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깨어 있는 자들의 나라
자크 아탈리 / 사월의책 / 2010.9.20
– 우주의 비밀을 담은 책을 찾아나선 중세 스페인의 두 현자 이야기
‘살아 있는 프랑스 최고의 석학’이라 불리는 자크 아탈리의 대표 장편소설이다. 중세 스페인을 배경으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숨겨진 책을 찾아나선 두 현자의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이슬람 시대 스페인의 모습을 완벽하게 복원하며, 종교 근본주의의 지배 속에서 종교와 이성의 조화를 추구했던 철학자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작가는 뛰어난 역사적 상상력으로 두 철학자의 만남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숨겨진 책을 찾아가는 순례의 여정을 창조해낸다. 소설과 역사 그리고 철학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과연 종교와 이성은 공존할 수 있는지, 오늘의 세계에 질문을 던진다.
12세기 스페인의 남부 안달루시아는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가 공존하던 평화의 땅이었다. 그러나 북아프리카에서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침입하며 오랜 공존의 시대는 깨어지고 만다. 처형과 살인, 혼란이 세상을 뒤덮고 하늘은 잿빛으로 물든다. 암흑의 나라를 피해, 어린 마이모니데스와 젊은 아베로에스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남긴 우주의 비밀을 간직한 책을 찾기 위해 먼 길을 떠난다. 여정 한가운데서 ‘깨어 있는 자들’의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이야기는 급변한다. 살인사건의 범인은 과연 누구인가?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가 남긴 책은 정말로 존재하는가?

○ 목차
들어가며
1장 죽음의 날 – 1149년 5월 27일
2장 첫 번째 시험 – 1162년 1월 6일
3장 프랑스의 현자 – 1162년 3월 5일
4장 제국의 상인 – 1163년 9월 6일
5장 두 번째 시험 – 1164년 12월 5일
6장 랍비의 수수께끼 – 1165년 4월 8일
7장 아리스토텔레스의 제자들 – 1165년 4월 18일
그들은 누구인가?
끝나고 다시 시작된 이야기
감사의 말
참고도서

○ 저자소개 : 자크 아탈리 (Jacques Attali)
최고의 석학이라 불리는 자크 아탈리는 정치, 경제, 문화, 역사를 아우르는 지식과 통찰력으로 사회 변화를 예리하게 전망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아탈리는 재기와 상상력, 추진력을 겸비한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지식인이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자크 아탈리는 1943년 알제리의 알제에서 태어나 알제리 독립운동이 한창이던 열네 살 무렵 가족과 함께 프랑스로 건너왔다. 파리공과대학, 파리고등정치학교, 국립행정학교 등 프랑스 명문 교육기관을 졸업하고, 소르본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학계와 정계, 국제기구를 넘나들며 활동하였고 1974년에는 프랑수와 미테랑 당시 사회당 당수의 경제고문을 맡아 정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미테랑이 대통령에 당선된 후 아탈리는 10여 년간 대통령의 특별보좌관직을 거친 후 유럽부흥개발은행을 설립하여 총재직을 맡았다. 현재는 아탈리 자신의 이름을 건 컨설팅회사 ‘아탈리 & 아소시에’를 운영하고 있다.
교수, 정치인, 행정관료 등을 두루 거친 아탈리의 탁월한 혜안과 과학적인 분석은 프랑스 지성계를 넘어 전 세계의 방향타가 되었다. 국제 정세와 세계 경제, 미래 사회에 대한 탁월한 분석과 설득력 있는 예측을 담은 그의 저서들은 학자로서 그의 명성을 더욱 드높여주고 있다. 한편 아탈리는 한 인물에 깊게 파고들어 전기傳記를 쓰는 일에 매혹되었는데 이는 개인의 삶을 조명하는 의미를 가질 뿐만 아니라 과거 역사에 대한 충실한 자료가 되는 것은 물론,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성찰과 깨달음을 전해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저서로 『세계는 누가 지배할 것인가』, 『자크 아탈리, 더 나은 미래』, 『위기 그리고 그 이후』, 『미래의 물결』, 『인간적인 길』, 『합리적 미치광이』, 『호모 노마드 유목하는 인간』, 『마르크스 평전』, 『미테랑 평전』 등이 있다.
