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과학사회학의 쟁점들
김환석 / 문학과지성사 / 2006.11.3
이 책은 과학기술과 사회의 관계에서 생기는 이론적ㆍ경험적ㆍ실천적 쟁점들에 대한 김환석 교수의 본격 연구서로 1996년 ‘STS연구회’를 만들어 과학기술의 사회학적 이해에 대해 폭넓게 연구하기 시작한 김환석 교수가 10여 년간 발표했던 연구논문들을 총결산하는 의미에서 수정, 보완하여 한권으로 묶은 것이다.
세계화와 정보화가 진행된 1990년대 이후 우리나라는 서구와 마찬가지로 과학 기술에 의해 매개되고 영향을 받는 과학 기술 사회로 급속히 진입하였음에도 인식과 제도는 바람직한 내용을 갖추지 못하고 잠재적 위협과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저자는 서술한다.
이 책은 ‘과학 기술의 민주화’를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지 과학사회학의 역할의 중요성과 함게 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 목차
제1부 과학기술사회학의 이론적 흐름
제1장 과학 기술에 대한 사회학적 이해
1. 과학 기술의 ‘암흑 상자’ 열기
2. 과학사회학의 발전 과정
3. 기술사회학의 대두
4. 보다 인간적인 과학 기술을 위한 사회학
제2장 부르디외의 과학사회학―‘과학장’의 생성과 구조
1. 머리말
2. 과학장과 과학적 자본
3. 과학장의 생성과 ‘과학 혁명’
4. 과학장의 구조
5. 과학장에서의 투쟁과 전략
6. 평가와 함의
제3장 과학기술학STS과 사회학의 혁신―‘행위자-연결망이론ANT’을 중심으로
1. 머리말
2. 사회학의 ‘과학성’과 STS
3. ANT의 주요 개념들
4. ‘번역’의 구체적 과정
5. 행위자-연결망의 역동성
6. ANT에 대한 반대들
7. 맺음말
제4장 구성주의와 과학사회학
1. 머리말
2. 구성주의 관점의 전개 과정
3. 맺음말
제2부 과학 기술의 윤리와 민주화
제5장 과학 기술의 민주화란 무엇인가?
1. 문제의 제기: “기술 사회는 위험을 구조적으로 생산한다”
2. 이론적 근거: “과학 기술은 사회적 구성물이다”
3. 현실적 근거: “과학 기술은 민주적 재구성이 필요하며 가능하다”
4. 시민 참여의 실천: “과학 기술의 민주화는 이미 실현되고 있다”
5. 맺음말: “과학 기술 정책에서 민주적 과학 기술 정치로”
제6장 과학 기술과 윤리―STS의 관점
1. 과학에 대한 새로운 관점: 과학-기술-사회
2. 과학자의 현실
3. 과학자의 사회적 책임 대 도덕적 책임
4. 과학적 실천의 윤리적 성격
5. 과학의 새로운 윤리를 향하여
제7장 위험 사회와 과학 기술 윤리―생명공학을 중심으로
1. 머리말
2. 근대성의 전개와 위험 사회
3. 생명공학의 도덕적 딜레마
4. 근대성의 담론들: 권리, 정의, 책임
5. 책임 담론과 과학 기술 윤리
제3부 정보 기술의 쟁점
제8장 정보 기술과 정보 사회―어떤 관점에서 볼 것인가?
