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하의 생명과학 이야기

코로나 치료제 (治療劑) 개발
코로나로 인한 삶의 변혁
WHO (세계보건기구)는 2020년 2월 12일 코로나의 정식 명칭을 Coronavirus disease-2019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2019)의 약어인 COVID-19로 확정한지 2년이 돼가고 있다. 2년이 채 되지 않은 짧다면 짧은 기간에 인간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고 있다. 집밖으로 나갈 수도 없고 사람들을 만날 수가 없는 상황이니 감옥에 갇힌 반수형자 (半受刑者)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 19가 유입된 지난 기간 동안 우리 삶 곳곳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코로나가 만들어 놓은 ‘지금의 자리’는 기존에 익숙했던 일상과 다가올 미래의 ‘제 3의 자리’로 느껴진다. 지난 코로나 기간 동안 코로나가 바꿔놓은 일상들… 처음에는 혼란 그 자체였던 것들이 이제는 자연스런 생활의 한 부분으로 스며들고 있는 사례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소비 행태만 봐도 디지털 콘텐츠 소비가 늘어나고 외식의 소규모화, 비대면 결제 증가, 집밥의 외식 대체, 재택 근무, 분산 근무를 통한 새로운 생활 패턴, 온라인 교육이 급성장하고 있다.
비대면 문화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장기화되면서 언택트, ‘비대면 문화’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코로나 19 발생 이전에는 당연히 만나서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이제는 ‘대면’이 불필요해진 것이다. 만나지 않고 많은 일을 처리할 수 있는 비대면 체제가 자리잡으면서 우리 일상은 이전과는 확실하게 달라졌다. 계획과 통제를 벗어난 바이러스가 우리 삶의 전체를 뒤흔들 수 있다는 충격과 함께 감염증에 대한 공포는 그동안 익숙했던 것, 기존 방식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제는 원격 사회로의 빠른 전환, 코로나 19와 가장 현명하게 공존 또는 공생하는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노년층은 모든 것이 송두리째 바뀌고 있는 현실이 수습되고 안정을 되찾을 날을 기대하고 있을 뿐이다.
도전 (挑戰)과 응전 (應戰)의 전열 (戰列)
문화적 현실은 애매모호 (曖昧模糊)하게 흘러가고 있지만 팩트 (fact) 중심의 과학계는 코로나를 인류 (Homo sapiens)를 향한 도전 (挑戰)으로 보고 응전 (應戰)의 전의 (戰意)을 불태우며 전선 (戰線)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에 핫뉴스로 등장한 것이 코로나 경구용 (經口用) 치료제 (治療劑) 개발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코로나 백신 접종을 완료해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코로나 쪽에서도 인류들 (Homo spiens)들의 방어 전략을 구경만 하고 있지 않고 있다는 듯이 이전의 전투병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전선에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이 전투의 끝이 있을지를 아는 이는 없는 것 같다. 끊임없는 변이 (變異) 바이러스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치료제 개발
현재까지는 제약 회사들이 코로나 백신 개발에 집중하고 있었으나 최근에는 치료제 (治療劑)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월 25일 코로나 백신 제약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개발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치료제는 올해 안에 본격 생산하고, 백신은 내년까지 개발 완료를 기대할 수 있다”며 “우리 국민의 60%에 달하는 총 3,000만 명 분량의 백신을 우선 확보하는 계획도 착실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현재 국내에서 약물 재창출 방식으로 19건의 임상 시험이 진행 중으로 셀트리온은 항체 치료제를 개발하며 임상 마지막 단계엔 2상과 3상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고 제넥신, 녹십자가 개발한 혈장 치료제도 올해 안에 사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빨리 되면 너무 좋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안전성과 효능 확보, 그리고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이라며 “다른 나라가 먼저 개발하고 코로나가 지나가더라도 백신주권 확보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신종플루 당시 녹십자사가 세계에서 11번째로 백신을 개발해 국내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었다”며 “기업들로 부터 좋은 소식 고대하며 정부도 모든 지원을 다하겠다. 반드시 끝을 보자”고 말했다.
