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기로에 선 자본주의
(Living with Global Capitalism)
앤서니 기든스, 윌 허튼 / 생각의나무 / 2000.11.30
앤서니 기든스와 윌 허튼이 공동으로 편집한 이 책은 오늘날 펼쳐지고 있는 전지구적 변화의 성격과 방향을 깊이 이해할 수 있게 이끌어주는 교양서이다. ‘전지구적 자본주의와 더불어 살아가기’라는 원래의 부제가 가리키듯이 이 책은 전세계인들이 자신들의 삶을 통하여 겪지 않을 수 없는 자본주의를 다양한 관점에서 서술하고 있다.
세계화된 자본주의를 새로운 문명의 시작으로 정의할지 기존 자본주의의 보편적 심화로 바라볼지를 살펴보고 있다. 그리하여 인간파괴로 치닫는 세계화 시대, 전지구적 자본주의와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새로운 인식의 틀을 탐색하고자 한다.

○ 목차
1. 대담, 세계화 시대의 자본주의는 어디로 갈 것인가
2. 네트워크 경제와 정보자본주의
3. 세계적 금융의 바다에서 항해하기 : 금융시장의 개혁을 위해
4. 국제 금융 시스템과 IMF의 구조 개혁
5. 세계 자본주의 체제에서의 소득 불평등 문제
6. 벼랑 끝에 몰린 세상 : 환경 제국주의와 생명의 사유화
7. 보살핌 사슬과 감정의 잉여가치
8. 세계 자본주의 경제에서의 정부의 역할
9. 날뛰는 세상에서 나대로 살기 : 개인화, 세계화 그리고 정치
10. 거리와 사무실 : 유동적인 삶과 자아 정체성
11. 세계 문화의 동질화와 미디어 제국
12. 세계 자본주의, 그 과감한 대처를 위해
○ 저자소개 : 앤서니 기든스, 윌 허튼
– 저자 : 앤서니 기든스 (Anthony Giddens, Baron Giddens)
앤서니 기든스 (Anthony Giddens, Baron Giddens)는 1938년 1월 18일, 영국 런던 에드먼턴에서 출생했다.

현대 사회학계의 세계적인 석학인 그는 사회 이론과 계층론 분야에서 널리 알려져 있는 영국의 대표적인 사회학자다. 독일의 위르겐 하버마스와 함께 유럽 지성의 쌍벽을 이루며 ‘영국의 자존심’으로 불릴 만큼 대중적 지지와 학문적 권위를 인정받는 거장이다. 특히 사회 이론 분야에서 유럽의 지적 전통과 현대적 흐름을 반영한 ‘사회 구조화 이론’으로 독자적인 이론 체계를 구축하였으며, 사회주의의 경직성과 자본주의의 불평등을 극복하는 ‘제3의 길’이라는 새로운 사회 발전 모델을 주창하였다. 이 ‘제3의 길’은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와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 등 유럽을 이끄는 중도좌파 정치가들의 이론적 바탕이 되었다. 기든스는 고전 사회학자들의 이론을 검토하는 작업부터 현대성에 관한 논의에 이르기까지 사회 이론가로서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세계적인 사회학자가 사회학 입문서를 쓴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기든스는 혼신의 힘을 다하여 이 책을 계속 보완하며 제8판에 이르렀다. 그의 저작은 전 세계 29개 국어로 번역되어 널리 읽히고 있는데, 기든스 자신이 폴리티 (Polity)라는 학술 전문 출판사를 공동 설립해서 매년 80여 권의 학술 서적을 간행하는 출판인이기도 하다.
영국 헐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으며 (1959), 런던정치경제대학교 (LSE)에서 사회학 석사 학위를,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6). 영국 레스터대학교 사회학 강사 (1961 ~ 1970), 케임브리지대학교 강사와 교수 (1970 ~ 1997)를 거쳐 런던정치경제 대학교 학장 (1997 ~ 2003)을 역임했다. 현재 런던정치경제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로 있다.