– 역자 : 이재룡
1956년 강원도 화천에서 태어났다. 성균관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브장송 대학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숭실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밀란 쿤데라, 누보로망 이후 신경향 소설의 개척자로 평가받는 장에슈노즈와 장 필립 뚜생 등을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한 것을 비롯해 외젠 이오네스코, 르 클레지오, 미르세아 엘리아데 등을 본격 소개하였다. 문학평론가로 활발히 활동하면서 프랑스 문학을 국내에 소개하고 있다.
저서로는 『꿀벌의 언어』, 옮긴 책으로는 『그날의 비밀』, 장 에슈노즈의 『달리기』, 『일 년』, 『금발의 여인들』,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정체성』, 조엘 에글로프의 『장의사 강그리옹』, 『해를 본 사람들』, 『도살장 사람들』, 외젠 이오네스코의 『외로운 남자』, 마리 르도네의 『장엄호텔』 장 필립 뚜생의 『사랑하기』, 『도망치기』, 『욕조』, 『사진기』를 비롯해 『거대한 고독』, 『고야의 유령』, 『모더니티의 다섯 개 역설』, 『코르다의 쿠바, 그리고 체』, 『벵갈의 밤』, 『부끄러움』, 『슬픈 흰곰의 노래』, 『로즈의 편지』, 『가을 기다림』, 『길고도 가벼운 사랑』, 『이별연습』, 『포옹』, 『오니샤』, 『불확정성의 원리』 등이 있다.
○ 책 속으로
“감동, 열정, 음악 그리고 시가 진짜 천국의 지도를 그리는 거야. 풀밭에서 포도주 한 병과 사랑하는 연인의 입술, 욕망과 회한. 이것이 나의 천국이자 지옥!” — p.92, 2장 첫 번째 시험 중에서
이븐 루시드는 돌연 마음이 차분해졌다. 헤라클레스의 이야기가 마치 자신에 대한 예언처럼 느껴졌다. 해협을 통과하고, 세계를 어깨에 메고 있다가, 죽음의 왕국에 가서 머리가 셋 달린 개를 데리고 나오는 것이 지금의 임무와 같은 것은 아닐까? 아리스토텔레스의 책을 찾아 가져가는 것, 이것이 그의 운명이었다. — p.152, 3장 프랑스의 현자 중에서
“인간은 진화하지 않는다! 땅이 침팬지가 되고 침팬지가 인간이 된다고 믿느냐?”
이븐 루시드는 평생 이토록 큰 위험에 직면한 적이 없었다. 신의 손으로 창조된 유일한 존재의 기원을 문제 삼는 것은 신앙에 대한 가장 큰 죄악이었다. 하지만 이제 결말을 지을 시간이 되었다.
“우주는 신을 향한 진화 과정에 있습니다. 저는 이성이 제게 믿으라고 말하는 것을 믿습니다. 특히 이성이 신의 기획에 감탄할 근거를 제공하는 경우에 더욱 그렇습니다.” — p.228, 4장 제국의 상인 중에서
“인간은 자유로운 존재입니다. 인간이 만 년을 산다면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을 테지요.” — p.317, 6장 랍비의 수수께끼 중에서
○ 줄거리
12세기 스페인의 남부 안달루시아는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가 공존하던 평화의 땅이었다. 이슬람 제국이 지배했던 스페인은 관용과 개방성의 정신이 살아 있었다. 그러나 북아프리카에서 알모아데족이라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침입하며 오랜 공존의 시대는 깨어지고 만다. 처형과 살인, 혼란이 세상을 뒤덮고 하늘은 잿빛으로 물든다. 이 암흑의 나라를 피해, 어린 마이모니데스와 젊은 아베로에스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남긴 우주와 인류의 비밀을 간직한 책 『절대적 영원에 대한 논고』를 찾기 위해 먼 길을 떠난다.
