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문경 선교사의 선교기고
다문화사회속의 한국과 교회의 선교적 사명(6)
한국내 이주민 의료선교사로서 필자의 현장 경험들과, “하나님 나라 확장”에 대한 꿈과 비전을, “다문화사회 속의 한국과 교회의 선교적 사명”이란 제목으로, 다음과 같이 10회에 걸쳐 독자 여러분과 나누고자 한다_편집자 주.
01. 다문화사회로 급변하고 있는 한국
02. 인구로 본 한국내 이주민의 현황과 추이
03. 한국내 이주민의 노동현장과 삶의 실태
04. 점증하는 한국내 이주민의 비중과 그 가치
05. ‘선교’란 무엇인가? – 그 새로운 개념의 조명
06. ‘선교’의 올바른 이해 – ‘선교’와 ‘봉사’의 구별
07. 한국내 이주민 선교의 현실
08. 선교적 관점에서 본 한국내 이주민 선교의 효율
09. 한국내 이주민 선교의 활성화 과제 (1)
10. 한국내 이주민 선교의 활성화 과제 (2)
‘나라이 임하옵시며,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 지이다’(‘Thy Kingdom come, Thy will be done on earth, as it is in heaven’) – 주기도문의 한 부분이다.
하늘에서 이루어진 하나님의 뜻이, 이 땅위에서도 그대로 이루어져,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위에도 도래하기를 간구하는 이 기도의 내용이, 바로 ‘선교’가 무엇인가를 명료하게 보여준다.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 위에 도래하는데, 이미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된 성도들이 도구로 쓰임받아, 신앙고백적인 믿음의 행위들을 통해 이루어지는 모든 것이 ‘선교’라고 필자는 굳게 믿는다.
선교학자 Andrew Kirk는 그의 저서 ‘선교란 무엇인가?(What is Mission?’)에서, ‘선교’란 더 이상 외국이나 다른 문화권에 가서 하는 Church의 활동이 아니라, 이 땅위에 크리스천 공동체를 구현하는 것이요, 그런 공동체야말로 살아 숨쉬는 생동하는 church라고 말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해서, 예수님께서 이 땅에 강생하셔서 행하시고 보여주셨던 하나님의 공의와 자비를 이 땅위에 실현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예수 그리스도안에서 생명을 살리고 행복하고 평화로운 폭력이 없는 세상을 이 땅위에 구현하는 것이다’라고 했다(“What is Mission?” Mission is here to stay, it’s no longer the Church’s activity in another culture or overseas, but it is what Christian community is sent to do and it is the church in motion, more in detail how one should do mission works as Jesus Christ did by acting and showing God’s righteous and compassionate governance in the world . In the other hand, to do mission in Jesus Christ is to create life, welfare or shalom, and non-violence in the world).
요약하자면, 앤드류커크가 말하는 선교란, 오늘날 교회와 성도들이 왜 존재하는가? – 그 존재 가치와 목적을 한마디로 표현한 것이라고 본다. 예수님께서 하늘나라를 떠나서 이 땅위에 오신 목적, – 곧 오늘날 교회와 성도들이 감당해야할 일들을, 총체적으로 말해 선교라고 볼 수 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앤드류커크의 이러한 견해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6. ‘선교’의 올바른 이해 – ‘선교’와 ‘봉사’의 구별
6.1 ‘선교’와 ‘봉사’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첫째, 목적이 다르다. 선교는 예수님의 사랑의 전달과 복음전파가 주목적인 반면, 봉사는 봉사자 자신의 의를 드러내거나, 봉사단체의 설립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즉, 선교는 이 땅위에 ‘하늘나라의 구현과 확장’에 궁극적인 목적이 있는데 반해, 봉사는 이 땅의 인본주의 실현에 그 목적이 있다.
둘째, 인력동원의 절차 – 즉, 자발성 여부에 있어서 큰 차이가 있다. 선교는 명령에 의한 강제적인 것이다. 예수님께서 내리신 지상 명령이므로, 성도들이 의무적으로 감당해야하는 것이며, 때로는 목숨을 걸고 순교자적인 각오로 감당해야 하는 것이 선교이다. 반면 봉사는 자원하는 마음이 중요 한 동기가 된다. 남의 눈치 때문에 억지로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봉사활동은 자유 의지 에 따라 마음 내키지 않으면 안해도 된다.