주요 저서로 『자본주의와 현대 사회 이론』(1971), 『선진 사회의 계급 구조』(1973), 『사회학 방법의 새로운 규칙』(1976), 『사적 유물론 비판』(1981), 『민족 국가와 폭력』(1985), 『근대성의 결과』 (1990), 『근대성과 자아 정체성』(1991), 『친밀성의 변동: 현대 사회의 성, 사랑, 에로티시즘』(1992), 『좌파와 우파를 넘어서』 (1994), 『사회학의 변론』(1996), 『제3의 길: 사회 민주주의 쇄신』(1998), 『노동의 미래』 (2002)가 있다.
– 저자 : 윌 허튼
옵저버 지와 가디언 지의 편집장을 역임했다. 현재 Industrial Society의 회장을 맡고 있다. 『우리가 처한 상황』『다음에 올 상황』등의 저서가 있다.
– 역자 : 박찬욱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교수. 『한국의 의회정치』『한국 민주주의의 미래』『미래 한국의 정치적 리더십』등의 공저와 『제3의 길』『질주하는 세계』등의 역서가 있다.
– 역자 : 형선호
전문번역가. 『바이블 코드』『디지털 다윈이즘』『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등 다수의 역서가 있다.
– 역자 : 홍윤기
동국대학교 철학과 교수. 『하버마스의 사상』『철학의 변혁을 향하여』등의 공저와『아름답고 새로운 노동세계』등의 역서가 있다.
– 역자 : 최형익
서울대학교 한국정치연구소 상임 연구원. 저서로 『마르크스의 정치이론』등이 있다.
○ 책 속으로
소위 ‘아시아의 금융 위기’는 1997년 중반에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몇 달 동안 태국 바트화의 평가에 대한 우려가 있었고, 결국에는 그것이 상당한 자본 유출로 이어졌다. 그러나 좀더 일반적으로 동아시아는 10년 이상 엄청나게 높은 경제 성장률을 유지했었다. 그와 동시에 인플레이션은 억제되었고, 예산 및 통화 정책은 책임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그때는 투기적인 압력들이 (IMF의 권장속에서) 바트화의 평가절하를 강요하기 불과 수주일 전이었다.
그로부터 몇 개월 만에 각국 통화의 가치에 대한 강한 의심들이 동아시아의 신흥 경제들 전반으로 확산되었다. 태국과 인도네시아 그리고 한국의 국내적인 금융 시스템은 무자비한 통화절하와 치솟는 이자율에 직면해 무너졌다. 말레이시아는 대부분의 나라들보다 그 어려움을 더 잘 견뎠는데, 그것은 장기적인 성장과 세계 경제에의 완전한 참여와는 거리가 먼 아주 포괄적인 외환 통제로 후퇴했기 때문이었다. 1998년 여름이 되면서 추가적인 충격이 세계 금융 시스템 속으로 퍼져나갔다. 그때 러시아가 일방적으로 국내적인 정부 부채의 재평가를 발표하면서 사실상의 채무 불이행을 선언했다. 이 모든 상황이 관심을 다시 남미로 돌렸다. 남미에서는 엄청난 단기적 공공 부채와 추락하는 대외적 금융 포지션을 갖고 있던 브라질이 취약해 보였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그렇게 밝아 보였던 신흥 세계의 경제적 전망은 그로 인해 갑자기 어두어졌다. 적어도 새로운 세기의 처음 1, 2년에 대해서는 그렇게 보였다. 이 모든 것은 냉전이 끝난 후에 전세계를 휩쓸었던 자유롭고 공개적인 자본시장이라는 이념의 지적인 승리와 현실적인 적용에 비추어볼 때 특히 혼란스러운 것이다. 이제 우리는 (국제적인 금융 위기의 계속되는 무용담에서 마지막 일화에 해당하는) 이와 같은 극적인 사건들이 전지구적인 금융과 그것이 경제적인 발전에 갖는 함축적 의미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들을 제기한다고 결론 내리지 않을 수 없다. —p.162~163
○ 출판사 서평
한국 사회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킨 <제3의 길>의 저자 앤서니 기든스와, 「옵저버」「가디언」지의 편집장을 역임했던 윌 허튼이 21세기 ‘세계화된 자본주의’를 관통하는 각 분야의 이슈와 논쟁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앤서니 기든스, 울리히 벡, 반다나 시바, 토인비 등 세계적인 석학들이 대거 기고한 이 책은 정치.경제적 문제 뿐만 아니라 인류학, 사회학, 환경학, 정보학 등 주요 학문 분야를 아우르는 통합적 분석까지 시도하고 있다.