유대인 마이모니데스는 처형당한 외삼촌의 뒤를 이어 아리스토텔레스의 책을 계승하는 순례를 떠나며, 이슬람교도 아베로에스는 이슬람 제국의 재상이 명령하는 대로 비밀의 책을 찾아 여행을 시작한다. 스페인 남부의 이슬람 제국과 북부의 기독교 국가들로 양분된 세계에서, 그들은 적지를 넘나드는 아슬아슬한 모험을 계속한다. 게다가 그들의 등 뒤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추적자가 따라붙는데….
두 현자는 이슬람 제국의 수도였던 스페인 남부 코르도바에서 출발하여 기독교 국가들의 중심지 톨레도로 떠난다. 그들은 톨레도에서 첫 번째 현자를 만나고 첫 번째 시험을 받는다. 그리고 현자의 말에 따라 마이모니데스는 프랑스의 도시 나르본으로, 아베로에스는 지중해의 관문 세우타를 지나 모로코의 페스로 향한다. 스페인에서 북아프리카에 이르는 매혹적인 풍경 속에서, 그들의 길은 서로 엇갈리고 또 교차한다. 수많은 사람들과의 만남과 대화가 이어지며 종교와 이성의 공존에 대한 지적인 이야기가 끝없이 반복된다. 그리고 그들은 미지의 땅에 당도한다.
길 위에서 두 철학자는 협박 편지를 받거나 뱀에 물리기도 하고, 대학에서 강의를 하거나 의사가 되어 환자를 치료하기도 한다. 그들은 현자와 만나기 위해서 수많은 질문들과 부딪치며 그들 나름의 답을 하나씩 제시해 나간다. 그러나 그들의 여정 한가운데서 ‘깨어 있는 자들’의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이야기는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그들 자신만 안다고 여겼던 비밀의 책을 찾는 순례가 누군가에 의해 추적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범인은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책의 행방은 묘연해지며 이야기는 미궁에 빠진다. 그들을 좇는 ‘깨어 있는 자들’은 어떤 이들이며, 살인사건의 범인은 과연 누구인가?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가 남긴 책은 정말로 존재하는가?

○ 출판사 서평
– 비밀의 책을 찾아나선 중세 스페인의 두 현자 이야기
‘살아 있는 프랑스 최고의 석학’으로 불리는 자크 아탈리는 정치, 경제, 인문, 예술 등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저술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식인이다. 자크 아탈리의 몇 안 되는 소설 중 대표작으로 꼽히는 『깨어 있는 자들의 나라』는 출간 당시 르 몽드에서 격찬하고 프랑스 아마존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른 작품이다. 자크 아탈리는 『호모 노마드, 유목하는 인간』 등 이전 저서들에서 국가, 종교, 자본주의가 빚어내는 야만과 폭력의 세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깨어 있는 개인들, 체제에 구속되지 않는 자유로운 유목적 지성들이 주도하는 유토피아의 건설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견지해왔다. 이번 소설의 주제 역시 여기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이 소설은 12세기 스페인을 배경으로 고대의 지혜를 찾아나선 두 철학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자크 아탈리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이슬람 시대 스페인의 모습을 완벽하게 복원하고, 이슬람 근본주의의 지배 속에서 종교와 이성의 조화를 추구했던 철학사의 한 장면을 포착한다. 실존했던 철학자 아베로에스와 마이모니데스가 아리스토텔레스가 남긴 책을 찾아가는 여정을 추리 기법으로 구성하면서, 역사적 사실과 철학사의 담론들, 그리고 소설적 재미를 한데 버무린 독특하고 색다른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런 몇 가지 점에서 이 작품은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과 같은 지식소설의 계보를 잇는다고 할 수 있다.