1. ‘기술결정론’ 대 ‘사회적 구성론’
2. 정보 기술의 사회적 구성의 역사
3. ‘정보 사회’ 시나리오에 대한 평가
제9장 정보 사회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사회 제도의 개혁 방안
1. 머리말
2. 정보화의 사회 제도적 함의에 관한 연구의 동향
3. 정보 사회에서 요청되는 제도 개혁의 방향
4. 우리나라 사회 제도의 현황과 문제점
5. 맺음말
제4부 생명공학의 쟁점
제10장 생명과학과 ‘두 문화’ 문제―국내 생명윤리법 논쟁의 사례 연구
1. 머리말
2. ‘두 문화’ 문제의 뿌리: 과학 문화 scientific culture 대 인문 문화 humane culture
3. 또 다른 ‘두 문화’: 고급 문화 high culture 대 대중문화 popular culture
4. 우리나라 생명과학 논쟁에서 나타난 ‘두 문화’ 문제
5. 다문화주의 교육을 향하여
제11장 황우석 사태로 본 한국 사회의 현재와 미래
1. 예기치 않게 터진 황우석 사태
2.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의 ‘황우석 영웅 만들기’
3. 한국 사회의 지배 구조 변화와 황우석 사태
4. 다시 생각해보는 과학 기술의 민주화
○ 저자소개 : 김환석
지은이 김환석은 1954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와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하였으며, 영국 런던 대학교 임페리얼 칼리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울산대학교 사회학과를 거쳐 현재는 국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또한 한국과학기술학회 회장과 시민과학센터 소장을 맡고 있으며, 대통령 산하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진보의 패러독스』 『과학연구윤리』 『사회이론과 사회변혁』(이상 공저)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과학기술과 사회』 『토마스 쿤과 과학전쟁』 『과학학의 이해』(이상 공역) 등이 있다.
○ 책 속으로
2006년 올해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설립 및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탄생 등 우리나라에서 과학 기술 연구와 과학 기술 정책이 본격적으로 출범한 지 40년이 되는 뜻 깊은 해이다. 적어도 발전의 속도와 양적 측면에서만 볼 때 한국은 이제 세계에서 서구와 어깨를 겨루는 과학 기술 강국이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사회적·윤리적 측면에서 그러한 덩치에 걸맞은 성숙한 문화를 갖추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전혀 아니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그 단적인 예가 바로 작년 말 이후 국내는 물론 국제 사회에까지 큰 충격과 혼란을 야기했던 ‘황우석 사태’의 발생이다. 명예욕과 성과주의에 사로잡혀 연구의 진실성이나 윤리적 원칙, 실험실의 민주적 운영 등을 외면하고 오로지 목표 성취를 위해서 돌진해온 과학자를 마치 이상적 모델인 듯이 정치권과 언론에서 ‘국민적 영웅’으로 띄운 것은 성숙한 사회적·윤리적 문화가 결여된 과학 기술 발전이 어떤 위험과 불행을 초래할 수 있는지 잘 보여준다. 황우석 사태의 본질과 심각성은 그것이 단지 논문 조작이나 과학 사기라는 사실에 있지 않다. 이 사건은 한국 사회 파워 엘리트들의 이데올로기와 이해관계가 황우석의 생명공학을 고리로 결합되어 걷잡을 수 없는 국가 발전 프로젝트로까지 부풀려진 전대미문의 국제적 스캔들로서 ‘한국판 리센코 사건’이라 부르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결코 과학 기술의 빠른 발전 자체가 유토피아를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과학 기술이 발전하면 선진국이 된다’는 단순한 과학 기술 만능주의 신화는 제2, 제3의 황우석 사태가 생길 위험을 재생산하는 토대가 될 뿐이다. 인권과 생명 윤리, 그리고 민주주의 같은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를 침해하지 않도록 새로운 과학 기술을 조심스럽게 선별하고 그 영향에 대해 성찰하며 사회적 합의를 통해 민주적으로 통제하지 않는 한 과학 기술 사회는 무서운 괴물 또는 악몽으로 변할 수 있다.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필자는 ‘과학 기술의 민주화’가 불확실성과 위험이 점점 커지는 과학 기술 사회에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 새로운 성찰성의 윤리이자 제도적 장치라고 수 년 전부터 강조해왔던 것이다. 