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하의 생명과학 이야기
황금개띠의 해[2018년]의 이야기(3)
도사 믹스견
풍산개나 진도개같은 한국 토종개품종과는 다른 한국의 개신품종이 있다. 한국에만 살고 있으며, 어떤 애견단체에도 공인되지 않은 품종이 있다. 한국에서 최소 수십만 마리가 사는 걸로 추정되는데, 매년 뜨거운 여름 복날 즈음해서 죽는다고 봐야한다. 그들을 “도사 믹스견”이라 부른다. 소위 똥개라고 하는 한국전통의 누렁이와 도사견의 혼혈(믹스)종으로 이 개들이 사는 곳은 전국의 개농장이라고 할 수 있다. 도사 믹스견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1980~90년대 개농장의 산업화로 시작된 육종의 결과다. 개고기로 쓰였던 누렁이는 맛이 좋은데 덩치가 작아 남는 이문이 적었다. 그래서 일본 도사견을 들여와 누렁이와 교배시켜 고기양을 늘린 것이다. 그렇게 해서 덩치 크고 육질 좋은 품종이 탄생했다. 전국 개농장에 사는 개의 절반 이상이 도사믹스견이다. 도사 믹스견은 “뜬장”이라고 불리는 철제 구조물에서 평생을 산다. 철제로 얽어놓은 사육 박스로, 바닥에는 구멍이 뚫려 있다. 똥오줌이 밑으로 빠져 청소하기 쉬우라고 그렇게 만들었다. 좁은 뜬장에서 처음 나온 개는 걷지 못한다. 태어나서 한 번도 걸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 독사믹스견이 애견단체의 비난과 공격의 대상이기도 하다. 20여년 전 필자가 한국을 떠나올 때는 이런 형태의 개 사육방법을 볼 수 없었는데 변모를 한 것이다. 애완동물을 넘어서 반려동물로 지속적인 신분상승을 하고 있는 개들이 평생을 “뜬장”에서 고기생산만을 위해 사육되고 있다는 것을 세계의 애견가들이 샅샅이 알면 난리날 일이다. 한국의 개라면 단연 진돗개를 꼽을 수밖에 없다.
천연기념물 53호, 진돗개
진돗개는 천연기념물 53호로 지정되고 진도군 내에서 심사를 받아야 하는 종[種]이다. 심사에 통과되면 “진도개”라는 이름과 천연기념물로서 보호를 받게 된다. “진도개”의 명칭은 원서식지인 진도를 분명히 드러내야 한다는 진도 지역의 의견을 문화재청이 수용하여 “진돗개”라고 하지 않고 심사를 통과한 진돗개에 한해서만 “진도개”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진도개의 생김새의 특징을 서술한 것을 보면, 겉 털은 강하고 윤택하며, 얼굴에는 부드러운 털이 빽빽하고, 꼬리의 털은 약간 길며, 털색은 황색 또는 백색이다. 키는 수컷이 50~53cm, 암컷이 45~50cm이며, 얼굴은 정면에서 보면 거의 팔각형에 가까운 형태를 보이며, 튼튼한 턱에 전체적인 인상은 다부지다. 색은 개체마다 제각각이지만 대체로 백구를 선호한다. 귀는 삼각형으로 약간 앞으로 숙여져 있고, 소리에 민감하게 움직인다. 눈맵시는 삼각형이고 홍채는 짙은 갈색을 띤다. 코는 일반적으로 검은색이며 담홍색을 띤 것도 있다. 등은 튼튼하고 직선이며 어깨뼈에서부터 약간 경사를 이루고 가슴이 매우 발달하여 깊이 패이고, 어깨는 튼튼하며 경쾌하고 배는 늘어지지 않는다. 다리는 강건하고 앞다리와 뒷다리는 모두 자연스럽게 똑바로 곧게 선다. 꼬리는 생후 3개월 후부터 말리기 시작한다. 다만 개체에 따라 말리는 개체도 있고 안말리는 개체도 있다. 신기하게 꽈배기처럼 나선형으로 말리는 개체도 있다. 진돗개의 털색은 통상적으로 백구, 황구, 회색털이 명암으로 달리는 재구[잿빛], 흑구 및 칡구[호랑이와 엇비슷하게 누런색에 검은 무늬. 범구나 호구로 불리기도 함] 등으로 다양하다. 금년이 “황금개띠”라고 하니 황구가 인기를 끌게 될지 모르겠다.
