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그리스인 이야기 1 – 민주주의가 태동하는 순간의 산고
시오노 나나미 / 살림 / 2017.4.15
로마 이전에 위대한 그리스가 있었다! 서양 문명의 원형, 민주주의의 창시자 그리스인을 둘러싼 거대 역사 스펙터클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 필생의 역작! 서양 문명과 민주주의의 모태 그리스와 그리스인의 세계를 향한 대여정이 시작된다! 최고의 역사 저술가 시오노 나나미의 눈으로 읽는 그리스인의 역사 이 시대 가장 뛰어난 역사 저술가 중 한 사람인 시오노 나나미. 그가 서양 문명과 민주주의의 원류, 그리스와 그리스인의 역사 탐색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모두 3권으로 출간하는 시리즈 『그리스인 이야기』에서 저자는 특유의 박진감 넘치는 문장으로 그리스인의 생각, 인생, 정치, 문화, 사회, 외교의 전모를 펼쳐낸다.

– 목차
독자에게 보내는 편지
제1장 그리스인은 누구인가?
올림픽
신들의 세계
해외로 웅비
제2장 나라 만들기의 여러 모습
리쿠르고스의 ‘헌법’: 스파르타
솔론의 개혁: 아테네
페이시스트라토스 시대: 아테네
쿠데타
클레이스테네스의 개혁: 아테네
도편추방
기권은? 그리고 소수의견 존중은?
제3장 침략자 페르시아에 맞서
페르시아제국
제1차 페르시아전쟁
마라톤
제1차와 제2차 전쟁 사이의 10년
정적 제거
전쟁 전야
테르모필레
강제 소개
살라미스로
살라미스해전
플라타이아이전투
에게 해, 다시 그리스인의 바다로
제4장 페르시아전쟁 이후
안전보장
아테네와 피레우스의 일체화
스파르타의 젊은 장군
델로스동맹
영웅들의 그날 밤
연표
도판 출처
– 저자소개 : 시오노 나나미(Nanami Shiono,しおの ななみ,鹽野 七生)
1937년 7월 7일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1963년 가쿠슈인대학 철학과를 졸업했다. 고교 시절 『일리아드』를 읽고 이탈리아에 심취하기 시작했으며, 도쿄대학 시험에 떨어진 후 가쿠슈인대학을 선택한 것도 ‘그곳에 그리스 로마 시대를 가르치는 교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학에서는 서양철학을 전공했고, 당시 일본 대학가를 열풍처럼 휩쓸었던 학생운동에 가담했다. 그러나 마키아벨리를 알게 된 후 학생운동에 회의를 느끼고, 졸업 후 1964년 『일리아드』의 고향 이탈리아로 건너갔다. 4년 뒤인 1968년, 『르네상스의 여인들』을 「中央公論」지에 발표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15년에 걸쳐서 로마인 이야기를 1년에 한 권씩 발표하겠다고 많은 사람들에게 공표했던 시오노 나나미는 무엇보다 『로마인 이야기』의 작가이다. 서양문명의 모태인 고대로마와 르네상스의 역사현장을 발로 취재하며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로마사에 천착하고 있는 그는 기존의 관념을 파괴하는 도전적 역사해석과 소설적 상상력을 뛰어넘는 놀라운 필력으로 수많은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30년이 넘게 독학으로 로마사를 연구한 시오노 나나미는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의 모델로 알려진 체사레 보르자의 일대기를 그린 『체사레 보르자 혹은 우아한 냉혹』으로 1970년 `마이니치 출판문화상`을 받았다. 30여 권에 이르는 저작은 크게 세 분야로 나뉜다. 초기작인 『르네상스의 여인들』을 비롯해, 『바다의 도시 이야기』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 등 20여 권의 중세 르네상스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과 로마 제국 흥망성쇄의 원인과 로마인들의 이야기를 정리한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그리고 『남자들에게』 『사일런트 마이너리티』 등 그 특유의 냄새가 묻어 나오는 감성적 에세이류가 그것이다.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의 영웅들을 중심으로 글을 쓰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 힘을 숭배하는 보수적인 작가라는 비판을 듣기도 한다. 마음을 열고 어떤 일에든지 개방적으로 유연하게 대응하면 인생은 굉장히 유익하고 즐거워진다는 그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은 영향을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자신의 삶에 긍정적인 부분으로 자리매김할 줄 안다. 그것은 시오노 나나미를 오늘날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로 서도록 한 원동력이 되고 있는 듯하다.