셋째, 대상이 다르다. 선교는 대상자가 주변의 불신자들, 또는 복음화가 되지못한 미전도종족들과 경우에 따라서는 생명의 위험을 담보로 하는 특정 지역이나 국가의 주민들인 경우도 있다. 그러나 봉사는 지역의 복음화나 개인적인 믿음 여부와는 관계없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소외된 지역이나 사회적인 약자들이 그 대상이다. 물론 그 대상이 상당 부분 겹칠 수도 있겠으나 그 행위의 대상은 분명하게 구분된다.
넷째, 보상이 다르다. 선교는 주님의 지상명령을 준행한 것임으로 하늘에서 큰 상급을 받을 것이고, 마태복음 10장 5∼8절에서, “예수께서 이 열둘을 내어 보내시며 명하여 가라사대, 이방인의 길로도 가지 말고, 사마리아인의 고을에도 들어가지 말고, 차라리 이스라엘 집의 잃어버린 양에게로 가라. 가면서 전파하여 말하되, 천국이 가까웠다 하고, 병든 자를 고치며, 죽은 자를 살리며, 문둥이를 깨끗하게 하며, 귀신을 쫓아내되,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라고 말씀하신대로, 어떤 대가를 받거나 사람들로부터의 칭찬이 아니라, 하늘에서의 상급을 고대하지만, 봉사는 자아성취, 자기만족, 자기과시 등이 은연중에 나타나게 되고, 그런 만족이 그런 봉사를 반복할 수 있게 하는 동기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선교는 하늘에 소망을 품고 하는 일이므로, 드러내고 자랑하거나 사람들에게 찬사 받기를 기대한 다면, 선교의 본질과는 거리가 멀어지게 된다. 힘들게 선교를 다녀온 후, 교인들이 칭찬하는 말에 너무 고무되어서, 교만하게 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바로 이런 점이, 선교 헌신자들에게 있어서, 엄중히 경계해야할 부분이다. 선교현장에서 체험한 것들을, 주님께서 나에게 주시는 영적인 거룩한 도전과 사명으로 겸손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마치 무용담처럼 늘어놓다 보면, 하나님의 은혜와 역사는 다 사라지고, 나만 잘나 보이는 것 같은 우스운 상황이 연출될 수 있는 것이다.
다섯째, 참여자가 제한적이다. ‘하나님의 선교(The Mission of God)’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으로서의 선교들(missions) 가운데, 각자의 전문성에 따른 의료, 교육, 위생, 미용, 시설 및 건축 등등의 사역들은 기독교 신앙을 가진 성도들이 그들의 신앙 고백적인 차원에서 하는 ‘선교활동들’이지만, 봉사는 신앙에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이러한 다양한 선교활동들은 하나님의 나라 확장을 위한 도구들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만약 예를 들어, 의료선교의 경우 의술이 목적이 되고 복음이 빠진다면 그것은 의료인들의 인본주의적인 박애정신에 입각한 봉사활동에 그치고 말 것이다. 즉, 하나님 나라 확장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게 되는 것이다. 복음이 빠진 봉사와 선행은 사람들에게 칭송 받을 수는 있겠지만, 하나님 나라 확장이라는 선교 본연의 임무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선교’와 ‘봉사’가 무엇이 다른 지를 바로 알아, 구별해 사용해야 할 것이다.
6.2 ‘선교’를 ‘봉사’로 고집하는 이들
이처럼 ‘선교’와 ‘봉사’가 분명하게 구분됨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선교”를 단순한 “봉사”라고 고집하는 이들이 있다. 모든 것이 마찬가지겠지만, 교회도 선교도 시대의 흐름속에, 그 가치와 정의가 변화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거나, 알면서도 외면하거나 또는 왜곡된 권위의식을 가진 일부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평신도들이 대부분 주축이 되어 이루어지는 missions(선교활동)의 그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깍아 내리며 폄하하는 올바르지 못한 시각이 있다.
