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수 칼럼
이민자부모를 위한 “쉬운” 기독교교육이야기 (7)
Q: 신앙발달과 사회심리발달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나요?
A: 사회심리발달은 자신의 정체성발견, 그리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형성/발전시키는데 중요한 기반이 됩니다. 따라서, 사회심리발달 정도에 맞는 적절한 신앙 교육이 필요합니다.
에릭 에릭슨 (Erik Erikson) 은 인간의 전 생애를 8단계로 나누었다. 각 단계마다 독특한 사회심리적 위기가 있고,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성품과 자아가 성장 혹은 고착되는 변화를 겪는다고 보았다. 그렇다면 이러한 에릭슨의 사회심리발달 이론이 신앙을 위한 기독교교육에 어떤 함의를 주는가?
먼저 생후 18개월까지의 1단계는 신뢰감을 형성해야 하는 시기이다. 따라서 영아를 위한 기독교교육은 엄마를 중심으로 한 가족의 전폭적인 사랑과 관심으로 영아가 사랑 받고 있음을 느끼게 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 시기에 형성된 신뢰감은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관계를 형성, 발전시키는데 매우 중요한 토대가 된다.
18개월에서 3세에 해당되는 2 단계는 자율성을 성취하는 시기이다. 이 시기는 교회교육에서 영아부에 해당된다. 이 시기의 아동에게 일어나는 두 가지 중대한 사건은 직립보행과 배변훈련이다. 이 시기의 기독교교육은 아동의 자유를 존중해주고, 배변훈련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칭찬과 격려를 해 줌으로써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 때 형성된 자율성과 자존감은 앞으로 하나님 앞에 한 인격체로서 서 나가는데 매우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다.
3세에서 6세까지 해당되는 3단계는 주도성을 획득하는 시기이다. 무엇이든 자기가 직접 시도해보려 하고, 호기심이 충만한 때이다. 이런 아이들이 모여있는 유치부에서 아이들을 의자에 앉혀놓기만 하고 성경지식을 전달하는 것만 한다면 이는 학습자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교육이다. 지식을 체계적으로 전달하려 해도 이시기는 피아제가 말한 전조작기의 인지발달 상태에 있기 때문에 교리/성경지식을 주입해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유치부 교육은 지식전달 보다는 아이들의 참여와 협동에 초점을 맞추어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함을 통해 그리고 다른 친구들과의 협동을 통해 하나님을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신앙은 참여적이고 공동체적인 하나님 알기이기 때문에, 이 시기에 몸으로 익힌 하나님 지식은 좀 더 심화된 기독교교육을 위한 귀한 자산이 된다.
아동부에 해당되는 7세에서 12세까지의 시기는 에릭슨이 제시한 네 번째 단계이다. 이 시기는 처음으로 가정의 울타리를 떠나 학교라는 공동체 속에서 새로운 규칙을 배우고 학교 커리큘럼에 따라 체계적인 배움을 시작하게 된다. 이 시기의 기독교교육 또한 학교에서 홀로서기를 하는 아동들의 특성을 고려하여 진행되어야 한다. 주일학교 시간에만 성경을 가르치는 교육을 지양하면서 호기심을 가지고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선호하는 특징을 살려서 참여학습과 협동학습의 기회들을 제공하고, 더 나아가 집에서 스스로 진행할 수 있는 프로젝트 과제 등과 같은 다채로운 교육기회들을 제공해야 한다. 그리고 학생들의 노력과 통찰을 칭찬해주고 격려해주어, 성취감을 느끼고 교회에 오는 것을 즐기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초등학생들은 과학적인 사고와 논리적인 사고는 가능하나 아직 추상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사고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이 경험하는 것 중심으로 교육해야 한다.