풍산개의 DNA족보
지난 1월[2018.1.12] 농촌진흥청은 무술년 개의 해를 맞아 한국 토종개의 유전체를 늑대, 코요테 등 개과 야생종, 차우차우, 시베리안허스키 등 고대품종, 보더콜리, 치와와 등 현대 품종 총 33품종 2,258마리 유전체와 비교 분석한 자료를 발표했다. 개의 디엔에이(DNA)에 존재하는 유전자형 변화를 추적할 수 있는 유전자 칩을 이용해 비교 분석한 결과 한국 토종개는 진돗개, 풍산개, 경주개동경이 3품종은 서로 유전적 거리가 가깝고 외국 품종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특히 한국 토종개들은 외국 품종과 비교해 늑대와 코요테가 가지고 있는 유전자형을 많이 공유하고 있는데 이는 야생성을 더 많이 지니고 있음을 의미한다. 야생 늑대의 유전적 특징은 풍산개, 경주개동경이, 진돗개 순으로 더 많이 지니고 있다. 또한 토종개 3종은 샤페이, 차우차우, 아키다, 시바개 등 중국과 일본의 고대 개 품종들과도 많은 유전자형을 공유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과학학술지인 ‘플로스 원(PLOS ONE)’에 실렸으며, 농촌진흥청 박범영 축산생명환경부장은 “한국 토종개의 유전적 정체성을 세계 애견연맹 등에 알려 세계적인 명견 육성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의 유명 토종개로 풍산개가 있다. 풍산개(豐山-)는 개 품종중 하나로, 한국의 대표적인 사냥개이다. 겉모습은 진돗개와 비슷하나, 추운 날씨에 적응하여 털이 굵다. 품종명은 함경남도 풍산군(豊山郡, 현 량강도 김형권군)에서 유래하였다.
북한의 풍산개 사육 등 애완동물 실태
풍산개는 큰 짐승을 사냥하는 데에 주로 쓰였으며, 시베리아호랑이 같은 맹수를 사냥하기도 했다. 그 역사에 대해서는 잘 알려진 바가 없으나 조선시대에 왕가에서 사냥을 위해 키웠다고 알려져 있다. 많은 구전 설화에서는 풍산개 두세 마리로 호랑이를 잡았다든가, 그 빠른 움직임 등에 대한 찬양하는 묘사를 볼 수 있으며, 한반도 북부의 추운 날씨를 이겨낼 수 있도록 추위에 강한 종으로 발전했다고 한다. 풍산개는 1942년 조선총독부에 의해 천연기념물 제128호로 지정되었었으나, 분단 이후 휴전선 이북 지역에 있어서 대한민국에서는 1962년 해제되었으며, 북한에서는 천연기념물 368호로 지정하였다. 남한에서는 애완용 내지 반려동물로 개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데 반해 북한의 사정은 애완견이나 반려견으로 개를 바라본다는 것은 아직 이른 것 같다. 북한에서 애완동물을 기르는데 드는 사료값과 관리비가 비싸 기르는 집의 숫자가 많은 것 같지는 않지만, 최근 3~4년 사이 평양과 지방 각지에서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고 한다. 주로 동물원에서 원숭이를 기르는 남한과 달리 가정에서 원숭이를 애완동물로 기르는 가정이 있었다고 한다. 현재는 원숭이를 기르는 사람의 숫자가 현저히 적어졌다고 하는데 그 이유중 하나로, 재미있는 사연이 나와 있다. 북한에서는 전력을 많이 소비하는 전자레인지의 사용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어 북한의 가정을 방문하며 단속을 한다고 한다. 그러던 중 원숭이를 키우고 있는 집에서 단속이 오기 전 전자레인지를 숨겨놓았는데 애완용 원숭이가 숨겨 놓은 전자레인지를 가져와 큰 벌금을 물었다고 한다. 이처럼 똑똑한 원숭이 덕분에 자신의 집의 비밀이 타인에게 알려지는 일이 많아 북한에서 원숭이의 인기는 줄어들고 대신 애완견이 그 인기를 얻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최근에는 유럽산 애완견 수 십 마리와 함께 개 사료, 영양제, 항생제, 세제류 등 각종 애견용품을 수입하며 북한에서 애완견을 기르는 사람들의 숫자가 상당하다고 한다. 북한에서는 평양의 백화점이나 모란봉 시장, 중구역 시장 등 장마당에서 구입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완견의 구입비용은 1마리 당 40~100달러로 형성되어 있다고 한다. 북한의 지방에서는 작은 크기의 애완견보다는 “셰퍼드”와 같은 집을 지키는 대형견을 주로 기르며, 또한 셰퍼드는 북한의 군견으로 수색이나 정찰이나 선전용으로 셰퍼드를 기르고 있다. 조직적으로 군견을 훈련시켜 선전용 영상이나 사진에도 자주 등장한다. 북한의 애완견들은 남한에서 주로 사료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밥과 고기 등을 먹이로 준다고 한다. 유전자 변화 분석을 통해서도 개가 애완동물이 되는 초기부터 음식물 쓰레기를 먹고 자라는 서식환경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라는 관련 뉴스가 있었다. 개의 진화 요인은 탄수화물을 소화하고 대사하는 능력을 갖추도록 진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BBC와 NBC가 2018년 1월 24일 최신 연구내용을 인용 보도했다. 스웨덴 웁살라 대학 과학자들은 개들의 유전자 분석결과 탄수화물 대사와 관련된 무수히 많은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네이처지에 발표했다. 