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하의 생명과학 이야기
세포분열을 통해 본 인간의 수명[壽命]문제(2)
과학이 발달됨에 따라 의학적으로 “어떻게 하면 좀 더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에 대한 연구가 많아지고 있다. 생명이 존재하고 있는 동안 건강하게 살기를 원하기 때문에 먹는 음식에 대해서 과학자들은 많은 연구를 쉬지 않고 있다. 그 중에 식품이다. 식품 중에는 자연식이 더 인체에 도움이 된다고 하여 식물에 대한 연구도 계속되고 있다. 어느 한 부분의 세포조직이 약하거나 병들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계속 모든 세포가 튼튼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식품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물론 병원에서 혹은 약국에서 치료와 처방으로 약한 세포조직을 튼튼하게 치료와 함께 건강회복에 기여하고 있다. 이것도 일시적이다. 아무리 건강을 유지한다 할지라도 수명에는 유한한 것이다. 무한하지 않는 생명을 유한한 시간동안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각가지로 발표하고 있다. 이제라도 내가 가진 신비스러운 60개조 가량의 세포조직으로 구성된 육체로 살아있는 동안만이라도 건강하게 유지하기를 바라는 것뿐이다. 그래서 섭취하는 음식물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세계 최장수자 “토마스 파(Thomas Parr)”
영국 웨스터민스터 사원에 묻힌 사람 중에 귀족이 아닌 평민이 있다. 세계 최장수자 “토마스 파(Thomas Parr)”라는 사람이다. 농부인 그가 153세까지 팔팔했던 비결은 자연과 함께 하는 생활, 채식 위주의 소박한 밥상, 매일 땀을 흘리며 정성을 쏟았던 농사일, 충분한 휴식과 수면 등을 꼽는다. 그는 80세에 처음 결혼해 딸을 낳고, 122세에 재혼까지 하는 정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150세가 넘게 건장한 그에 대한 소문이 파다해지자 국왕 찰스 1세는 그를 왕실로 초대한다. 화가 루벤스에게 그의 초상화를 그리게 하고 런던에 집을 마련해주며 가족들을 데려와 살게 하는 혜택을 주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그런 국왕의 친절이 그의 노화를 앞당겼다는 것이다. 기름진 귀족식 식사와 더러운 런던의 공기에 노출된 토마스 파가. 152번째 생일을 왕궁에서 맞이하였고 진수성찬을 과식하고 탈이 생겨, 2개월 만에 사망하고 만다. 19세기 빅토리아 여왕 시절에는 토마스 파를 기념해서 위스키브랜드 ‘Old Parr’가 탄생되기도 하였다.
브라질에 사는 131세 남성
브라질에 사는 131세 남성이 기네스북 세계 최고령으로 등재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한인회 소식지[2016.1.14. 뉴스포털 UOL]에 따르면 브라질의 북서부 아크리 주 세나 마두레이아 시에 사는 “주제 쿠엘류 지 소우자”라는 긴 이름을 가진 사나이가 131세인 것으로 드러났다. 소우자의 출생증명서에는 그가 1884년 3월 10일 2개월이 지나면 132세가 되는 것이다. 소우자에게는 현재 40세, 37세, 30세인 아들과 6명의 손자 손녀가 있으며 현재 69세인 부인과 16세의 손녀와 함께 살고 있다고 한다. 손녀는 “할아버지의 삶이 매우 고통스러웠던 것으로 안다”면서 “11세에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되는 바람에 어린 나이에 고된 일을 해야 했다”고 전했다. 131세를 살 수 있었던 그의 건강 비결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인다. 소우자는 젊은 시절 술을 약간 마셨으나 평생 담배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 청력이 좋지 않고 가끔 가족들을 못 알아볼 때가 있긴 하지만 건강에도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도 쌀밥과 소고기, 생선, 채소로 된 식사를 거르지 않는다고 한다. 지난 8월에 세계 장수 노인으로 기네스 세계 기록에 올랐던 일본의 112세 노인이 지난달[2016.1.12]에 사망했다는 보도가 있었다[포털]. 112세로 최고 장수 노인으로 주목 받고 있던 “야수타로 코이데”는 만성 심장 질환과 폐렴으로 화요일에 일본 중부의 나고야 병원에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1903년 3월 13일에 출생한 코이데는 평생 금연, 금주, 과식 하지 않은 것이 그의 장수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그는 113번째 생일을 두 달 앞두고 사망했다. 이제 일본의 최고령자는 1904년 3월 30일에 도쿄에서 출생한 마사미츠 요시다(111)라고 한다. 일본은 급속도로 고령화 되고 있어 국가 가족 등록 기록에 따르면, 100세 이상이 61,000명 이상이며 90%가 여성이다.
세포 사회의 고령화 대책
이미 언급 한바와 같이 생체의 세포사회는 고령화 대책이 엄격하고 철저하다. 이게 안되면 한 삶의 주체의 안녕이 무너지는데 어떻게 하나? 그래서 늙은 세포는 자살을 유도하고 깨끗하게 뒤 처리까지 한다. 그러나 세포사회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세포의 수명을 늘리고 인간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방법을 찾기에 혈안이 돼 있다. 위에서 예로 들은 브라질의 “소우자”나, 얼마 전에 사망한 일본의 “코이데“가 무엇을 먹고 어떻게 생활하였는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만약에 이들의 식사 내용이나 생활 습관에 특이한 것이 있었다면 당장에 난리가 날 것이다. 그러나 보도된 것을 보면 평범한 삶을 살았을 뿐 별다른 생활습관이 있었다는 언급은 없다. 과학하는 사람들은 심리적인 면이나 환경적인 문제같은 다소 우회적인 접근보다는 좀 더 직접적인 접근을 택하고 있다.