이들 일부 목회자들의 선교에 대한 전통적인 패러다임은 선교와 전도를, 선교사와 전도자를, 선교 사역과 전도활동을 동일시해 왔다. 이들은 오직 복음의 구술적인 선포만을 선교활동으로 인정할 뿐, 그 외의 모든 활동은 부수적이며, 심지어 불필요한 것으로 까지 간주한다. 전통적인 패러다임에서, 선교사는 복음을 선포하는 설교자로서, 대부분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설교자로서 인식되어 왔다. 전통적인 선교관의 극단적인 입장에서는, 복음전파이외의 활동들, 즉 교육사업이나 의료사업과 같은 활동들은 선교활동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무시당해 왔다.
6.3 ‘팀사역’을 통한 선교효율의 극대화
그러나, 오늘날 주로 평신도전문인선교사들을 통한 의료사업과 교육사업 등은 목회자들의 복음사업과 잘 어울리며, 복음전파를 위한 좋은 무대와 발판을 마련해 준다는 점에서 많은 환영을 받고 있다. 미션스쿨 등의 교육기관의 설립을 통한 교육사업은, 복음을 전파할 대상들을 편리하게, 강제성을 띠고 한자리에 모아 놓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매일 예배를 통하여 말씀을 선포할 수 있게 됨으로, 훌륭한 결실을 많이 맺고 있다.
세계 곳곳 선교지에 세워진 선교병원들의 경우, 이러한 복음전파를 위한 전진기지 및 선교단체로서의 역할을, 훌륭하게 감당하고 있다. 병든 사람들에 대한 순수한 사랑과 관심을 나타내고, 필요를 채우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복음전파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의료행위들이 이루어지고 있고, 이를 통해서 복음선포와 교회개척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게 되어, 의료도 선교활동의 하나로 -“의료 선교”로 인정받게 되었고, 이를 전담하는 “의료선교사”들이 주로 ‘평신도전문인선교사’들로 채워져,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활발하게 사역하고 있다. 단기의료선교의 경우에도 팀사역의 현장마다 환자들이 구름떼같이 모여 든다. 한쪽에서 진료가 진행되고, 다른 한쪽에서는 치료를 대기하는 긴 시간 동안, 어린이로 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두를 대상으로 이·미용사역, 어린이사역, 복음전파 등 다양한 사역들이 진행된다. 평상시 20~30명 모이 기도 힘들었던 지역교회엔, 수많은 사람들이 모이게 되어 지역교회에 새로운 부흥의 전기가 마련되는 것이다.
6.4 ‘장/단기선교’ – 파송 선교사의 엄선과 허실의 재평가
한국교회는 2016년 현재, 세계 172개국에 2만7205명(개 교회와 노회에서 파송한 선교사는 제외 함)의 장기선교사들이 파송되어,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 6위의 선교강국으로서, 세계복음화를 위한 한국교회의 그 역할과 책임은 실로 막중하다. 대다수의 선교사들이 가족과 함께, 말과 문화가 다르고 생활환경이 열악하기 그지없는 저개발국 사역현장에서, 피눈물을 흘려가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에 헌신하고 있다. 참으로 고맙고도 자랑스럽다. 이처럼 헌신적인 장기선교사들뿐만이 아니라, 일상의 바쁜 삶속에 금쪽같은 시간을 쪼개고 생활비를 절약해 가며, 단기선교에 참여하는 신실한 성도들도 많다. 한국교회가 근래에 많은 잡음과 쇠퇴속에서도 그 뿌리가 흔들리지 않는 것은 이런 헌신과 믿음을 귀하게 보시는 주님의 은혜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극히 소수의 장기선교사들이 탈선해 선교후원금들을 받아 축재하거나, 추문에 휩싸이는 사례들이 있고, 특히 단기선교의 경우, 일부 주최측의 교회 홍보용이란 불순한 동기와 함께 참여자들의 자질부족과 우월감 과시로 가난한 현지인들에게 오히려 무례함을 주고 현지 장기선교사들의 사역에 폐해를 끼치는 사례들이 발생해 장기선교사 선발과정의 엄격함과 함께 단기선교의 허실에 대한 재평가를 하지 않으면 안될 형편이 되었다.<다음호에 계속>
백문경 선교사
*은퇴장로, 예장 대신총회파송 평신도전문인선교사(치과의사), 예장합동GMS, 예장 대신선교 대학원, 호주 원주민사역(2009~2014), 한국내 이주민노동자사역(2015~2016), 현재 안식중 다음 사역 준비중/원고내용 문의 또는 평신도 전문인선교사 상담: dr_mk_paik@hot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