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하의 생명과학 이야기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의 메시지(1)
환경운동가, 디카프리오
지난달 호주를 방문중인 한 신부[神父]님과의 대화에서 88회[2016.2.29]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수상소감에서 기후문제를 언급하였다는 것이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누구인가? 영화를 년중 1편이라도 보는 사람이라면 영화 “타이타닉”의 남자 주인공, 디카프리오를 모를 리가 없다. 그가 환경운동가라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수상소감에서 환경문제를 언급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디카프리오의 수상소감을 언급한 신부님과 헤어진 후에 집에 복귀 하자마자 그의 수상소감부터 검색해 보았다. 내용은 이렇다. <레버넌트[그가 수상한 영화 제목]는 인간과 자연의 교감에 관한 영화입니다. 지난해[2015년]는 역대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된 우리지구입니다. 영화를 찍을 때는 눈을 찾기 위해 남극 가까이로 가야할 지경이었습니다. 기후변화는 현실입니다. 지금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가장 시급한 위협입니다. 더 이상 미루지 말고 다같이 힘을 모아야 합니다. 공해유발자와 대기업의 대변인이 아니라 환경파괴로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될 수십억 보통사람들을 위해 힘써줄 지도자들에게 힘을 모아 줍시다. 우리 아이들의 아들 딸들을 위해 그리고 “탐욕의 정치”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이제는 바꾸어야 합니다. 오늘 이 놀라운 상을 타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모두 대자연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지 맙시다. 저도 오늘 이 순간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겠습니다. 여러분 대단히 감사합니다.>
그의 수상소감도 주목받았지만 그는 평소 환경보존에 맞는 생활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사람이다. 아카데미시상식에도 리무진을 타고 오지 않고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프리우스[Prius] 타고 나타났다고 한다. 1998년 타임지는 디카프리오가 포함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 50인을 발표하면서 그를 배우가 아닌 환경운동가로 그를 소개한 바 있다. 말로만 환경보호를 외치는 다른 유명인사들과는 달리 몸소 실천하고 있는 모범적 케이스다. 그는 될 수 있으면 걸어 다니고 깨끗한 물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국제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참가하며 태양열을 사용하는 집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그는 크링턴 행정부의 부통령이던 엘고어의 영향을 크게 받고 환경운동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엘고어는 부통령의 경력보다 환경다규멘타리 “불편한 진실”로 최우수 다큐상을 수상을 하는 등 세계적인 환경 전문가다. 디카프리오는 엘고어와 지구온난화에 대해 토론을 벌인 일이 있는데 이후 끈끈한 우정을 나누는 친구가 되었다고 한다. 그는 ‘로미오와 줄리엣”이나 “타이타닉”에서 보였던 아름다운 청년의 이미지는 자취를 감췄지만 그가 일궈내고 있는 지구기후 문제에 관한 실천가적인 모습은 배우 이상의 영향력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디카프리오와 프란치스코 교황의 만남
88회 아카데미 시상식이[2016.2.29] 있기 한 달전인 1월 28일에는 디카프리오가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한 것이 top뉴스가 되었었다. 보도에 따르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프란치스코교황에게 15세기 네덜란드화가 히에로니무스보쉬의 세폭짜리 그림 ‘세속적인 쾌락의 동산’의 복제품을 선물로 주며 환경문제를 언급했다. 디카프리오는 “어린 시절이 그림을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내 눈에도 수많은 사람들과 까맣게 물든 하늘을 바라보며 환경문제를 떠올렸습니다. 