 연구를 조금 더 믿게 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최근 2005년부터 2013년까지 비타민제와 관련한 다양한 연구 결과들을 함께 모아서 종합한 보고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에 따르면 특정 비타민이 심혈관 질환이나 암의 총 사망률을 감소시킨다고 볼 수 있는 근거는 아직 조금 부족하다고 말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특정질환이 있어서 의사가 비타민제를 권하는 경우가 있다. 안 질환이나 백반증 또는 특정 약물로 치료 중일 때 그 약물이 비타민을 결핍시킬 수 있어 처방을 받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예외적으로 생각하시는 것이 옳을 것 같다. ‘건강하다’는 것은 단순히 신체적으로 질병이 없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불가리아의 쓰몰란 지방은 인구 10만 명당 100세 이상 장수자가 31.9명이라는 높은 비율로 장수 지역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이 지역의 특성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양젖으로 만든 요구르트다. 매일 식후 설탕 친 요구르트를 30ml씩 마시고 검은 빵과 토마토를 비롯한 신선한 야채에 여러 종류의 고기를 조금씩 요리하여 먹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불가리아가 2차 세계대전 후에 공산국가가 되면서 경제가 어려워져 국민들이 궁핍한 생활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먹고 살기 위해서 농사도 하고 양도 길러 자급자족하며 어렵게 살았으나 건강들은 좋았고 장수자가 많다는 소문이 세계에 퍼지기까지 하였다. 1989년 소련이 무너지면서 주변국과 함께 민주주의 국가가 되고 유럽연합[EU]에 가입하면서 경제가 발전하고 국민들의 식생활도 변화하였는데 오히려 국민들의 건강은 나빠지고 장수자가 감소하였다는 것이다. 가축을 기르고 농사를 하며 자급자족하던 가난한 시절에는 영양결핍이며 건강 걱정을 하지 않았는데 간편한 인스턴트 식품 섭취가 늘면서 부작용이 수반된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불가리아 쓰몰란 사람들의 사례를 통해서 건강은 단순이 생활향상을 통해서만 얻어 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통감하게 되는 것이다.
박광하(전 여주대신고 교감, 전 수원계명고 교장)
필자 박광하 선생은 1963년 고려대학교 생물학과를 마친 후에 평생을 생물학 강의와 교육에 헌신하여 왔다. 여주 대신고등학교 교감과 수원 계명고등학교 교장을 끝으로 은퇴, 호주로 이주하여 시드니에 거주하며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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