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수 칼럼
이민자부모를 위한 “쉬운” 기독교교육이야기(2)
Q: 다문화/디지털문화에서 자라는 2세교육에 있어 교사/부모의 교육적 전문성은 왜 중요한가요?
A: 신앙교육은 본질적으로 열린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 중심적인 복음전파와 이를 위한 신학의 전문성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교육의 전문성이다. 그런데 한국 교회뿐만 아니라 많은 이민 교회들의 교육을 고찰해보면 교육의 전문성이 결여된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커뮤니케이션 전문성이 부족하다. 기독교교육에서 커뮤니케이션은 복음을 학생들에게 맞게 전달하는 능력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습자들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예를 들어, 호주한인 2세들이 학습자라 한다면 그들의 삶의 이슈와 컨텍스트를 잘 알아야 한다. 먼저 한인 2세들은 호주라는 다문화사회에서 소수민족으로 살아간다. 호주와 한국 문화 사이 어디쯤에서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다듬어간다. 2세들의 정체성 형성은 이중적으로 진행된다는 데에 특징이 있다. 2세들의 이중 정체성 형성은 개인 정체성 형성과 민족 정체성 형성으로 이루어진다. 개인 정체성 형성은 에릭 에릭슨이 주장하듯이 십대 중, 후반에 일어나는데, 이 때는 기존의 라이프 스타일을 버리는 모라토리움 기간을 거친다. 기존의 사고와 삶을 거부하는 혼돈의 기간을 거치면서 새로운 정체성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2세들의 개인 정체성 형성은 보통의 청소년들보다 훨씬 복잡한데 이는 그들이 ethnic minority 이기 때문이다. Ethnic minority 로서 겪는 인종 차별과 문화적 편견 등은 그들의 개인 정체성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또한 부모세대의 한국문화와 언어의 강조 그리고 이로 인한 부모세대와의 갈등 또한 개인 정체성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런 과정에서 한국문화와 가치, 그리고 한인공동체가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결정하게 되는데, 이것이 민족 정체성이다. 건강한 민족 정체성을 가진 2세들은 호주 문화와 한국 문화를 균형 있게 받아들여서 문화 간의 혼란과 갈등을 최소화한다. 이는 개인 정체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어서 사회적으로 그리고 심리적으로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많이 나와있다. 반면 자신의 백그라운드를 부정하거나 도외시하여 적절한 민족 정체성을 갖지 못한 2세들은 계속적인 문화 충돌과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게 되는데, 왜냐하면 그들이 갖는 피부색으로 인해 주류 사회에서 참 호주인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소수 민족으로 자라는 2세 학생들에게 복음을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가? 당연히 그들의 이중적인 문화와 삶의 자리, 이중 정체성 형성이라는 독특성을 고려하면서 복음을 전달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여전히 많은 한인교회들은 1세 중심의 한국문화를 강조하는 단일문화 교육을 하고 있고, 심지어 교회교육 목표 중의 하나를 한국언어와 가치를 가르치는 것으로 삼는 경우도 많다. 커뮤니케이션 전문성의 결여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2세 학생들은 오늘날의 다른 학생들처럼 디지털사회에서 자라는 디지털세대라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민족 소수자라는 것은 2세들의 독특성이지만 디지털세대라는 것은 문화적 배경이나 취향에 상관없이 오늘날의 학생들이 갖는 공통점이다. 복음을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할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디지털세대의 인식은 매우 중요한데, 왜냐하면 디지털세대는 기존의 아날로그세대와는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아날로그세대의 커뮤니케이션은 매스미디어 방식이다. 매스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은 일방적인 전달을 기본으로 한다. 즉 TV, 잡지, 라디오 등의 매스미디어는 일방적으로 전하는 정보를 전달하고, 대중은 매스오디언스로서 매스미디어의 정보를 소비하는 것이다. 이러한 매스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은 아날로그세대의 교육현장에도 그대로 나타났다. 전통적인 교실에서 교사는 매스미디어이고, 학생은 매스오디언스로서 교사는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고, 학생은 교사로부터 정보를 받아 소비한다.
