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미진 박사의 특별기고

자녀에게 전수되는 엄마의 행복
몇 일전 우리 딸로부터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엄마가 힘들어하는 일을 왜 나보고 맡아서 하라고 해!” 라는 말을 하였다. 딸 아이에게 변명을 하듯이 “엄마가 힘들어하는 일은 ‘행정’ 일인데, 학교의 규모상 엄마가 행정일을 돕지 않으면 안 되어서 그렇지! 엄마는 상담 일을 하고 가르치는 일을 하는 것은 너무 좋아해!” 라는 말을 했다. 그러면서 돌아서서 딸이 했던 말을 떠올려 보며 부끄러운 나를 돌아보게 된다. 어린 시절 작은 교회의 목회를 하던 부모님이 너무 힘들어 보여 “나는 목회 일을 감당할 만한 그릇이 못돼!’ 라고 생각했던 나의 모습이 있었는데 지금 살펴보면 상황은 다르나 딸에게 내가 경험했던 모습이 똑같이 나타나고 있었다. 이것을 가족치료에서는 정서의 세대전수라 한다. “엄마가 아주 열심히 일하고 능력도 있으신 분인데 힘들다고 하는 것을 보니 나는 할 수 없는 일이구나!” 라는 생각을 우리 딸도 하게 된 것이다. 아이들에게 즐겁고 기쁘게 그리고 재미있게 살아가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엄마, 아빠가 하는 일을 하고 싶어졌을 텐데, 나도 모르게 힘들어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다는 생각에 내 자신을 많이 돌아보게 된다. 어쩌면, 딸이 그런 말을 던지지 않았더라면 나는 나의 이러한 모습을 보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지금의 나의 상황에서는 당연히 힘든 일이 많으니 힘든 것이라 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나의 힘들어하는 모습이 딸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어떻게 삶에 대한 부정적 태도 “삶은 힘들어, 할 일이 너무 많아, 내가 감당해야해!” 라고 하는 것을 버리고 “매일 감사하고 즐거워… 할 일이 있어서 좋아, 힘든 일일수록 더 많이 배워서 좋지! “라는 태도를 가질 수 있을까?
먼저는 나의 사고 방식과 언어 습관을 먼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어떤 사람은 타인에 대한 비방은 안 하지만 자신이나 환경에 대해서 비관적이고 부정적인 사람들이 있다 (I am not okay but you are okay). 또 어떤 사람은 반대로 나에 대해서는 초 긍정적이면서 타인에 대해서는 비판을 잘 하는 사람들이 있다 (I am okay but you are no okay). 딸과의 사건이후에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나의 마음의 생각을 관찰해 보았다. 그랬더니 내 안에 이런 생각들이 있었다. “일어나기 싫어, 힘들다, 일어나서 오늘도 힘든 들을 많이 해야 해!” 나의 생각을 관찰해 보면서 나의 내면 언어가 상당히 의무감과 책임감에서 나온 표현들임을 알게 되면서 “이 말부터 바꾸어야겠네! 이런 내면의 언어표현으로는 삶을 진취적이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가 어렵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아! 잘 잤다. 눈을 뜨고 건강한 하루를 맞이함에 정말 감사하다. 오늘도 즐거운 일이 많이 있을 거야. 어떤 좋은 일이 일어날 지 기대가 되네.”와 같은 부정적 내적 언어를 의도적으로 긍정적 언어로 바꾸는 일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생각만 살짝 바꾸어도 더 적극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마음의 힘이 생겨나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이처럼 어떤 사고방식과 내면적 또는 실제적 언어 습관을 가지고 있는 지를 파악해서 그것이 부정적이라면 긍정적으로 바꾸는 것이 행복을 느끼는 데 도움이 된다.