시오노 나나미의 대표작인 『로마인 이야기』는 현대인의 삶의 철학과 좌표를 제시하는 동양인이 쓴 서양사이다. 이 작품은 방대한 자료를 취재 · 정리해가면서 엮어간 거대한 로마 통사이면서 현대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지혜를 가르쳐주는 훌륭한 지침서라 할 수 있는데, 서양인에 의해 씌어진 서양서보다 서양의 역사에 대해 냉정한 판단을 내렸을지도 모른다. 너무나 당연시하여 의문조차 갖지 않는 사실들에 대해 집요한 의문을 가지면서 크나큰 역사적 의문을 풀어가는 작가 특유의 방법이 서양문화에 속하지 않은 독자로 하여금 그녀의 저작들을 읽는 데 훨씬 도움을 준다. 그녀의 작품들은 각자의 문화를 상대화할 수 있는 시야를 갖게 해준다.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는 15세기 피렌체의 정치가 마키아벨리의 생애와 사상, 업적을 탐구하여 『마키아벨리 어록』과 함께 내놓은 책으로, 마키아벨리의 주요 저작인 「군주론」「전략론」「정략론」「피렌체사」에서 그의 언어들을 그대로 발췌하여 수록함으로써 마키아벨리 사상의 진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외의 작품으로 세 도시 이야기 시리즈 『은빛 피렌체』, 『주홍빛 베네치아』, 『황금빛 로마』, 르네상스 저작집 시리즈 『르네상스를 만든 사람들』,『르네상스의 여인들』, 『체사레 보르자 혹은 우아한 냉혹』, 『신의 대리인』,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 『바다의 도시 이야기(상)(하)』, 그리고 전쟁 이야기를 다룬 『로도스섬 공방』, 『전레판토해전』 등의 작품이 있다. 그밖에 로마제국의 멸망 이후 지중해 패권을 둘러싼 기독교 세력과 이슬람 세력의 충돌을 서술한 『로마 멸망 이후의 지중해 세계 (상)(하)』, 『문학의 탄생』, 그리고 『침묵하는 소수』, 『나의 인생은 영화관에서 시작되었다』, 『사랑의 풍경』, 『살로메 유모 이야기』, 『이탈리아에서 온 편지』(1·2) 등의 에세이가 있다.
– 역자 : 이경덕 (李慶德)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며 세상을 이해하는 기본적인 힘을 배우고, 대학원에서는 세상의 실체를 만나기 위해 문화인류학을 전공했다. 한양대학교 문화인류학과에서 인류의 신화와 의례를 연구하며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대학에서 의례와 축제, 신화, 경제인류학 등을 강의하며 학생들과 만나고, 문화에 대한 글을 쓰고 있다.
쓴 책으로 『우리 곁에서 만나는 동서양 신화』, 『신화, 우리 시대의 거울』, 『우리 고대로 가는 길, 삼국유사』, 『유네스코가 선정한 한국의 세계 유산』, 『어느 외계인의 인류학 보고서』, 『새롭게 만나는 한국 신화』 등이 있고, 번역서로 『고민하는 힘』,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 『오리엔탈리즘을 넘어서』, 『유목민의 눈으로 본 세계사』, 『그리스인 이야기』(전3권), 『절멸의 인류사』 등이 있다.
– 책 속으로
고대올림픽은 정확하게 4년에 한 번씩 개최되었다. 경기가 열리는 7일을 포함해서 1개월 동안은 휴전이었다. 그리고 고대 그리스인은 전쟁에서 패한 나라의 참가를 허용하지 않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특정 나라를 배척하거나 하지 않았다. 현대의 자동차경주에서 안전자동차safety car가 들어오면 추월이든 뭐든 할 수 없는 것처럼 어제까지 전쟁터에서 싸웠더라도 1개월 동안은 싸움을 멈췄다.
