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글쓰기와 차이
자크 데리다 / 동문선 / 2001.1
데리다에게는 ‘읽기’와 ‘쓰기’ 독특한 형식으로서 ‘해체론’이 있다. 그러나 데리다는 이것이 일종의 기획이거나 방법론이거나 시스템인 것으로 이해되는 것, 특히 철학적 체계로 인식되는 것을 거부한다. 비평(critique)의 관점에서 미리 전제되고 설정된 미학적 혹은 문학적 가치 평가에 의거한 비판이라는 주정적 이미지를 넘어서는 독법을 제안하기 위해서 데리다는 ‘해체’라는 말을 쓴다.
이 책은 이러한 해체적 읽기의 전형을 보여준다. 이 책은 1959년~1969년 사이에 다양한 분야, 즉 문학비평, 철학, 정신분석, 인류학, 문학 등을 대상으로 씌여진 에세이들을 수록하였다.(구조주의가 번성하던 시대의, 비교적 데리다 초기의 글들을 모은 책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구조주의에 대한 비판이 중요하게 언급된다.)
이 책은 루세의 구조주의에 대한 ‘비평’에서 시작하여 루세가 탁월하지만 전제된 ‘도식’에 의한 읽기에 의해 자기모순이 포함될 수밖에 없음을 지적함으로써 자신의 읽기가 체계적 읽기, 전제에 의거한 읽기, 전형(문법)을 찾는 구조주의적 읽기와 다름을 시사한다. 그것은 “텍스트의 표식, 흔적 또는 미결정 특성과, 텍스트의 여백, 한계 또는 체계, 그릐고 텍스트의 자체 한계선 결정이나 자체 경계선 결정과의 연관에서 텍스트를 텍스트로 앍는” 독법이 될 것이다.
그러한 독법을 통해 후설의 현상학을 바탕으로 데리다는 어떻게 로고스 중심주의가 텍스트의 방향을 유도하고 결정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사유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하여,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되어 경시되거나 방치된 문제들을 발견하고 있다. 데리다는 타자의 흔적과 타자의 차이(혹은 ‘차연’으로 번역되기도 한다. diffe’rance)를 따라 가는 일, 혹은 ‘문제를 이동’시키는 태도를 통해 탈구축, 해체로부터 새로운 것의 구축이 가능하다고 제시한다.
이 책에 묶인 에세이들에 공통적인 것들은 바로 이러한 diffe’ranceㅡ차이, 차연(差延)ㅡ이다. 이 에세이들은 비평영역, 인간학 영역, 철학영역에서 때로는 문학적 글쓰기를 때로는 구조주의 모티브를 검토하는가하면 니체나 프로이트, 후설이나 하이데거, 아르토, 바타이유, 블랑쇼, 푸코, 야베스, 레비나스 등을 주해하며 읽고 있는데, 이 모두가 겨냥하는 것은 단 하나, 글쓰기와 diffe’rance 사이에 은폐되고 있는 분절점이라 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서구 형이상학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글쓰기 문제에 대한 관심이 이 책을 구성하는 에세이들의 중심적인 경향을 이루고 있다.
○ 목차

1. 힘과 의미
2. 코기토와 광기의 역사
3. 에드몽 야베스와 책의 문제
4. 폭력과 형이상학 엠마뉴엘 레비나스의 사유에 관한 에세이
5. ‘발생과 구조’ 그리고 현상학
6. 파롤 수풀레
7. 프로이트와 글쓰기 무대
8. 잔혹극과 극상연의 경계
9. 제한 경제학에서 일반 경제학으로
10. 인문과학 담론에서의 구조, 기호, 게임
11. 생략
– 각주
– 원전
– 역자 후기
– 색인
○ 저자소개: 자크 데리다
20세기 후반의 서양 철학을 대표하는 철학자 중 한 사람으로 해체론의 창시자로 잘 알려져 있다. 알제리 태생으로 파리 고등사범학교에서 수학한 뒤 후설에 관한 논문으로 교수 자격을 취득, 모교인 파리 고등사범학교에서 오랫동안 가르쳤고 예일 대학과 존스홉킨스 대학 등에서도 교수를 지냈으며 1987년부터는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 연구 주임으로 재직했다.