과학 기술 관련 의사 결정을 과거처럼 소수의 파워 엘리트와 전문가에게만 맡기지 말고 다양한 가치와 이해관계를 지닌 시민대중도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보다 안전하고 바람직한 과학 기술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 이 생각의 핵심이다. 필자와 이런 뜻을 같이했던 사람들이 1997년 11월에 결성한 시민운동단체가 바로 지금의 ‘시민과학센터’이다. 이 센터가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를 도와 1999년 9월에 개최하였던 ‘생명 복제에 관한 합의회의 (consensus conference)’는 과학 기술의 민주화를 위한 시민 참여의 소중한 실험이었다. 이 합의회의에는 황우석 교수도 전문가 패널의 한 사람으로 참석했었다. 만일 그와 정부가 이 합의회의에서 시민패널이 3박 4일의 민주적 토론 끝에 내린 배아복제의 잠정적 금지라는 신중한 결론을 숙고했더라면, 아마도 ‘황우석 사태’와 같은 비극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필자는 STS와 과학사회학이 과학 기술의 민주화를 위한 중요한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다고 판단하며 이를 위한 탐색을 지난 10년 동안, 그리고 지금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이 책에 실린 논문 중에는 그러한 탐색의 일부가 실려 있음을 독자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STS와 과학사회학이 본래부터 과학 기술의 민주화라는 특정한 목적을 추구하기 위해 탄생한 학문은 아니다. 오히려 오늘날 STS와 과학사회학의 지배적 패러다임이라 할 수 있는 ‘(사회적) 구성주의’는 인식론적·방법론적 상대주의를 추구하기 때문에 과학 기술의 현실을 비판하고 대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할 수 있는 정치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일부에서 꾸준히 제기되어왔다. 그러나 필자는 ‘구성주의’가 블랙박스로 취급되던 과학 기술이 실제로 여러 이질적·국지적 요인들에 의해 구성되는 과정을 해체해서 보여줌으로써, 과학 기술의 신비화를 조장했던 과학주의와 기술 결정론에 대한 유력한 대안을 제공해주었다고 평가한다. 아울러 이렇게 과학과 기술이 다양한 행위자들에 의해 구성되는 산물이며, 따라서 과학 기술의 발전이 어떤 사회 초월적 논리에 기초한 궤적을 따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은, 과학 기술의 미래가 근본적으로 비결정적이며 우리의 선택과 행위에 따라 그것이 달라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 STS와 과학사회학이 과학 기술의 민주화와 연결될 수 있는 고리가 있다고 필자는 판단한다. 바람직한 과학 기술 사회를 만들어가려면 근거 없는 낙관론 못지않게 비관적인 운명론 모두를 배격해야 한다고 본다. 양자는 모두 과학 기술의 미래가 결정되어 있다고 믿게 함으로써 우리 행위자들의 선택을 무용지물로 만들기 때문이다. _ ‘책머리에’ 중에서

○ 출판사 서평
– 과학사회학의 이론적 동향에서 실천적 과제까지 … 과학 기술의 민주화를 향한 과학사회학의 제언들!
보다 인간적인 과학 기술을 위한 사회학 / 과학 기술의 민주화란 무엇인가? / 과학자의 사회적 책임 대 도덕적 책임 / 생명공학의 도덕적 딜레마 / 우리나라 생명윤리법 논쟁에서 나타난 ‘두 문화’ 문제 / 한국 사회의 지배 구조 변화와 황우석 사태 / 다시 생각해보는 과학 기술의 민주화
과학 기술과 사회의 관계에서 생기는 이론적·경험적·실천적 쟁점들에 대한 김환석 교수 (국민대 사회학과)의 본격 연구서 『과학사회학의 쟁점들』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1996년 ‘STS연구회’를 만들어 과학 기술의 사회학적 이해에 대해 폭넓게 연구하기 시작한 김환석 교수가 10여 년간 발표했던 연구논문들을 총결산하는 의미에서 수정 · 보완하여 한 권으로 묶은 것이다. 여기서 STS란 ‘과학기술학 (Science and Technology Studies)’ 또는 ‘과학 기술과 사회 (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의 두 가지 의미를 모두 담고 있다. 그간 STS를 이끌어온 김교수는 현재 한국과학기술학회 회장과 시민과학센터 소장을 맡고 있으며, 대통령 산하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어 우리나라 과학 기술과 사회학의 쟁점들에 관한 한 가장 권위 있는 연구자로 알려져 있다. 그간 과학사회학에 대한 저술들은 외국의 서적을 번역한 것이거나 그 이론들을 소개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는데, 이번에 출간된 『과학사회학의 쟁점들』은 이론적 동향은 물론이거니와 한국의 상황들에 대해서도 소상히 밝히고 있어 ‘과학-기술-사회’로의 파장이 주목된다.
