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수 칼럼
JS 2세보고서(5) 언어장벽과 영어목회
많은 2세 인터뷰 참가자들은 언어장벽 또한 한인교회 활동에 참여하는데 장애가 된다고 대답하였다. 14명의 참가자들 중에서 12명이 정도는 다르지만 한국어보다는 영어가 더 편하다고 답했고, 나머지 2명은 한국어, 영어 모두 편하다고 말했다. 14명 중에서 영어 학생부를 운영하고 있는 남동부교회에 다니는 4명을 제외한 8명의 학생들은 한국어 학생부에 출석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한국어 학생부에 출석하는 8명의 학생들 중에서는 한국어 능력에 따라 한국어 설교나 성경 공부를 이해하는데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았다.
릴리는 자신의 한국어 능력이 나빠서 학생부 설교나 교사의 성경공부를 이해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토로하였다. 그녀의 부모는 한국어 능력을 매우 강조하고 있고 집에서는 동생들과 반드시 한국어로 의사소통 할 것을 주문하고 있지만, 릴리는 늘 영어로 이야기를 나눈다고 답하였다. 동생들과 한국말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주 어색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릴리와 부모 간에는 한국어로 인한 갈등이 존재한다. 현재 학생부에서 한국어로 설교 듣는 것이 힘들기에 릴리는 영어 설교를 들을 수 있는 호주교회에 다녔으면 좋겠다고 진술하였다. 릴리의 경우 소속감과 친밀감에 관해서는 한인교회가 좋다고 대답했지만, 언어의 문제에서는 호주교회로 옮기고 싶다고 피력함으로써 한인교회에 대한 복합적인 감정을 드러내었다.
피터 또한 릴리 만큼 한국말이 서툰 학생이었다. 그도 한국말이 자신이 출석하는 한국어 학생부에 적응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고백하였다. 그는 학생부 설교의 20-30 퍼센트 정도만 이해할 수 있다고 대답하였다. “아동부 때는 전도사님이 아주 쉬운 한국말로 설교를 해 주셨기에 설교를 이해하는데 나름 괜찮았어요. 그러나 학생부에 올라오자 한국어의 수준 자체가 달라지더라구요. 기도를 할 때도, 예배를 드릴 때도 어려운 한국어들이 구사되는데 이해하기가 쉽지 않아요. 당연히 적응하는 것이 어려웠죠. 지금도 목사님의 설교를 거의 못 알아 들어요. 용기를 내서 주일 오후에 진행되는 학생부 성경공부에 참석하고 있는데, 이해하기가 어려워서 그만 두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피터는 영어로 설교를 듣고 영어로 기도하는 것이 편한 친구이다. 그가 다니는 동부교회는 한국의 문화와 신앙 전통이 지배적인 분위기이기에 피터는 더욱 소외되고 작아진다고 고백하였다. 결국 교회와 학생부에 대한 소속감이 없으며 기회가 되면 호주교회로 옮기고 싶다고 진술하였다. 호주교회에서는 소외감이나 이질감 없이 자유롭게 영어로 예배 드리고 찬양하며 설교를 들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럼에도 피터는 호주교회로 옮기기가 쉽지 않은 것이 그의 아버지가 동부교회의 담임목사이기 때문이다. 피터도 이것을 알기에 동부교회도 빨리 영어목회를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피력하였다. 그러나 동부교회 학생부에는 2세 비율이 낮기에 아직까지 영어목회의 필요성이 크지 않고, 또한 동부교회의 재정적인 상황도 아직 영어목회를 고려할 만큼 넉넉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동부교회 학생부는 임시방편으로 피터처럼 한국어 능력이 낮은 학생들을 모아 영어반을 구성하였고, 2세 교사를 담당교사로 임명하여 성경공부만큼은 영어로 진행하고 있었다.
인터뷰 당시 한국어 학생부에 출석하고 있던 대부분의 2세 학생들이 영어목회의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그러나 인상적인 것은 많은 이들이 영어목회의 필요성을 말하면서도 영어만 사용하는 환경이 아닌 영어와 한국어를 균형 있게 사용하는 목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였다는 점이다.