원래의 부제인 ‘Living with Global Capitalism’에서 암시하듯 이 책은 ‘승승장구하는 자본주의’의 압도적 질서를 부인하지 않는다. 다만 그 구조 아래서 발생하는 자원의 불평등과 인간 소외, 환경 파괴 등의 문제를 생생하게 드러냄으로써, 이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한다.
여기에 실린 글들은 미래에 대한 낙관론(토인비, 울리히 벡)부터 비관론(반다나 시바, 제프 폭스, 래리 미셸)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공통적인 주장은 지금의 세계 시스템은 보다 많은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것. 전세계적 관리체계(governance)를 성립시키기 위한 세계 금융 당국과 세계 중앙 은행 등이 그 구체적 대안 중 하나이다.
이 책이 전하는 전체적인 메시지는 두 편자의 대담을 기록한 첫번째 글과 마지막 글에서 잘 드러난다. 그들은 전지구적 자본주의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 측면을 인정하면서, 그와 동시에 평등, 연대, 사회 정의 등의 가치를 구현하려는 노력이 절실함을 강조한다. 예측 불가능한 미래 자본주의의 물결 속에서 인류 보편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세계적 시민사회의 건설이 필연적이라는 결론이다.
○ 독자의 평 1
기든스, 허튼 두 사람의 눈으로 본 현 자본주의 세계! 물질적 풍요와 최첨단이라는 치장아래 숨겨진 자본주의의 오염을 냉소적 우호적 집필관점으로 우리들에게 고발한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자본주의의 건설적인 면을 간파한 1800년대의 여러 뛰어난 사상가들은 그것이 가져다줄 풍요로운 미래와 위대한 인류의 모습을 서로 투영시키면서 자못 흥분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였으리라.
아닌게 아니라 지금의 물질적 풍요를 구가하는 우리 현 세대들에게 있어서 이제 먹는 욕구는 일차원적인 굶주림의 해결 수단에서, 고급스런 문화적 향유의 한 이유로서 그 위치를 승격받았으며, 그리고 이러한 음식문화의 발달과 병행되게,다양한 문화적 욕구가 여과되지 않고 소화될 수 있는 여건이 사회문화적인 분위기로서 만들어지게 되어 자아의 해방감을 맛볼 수 있는 데에 꽤나 큰 도움을 주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성장과 함께 런닝메이트로서의 민주주의는 인간에게 자아를 실현시킬 수 있는 광범위한 기회를 만들어주는 데에 톡톡한 몫을 담당하여, 흑인이건, 백인이건, 동양인이건, 그리고 여자이건, 남자이건 간에 모든 인간들이 인간이라는 이유로서 그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 않은가?
이러한 자본주의가 탄생할 무렵에, 다른 한 켠에서 또한 못내 흥분을 감추지 못한 사상가들이 존재하였던 바, 그들은 자본주의의 동력이 인간의 잔인성을 극대화시키고 드러내는 데에 어떤 역사상의 경제 체제보다 못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하였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본주의에서의 상품생산의 목적이 인간의 기본적 욕구 충족을 넘어선, 돈의 확보를 위한 것이라면,인간이기에 가질 수 있는 여러 본성들 중에서 잔인하고 비이성적인 성질의 것들이 부각될 공산이 크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자본주의의 능률이 역사적으로 증명되어왔던 것과 마찬가지로 자본주의의 폐단도 역시나 증명되어왔다.