이렇듯 그리스인에게는 올림픽이 필요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 오랜 세월 동안 고대올림픽이 지속되었을 리 없다. 제우스에게 한 맹세를 인간 따위가 깰 수 없다는 생각도 고대올림픽 지속을 뒷받침했을지 모른다. 고대올림픽은 늘 다투던 고대 그리스인에게서 꽃핀, 인간성에 깊이 뿌리를 둔 ‘지혜’였다. _26쪽
스파르타인은 혼자서도 충분히 강했다. 그러나 집단을 이루면 그들의 강력함은 더하기에서 곱하기로 변했다. 동료가 옆에 있으면 용감무쌍한 사람으로 변했다. 스파르타 중무장 보병의 전투력이 그리스에서 첫손가락에 꼽힌 것도 집단을 이루어 싸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남자들이 강한 이유를 그들 사이에 이루어진 동성애 관계에 있다고 보는 것은 초점을 벗어난 것이다. 그것과는 전혀 상관없이 장년이 될 때까지 다음과 같은 자세를 꾸준히 고양했기 때문이다.
‘적에게는 절대로 등을 보이지 않는다.’
‘전쟁터에 나가면 이기거나 죽는 것 외에 다른 길은 없다.’
후세 사람들은 리쿠르고스가 생각한 스파르타를 ‘무기로 쌓아 올린 국가’라고 평가한다. 리쿠르고스의 머릿속에는 올림픽에서 우승하는 것 따위는 들어 있지 않았을 것이다. _44쪽
솔론이 제안하고 시민집회가 가결한 법은 획기적이었다.
부채를 변제하지 못한 사람은 자기의 신체로 변제하는, 즉 채무자는 채권자의 노예가 된다는 기존의 법을 폐지하는 법이었다. 도시국가 아테네의 시민집회는 귀족과 평민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 시대에는 아직 평민이 국가 요직에 선출될 권리가 없었지만 선거권은 있었고 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 법은 기득권을 무너뜨리는 것이었기에 귀족들이 불만을 가졌을지 모르지만 귀족과 평민 사이의 다툼을 해소할 필요성을 인식한 쪽은 당시 넓은 시야를 가진 그들 귀족이었다. 솔론은 착실하게 개혁의 첫걸음을 뗐다. _57쪽
그리스인은 육체 단련 자체를 좋아했다. 나라에서 강제로 시키지 않아도 부모가 기꺼이 보냈고 소년들도 기쁘게 팔레스트라를 찾았다. 로마시대나 그 이후 오늘날까지 ‘팔레스트라’라는 이름으로 정착된 시설들은 소년 전용이 아니므로 어른들 또한 많이 찾았고 세대를 초월해 시민들의 만남의 장이 되기도 했다.
팔레스트라에서는 전원 나체나 반나체로 단련하는 것이 상식이었다. 그리스 조각은 예술적인 이유로 나체를 표현했다는 주장은 결과론에 불과하다. ‘평소 모습’대로 묘사한 것이 ‘예술’이 되었을 뿐이다. _67쪽
근현대사 연구자들은 페이시스트라토스를 ‘티라노스(독재자)’라고 부른다. 그래서 앞으로 풀어갈 그의 치세를 ‘독재자가 아테네를 지배한 시대’라고 부른다. 이렇게 나쁘게 평가하지 않는 사람들은 ‘참주僭主’라고 부른다.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했기 때문에 당연한 호칭이기는 하지만 참주라는 의미가 ‘제왕·군주의 이름을 참칭하는 자’라는 점에서 페이시스트라토스를 참주라고 부를 수는 없다. 그가 스스로를 왕이라고 부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뿐 아니라 후세 역사가들로부터 ‘민주정치의 이정표’라고 불리는 솔론의 개혁에도 전혀 손을 대지 않았다. 그대로 계승했다. 다만 운용 방식에 나름대로 색을 입혔을 뿐이었다. _80~81쪽
스파르타인에게 시민이란 리쿠르고스가 정한 것처럼 조국 방위에 생애를 바친 ‘전사’ 외에 다른 의미는 없었다. 도시국가 스파르타의 존속에 필수 불가결다고 여긴 수공업과 상업에 종사하는 페리오이코이나 농업에 종사하는 헬롯도 그들이 보기에는 ‘시민’이 아니었다. 그래서 페리오이코이나 헬롯에게 시민권을 주지 않았고 시민집회 참석을 허용하지 않았다.