또 한 가지는 하루를 살아가는 연습을 하는 것이 매일의 감사를 느끼며 매일을 잘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된다. 오랜 정신 질환을 겪어온 사람들, 그리고 중독자들, 그리고 오랫동안 비즈니스에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은 자칫 잘못하면 이제는 더 이상 미래를 향한 도전이나 꿈, 회복에 대한 소망을 놓게 될 경향이 크다. 너무나 장기적으로 고통을 겪었고 그 과정에서 희망을 가지지 못하게 되면 삶에 대해서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태도를 갖게 되기가 쉽다.
그런데, 만약 우리에게 하루라는 시간만 남았다면 실패가 그렇게 큰 의미가 없어진다. 백만장자가 되었다 하더라도 하루만 살 수 있다면 그 많은 재산이 그다지 큰 의미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정신 질환이나 중독자들도 하루만 남았다면 정신 질환의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며 살지 않고 중독자도 이것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 무기력한 생각할 필요가 없어진다. 그래서 중독자 회복에 있어서 “하루를 살자” 라는 문구가 힘을 발휘하게 된다. 오늘 하루만 산다면 내게 주어진 하루라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얼마나 감사할까? 그러므로, 고도로 발달된 뇌를 가진 인간들이 하는 온갖 염려, 걱정, 미래의 것들로 염려하며 지내는 것이 아니라 ‘오늘 하루를 살자‘라는 마음으로 살 때 감사와 현재를 즐기는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되는데 더 도움이 된다.
그리고, 일상에 감탄을 많이 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멀리 하버브리지와 오페라 하우스가 내려다보이는, 좋은 고급 아파트에 산다 하더라도 그 기쁨과 아름다움이 주는 충만함은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은 경험을 해보았을 것이다. 가끔 남편이랑 필자가 하는 말이 있는데 그 중의 하나는 옛날 처음 호주에 정착을 했을 때 가진 것이 전혀 없었을 때 차고 세일 (garage sale)을 다닐 때가 즐겁고 좋았다는 것이다. 그 때는 비록 가진 것이 없어도 미래에 대한 꿈이 있었고 젊은 에너지가 있었고 없는 집에 필요한 작은 물건들을 구입해서 비치해 놓는 것이 삶의 소소하지만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재미가 있었다. 삶의 기쁨은 큰 것에서 오지 않고 작은 것을 감탄할 수 있음에서 오는 것임을 경험했던 기억들이다 호주에 살면서 호주 사람들은 한국 사람에 비해서 표현이 더 큰 것을 보게 된다. 그래서 호주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표현을 조금 더 과장하게 되고 얼굴 근육도 더 많이 쓰게 되고 언어를 더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되는 부분이 있는데 그럴 때 언어가 더 힘을 얻고 전달력이 커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그래서 호주 사람들과 오랫동안 지낸 사람들은 표정이나 말투도 바뀌는 것을 보게 된다. 그에 비해서 한국 사람은 언어를 표현할 때 억양이 강하지 않고 그래서 그런지 표정의 변화도 많지 않다. 어린 아이처럼 신나게 춤을 추고 표정을 다양하게 가지고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부분이 성인의 나이에 걸맞지 않는 행동으로 보일 수 있으나 지금이라도 일상에 감탄하며, 주름을 예방하기 위해 무표정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 더 적극적으로 다양한 표정을 느끼며 감탄하며 살아가는 것을 해 보려고 한다. 웃는 표정을 많이 하는 사람이 훨씬 더 젊게 보인다는 연구가 있는 것처럼 신기하게도 더 밝게 표정을 짓고 더 적극적으로 언어를 표현할 때 사람의 기분도 함께 달라지고 행복감도 달라진다. 그러므로 조금은 과장되게 조금은 더 즐겁게 작은 일에 감탄해 보자. 그럴 때 지금, 여기에서, 오늘 경험할 수 있는 행복을 마음껏 누리게 된다. “아휴 이뻐라!” “너무 맛있겠다!” “너무 신난다” 등의 작은 감탄으로 재미있는 하루를 만들어 가길 바란다.
그것과 더불어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부정에서 긍정으로 바뀌어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의 삶의 기쁨이 전달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서미진 박사 (호주기독교대학 교수, 호주한인생명의 전화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