지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가치에 돈이 매겨진다기 보다는 돈이 가치를 재단하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준다. 돈이 되는 일이면, 일단 그것은 할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느낀다. 그리고 그러한 와중에서 생명에 대한, 인간에 대한 예의는 배부른 자들의 공연한 헛트림으로 여겨진다. 시장에서의 공정한 경쟁은 이미 누구누구에게 유리한 고지를 선점해 둔 상태에서 치뤄지는, 이미 결과가 뻔한 짜여진 경기일 뿐이다. 공정한 경쟁룰은 오히려 더 속 터지게 하는 거짓이다. 내가 궁하고, 돈은 없는데, 양심을 가지고서 공정한 룰에 어떻게 복종하란 말인가?
자본주의에서의 생명윤리는 철저하게 돈에 의해 유린받게 되어있다. 지금 병원에 누워서 언제 죽는지도 모른 채 죽을 날짜를 기다리는 뇌사 상태의 환자의 경우에서, 만약 그의 죽음을 인정한다면 우리는 어떠한 결과에 직면하게 될까? 장기 기능의 장애로 목숨부지에 허덕이는 많은 환자에게는 참으로 듣기 좋은 소식임에는 분명하다. 장기기증이란, 곧 최고의 가치일 것이니, 그 혜택으로 꺼져가는 삶이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되어, 그래도 이전보다는 더욱 훌륭한 인격으로 생활해 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한 켠에서는 장기거래의 가능성이 더 크게 열려 좋아할 치들도 엄연히 존재한다.
인간의 장기들이 돈이 될 수 있다면, 그리고 뇌사가 죽음으로 인정된다면, 그것을 이용해 조직적인 범죄, 극단적으로는 일부러 사람을 죽이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지금 집이 없는 수천의 고아들, 아니 불운한 시대의 교육제도의 영향으로 정든 가정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수천, 수만의 청소년들이 장기거래 조직범죄단의 훌륭한 표적이 되지 말라는 법 있는가? 법의 엄존으로서 이러한 것들을 사전에 막을 수 있을가?법이 그렇게 강력하다면, 지금의 사회는 범죄없는, 마음놓고 살 수 있는 사회가 이미 되어 있어야 하지 않는가? 사고 파는 관계는 돈이 매개가 된다. 돈이 있어 사지 못하는 것 없고, 돈이 필요해 팔지 못하는 것이 없는 시대가 지금의 자본주의 시대 아니던가?
○ 독자의 평 2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질문은 손에 와닿지 허황된 질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누구나 꿈꾸는 사회의 모습이 반드시 자본주의여야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를 꿈꿀 자유가 있는 것이다. 사실 자본주의는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몇가지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우선 자본주의는 모든 것이 상품화라는 매개를 통해 이루어지는 사회이다. 즉 상품화되지 않는 것은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화폐를 매게로 시장에서 교환되지 않는 것들은 의미가 없는 것이 된다. 그 결과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품화에 매달려 생계를 유지하게 된다. 문제는 이 상품화과정을 윤리적, 도덕적으로 정당화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돈이 되는 것이라면 법의 저해를 받지 않는 범위내에서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이 상품화,물신화과정이 극에 달해 있는 사회이다. 국가나 지방정부까지 나서 돈을 벌어들이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과연 그렇게 해서 벌어들인 돈이 정작 필요한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지는 장담할 수 없는 노릇이다. 정작 더욱 큰 문제는 우리가 이렇게 돈벌이에 열중하고 있는 동안 이미 자본주의의 폐해를 경험한 바 있는 서구사회는 자본주의 이후 사회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작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가 왔을때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 자본주의의 깃발을 나부끼며 우리만이 자본주의식으로 살겠다고 발버둥칠 것인가? 마치 소중화임을 자랑하며 유교의 깃박을 나부끼던 옛 선조들과 같이.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