그러나, 디지털시대의 커뮤니케이션은 다르다. 매뉴엘 카스텔스는 디지털세대의 커뮤니케이션을 SNS를 포함한 다양한 마이크로미디어와 기존의 매스미디어를 활용하는 매스셀프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주장하였다. 매스커뮤니케이션이 일방적인 정보전달이라면, 매스셀프커뮤니케이션은 쌍방향의 정보전달을 그 특징으로 한다. 매스오디언스는 매스미디어가 제공하는 정보를 받아 소비만 했지만, 매스셀프오디언스는 마이크로/매스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얻고 그것을 수정, 편집, 재창조하여 자신의 SNS, 블로그, 유투브 등의 채널을 통해 분배까지 한다. 따라서 지금의 학생들은 더 이상 수동적인 정보소비자들이 아니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의 변화는 전통적인 교수-학습의 개념 또한 180도 바꿔버렸다. 전통적인 학습은 교사에게 새로운 정보를 제공받아 이해하고 암기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었다. 이 때 교수는 효과적인 학습을 위하여 필요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교수-학습은 위에서 언급했던 아날로그세대의 매스커뮤니케이션 모델에 기반하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세대의 학습개념은 완전히 다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디지털세대는 더 이상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아 소비하는 매스오디언스가 아니다. 매스미디어뿐만 아니라 다양한 마이크로미디어를 통해 많은 정보를 얻고, 그 정보를 수정, 편집, 재창조, 분배하는 정보의 소비자이자, 동시에 생산자이다. 인터넷기술과 무선통신기술의 발전으로 대표되는 정보통신기술의 혁명과 소셜미디어의 등장으로 인해 디지털세대가 접하는 정보량은 정보의 홍수라 할 만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이제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정보량이나 정보소스가 아니라 수집한 정보의 질이다. 자신이 수집한 정보를 분류, 분석하고, 통합하여 자신이 원하는 지식으로 구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능력이 되었다. 새롭게 구성된 지식의 질이 높으면 높을수록 이 지식이 분배되었을 때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 재 공유되면서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말콤 브라운은 이러한 지식의 구성을 디지털세대의 학습이라고 정의하였다. 즉 디지털시대의 학습은 온라인-오프라인에서 다양한 정보를 찾고, 수집한 정보를 비평적으로 분석하며, 믿을 수 있는 정보들을 통합하여 원하는 지식으로 재창조하는 과정이다. 브라운은 이와 같은 구성주의적 학습이론 즉 constructionism 이 디지털세대의 매스셀프커뮤니케이션에 적절한 이론이라고 주장한다. 스티브 앤더슨과 앤 발사모는 창조적이고 비평적인 통합(creative and critical synthesis)을 디지털세대의 구성주의적 학습의 가장 중요한 능력으로 꼽았다. 학습개념이 바뀌면서 전통적인 교사의 역할 또한 달라진다. 이제 교사의 주요 역할은 정보제공이 아니다. 교사는 더 이상 유일한 정보제공자도 아니다. 교사는 온라인-오프라인 통합적인 교육환경을 잘 활용하여 학생들이 양질의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돕고, 수집한 정보를 비평적으로 분석, 통합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며, 더 나아가 믿을 수 있는 지식을 구성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앤더슨과 발사모는 이와 같은 새 교사상을 교육적인 디자이너라 명명하였다.
이처럼, 디지털세대에게 복음을 전하고, 그들의 응답을 들으며, 궁극적으로 그들의 삶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기독교교육의 과정은 전통적인 아날로그세대의 매스커뮤니케이션 모델과 지식전달중심 교수-학습개념을 벗어나야 한다.
– 다음이야기: “현재 이민교회/가정교육에서 가장 시급한 변화는 무엇인가요?”
박종수 목사 (호주 이민교회교육연구소장/ 오션그로브연합교회담임, Ph.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