– 이슬람 시대 스페인을 복원하다
『깨어 있는 자들의 나라』는 이슬람 시대 스페인에 관한 이야기다. 자크 아탈리는 치밀한 고증과 풍부한 사료로 역사 속에 묻힌 12세기 스페인의 풍경을 발굴한다. 하얀 베일로 얼굴을 가린 여자들, 터번을 두르고 끝이 구부러진 신을 신은 남자들, 모스크(회교사원)의 웅장한 첨탑들 같은 이국적인 모습을 생생히 그려낸다. 소설의 배경은 철저히 실제 역사적 사건에 충실하고, 등장하는 거의 모든 인물은 실존했던 이들이다. 자크 아탈리는 역사의 큰 흐름 사이에 있는 작은 물결들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늘어놓으며, 천 년 전에 일어난 과거의 일을 마치 어제의 일처럼 보여준다.
소설의 시간적 배경이 되는 12세기 스페인은 커다란 변화에 직면해 있었다. 원래 스페인은 8세기 초 이슬람교도들이 일부 지역을 장악한 이후 오래도록 황금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그것은 이슬람 지배세력들이 지닌 종교적 관용과 개방성 덕분이었는데, 당시 스페인은 이슬람 근본주의자부터 기독교 광신주의자까지 모든 사람이 자유로운 ‘신의 용광로’였다. 그러나 기독교 왕국들과 이슬람 제국의 대립이 격해지면서 공존의 시대는 저물어간다. 북아프리카에서 올라온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인 알모아데족이 스페인을 뒤덮으며 관용의 땅은 살육의 땅으로 변하고 엄혹한 종교 박해가 벌어진다. 이 책의 이야기는 이즈음 시작된다.
자크 아탈리는 중세를 대표하는 두 현자, 이슬람 철학자 아베로에스(이븐 루시드)와 유대 철학자 마이모니데스(모세 벤 마이문)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이들은 12세기 같은 시기에 스페인 남부의 도시 코르도바에서 살았다. 자크 아탈리는 뛰어난 역사적 상상력으로 두 철학자의 만남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숨겨진 책을 찾아가는 순례의 여정을 창조해낸다. 그들이 코르도바에서 어떻게 마주쳤는지, 톨레도과 페스(현재 모로코의 도시)에서 어떻게 만났는지를 사진 찍듯이 묘사하고, 두 현자가 추구한 이상과 그에 대한 이야기를 조곤조곤 들려준다.
– 종교와 이성의 공존을 묻다
아베로에스와 마이모니데스는 종교와 이성이 서로를 배척하지 않으며, 종교들이 서로 다르지 않다는 사상을 실제로 공유했던 철학자들이다. 그들이 살던 시대가 알모아데족의 지배로 광신의 바람이 불었던 시기였음을 생각해 보면 놀라운 일이다. 자크 아탈리는 두 철학자의 신에 대한 생각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책을 찾는 과정을 담아내며 오늘의 ‘종교 분쟁’에 대한 비판을 숨기지 않는다. 소설의 배경은 12세기 스페인이지만, 이야기는 오늘날의 이스라엘, 이라크, 아프가니스탄과 맞닿아 있다. 신의 허명과 종교적 근본주의가 인간의 이성을 압살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소설 속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과 그의 책은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로서 등장한다. 아베로에스와 마이모니데스는 관용과 공존이 있는 약속의 땅을 갈망하며, 아리스토텔레스의 유산을 찾아 먼 길을 떠난다. 그 길 위에서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과 그들과의 대화 속에서 인류의 운명에 대한 희망의 빛이 조금씩 드러난다. 절망과 공포의 이편에서 삶과 행복과 사랑의 저편으로 향하는 여정은 그들 자신에 대한 치유이자 세계의 상처를 돌보는 회복의 과정이기도 하다.
서로 다른 종교에 대한 거부와, 종교와 이성에 대한 서로 다른 생각들로 두 쪽으로 찢겨버린 ?이라는 점에서 12세기 스페인과 우리가 사는 지금 여기는 다르지 않다. 자크 아탈리는 광신도가 지배하는 중세 스페인의 한복판에서 현재를 돌아본다. 그는 소설과 역사 그리고 철학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오늘의 세계에 질문을 던진다. 과연 종교와 이성은 공존할 수 있는가?