1967년 [목소리와 현상](La voix et le ph?nom?ne), [그라마톨로지에 관하여](De la grammatologie), [문자기록과 차이](L’?criture et la diff?rence) 등 세 권의 저서를 발표함으로써 일약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철학자로 떠오른 데리다는 초기 저작에서 서양의 로고스 중심주의를 해체하면서 기록의 중요성을 복권하고 텍스트의 복잡성을 밝히는 데 주력했다.
1980년대 이후에는 정치 및 사회 문제에 관한 오랜 침묵에서 벗어나 유럽공동체와 주권, 마르크스주의와 국제법, 이주노동자의 환대, 탈식민주의와 종교의 해체, 인권과 민주주의 등에 관해 폭넓은 저작을 발표했으며, 현실 정치의 문제들에도 적극 개입했다. [마르크스의 유령들](Spectres de Marx, 1993), [법의 힘](Force de loi, 1994), [불량배들](Voyous, 2003)이 후기 데리다의 윤리?정치 사상을 대표하는 저작들이며, 2004년 파리에서 췌장암으로 사망하기 전까지 [철학의 여백](Marges de la philosophie, 1972), [우편엽서](La carte postale, 1980), [타자의 단일언어](Le monolinguisme de l’autre, 1996) 등 80여 권이 넘는 저작과 수백 편의 논문, 인터뷰 등을 남겼다.
– 역자 : 남수인
이화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보르도 3 대학에서 불문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상명대학교 불어교육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역서에는 가에탕 파콩의『프루스트 읽기』마르그르티 유르스나르의『하드리아누스의 회상록』『알렉시』『세 사람』롤랑 바르트의『라신에 관하여』가 있다.
○ 책 속으로
변증법은 언제나 우리를 파멸시켜 왔는데, 왜냐하면 변증법은 언제나 우리의 거부를 계산에 넣고 있는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긍정을 계산하고 있듯이, 반복으로서의 죽음을 거부하는 것, 그것은 돌아오지 않는 현재의 소비로서의 죽음을 긍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역으로, 그것은 긍정의 니체적 반복을 잡으려고 노리는 도식이다. 순수한 소비, 현재를 있는 그대로 나ㅏ나게 하기 위해 죽음에 현재의 일회성을 제공하는 절대의 고나용은 이미 현재의 현전성을 간직하기를 원하기 시작했고, 이미 책과 기억을, 그리고 기억으로서의 존재에의 사유를 개방했다.
현재를 간직하기를 원치 않는 것, 그것은 현재의 대체 불가하고 죽을 운명의 현전을 구성하는 것, 현재안에서 반복되지 않는 것을 지키고자 원하는 것이다. 순수한 상이성을 즐기고자 원하는 것이다. 그러한 것이 핏기 없는 데생이 되어버린, 헤겔 이후로 개념화되고 있는 사유 역사의 모체이다. —p. 388
○ 출판사 서평
이 책은 해체적 읽기의 전형을 보여준다. 1959~1966년 사이에 다양한 분야, 요컨대 문학 비평(루세, 블라쇼), 철학(데카르트, 푸코, 레비나스, 헤겔, 하이데거, 바타유), 정신분석(프로이트), 인류학(레비 스트로스), 문학(아르토, 야베스)을 대상으로 씌어진 에세이들을 수록하고 있다. 이 책은 루세으 구조주의에 대한 ‘비평’에서 시작하여, 루세가 탁월하지만 전제된’ 도식’에 의한 읽기에 의해 자기 모순이 포함될 수밖에 없음을 지적함으로써, 자신의 읽기가 체계적 읽기, 전제에 의거한 읽기, 전형(문법)을 찾는 구조주의적 읽기와 다름을 시사한다. 그것은 “텍스트의 표식, 흔적 또는 미결정 특성과, 텍스트의 여백, 한계 또는 체제, 그리고 텍스트의 자체 한계선 결정이나 자체 경계선 결정과의 연관에서 텍스트를 텍스트로 읽는” 독법이 될 것이다. 이러한 독법을 통해 후설의 현상학을 바탕으로, 데리다는 어떻게 로고스 중심주의가 텍스트의 방향을 유도하고 결정하고 있는지 보여 주는 한편, 사유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보고자,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되어 경시되거나 방치된 문제들을 발견하고 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