“세포자살(Apoptosis)”
위에서 언급한 세포의 “세포자살(Apoptosis)”은 세포사회의 극히 자연스러운 작용이며 현상이다. 세포의 소멸, 즉 세포의 죽음은 크게 두 종류로 나눠 볼 수 있는데 하나는 ‘괴사’ 또는 ‘네크로시스(necrosis)’라 불리는 죽음인데 박테리아 등에 의한 감염이나 상처, 또는 독물 등의 자극에 의해 일어나는 수동적인 세포의 붕괴 과정이다. 또 다른 하나는 외부 신호나 내부 신호에 의해 유도되는, 유전자 안에 입력되어 있는 프로그램화 된 죽음이다. 괴사의 경우에는 세포 안팎의 삼투압 차이가 수만 배까지 나면서 세포 밖의 물이 세포 안으로 급격하게 유입돼 세포가 마치 풍선에 바람이 들어가 부풀어 오르듯 많은 물이 유입 되여 터지면서 내용물이 유출되고, 그곳에 백혈구가 모여 염증 반응이 일어난다. 세포가 자살하는 경우에는 죽을 때가 되었음을 안 세포가(죽기로 결정하고?) 생체 에너지(ATP)를 적극적으로 소모하면서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말한다.
남아공의 생물학자며 2002년에 노벨 생리의학상을 탄 시드니 브레너[Sydney Brenner, 1927- ]는 박테리아를 잡아먹고 사는 선형동물인 예쁜꼬마선충[Caenorhabiditis elegans]을 대상으로 세포의 죽어가는 과정을 세밀하게 밝혔다. 이 예쁜꼬마선충은 1mm 크기로 전체 세포수가 1000개 미만이니 얼마나 다루기가 쉬운가? 투명해서 세포분열이나 분화를 현미경으로도 관찰할 수 있다. 브레너 실험실에서 연구한 존 설스톤(John Sulston)은 분열하는 세포가 어떤 시점에 도달하면 항상 죽는다는 것을 관찰하고 이런 과정에 관련된 유전자(nuc-1)를 찾아냈다. 나중에 이 연구실에 들어온 로버트 호르비츠(Robert Horvitz)는 세포의 죽음에 관련하는 유전자들(ced-3, ced-4, ced-9)을 연속적으로 발견하여 세포가 자살하는 것은 DNA에 프로그램 되어 있고 유전된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사람의 세포가 죽는 과정에도 이와 비슷한 유전자가 관련된다는 것을 알아내어 기관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며 왜 어떤 세포는 반드시 죽는지 알게 되었다. 이 공적으로 세 사람은 200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으로 수상했다. 이 성과는 노벨상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세포자살을 만류[挽留] 할 수도 있고 더 나아가 생체 수명연장으로 이어 질 수 있는 단초를 찾아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세포들은 죽어야 할 때를 어떻게 정확히 알고 죽음의 유전자를 발현할까? 그 이론 중 하나인 ‘텔로미어[telomere]’이론을 연구한 세 과학자인 불랙번(Elizabeth Blackburn)과 조스택(Jack Szostak), 그리고 그라이더(Carol Greider)에게 2009년 노벨 생리의학상이 수여되었다. 텔로미어[telomere] 이론은, 보통 세포는 약 40번 세포 분열을 하는데 이런 세포의 수명은 염색체의 끝부분에 존재하는 텔로미어라는 반복적 염기서열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세포 분열이 진행되면서 그 길이가 매번 일정한 길이씩 짧아지고 일정한 길이 이하로 짧아지면 세포는 분열을 멈추고 결국 죽는다는 이론이다. 즉 텔로미어[telomere]는 세포 분열 횟수를 기록하는 ‘세포의 시계’로 간주할 수도 있다. 매번 분열할 때마다 세포시계는 똑딱똑딱 시간을 기록하고 그때가 될 때 세포는 자살하게 되는 것이다. 이형기 시인의 시 ‘낙화’를 생각한다.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앞에 말한 2009년 노벨상 수상자들은 짧아지는 텔로미어를 원상 복구할 수 있는 효소 ‘텔로머라제[telomerase·틸로머레이즈]’도 발견했다. 텔로머라제는 보통 체세포에서는 억제돼 그 활성을 찾을 수 없지만, 생식세포와 줄기세포, 그리고 암세포 등에서는 그 활성을 나타내기 때문에 이들 세포는 지속적으로 분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텔로머라제라는 효소는 규정된 세포의 프로그램을 바꾸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죽지 않고 계속 불어나기만 하는 세포로 변종된 세포중 하나가 암세포다. 죽고 싶어도 세포의 시계에 고장이 생겨 죽을 수 조차 없게 되고 자꾸 불어만 나는 불멸의 세포로 변한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를 이용해 생명을 연장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진시황이 그렇게 찾던 불로초가 ‘텔로머라제’라는 효소(단백질)로 나타난 것이다. 최근 블랙번(Elizabeth Blackburn) 교수는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은 세포가 많아지면 심장병이나 당뇨병 혹은 암이나 다른 병에 걸렸을 확률이 많다는 것을 발견하고 텔로미어 길이를 측정하여 건강 진단에 이용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올해 안에 그런 테스트를 쓸 수 있게 한다니 얼마나 유용한지 곧 알 수 있을 것 같다.
박광하(전 여주대신고 교감, 전 수원계명고 교장)
필자 박광하 선생은 고려대학교 생물학과를 마친 후에 평생을 생물과학 강의와 교육에 헌신하여 왔다. 20여년 전 호주로 이주하여 시드니에 거주하며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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