코로나 치료제의 비용
치료제의 1인당 투약 비용이 90만 원을 넘는 비용이 문제이다. 그러자 정부는 “코로나19 치료 과정은 국가가 모두 부담한다”며 “경구용 치료제가 도입되면 동일한 원칙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국내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쓰이는 ‘렘데시비르’와 ‘렉키로나주’ 투약 비용 역시 국가가 지원하고 있다.
토인비의 ‘도전과 응전‘
토인비는 자신의 저서 “역사의 연구”에서 인류의 역사를 ‘도전과 응전’으로 보고 외부의 도전에 효과적으로 응전했던 민족이나 문명은 살아남았지만 그렇지 못한 문명은 소멸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문명의 예로 나일강 홍수와 중국 황하강의 홍수와 자연재해 등의 환경을 극복하고 인류 문명을 꽃피운 것에서 그 사례를 찾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도전과 응전을 언급 할 때, 인도양 모리스섬에서 살다가 멸종된 도도새를 인용한다. 도도새 (Dodobird)! 도도(Dodo)새’는 인도양 모리셔스섬에 살았던 새다. 1500년대 초반 모리셔스를 발견한 포르투갈인들은 이 섬을 다른 지역으로 가기 위한 경유지로 삼았다. 1598년 모리셔스섬에 기항했던 네덜란드인의 기록에 의해 도도새의 존재가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이 새는 칠면조보다 큰 덩치와 커다란 머리, 두꺼운 두 다리를 갖고 있었다. 날개는 퇴화해 사라졌다. 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코로나 상황은 도도새 처럼 살아질지 모른다는 절박 (切迫)한 심정 속에서 탈출의 전략을 모색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과학자들은 어떤 면에서 위기 (危機)이자 기회 (機會)라는 인식 (認識)속에서 연일 (連日) 새로운 아이템을 쏟아내고 있다.
도도새의 교훈
모리셔스에는 도도새의 천적이 될 수 있는 포유류가 존재하지 않았다. 오랜 평화에 익숙해진 이 새는 지면을 느릿느릿 걸어 다녔고 처음 보는 선원들에게도 별 경계심 없이 접근했다. 포르투갈어로 ‘바보’ 또는 ‘느림보’를 뜻하는 ‘도도 (dodo)’라는 이름도 그래서 붙여졌다. 처음에 선원들은 이 새를 사냥해 식량으로 삼았으나 고기가 딱딱한데다 지독하게 맛이 없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네덜란드인들은 도도새를 “더러운 새”, “싫은 새”라고 부르기도 했다. 재미삼아 새를 죽였다. 유럽에 싣고 가 구경거리로 팔아넘기기도 했다. 유럽인의 배가 정박한 이래, 도도새의 개체 수는 급속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선원들이 데리고 온 개, 돼지, 쥐 등 모리셔스섬에 없었던 다른 동물들이 인간과 ‘합세해’ 도도새의 생존을 위협했다. 도도새는 지면에 둥지를 트는 습성이 있었는데, 인간들과 동물들은 쉽게 도도새의 알을 훔쳐 먹을 수 있었다. 개발로 숲이 불태워지면서 서식지도 점점 줄었다. 도도새는 1681년의 목격담 이후 세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존재가 세상에 알려진 지 불과 100년도 되지 않아 완전히 멸종해버린 것이다. 지금은 스케치나 신체 일부만 간신히 남아 있다. 영국에 박제가 보관돼 있었지만 상태가 좋지 않아 1755년 소각 처리됐다. 도도새가 사라지면서 모리셔스섬에 서식하고 있던 나무도 번식 위기를 맞았다. 이 나무의 열매는 도도새의 소화기관을 거쳐 발아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도도새 절멸 후 나무는 오랫동안 발아하지 못하다가 칠면조를 통해 다시 번식을 살릴 수 있게 됐다고 한다. 현 (現), 코로나 상황은 “코로나”라는 질병에만 국한 (局限)된 것이 아니라 인류의 문화와 자연 질서 (自然秩序)와 맞물린 변곡점 (變曲點)에 와있다고 할 수 있다.

박광하 (전 여주대신고 교감, 전 수원계명고 교장)
38khpark@hanmail.net
필자 박광하 선생은 고려대학교 생물학과를 마친 후에 평생을 생물과학 강의와 교육에 헌신하여 왔다. 20여년 전 호주로 이주하여 시드니에 거주하며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생명과학이야기’(북랩)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