세계화와 정보화가 진행된 1990년대 이후 우리나라는 서구와 마찬가지로 과학 기술에 의해 매개되고 영향을 받는 과학 기술 사회로 급속히 진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인식과 제도는 바람직한 내용을 갖추지 못했으며 오히려 잠재적 위험과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김교수는 무엇보다 우리의 인식과 제도에서 과학문화와 인문문화의 괴리 현상, 즉 ‘두 문화’ 현상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 인문·사회과학자와 일반인은 과학 기술에 관심을 갖거나 이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며, 과학기술자 역시 자신들의 분야가 사회문화적 요소들로부터 초연한 순수 합리적인 세계에 속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고등학교에서 시작되어 대학으로 이어지는 ‘문과-이과’의 구분된 교육 체계는 우리 사회에 견고하고 끈질긴 장벽을 형성해왔으며, 박정희 시대 이후 지금까지 과학 기술을 오로지 경제 성장의 수단으로 간주해왔던 정부의 과학 기술 정책에도 그 원인이 있다는 것이 김교수의 지적이다.
한국의 과학 기술 현실을 감안하면 아직 과학사회학은 걸음마 단계에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과학 기술의 성장세를 염두에 둔다면 과학사회학의 역할은 시급하고도 막중한 것이 사실이다. 아직은 그 말조차 생소한 ‘과학 기술의 민주화’를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지, 김환석 교수의 『과학사회학의 쟁점들』이 그 방향타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 2005년 황우석 사태와 과학 기술의 민주화
특히 김환석 교수는 한국 ‘과학-기술-사회’의 여러 모순과 문제점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징후적 사건으로 작년 11월 이후 올해에 이르기까지 한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황우석 사태’를 손꼽는다. 김교수는 ‘황우석 사태’의 근저에 과학 기술 정책에서 면면히 유지·계승되어온 지배 이데올로기로 ‘박정희 패러다임’이라는 역사적 뿌리가 있음을 밝힌다. 또한 현재 이런 것들을 촉진하고 강화하는 구조적 요인으로서 한국 사회의 지배 구조가 노무현 정부에 들어와서 ‘신자유주의적 성장 동맹’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변형되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의 ‘황우석 영웅 만들기’는 역대 정권의 우연적 선택의 산물이거나 황교수의 개인적 노력이 낳은 결과만은 아니다. […] 따라서 ‘황우석 사태’는 단지 황우석 개인의 실패만이 아니라 과학 기술 정책에서 ‘박정희 패러다임’의 실패요, 더 나아가서는 현 정부가 추진한 ‘신자유주의적 성장 동맹’의 정당성 위기라고 할 수 있다” (283~284쪽).
김교수는 황우석 사태의 진행은 물론 그 배경이 된 정치 실세들의 ‘황우석 영웅 만들기,’ 그리고 ‘애국주의’의 광풍에 휩쓸렸던 일반 대중의 무지함에 대해서도 다각도로 접근한다. 과학 기술의 발전만 생각했지 ‘과학 기술의 민주화’에 등한시한 결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이 돋보인다.
이 책은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과학기술사회학의 이론을 다루는 제1부에서는 오늘날 과학기술사회학의 전반적 흐름을 사회적 구성주의 접근을 중심으로 다루고, 이와는 다른 방향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갈등론적 과학사회학의 관점을 제시했던 부르디외의 접근을 추가로 소개하고 있다. 또 ‘과학기술학 (STS)’의 다양한 접근 중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행위자-연결망이론 (ANT)’의 특징과 ANT가 기존의 사회학을 혁신할 수 있는 잠재력에 대해서도 살피고 있다. 아울러 구성주의적 접근의 뿌리와 흐름을 검토함으로써 ANT의 이론사적 의미와 위치에 대한 필자의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제2부에서는 STS와 과학사회학의 관점을 과학 기술의 윤리 및 민주화라는 실천적 문제에 연결시키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먼저 과학 기술의 민주화란 무엇이며 왜 필요한가, 그리고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가를 논의한 뒤에, 과학 기술 시대의 윤리적 문제를 종래의 윤리학적 관점이 아닌 STS의 참신한 관점으로 재구성했다. 또 생명공학의 위험이 지배하는 과학 기술 사회에서 떠오르는 ‘책임’ 윤리의 내용과 역사적 의미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제3부와 제4부에서는 오늘날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과학 기술이며 사회적 영향이 큰 정보 기술과 생명공학 분야의 쟁점들에 대해 각각 살펴보고 있다. 먼저 제3부의 두 글은 정보 기술과 정보 사회에 대한 이론적 관점을 검토하고, 우리나라에서 바람직한 정보 사회를 위해 어떤 사회 제도적 개혁이 요구되는지에 대한 경험적 분석을 시도한다.
