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그들도 한때는 인간이었다
막심 고리키 / 큰나무 / 2007.5.15
짐승과 인간의 경계는 무엇이며, 겉모습이 인간이라고 다 인간인가. 저자는 일상사를 통해 실추된 인간성을 통렬하게 파헤친다.

- 극에 달하는 신랄한 묘사와 풍자로 인간성 실추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소설
‘제정 러시아 서민들의 삶을 가장 이해력 있게 설명했던 작가’로 꼽히는 막심 고리키의 작품이다. 100년 이상의 시공을 넘어서도 여전히 우리 현실과 맞아떨어지는 주제 ‘인간소외’의 문제를, 작가는 ‘인간이고자 하는 우리들’에게 다시 한 번 되묻는다.
도시로 대변되는 중심부에서 쫓겨나 쿠발다 대위의 여인숙에 모여든 사람들. 비록 남루한 옷과 외모로, 하루하루를 근근이 살아가지만 인간으로서의 품격을 잃지 않은 이들이다. 그들이 하루 일을 마치고 서로 모여 앉아 보드카를 마시며 사회에 뱉어내는 독설은 ‘인간’으로서 자질에 대해 날카롭게 질문한다.
○ 목차
옮긴이의 글
제1부
제2부
해설 – G. K. 체스터턴
막심 고리키의 인생과 작품 세계

○ 저자소개 : 막심 고리키 (Maksim Gorky, Aleksey Maksimovich Peshkov, 1868 ~ 1936)
막심 고리키 (Maksim Gorky, 1868년 3월 28일, 러시아 제국 니즈니노브고로드 ~ 1936년 6월 18일, 소련 모스크바주, Максим Горький, Aleksei Maksimovich Peshkov)는 러시아 소설가로 본명은 알렉세이 막시모비치 페쉬코프( Aleksei Maksimovich Peshkov)이다.
1868년 3월 28일 니즈니 노브고로드 출생으로 일찍이 양친을 여의고 가난하게 살면서 각지를 방황, 독학으로 문학 공부를 하였다. 이런 그의 생활은 자전적 소설 3부작 『유년시대』(1914), 『사람들 속에서』(1916), 『나의 대학들』(1923)에 잘 나타나 있다.
1892년 「마카르 추드라」로 문단에 데뷔, 단숨에 문학적 성공을 이루었다. 하층민 출신이라는 그의 독특한 작가 이력은 러시아 독자와 문단의 화제의 중심이 되었다. 제정 러시아 시대의 밑바닥에서 허덕이는 사람들의 생활상의 묘사가 주를 이룬 그의 소설은 프롤레타리아 문학의 선구가 되어 ‘사회주의적 사실주의’라는 용어를 만들어 내는 등 소비에트 문학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1900년대 들어서는 문학적 성공으로 거둔 재력을 바탕으로 러시아 혁명에 직접적으로 가담하여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이러한 그의 혁명가적 기질은 그의 문학 작품 속에 점차 강하게 투영되어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첼카시』(1894), 『노파 이제르길』(1895), 『뗏목 위에서』(1895), 『밤 주막』(1902) 등이 있다.
투르게네프와 도스토옙스키, 톨스토이, 체호프 등과 같은 황금기 러시아 리얼리즘 문학의 전통을 이어받아 도시 빈민과 부랑자, 노동자의 삶과 의식을 대담한 낭만적 문체로 그려냄으로써 20세기 초 러시아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로 성장했다. 1905년 ‘피의 일요일’에 가폰 신부가 이끄는 시위에서 강력한 대정부 성명을 발표하여 곧바로 투옥되었으나 세계 지식인들의 대대적인 항의로 석방, 1907년 이탈리아로 망명했다. 이후 귀국할 때까지 7년간 어머니와 자전적 삼부작 이탈리아 이야기 등의 작품을 쓰면서 러시아 혁명을 적극 지원했다. 1917년 볼셰비키의 폭력성고 권력욕을 강력하게 비판하며 갈등을 일으킨 그는 레닌의 비호 아래 소련 정부와 타협하고 문화예술인 보호와 문화재건 운동에 앞장섰으나, 1921년 신병 치료 명목으로 이탈리아로 이주하여 망명 아닌 망명 생활에 들어간다. 1932년 완전 귀국하여 소련 작가동맹 초대 의장을 맡았고 스탈린과의 내적 갈등 속에서 클림 삼긴의 생애를 집필하던 중 1936년 폐결핵으로 사망했다.
19세기 러시아문학과 20세기 소비에트문학을 잇는 가교였다. 황금세기 문학의 찬란한 빛이 뒷산 너머로 사라질 무렵 요란한 방울 소리를 내며 문단에 나타나 20세기 새로운 러시아문학의 기초가 되었다. 소비에트 시기에는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창시자’ 등으로 추앙받았으나, 정작 예술가로서의 막심 고리키는 소외되었다. 막심 고리키 작품의 시기적 배경이 1905년 혁명 이전으로 국한되어 있다는 것은 매우 상징적이다. 작가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그의 작품의 주인공 역시 그 누구도 20세기 소비에트 시대를 진정 받아들이지도 않았고 받아들일 수도 없었다.
- 역자 : 서은주
성균관 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 『아주 특별한 사랑』『이성과 감성』등 다수의 번역서가 있다.