케이트는 학생부 설교는 한국어로만 듣고 있고, 성경공부는 한국어와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교사와 함께 하고 있었다. 이해도 면에서는 성경공부에 매우 만족해했고, 설교는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진술하였다. 그럼에도 케이트는 한인교회에서 한국어와 영어를 균형 있게 사용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믿었다: “두 언어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한 주는 영어 설교, 한 주는 한국어 설교, 이런 식으로 진행되면 좋겠어요. 그래야 2세 들이 영어뿐만 아니라 한국어에도 익숙하게 될 수 있으니까요.”
아비가일도 학생부 사역에서 이중 언어 사용의 중요성을 언급하였다. 그녀는 한인교회는 한국어와 영어를 적절히 균형 있게 사용함으로써 2세 학생들이 두 언어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처럼 한국어 학생부에서 한국어 설교와 성경공부를 이해하는데 많은 2세 학생들이 힘들어 하면서도 한국어와 영어의 균형 잡힌 사용을 강조하는 것은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였다. 이는 이중언어 능력의 중요성 인식과 한국에 대한 자부심과 연계되며, 또한 한국어 사용을 강조하는 교회 분위기와도 무관하지 않은 현상이다.
반면 학생부 학생들을 위해 영어목회를 운영하고 있는 동남부교회의 2세 청소년들은 영어로 설교를 듣고 성경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모두 만족하고 있었다. 인터뷰에 참가한 4 명의 동남부교회 학생들은 모두 한국어 아동부에서 자란 경험이 있기에 한국어목회와 영어목회가 제공하는 차이를 잘 알고 있었다. 모든 학생들이 아동부에서 한국어로 설교 듣고 공부하는 것이 어려웠음을 공통적으로 언급하였다.
누가는 태어나면서부터 동남부교회에 출석해왔다. 유치부를 거쳐 아동부에 들어가면서부터 누가는 한국어로 말하고 듣는 것에 어려움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아동부에서의 한국어 설교와 교사들의 가르침을 이해하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그 결과 소외감과 이질감도 느끼게 되면서 더 이상 한인교회에 나가고 싶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영어목회를 하는 학생부에 올라와서는 영어로 복음을 배우면서 자신의 삶에 있어 복음이 얼마나 의미 있는 것인가를 발견하게 되었다. 이러한 자신의 경험을 근거로 성경을 자신이 편한 언어로 배우는 것은 신앙 성장에 있어서 너무나도 중요하다고 역설하였다.
그레이스도 학생부 영어목회에 만족하고 있었다. 학생부에 다니는 것이 자신의 신앙 성장에 많은 도움이 되는데 그 이유는 영어로 복음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진술하였다. 한국어 아동부 때와 비교하면서 매 주일 영어로 설교를 듣고 영어로 배운 것을 나누는 것이 행복하다고 이야기하였다. 그레이스는 다른 교회 학생부도 영어로 2세 학생들을 양육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자기가 편한 언어로 복음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며, 또한 시간이 갈수록 2세 학생들의 숫자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현 학생부가 영어목회를 하지 않았으면 어떻게 했겠느냐는 질문에 그레이스는 아마도 호주교회로 옮겼을 것이라고 대답하면서 한국어 설교를 듣는 것은 자신에게 의미 없는 일이라고 강조하였다.
이처럼 한국어 학생부에 출석하는 2세 인터뷰 참가자들과는 달리 남동부 2세 학생들은 2세들을 위한 한국어 목회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않았다. 한국어 학생부에 다니는 학생들이 한국어 설교와 가르침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에 비해 남동부교회 학생들은 언어장벽 없이 설교를 듣고 학생부 활동에 참여한다는 것은 분명 큰 이점으로 보인다. 그러나 동시에 동남부교회에 다니던 많은 유학생들과 일부 1.5세, 2세 학생들이 영어만 사용하는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교회를 떠난 점도 기억할만한 사실이다.
더 나아가 신앙의 문제, 친구 문제, 학업 문제, 개인 문제 등의 이유로 상당수의 2세 학생들이 교회를 떠났다는 인터뷰 참가자들의 이야기는 언어 문제만 해결되었다고 모든 교육 이슈들이 자동적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환기시킨다.
박종수 박사(호주 이민교회교육소장, 오션그로브연합교회 담임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