한편 아테네에서는 솔론의 개혁이 말해주듯이 물건을 만드는 장인이나 상인, 농민 모두가 ‘시민’이었다. 그들은 수입의 많고 적음에 따라 피선거권에 차별이 있었지만 시민집회에 참여할 자격이 있었고 또한 그런 이유로 국정에 참여할 권리를 가지고 있어서 당당한 시민권을 지닌 ‘시민’이었다. _104~105쪽
– 출판사 서평
. 손에 잡힐듯 생생히 묘사해낸 그리스인이 꿈꾸고 실현해나간 세상!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가 서양 문명과 민주주의의 원류, 그리스와 그리스인의 역사 탐색이라는 새로운 도전으로 써내려간 필생의 역작 ‘그리스인 이야기 제1권’.
저자 특유의 박진감 넘치는 문장으로 그리스인의 생각, 인생, 정치, 문화, 사회, 외교의 전모를 펼쳐낸다. 제1권에서는 태초 신화와 고대올림픽에서 시작해 활발한 해외 식민도시 건설과 민주주의 실험, 그리고 도시국가들 간 경쟁·갈등·협력과 국운을 건 두 차례의 페르시아전쟁에 이르기까지 그리스 역사와 그 속에서 부침하는 여러 리더들과 시민들의 파란만장한 삶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스가 어떻게 서양 문명, 나아가 현대 문명의 한 모태로까지 성장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따라가는 여정은 무척이나 흥미진진하고 신선하다. 지정학적 결점을 장점으로 승화시켜 해양 대국을 건설하고, 한편으로는 끊임없는 정치 실험과 개혁으로 민주주의를 발전시켜간 그리스인들. 아테네의 민주정치는 고매한 이데올로기에서 태어난 것이 아닌 필요성 때문에 태어났고, 민주정치의 확립과 더불어 국난 극복이라는 또 하나의 큰 과제를 맞닥뜨린 그리스가 이것을 어떻게 헤쳐나갔는지 살펴볼 수 있다. 이처럼 2,500여 년 전 그들의 고뇌와 노력은 오늘날 우리의 고민, 우리의 지향과 무척이나 닮았다. 그런 점에서 그들의 이야기는 시대를 초월하여 우리에게 깊은 공감과 교훈을 준다.
. 조심해서 읽어야 하는 시오노 나나미의 그리스인 이야기
『로마인 이야기』 15권을 필생의 저술이라고 했다.아마 자신이 어디까지 쓸 수 있을지 몰랐을 것이고, 그 열 다섯 권을 마무리하는 하는 것 자체에 상당한 의미를 둘 수 있었을 것이다. 『로마인 이야기』는 커다란 성공을 거뒀다. 다른 나라는 모르니, 특히 우리나라에선 그랬다. 지금도 로마의 역사를 시오노 나나미(만)의 시각으로 공부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건 또한 역사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시오노 나나미의 것으로 삼는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비판이 많다. 그녀의 시각은 상당히 약육강식의 논리를 옹호하는 듯 하며, 강력한 일인, 혹은 소수의 통치를 옹호하며, 따라서 지배 계급의 논리임에 거의 분명하다. 그러나 그녀의 글을 읽기가 쉬우며, 명쾌하다. 분명 역사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으니 역사를 풍부하게 서술하지만, 역사가가 아니니 역사 서술에서의 고리타분한 형식을 따를 필요도 없으며, 그 분야의 여러 조건들과 시각들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나름의 시각이 분명하니 애매모호하게 결론을 내리지도 않는다. 그녀의 글은 분명 읽을 만하다.
이후로 『십자군 이야기』 3권을 냈다. 그리고 또 이제 『그리스인 이야기』를 내고 있다. 로마에서 현재 쪽으로 당겨왔다, 다시 로마 뒤로 옮겨 가고 있는 셈이다. 생각해보면, 그녀가 쓸 수 밖에 없는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로마인 이야기’를 썼으니, 그에 대구(對句) 같은 ‘그리스인 이야기’를 쓰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그녀도 서문 격인 ‘독자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그런 취지로 쓰고 있다).