– 살아 있는 철학사의 한 장면을 소설로 그리다
오늘날 역사가들은 르네상스의 기원을 ‘아리스토텔레스 혁명’에서 찾는다. 아베로에스와 마이모니데스는 고대 이후 역사에서 사라진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을 동시에 계승하여 중세문화가 르네상스로 이어지는 토대를 마련한 철학자들이다. 자크 아탈리는 이미 『호모 노마드, 유목하는 인간』에서 두 철학자를 그 시대를 대표하는 ‘지(知)적 노마드’라고 지칭한 바 있다. 신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폭력에 맞서 우애의 세상을 꿈꾼 ‘유목하는 철학자들’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그들은 폭정의 틈바구니에서 몰래 자유롭게 살며, 다음에 올 사람들을 위해 번역과 저술에 몰두하여 미래의 혁명을 준비한 ‘깨어 있는 자들’이었다.
자크 아탈리는 이 위대한 철학사의 한 장면을 아리스토텔레스가 남긴 비밀의 책이라는 소설적 장치를 이용하여 추리 기법으로 흥미롭게 풀어낸다. 마이모니데스는 외삼촌의 뒤를 이어 비밀의 책을 계승하는 순례를 떠나며, 아베로에스는 이슬람 제국의 재상이 명령하는 대로 그 책을 찾아 여행을 시작한다. 순례와 여행이 겹치는 곳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이야기는 급변한다. 범인의 흔적은 보이지 않고 책의 행방은 알 수 없게 된다. 범인 추적과 책을 찾는 여정이 교차하며 서사는 깊어지고 재미는 커진다.
두 철학자는 종교를 가장한 야만과 폭력이 아우성칠 때, 미지의 땅으로 향한다. 스페인에서 프랑스로, 프랑스에서 북아프리카로 이어지는 여정 속에서 오늘날의 ‘무신론 논쟁’을 연상케 하는 지적인 대화들이 곳곳마다 등장한다.
현자들은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어떻게 관용과 공존의 세계를 만들 수 있는지를 끝없이 고민하며 길 위에서 헤맨다. 하지만 그들은 언제나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간다.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종교와 이성을 조화시키는 살아 있는 철학을 발견하게 된다.
– 이 책에 대한 찬사
“자크 아탈리는 수백 년의 시간과 공간을 성큼성큼 넘나들며 역사에 묻힌 유목민의 운명을 부활시켰다.”- 르 몽드
“갈등과 분열에 직면한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 관용과 다원주의를 필요로 한다. 이 책은 풍부한 이성과 신앙이 어떻게 세계를 치유하고 우리를 함께 살 수 있게 하는지를 보여준다.” – 아마존 서평
“그는 우리를 가장 매혹적인 스페인의 풍경 속으로 데려간다. 신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폭력에 맞서 우애의 세상을 꿈꾸는 두 철학자의 순례가 주는 감동이 아직도 생생하다.” – 아마존 서평
○ 추천평
“자크 아탈리는 언제나 불꽃을 튀긴다. 그는 창의적 지성으로 번뜩이며 때론 우리를 동요시키고 때론 흥분시킨다. 우리는 그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을 수 없다.” _ 앨빈 토플러

○ 독자의 평 1
지난 번 스페인을 여행하면서 꼬르도바에 들렀을 때 조형진 가이드는 메키스타 회교사원을 설명한 다음에 유대인마을로 일행을 안내하면서 꼬르도바의 현인 마이모니데스의 좌상을 소개하였습니다. 인터넷에서 마이모니데스를 검색했을 때 발견한 책이 바로 자크 아탈리의 장편소설 <깨어 있는 자들의 나라>입니다. 소설의 무대가 꼬르도바와 톨레도는 물론 프랑스 서부에서 모로코의 패스에 이르기까지 이슬람과 가톨릭이 긴박하게 세를 겨루던 장소가 무대가 될 뿐만 아니라, 아리스토텔레스를 주석한 아베로에스와 마이모니데스가 주인공으로 등장해서 아리스토텔레스가 남긴 철학서를 뒤쫓는다는 얼개에 관심이 끌렸습니다. 이미 <아베로에스의 아리스토텔레스 형이상학>을 통해서 만나본 바 있습니다.