이 연구는 초기 농민들의 음식 쓰레기를 먹고 소화시킬 수 있었던 늑대들의 후예가 개로 진화했을 것이라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코커스패니얼에서 독일 셰퍼드에 이르기까지 전세계에서 채취한 개 60마리와 늑대 12마리의 게놈 전체를 분석한 결과 모든 개에서 수 천년 전 전분질이 많은 음식에 적응하는 유전적 변화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런 변화는 농업의 시작과 개의 가축화가 같은 시기에 이루어졌음을 시사하는 것이지만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분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인류가 정착해 농업을 시작하면서 거주지 주변에 쌓아 놓은 음식 찌꺼기가 늑대의 새로운 먹잇감이 됐고, 이런 늑대들 가운데 사람의 음식을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는 것들이 개의 조상이 됐다는 것”이라면서 이는 개가 사람의 음식 쓰레기를 먹고 진화했다는 가설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개와 늑대의 DNA를 분석해 차이가 크게 나는 영역, 즉 가축화된 개가 탄생하는데 중요한 의미를 갖는 영역을 추적한 결과 100여 개의 유전자에서 이런 영역 36개를 찾아냈다. 분석 결과 이런 유전자 영역은 뇌의 발달과 탄수화물 대사 등 두 가지 중요한 기능에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분 대사와 관련된 영역에서는 개가 전분 분해에 필요한 효소 분비 관련 유전자를 더 많이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복지를 부르짖게 되다
어린 시절에, 개고기 먹는 것을 기피하던 서울의 친척들을 이상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보신탕에 익숙하였던 필자는, 호주에 이주하면서 개고기 식용은 범법행위라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으며, 개와 관련된 사업은 말할 것도 없고 개를 비롯한 애완동물 의료 서비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필자의 바로 옆집에 아기가 없는 젊은 부부가 2년생의 털북숭이 푸들과 살고 있는데 어느 날 개간호원이 방문해서 털북숭이를 돌보고 있어서 놀라워하였었다. 한국에도 최근에는 애완견과 관련된 업종이며 서비스 산업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 같지만 아직 호주 따라갈 정도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가끔 뉴스시간에 개가 부상을 당해서 앰브란스가 동원되어 관련자들이 사람응급처치 상황과 똑같이 움직이는 방송뉴스를 종종 보게 된다. 한국도 거의 동물복지를 부르짖을 정도로 동물애호분위기는 바뀌어가고 있다. 지난 평창동계올림픽기간중에 한국의 개고기 식용문화에 관해 외신들이 많은 기사가 있었으며 관련된 사건도 있었다. 스피드스케이팅 세계 최강국인 네덜란드 선수들이 던진 상패에 한국 여성이 머리를 다쳤다. 21일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팀추월 종목에서 동메달을 딴 스벤 크라머르(32), 얀 블록하위선(29) 등 네덜란드 선수 4명은 이날 밤 강릉 라카이 샌드파인리조트에 있는 ‘네덜란드 하이네켄 하우스’를 찾았다. 이들은 주최측이 마련한 지름 1m 정도의 메달 모양의 나무 상패를 받은 다음 이를 무대 아래쪽 관객에게 던지는 세레머니를 했다. 이 과정에서 30대로 알려진 한국 여성 한명이 상패에 맞아 이마가 찢어져 피를 흘렸다. 이 여성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상처를 꿰맨 다음 퇴원했다. 크라머르는 22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그분에게 사과했고, 괜찮다는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국내 스포츠용품 업체의 개인 후원을 받는 크라머르는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자기 트위터에 한글로 된 사과문도 올렸다. 크라머르의 동료인 블록하위선은 21일 팀추월 경기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자리를 뜨면서 난데없이 “이 나라에선 개들을 잘 대해 달라(Please treat dogs better in this country)”고 말했다. 한국의 식용 개고기 문화를 비하하는 듯한 이 발언은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뒤늦게 자기 트위터에 ‘한국과 한국인을 모욕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 나는 동물복지에 신경 쓴다’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사과의 진정성이 없다는 비난이 일자 22일 평창 올림픽파크에서 열린 공식 시상식에서 “올림픽 무대는 정치 등 다른 문제를 위한 장소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네델란드의 스케이팅 선수가 시상식에서 항의하는 의도로 한국관객에 “IOC상패”를 던져서 2명이 부상하는 일이 있었다. 과거 1988년 서울올림픽기간중에는 보신탕집을 못 열게 하는 등 강압적인 단속도 하였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개고기” 문제의 국제적 시선에 신경을 곤두세운 것은 사실이며, 관련된 사건하나가 터진 것이다. 지구촌의 문화가 동질화 돼가는 추세에 비추어 볼 때 “개고기” “보신탕”이 설자리가 점점 좁아지는 것은 너무나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박광하(전 여주대신고 교감, 전 수원계명고 교장)
38khpark@hanmail.net
필자 박광하 선생은 고려대학교 생물학과를 마친 후에 평생을 생물과학 강의와 교육에 헌신하여 왔다. 20여년 전 호주로 이주하여 시드니에 거주하며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박광하의 생명과학 이야기 – 황금개띠의 해[2018년]의 이야기(3)](https://chedulife.com.au/wp-content/uploads/황금개띠-3.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