○ 책 속으로
… 쿠발다가 그들을 위로하려고 철학을 꺼내들었다.
‘다들 정신 차리게, 형제들. 모든 것에는 끝이 있는 법이니까. 그게 바로 인생이라는 거거든. 겨울이 지나면 여름이 올 거야. 그 황홀한 시간이 다가오면 참새들이 기쁨에 겨워 짹짹거릴 거야.’
하지만 이런 얘기도 소용없었다. 아무리 신선하고 맑은 물을 배불리 마신다 해도 배고픈 사람의 배가 채워지지는 않는 것이엇다.
타라스 부제도 노래를 부르거나 자기가 꾸며낸 얘기를 해서 사람들을 즐겁게 하려 했다.
그는 좀더 성공적이었다. 때때로 그의 노력은 술집에서 진탕 마시는 것으로 끝이 났다. 그들은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몇 시간이고 미친 사람처럼 굴었다. 그리고 또다시 절망적인 기분에 빠져들어 등불의 연기가 검게 피어오르는 술집 탁자에 앉아 있었다. 그들은 갈가리 찢긴 서글픈 심정으로 서로 나른하게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바람이 거칠게 울어대는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정신이 나가도록 보드카를 마실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그들의 손이 아무에게나 날아갔고 아무나의 손이 그들에게로 날아왔다. – p.70~71
페투니코프는 정복자의 미소를 띠고 다시 여인숙으로 갔다.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 그를 가로막았다. 그는 겁에 질려 몸을 떨었다. 문 앞에 어떤 노인이 손에 막대기를 들고 등에 커다란 자루를 멘 채 그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넝마 같은 누더기 옷이 앙상한 몰골을 가리고 있는 끔찍한 노인이었다. 노인은 짐이 무거워서인지 등을 구부리고 턱은 상인을 받으려는 것처럼 가슴께까지 끌어당기고 있었다.
“당신 뭐야, 누구냐니까?”
페투니코프가 소리쳤다.
“인간이야.”
그가 거칠게 대답했다. 이 거친 어조가 페투니코프를 진정시키고 기쁘게 했다. 그는 미소 짓기까지 했다.
“인간이라! 당신 같은 인간도 있나?”
그는 옆으로 비켜서며 노인이 지나가도록 했다. 그가 걸어가며 천천히 말했다.
‘인간도 여러 종류가 있지, 신의 의지만큼이나. 나보다 나쁜 인간도 있어. 훨씬 더 나쁜, 정말이야.” — 본문 중에서

○ 출판사 서평
- 역자 후기 _ 서은주
『그들도 한때는 인간이었다』라는 제목을 본 작품에서 그는 도시로 대변되는 중심부에서 추방된 사람들의 일탈적인 삶을 통해 그의 사상, 종교에 대한 생각, 철학 등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분량도 길지 않으며 이야기의 구성도 복잡하지 않다. 하지만 도입부의 주변 환경 묘사 등을 포함해서 곳곳에서 마주치는 풍경 묘사는 자연 혹은 우주의 비정함과 인간 삶의 초라함을 느끼게 한다.
또한 설교하기 좋아하는 아리스티드 쿠발다의 입을 빌려 얘기되는 내용은 인간 삶의 이면에 감춰진 진실들을 아프게 들춰낸다.
이러한 면에서 고리키가 인간을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잘 나타나 있다.
뿐만 아니라 쿠발다 대위가 상인인 페투니코프를 병적으로 싫어한다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고리키가 상업이나 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엿볼 수 있다.
그렇지만 본 작품의 재미는 고리키의 사상이나 철학이 어떤 것이냐 하는 것을 이해하는 것에 앞서 문장 하나하나가 안겨주는 감동이 아닐까 생각한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