<깨어 있는 자들의 나라>는 에코의 <장미의 이름>처럼 시대를 중세 유럽을 배경으로 한 역사 추리소설이라고 분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자는 서문에서 ‘대단히 믿기 어려울 테지만 여기에서 벌어지는 역사적 사건들은 모두 실제로 일어난 일이며, 등장인물들은 실존인물들이며 생각과 행동 방식은 이 시대의 이념에 충실하다’라고 전제하여 책을 읽는 이들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일단 등장인물이 친숙하고 이들의 활동무대가 되고 있는 꼬르도바, 톨레도 그리고 페스 등을 돌아본 경험이 책에 쉽게 빠져들게 하였습니다.
시대적 가톨릭과 유대교 그리고 이슬람교는 모두 유일신을 믿는 종교인데, 같은 지역에서 세력을 다투면서 살다보니 서로를 존중하던 시절도 있었던 모양입니다. 저자는 1100년을 전후로 약 20년 동안, “역사상 딱 한 번, 딱 한 곳(스페인의 안달루시아 지방)에서 유일신을 믿는 세 개의 종교가 서로를 존중하고 찬양하며 서로에게서 자양분을 섭취하는 길을 택했다‘라고 전합니다. 이 시기에 꼬르도바를 수도로 한 알모라비데왕조가 포르투갈의 알폰소1세왕의 침략을 받아 위기에 처하자 회교도인 알모아데족에게 도움을 청했는데, 알모아데족은 오히려 알모라비데왕조를 내쫓고 꼬르도바를 차지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유대인과 가톨릭교도들을 탄압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유대의 숨은 현인 엘리파르는 랍비 마이문에게 시집간 누이의 아들 모세에게 그리스의 현인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을 설명하곤 했는데, 새로 들어선 이슬람 왕조의 탄압으로 죽음에 몰리면서 조카에게 톨레도로 가서 제라르도라는 사람을 찾아 아리스토텔레스가 쓴 책의 사본을 받으라고 부탁합니다. 한편 꼬르도바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이븐 루시드(아베로에스)는 펑소 아리스토텔레스야말로 진리의 원천이며, 코란은 과학적 논고가 아니라 단지 과학에 존재하는 진리에 접근하는 방도에 불과하다고 주장해서 이슬람교도들의 비난을 받게 되는데, 결국은 칼리프의 소환을 받아 수도인 모로코의 마라케시로 호송됩니다. 이곳에서 칼리프의 최측근인 이븐 투파일의 지시에 따라서 똘레도로 가서 제라르도라는 사람을 만나 역시 아리스토텔레스가 쓴 책의 사본을 받아오라는 명령을 받게 됩니다. 모세와 이븐 루시드는 동시에 제라르도를 만나게 되고, 제라르도는 두 사람에게 각각 다른 길을 안내하게 됩니다만. 결국 두 사람은 모로코의 패스로 향하게 됩니다. 패스에서 두 사람은 원하는 책을 손에 넣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두 사람의 행로에는 죽음의 그림자가 뒤덮고 있어, 이를 헤쳐나갈 수 있을까요? 아리스토텔레스의 책을 뒤쫓은 두 사람을 위협하는 무리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이슬람이 배경이 되는 책을 읽다보면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거창하게 길어서 서로 헷갈리는 바람에 자꾸 되돌아가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작가가 촘촘하게 짜놓은 틀은 어긋나거나 어색한 점도 없이 매끈하게 마무리에 이르게 됩니다. 다만 이븐 루시드와 모세 두 사람 가운데 누가 책을 손에 넣게 되는지는 독자의 몫이 되고 만 것이 조금 아쉽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이븐 루시드, 즉 아베로에스는 앞서 소개드린 것처럼 <아베로에스의 아리스토텔레스 형이상학>과 이 책의 두 주인공이 뒤쫓고 있는 <절대적 영원에 대한 논고>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는 <결정적 논고>를 저술하여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고 합니다.