이 그림이 환경문제에 대한 교황님의 관심을 대변할 것이라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프란치스코교황은 디카프리오에게 지난해 발표한 환경생태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a Si”를 선물했다. 2014년 3월, 미국의 유력지인 ‘포춘'(Fortune)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리더 50인중에 1위로 프란치스코 교황을 선정하였다. 세계에서 너무나 유명한 두 사람이 환경과 관련된 선물을 주고받으며 만난 것은 시사[示唆] 하는 바가 크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선출되는 과정에서부터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파격적인 인물이었다. 본명은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스페인어: Jorge Mario Bergoglio), 그는 교황으로 선출된 후에 자신의 이름을 버리고 자신의 세례명 또는 평소에 존경하던 전임 교황의 이름을 명명하여 공표해야 하는 헌법에 따라 그가 존경하는 이탈리아, 아시시의 성인 프란치스코의 이름을 따 교황명으로 선택하였다. 2013년 3월 16일 프란치스코는 기자들과의 첫 회견에서 자신이 프란치스코라는 이름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 가난한 이들의 성자이었던 성인 프란치스코와 같이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자신의 관심을 드러내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설명에 따르면, 콘클라베[교황선출 비밀회의] 당시 개표가 진행되면서 당시 그 옆에 앉아 있었던 클라우디오 후메스 추기경이 “좋은 친구!”하며 계속 격려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개표가 3분의 2쯤 진행되었을 때 새 교황이 결정되었다며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리고 후메스 추기경은 그에게 포옹과 입맞춤을 하면서 “가난한 사람들을 잊지 마십시오.”라고 말했다고 한다. ‘가난한 사람’이라는 그 말이 크게 다가왔던 그는 곧바로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가 떠올랐고 그래서 그는 자신의 이름을 프란치스코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교황으로 선출되기 전에 그는 아시시의 성인 프란치스코에 대해 “당시 사람들의 사치와 교만, 허영심 그리고 교회의 권력에 반대되는 가난의 개념을 기독교에 도입하였다”고 설명하면서 “그는 역사를 바꾸었다”고 평가하였다. 제266대 교황 프란치스코는 기독교 역사상 최초의 아메리카 대륙 출신 교황이면서, 최초의 예수회 출신 교황이다. 또한 최초의 남반구 국가 출신이기도 하다. 또한, 시리아 출신이었던 교황 그레고리오 3세 이후 1,282년 만에 즉위한 비(非)유럽권 출신이다. 비 유럽계 출신이긴 하지만 라틴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독일어, 포르투갈어, 영어, 우크라이나어 등 유럽쪽의 언어를 남이 써준 것 읽는 정도가 아닌 거의 불편없이 구사한다고 한다.
핵심대화의 중심에선, 프란치스코 교황
그가 교황이 되면서 카톨릭에 새바람이 불 것으로 예측들을 하였지만 교황이 결정되는 순간부터 관행을 탈피 하며 평생의 삶을 통해서 몸소 실천해온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들어 내 보이고 있다. 프란치스코는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항상 검소함과 겸손함을 잃지 않고 있으며, 사회적 소수자들, 특히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관용을 촉구하며, 여러 가지 다양한 배경과 신념, 신앙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소통이 오갈 수 있도록 대화를 강조하는데 헌신적인 노력을 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소박하고 격식에 덜 얽매인 형식에 따르는 생활을 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예가 바로 과거에 전임자들이 사도 궁전에 거주했던 데 반해 프란치스코는 성녀 마르타 호텔을 자신의 거주지로 선택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교황직에 선출될 당시에 교황 선출자가 전통적으로 착용하는 붉은색 교황용 모제타를 입지 않았으며, 전례를 집전할 때에도 입는 화려한 장식이 없는 검소하고 소박한 제의를 입었다. 그리고 전통적으로 순금으로 주조해왔던 어부의 반지를 도금한 은반지로 교체하였으며, 목에 거는 가슴 십자가는 추기경 시절부터 착용하던 철제 십자가를 그대로 고수하였다. 어부의 반지(라틴어: Anulus piscatoris)는 반지 형태를 띤 교황의 공식 도장으로, 국새[國璽]에 해당하며, 베드로를 의미하는 기독교 상징물 가운데 하나다. 