마지막으로 제4부의 두 글 중 첫번째 것은 ‘두 문화’ 문제에 대한 새로운 분석틀의 제시와 더불어 이를 국내 생명윤리법 논쟁의 사례 연구에 적용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두번째 글은 이른바 ‘황우석 사태’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이 사태가 과학 기술 민주화에 주는 함의를 성찰한 것이다.
○ 독자의 평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과학기술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국가의 성장 동력이 되는 동시에 인류문명 진보의 척도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이 발달한 국가는 곧 선진국이라는 인식이 지배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한국에서도 과학기술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이공계 학생 육성을 위해 각종 장학금과 특혜가 신설되고, 기업에서도 우수한 이공계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힘을 기울인다. 바야흐로 과학기술이 세상을 지배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과학기술 지배현상이 반드시 긍정적인 효과만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역사를 살펴보더라도 핵물리학의 급속한 발전은 결국 핵무기라는 엄청난 재앙을 가져오게 되었다. 이외에도 자연을 지배하려는 인간의 욕구는 수많은 질병과 환경오염을 낳았다. 그렇다면 이제 성장과 진보의 도구라는 과학기술의 환상에서 벗어나 과학기술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정립해야 하지는 않을까. 이 책도 바로 그러한 목적에서 쓰여졌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응하는 것이 바로 과학기술사회학 (STS)이라는 학문영역이다. STS의 인식은 과학이 보편적이고 탈 맥락적이라는 기존의 인식을 거부한다. 이들은 과학기술이 사회적 과정의 결과물, 즉 인간 상호작용의 산물이라는 평범한 사실에서 출발한다. 또한 과학기술은 다양한 사회적 맥락과 문화에 영향을 받는다고 주장하며 ‘있는 그대로의 과학’을 이해하고자 노력한다. 이들의 작업은 ‘사회적 구성주의 (Social constructivism)’라고 불리우며 과학기술이라는 ‘암흑상자’를 열기위해 노력한다. 저자는 STS의 이론적 흐름을 살펴보는 1장에서 STS의 출발점으로 볼 수 있는 머튼의 기능주의 사회학, 과학지식사회학 (SSK), 기술 사회학, 행위자-연결망 이론 (ANT)등을 살펴본다. 여기에 더해 STS에 많은 기여를 한 부르디외의 이론을 설명하고, ANT이론을 중심으로 구성주의 과학사회학의 변천을 되 집는다. 이론적 논의가 중심이 되는 장이라 이해하기에 약간 어려움이 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과학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바탕이 되는 이론들이기에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과학기술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이론들은 과학기술의 ‘암흑상자’를 해체하며 과학기술과 상관없다고 생각되어오던 민주주의의 문제와 윤리의 문제를 드러내게 된다. 저자는 과학기술이 가져온 여러 폐해를 지적하며 과학기술이 가져온 이런 결과를 결코 사회의 다수 구성원인 시민은 인정한 적이 없다고 이야기한다. 시민은 단지 과학기술의 수동적 수용자가 되었을 뿐인 것이다. 저자는 이것이 분명 민주주의의 원칙에 반하는 일이며, 이러한 과학기술의 독점은 이윤의 발생이라는 논리와 군사력이라는 권력과 만났을 때 더욱 심해진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을 피하기 위해 사회적 구성주의에 입각한 과학기술적 전문성과 시민적 전문성의 결합을 주장하고 이러한 결합이 현실에서 구현되고 있는 사례로 합의회의, 과학상점, 참여설계 등을 설명한다. 이러한 과학의 민주주의를 위해 과학의 윤리화라는 문제도 거론된다. 과학의 영역이 과거와 다르게 생명의 근본적인 문제, 인간의 생존과 관련된 문제를 깊이 다루고 있기에 과학에 있어서의 윤리 문제는 과학의 민주화를 위해 필수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저자는 민주적 과학기술정치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다양한 목소리들이 과학기술의 정책 결정과 폭넓은 사회적 구성에 반영되도록 노력할 때 과학 기술은 보다 안전하고 환경 친화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제 과학기술이 현대사회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정보화분야에 대한 분석을 시도한다. 정보사회에 대한 그동안의 인식은 기술이 사회의 진보를 가져올 수 있다는 기술 결정론적 사고였다고 비판하고 사회적 맥락에 따른 기술의 변화를 고찰하는 사회적 구성론의 입장에서 정보사회를 분석한다. 이에 따르면 기술이 사회의 모습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회집단의 참여에 따라 다양한 시나리오가 가능하다는 유동적인 결론이 나온다. 