1100년을 전후한 이베리아반도와 모로코 지역과 그곳에 살던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는 좋은 책읽기였습니다. 또한 세 가지 종교의 유사점과 차이점도 비교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 독자의 평 2
12세기의 스페인은 지금처럼 하나의 국가로 통일이 되기전 한 때 이슬람, 기독교, 유대교가 함께 어우러져서 살고 있었던 평화로운 시대가 있었다.
그런 시대는 아프리카를 근거로 하여 침입한 알모라비데족의 평온한 정책으로 인해서 서로의 종교를 존중하며 서로의 축제을 즐길 수 있었던 시절이었지만 이 왕족을 저지하고 들어온 알모아데족의 철저한 전통 종교주의적인 입각에 의한 정책으로 인해서 순수 이슬람으로 돌아가자는 취지로 공포의 시대가 된다.
회교도를 제외한 유대인이나 기도교인은 자신의 종교를 버리고 개종하길 강요당했기에 일부는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는 시대가 되었다.
이 시기에 랍비인 아버지밑에서 태어난 모세는그의 외삼촌이 회도교로 개종했지만 자신의 진정어린 종교회교가 아니었단 이유로 처형을 당하게 된다. 죽기 전 간간이 조카에게 자신이 알고 있던 모든지식을 알려준 그는 어느 날 신은 우주를 창조한 것이 아닌 우주는 이미 시간 전에 있었으며 이를 주장한 아리스토텔레스가 쓴 절대적 영원에대한 논고란 책에 대해 언급을 한다.
금화 한 개를 조카에게 쥐어주면서 책을 찾아가는 여정에 대해서 알려준 삼촌은 모든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죽고 엄마마저 돌아가자 아버지는 코르도바를 떠날 것을 결심한다. 절친인 이븐루시나의 아버지로 부터 톨레도로 갈 것을 권유받고 정착한 모세가족과 그는 삼촌이 알려준 대로 크레모나의제라르도를 찾아가지만 그가 여행을 떠났단 소릴 듣고 기다리던 중 “깨어있는 자들로부터” 온 책을 찾지 말란 위협적인 편지를 받는다.
한편 이븐 루시나 역시 회교도를 믿지만 그들이 주장하는 신과 우주의 생성과정에 대해서 철학적,학문적으로 배치되는 생각으로 알려지게 되고 이를 지켜보던 왕세자와 그의 보좌관인 이븐투파일로 부터 아리스토텔레스를 연구하란 명과 함께 이븐 투파일로부터 금화 한 개와 함께 모세와 같은 책의 행방을 찾아 볼 것을 명령받는다.
같은 지역인 톨레토의 제라르도를 찾아간 그 때 모세와 우연히 마주치면서 비켜간다.
모세 또한 제라르도로 부터 책이 두 방향으로 나뉘어 보관되어 있단 소릴 듣고 라틴어본이 있는 나르본에 사는 이븐 티본이란 사람을 찾아가게 된다. 하지만 그를 만났지만 그로부터 다시 알베릭 드 몽파라는 의사를 찾아가란 소리에 길을 나서게 되지만 또다시 협박의 편지를 받게 된다.
결국 몽파 의사도 책을 건네주겠단 약속을 하지만 그도 죽게 되고 세우타로 가족이 주거지를 옮긴다. 그 곳에서 알킨디의 딸 레일라를 만나고 사랑하게 되고 의사로서 유대교 회랑에서 공부와 연설을 하는 생활을 하면서 알킨디로 부터 책을 받아보고자 애를 쓴다.
그러는 동안 이븐 루시나 역시 제라르도로 부터 페스에 살고 있는 회교도 대상인 알킨디를 찾으란 소릴 듣고 세우타의 총독 비서가 되어 그 곳에 살게 되면서 대학부속 교수와 의사로서 생활을 하던 중 모세와 같이 알 킨디를 만나게 된다.
두 사람중에 진짜를 가려내기 위한 세 가지 질문을 한 알킨디는 결사대원들과 함께 의논을 한 뒤 결정짓겠단 약속을 하고 집을 나서게 되지만 왕으로 오른 왕세자의 억압정책으로 인해 유대교인들의 탄압이 시작된 때와 같이 이븐 투파일은 그들의 본거지를 습격, 알 킨디는 물론 그 주위에 있던 사람들도 처형당한다.