교황의 반지가 어부의 반지라 불리는 이유는 역대 교황들이 어부 출신이었던 베드로의 후계자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세계의 유력 언론은 그를 이구동성 세계의 지도자로 추천하는데 서슴지 않고 있다. 타임지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취임한 후 9개월 만인 2013년 말에 그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낸시 깁스 타임 편집장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리시대 핵심대화의 중심에 있었다”며 “그는 교황의 자리를 궁전에서 거리로 옮겼고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를 가난한 이들과 직면하게 했으며 정의와 자비의 균형을 맞췄다”고 선정이유를 밝힌 바 있다. 그는 권력자와 부자가 아닌 가진 것 없고 소외받는 사람들 편에 서고 있다. 교황이 주목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권위적 교황이 아니라 인간미 넘치고 친근한 교황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연설 도중 단상에 뛰어올라 교황을 안고 장난치는 아이를 내쫓지 않고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 아이가 교황의 의자에 앉아도 그대로 놔뒀다. 이 모습이 전 세계에 퍼지면서 친근한 교황의 이미지는 더욱 넓어졌다. 교황은 거리에서 마주친 병자를 거리낌없이 끌어안고 입을 맞추기도 했다. 그 병자의 얼굴은 기형적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이런 일로 프란치스코는 가난한 이들의 교황이라는 사실이 거듭 확인됐다. 그리고 교황의 인기는 더욱 높아졌다. 역대 교황 중 프란치스코를 교황명으로 선택한 교황은 프란치스코 이전에 단 한 명도 없었다. 또 교황 이름으로 이전의 교황들이 사용하지 않았던 이름을 선택한 것도 1100년 만에 처음이었다.
7백90년전 성 프란치스코의 유명한 시[詩] ‘태양의 찬가’(Cantico del Sole)
교황 프란치스코는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7백90년 전 이탈리아의 움브리아주 아사시에서 살다가 가신 성인 프란치스코[1182-1226]의 삶을 본받으려고 하는 분이기에 성인의 행적에서 오늘을 사는 인류에게 삶의 지표를 찾고 있는 것이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성 프란치스코의 유명한 시[詩] ‘태양의 찬가’(Cantico del Sole) 후렴구에서 반복되고 있는 “찬미받으시옵소서”의 구절[句節]을 인용하여 작년[2015년] 6월 18일 역사적인 환경회칙의 이름을 “찬미받으소서”로 선택하기에 이른 것이다. 교황은 전 세계 교회에 대하여 교리, 도덕, 규율적인 문제를 다룬 교황의 공식적인 사목 교서인 회칙을 발표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가 취임한지 한달 채 안된 2013년 7월 5일에 ‘신앙의 빛’(Lumen Fidei)이라는 첫 번째 회칙을 발표하였다. 이 회칙은 본래 베네딕토 16세가 준비해 오다 물러나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대신 완성한 것이다. 총 4장 82쪽으로 이루어졌으며, 1~3장까지는 베네딕토 16세 특유의 신학자적 스타일이 곳곳에 묻어 있고 4장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신념이 강하게 드러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교황의 회칙이 그리스도교의 교훈을 오늘의 사회나 윤리적 문제에 적용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내용이 특별히 교리적이고 사회적이며 권위를 지니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 한지 2년차에 접어든 2015년 6월18일에 두 번째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를 발표하였다. 교황의 회칙은 어느 것이나 다 중요한 것이지만 “찬미받으소서”가 카톨릭교회를 넘어서 전 인류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기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회칙의 제목 “찬미받으소서”란 성인 프란치스코의 자연을 통해 주님을 찬미한, 찬가 “저의 주님, 찬미 받으소서, 누이이며 어머니인 대지[大地]로 찬미 받으소서”의 후렴구 첫 마디에서 따온 것이며, 책의 제목은 책의 전체 내용을 함축하고 있어야 하는데 이 노래가 모든 주제를 담고 있다고 판단하신 것이다.<다음호에 계속>
박광하(전 여주대신고 교감, 전 수원계명고 교장)
필자 박광하 선생은 고려대학교 생물학과를 마친 후에 평생을 생물과학 강의와 교육에 헌신하여 왔다. 20여년 전 호주로 이주하여 시드니에 거주하며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