학생부와 대학부 1, 2학년에 해당되는 13세에서 20세까지의 시기는 정체성을 형성하는 단계이다. 정체성 혼돈의 시기를 겪으면서 기존의 사고체계, 가치, 세계관 등을 송두리째 갈아엎고 새로운 인생을 기획하고 설계하는 때이다. 이 시기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형이상학적이고 추상적인 사고를 하게 되면서 생각의 깊이와 폭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심화, 확장된다. 따라서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 그 전에는 할 수 없었던 깊이 있는 성찰을 하게 된다. 어렸을 때부터 형성해온 하나님에 대한 개념과 사고에도 의문점을 갖게 한다. 부모를 비롯한 기독교교육 교사들은 이러한 의문들을 ‘무조건 믿으라’는 말로 억압하지 말고 그들의 의문과 질문을 존중하면서 진지하게 대화에 임해야 한다. 하나님에 대한 그들의 의심과 질문은 신앙의 위기라기보다는 신앙에 대해 더 다양한 것들을 배울 준비가 되었다는 표시이다. 이는 기독교교육을 위한 아주 좋은 기회이다. 교사와 부모는 학생들의 의심과 질문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신앙전통과 신학적 사유들을 제시해주면서, 그들의 하나님에 대한 사고 폭이 심화, 확장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20세에서 24세에 해당되는 6단계는 대학/청년부에 속하는 시기이다. 이 시기는 자아 정체성을 확립한 후에 자신에게 매몰되어있던 지경을 넓혀 타인에게 관심을 두는 때이다. 대학/청년부 기독교교육 또한 학생부 교육처럼 다양한 신앙전통과 사상을 배울 수 있는 기회들을 제공하되, 그 깊이와 폭을 좀 더 넓힐 수 있다. 또한 학생부 때에는 할 수 없었던 다양한 봉사와 선교의 기회들을 제공하여 기독교 정신이 가슴에 각인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러한 교제와 봉사가 말씀과 기도로 준비되어지는 과정을 통해 인격적이며 영적인 하나님과의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25세에서 65세에 이르는 7단계는 청년부, 부부선교회, 장년부에 이르는 매우 긴 여정을 포함한다. 이 시기는 자기의 존재의미를 생산성이라는 개념으로 판단하면서 의미 있는 삶을 살고자 몸부림친다. 건강한 신앙은 지식이 아닌 삶이며 머리로 깨달은 것을 손과 발로 실천하는 것이라 할 때, 이 시기는 어떻게 신앙을 삶으로 풀어낼 것인가를 고민하는 때이다.
결혼을 하기 전의 청년들의 경우는 결혼적령기로써 건강한 가정을 이루고, 준비된 부모가 될 수 있는 교육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부모는 가장 핵심적인 기독교교육자이자 동시에 기독교교육을 하면서 누구보다 많은 배움과 통찰을 얻기에, 그들이 준비된 기독교교육자가 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 결과, 한 가정이 건강한 신앙공동체가 되면 이는 한 가정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가정들과 한 교회공동체에 미치는 교육적인 파급효과는 상당하다. 따라서 젊은 부부와 가정을 위한 기독교교육적 훈련은 교회의 신앙공동체화를 위해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또한 자녀들이 장성한 중년들을 위한 기독교교육도 절실히 요구된다. 지금까지 자녀양육에 초점을 맞췄던 이들이 눈을 들어 자신이 속한 공동체와 사회에 기여하는 삶을 살고자 할 때, 어떻게 공동체와 사회에 기여해야 할지를 돕고 다양한 기회들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게 공동체와 타인들을 도울 때 그들의 신앙은 더욱 심화되고, 확장될 것이다.
65세 이후의 8단계는 자아대통합을 이루는 때이다. 지난 시간을 뒤돌아보며 의미 있는 삶을 살았다고 판단하게 되면 자신의 삶에 대해 만족하며 여생을 긍정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 노인들에 대한 기독교교육 또한 중년기를 위한 기독교교육만큼 도외시되어오던 영역이다. 그러나 중년기의 위기에 그들에게 삶의 의미를 재창조할 수 있도록 돕는 기독교교육이 필요하듯이, 죽음을 목전에 두고 여생을 살아가는 노인들이 아름답게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돕는 기독교교육이 필요하다. 이 때의 기독교교육은 첫째, 지난 삶을 의미 있게 바라보고 만족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감사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며, 둘째 자신의 지혜와 능력을 다음세대를 키우는데 사용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다리를 놓아주어야 한다. 이러한 간세대 교육이 건강하게 정립되면, 교회 내의 전 세대가 피교육자이면서 동시에 교육자가 되어 서로 돕고 섬기는 교육공동체, 신앙공동체로서의 교회로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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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수 목사 (호주 이민교회교육연구소장/ 오션그로브연합교회담임, Ph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