저자는 이에 대해 정보사회에서 삶의 질 향상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분권화, 연계성, 부응성, 참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공공분야와 민간분야에서의 현황을 살펴본 후, 한국 사회가 정보사회가 요청하는 사회, 제도적 개혁을 시작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정보사회의 기술적 측면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에 비해, 제도적인 측면에서는 불충분하다고 결론짓는다. 그렇다면 특히 한국사회에서 과학기술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부족한 근원적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그것이 뿌리 깊은 ‘두 문화’문제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생명윤리 기본법을 둘러싼 논쟁을 통해 ‘두 문화’문제는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먼저 자연과학과 인문과학이라는 두 문화에 있어서 자기 문화 중심주의에 빠져 있으며, 두 문화 사이의 의사소통이 부재하고, 공통적으로 일반 대중의 참여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다. ‘두 문화’ 문제는 여기에 더해 ‘고급문화’와 ‘대중문화’의 분리로 더욱 심한 의사소통의 장애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자연, 인문과학의 벽을 허물기 위한 해결책으로 STS를 고급, 대중문화의 벽을 허물기 위한 해결책으로는 문화연구가 적당하다고 말한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더욱더 이질적이고, 다양한 문화가 창출되는 다문화주의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반을 다진다면 과학기술에 대한 탈신성화와 사회적 성찰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과학은 보편, 타당한 진리라는 근대 계몽주의의 기획, 과학기술로 부강한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산업화 시기 성장위주의 국가주의 논리, 신자유주의 시대에 뒤쳐지면 안 된다는 자본의 논리가 합쳐져 과학기술은 도저히 비판 불가능한 성역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이 책에서 살펴본 것처럼 과학은 그 탄생부터 사회와 긴밀한 연관을 갖고 있었고, 사용에 있어서도 사회와 분리해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영역이다. 그렇다면 과학기술을 통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과학기술에 대한에 대한 사회적 고찰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과학과 인문학의 경계를 허문다는 의도를 가진 책들이 간간히 출간되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진정한 ‘두 문화’의 융합은 과학에 관심 있는 인문학자, 인문학에 관심 있는 과학자의 대담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과학사회학의 여러 쟁점들을 살핀 이 책은 과학이라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전환을 가능하게 해줄 것이다.

– ‘과학사회학’을 정립한 로버트 K. 머턴 / 머튼 (Robert K. Merton, 1910 ~ 2003)에 대하여
사회학자 로버트 K. 머튼 (Robert K. Merton, 1910년 7월 4일 ~ 2003년 2월 23일)은 미국의 사회학자로 기능주의 입장에서 현재적 (顯在的) 기능 이외에 잠재적 기능의 중요성을 지적하였다. 또한 관료제의 역기능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최초로 하였다.
머튼은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출생, 템플대학을 거쳐 하버드대학을 졸업하였다. 1939~1941년 털레인대학 교수로 재직하였고, 1941년 컬럼비아대학 사회학 주임교수가 되었다. M. 베버, P. A. 소로킨, V. 파레토 등의 영향을 받아 이론사회학을 추구하면서도 경험적 조사에 관심을 보여, 중(中)범위 이론을 제창하고 이론과 조사와의 통합을 역설하였다. 또, 기능주의 입장에서, 현재적 (顯在的) 기능 이외에 잠재적 기능의 중요성을 지적하였다. 또한 관료제의 역기능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최초로 하였다.
주요저서로 ‘대중설득’ (Mass Persuasion, 1946), ‘사회이론과 사회구조’ (Social Theory and Social Structure, 1949), ‘사회이론과 기능주의적 분석’ (Social Theory and Functional Analysis, 1969), ‘사회적 이중가치에 관하여’ (Social Ambivalence and Other Essays, 1976) 등이 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