그런데, 사실은 좀 의아했다. 물론 그녀도 ‘민주주의’를 이야기하지만, 그녀가 생각하는 민주주의는 우리가 보통 이해하는 민주주의와 조금 다르다고 알고 있고, 더군다나 우리가 모범 같이 여기는 그리스의 아테네 식의 민주주의는 더더욱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가 민주주의가 태동한 그리스, 그것을 태동시킨 그리스인에 대해서 쓴다는 게 어딘지 좀 어색해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에 대해서는 (여러 권을 쓰겠다고 약속했음에도 1권에서 아직 멈춰 있는)박경철의 그리스 여행기 『문명의 배꼽, 그리스』나,소크라테스의 죽음과 관련하여 아테네의 민주주의에 대해 다룬 베터니 휴즈의 『아테네의 변명』을 제외하고는 별로 읽은 바도 없고, 그녀의 필력이야 인정하는 바이니 재미 있게 읽을 것이 분명하므로 읽기 시작한다.
잊었던 게 있었다. 그녀가 전쟁 얘기를 무척 좋아한다는 것. 『그리스인 이야기 1』은 그야말로 전쟁 이야기다. 기원전 8세기 경 그리스 각지에 도시국가(폴리스)가 성립되기 시작할 때부터 시작해서 기원전 459년 테미스토클레스가 사망할 때까지의 이야기를 다룬 『그리스인 이야기 1』에서 압도적인 분량이 제1차,제2차 페르시아 전쟁에 관해서이다. 그리스에 관해서 쓰면서 당연히 다룰 수 밖에 없는 스파르타와 아테네의 정체를 비교하고 나서 바로 페르시아의 ‘왕 중의 왕’다리우스와 그 아들 크레스크세스가 그리스를 공격한 페르시아 전쟁을 다룬다. 그 안에는 너무나도 유명한 마라톤 전투와 영화 <300>으로 유명한(물론 상당한 각색이 이뤄진) 테르모필레에서의 스파르타군의 옥쇄,최초로 전쟁의 성패를 가룬 해전으로 기록된, 테미스토클레스가 주인공인 살라미스 해전, 그리고 스파르타의 젊은 장군 파우사니아스가 활약하는 플라타이아이 전투가 그려진다. 이 전쟁 속에서 활약하는 왕과 장군들이 바로 이 『그리스인 이야기 1』에서 ‘그리스인’인 셈이다. 『로마인 이야기』나 『십자군 이야기』, 더 앞으로 당기면 『바다의 도시 이야기』 등에서 그녀가 전쟁 속에서 드러나는 인물들의 진면목을 그리는 데 무척 집중했던 것이, 그제서야 생각이 나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리스인 이야기 1』는 아직 민주주의에 대해서는 쓰고 있지 않은 셈이다. 아직 페리클레스가 소년이거나 청년인 시절에 머무르고 있으니 말이다.더군다나 어쩌면 그녀는 페르시아 전쟁 전에 확립되기 시작한 아테네의 민주주의 방식에는, 큰 오해는 말라면서도, 조금은 의문스런 시선을 던지기도 하고 있다. 오히려 위태로운 시기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강력한 리더십을 강조한다. 당연히 그런 시기에는 평상시의 다소 비효율적인 민주주의의 작동 방식이 아니라 테미스토클레스와 같은 강력한 지도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강력한 지도력이 필요한 시기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것은 분명 그녀가 어느 쪽을 선호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테미스토클레스와 같은 인물도 민주주의의 절차를 통해서 군 지휘권을 잡아서 활약을 할 수 있었으며, 스파르타도 (우리의 인상과는 달리) 철저한 권력의 분권화를 추구했다는 점이다.
말하자면 시오노 나나미는 절대 부인할 수 없는 사항들을 전면에 내세우는 방식을 통해 독자에게 자신의 견해를 주입시킨다. 그래서 그 맥락에서 당연히 옳을 수 밖에 그녀의 단정을 부정하지 않고 읽다 보면 결국에 다른 맥락에서도 그녀의 생각에 빠지는 것이다.
어쨌든 『그리스인 이야기 1』는 무척 재미있다. 마치 소설을 읽듯 빠져서 읽을 수 있다. 로마처럼 그리스도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위기의 시기에 리더십의 필요성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시오노 나나미의 책은 조심해서 읽어야 한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