자신을 이끌었던 이븐 슈샨의 알 수 없는 대화속에 모세와 이븐 루시나는 그 말뜻의 의미를 되새기다 책이 숨겨진 장소를 해독해 내게 되고 모세는 부인이 된 레일라와 가족들을 데리고 이스라엘로 간다.
세월이 흐른 후 이븐 루시나는 왕의 주치의로서 살다가 그다지 좋지 않은 환경에서 죽게되고 모세 또한 부인과의 사별, 동생의 해상에서 실종, 다시 몇 년뒤 재혼을 거치면서 거짓 개종에 대한 탄압도 받게되지만 살라딘의 결정으로 마지막 생을 저술활동 하면서 마감한다.
12세기를 배경으로 한, 그것도 로마 멸망 후 고트족의 침입과 무수히 많은 영주가 다스리게 된 유럽, 그것도 복잡한 (지금은 그 문화유산으로 관광의 나라로 볼거리가 풍부한 나라가 됬지만)스페인 안에서 벌어졌던 일을 소설적 스릴과 사실적 인물을 등장시킨 소설이다.
소설이라 하기엔 역사적인 사실과 작가 자신이 밝혔듯 알려지지 않은 시기의 상황에선 상상의 나래를 펼쳐서 저술했다곤 하지만 그 시대를 궁금해 하고, 특히 3대종교가 어우려져 살 수 있었던 배경의 시대를 엿보는 재미가 있다.
당시의 기독교와 유대교의 반목, 유일신과 우상숭배에 대한 다른 해석을 둘러싼 종교적인 갈등 앞에서 서로의 이익을 위해서 유대교와 이슬람교의 협동으로 적을 물리치는 과정, 철저한 전통 이슬람 주장을 모토로 과학과 철학서적을 불태우는 정책을 폈던 알모라비데족의 정치스타일은 이후 유대인들의 종교적인 회개로의 고뇌, 자살을 선택한 삶,오랜 디아스포라의 한 원인을 만들기도했단 점에서 역사의 한 면을 들여다보게 해 준다.
신만이 오직 우주와 인간을 창조했다는 종교적인 믿음이 철학적인 사고와 과학적인 사고로 점철된 아리스토텔레스가 자신의 주장대로 신은 시간 밖에 존재, 이것이 바로 신이 우주와 구별되는 점이란데에 의견을 같이 한 모세와 이븐 루시나의 주장은 지금도 다윈의 진화설이 맞느냐, 아니면 종교적인 차원에서 믿는 신이 아담의 갈비뼈로 시작된 창조가 맞느냐하는 것에 비교할 수가 있을 것 같다.
이것을 알게된다면 무사히 살지 못하리란 깨어있는 자들의 비밀 회합에 의한 오랜 전통으로 이어져 내려온 간수 방법을 알아내기 까지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한 그들 결사대의 활약이 전개됬단 점에서 소설적 스릴은 종교와 창조, 신의 존재, 그리고 그것을 둘러싼 다른 종교를 가진 자들의 고뇌가 잘 드러나 있고 인문적인 교양을 쌓을 수 있단 점에서 고루 읽힐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작가 자신의 풍부한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한 사료와 상상, 그리고 실존 인물이었던 모세와 이븐 루시나를 내세워서 그들이 만남과 다시는 해후를 하지 못했던 인생의 항로가 지도와 함께 그려져 있어서 당시의 종교간의 파벌과 이동 과정을 같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도움을 준 책이다.
여전히 지금도 종교로 인한 오해와 불신, 자신의 종교적인 신념에 입각해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불사하고서라도 뛰어드는 현 세태를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한 배경지식이 되어주는 책이다.
(사족을 붙이자면 이 시대의 종교와 더불어서 알고 싶은 책의 연관성으로 “십자가 초승달 동맹”, “석류나무 그늘 아래서”, 더 나아가 “”살라딘”이란 책을 같이 곁들여 본다면 더욱 좋을 듯 하단 생각도 든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