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나이 드는 데도 예의가 필요하다
고광애 / 바다출판사 / 2016.8.10
– 웰빙과 웰다잉을 잇는 지혜, 웰에이징
웰빙이 시대의 화두가 된 지 오래다. 이제는 건강하게 살다가 깔끔하게 떠나자는 웰다잉이 이야기된다. ‘100세 시대’가 멀지 않았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그 사이 웰에이징이 있다. 잘 늙자는 이야기다. 자식이나 사회에 부담을 주지 말고 경제 자립, 생활 자립은 물론 정서적으로도 홀로 서기를 하자는 뜻이다.
80을 바라보는 지은이는 ‘신식 할머니’이자 영원한 ‘현역’이다. 20년 가까이 독서모임에 참여할 정도로 책을 가까이 하고, 신선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사를 두루 살핀다. 인터넷 서핑과 공연 관람을 즐기는가 하면 방송에서 노인문제 상담 활동도 하고 언론에 칼럼도 연재한다. 이를 바탕으로 지혜로운 조언, 진솔한 속내, 깔끔하면서도 씩씩한 다짐을 담아냈다. 지하철 경로석을 없애자고도 하고 ‘효심 총량 불변의 법칙’도 들려준다.
동년배라면 공감하고 젊은이들은 고개를 끄덕일 내용이 가득하다. 지은이는 평범한 가정주부로 지내다 50세에 뒤늦게 ‘노년 공부’를 시작했다. 60대에 첫 에세이집을 낸 그가 다섯 번째 책을 내기까지는 역시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 목차

1. 나이가 벼슬이기는커녕
‘삼고초려’에만 응하기로 27/노년의 ‘유리벽’을 폐하라 43/우리를 슬프게 하는 편견 선입견 45/맘만 불편한 지하철 노인석 51
2.나이 들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
‘효심 총량 불변의 법칙’ 67/치사랑 내리사랑 그리고 옛 사랑 74/젊은이들이 싫어하는 말버릇 세 가지 110/노부부의 진정한 사랑법이란 114
3. 빛나는 황혼을 위하여
‘물물이 늙기’와 ‘역효도’ 125/건강염려증은 병, 건강무심증은 무례 141/사전의료 의향서를 생각한다 157
4. 여유로운 노년을 위하여
돈 모으기보다 사람 가꾸기를 171/지갑이 얇아도 생기는 여유 180/기대수명은 넉넉히 잡아야 184/칭찬과 공짜에 홀려 깨춤 추다가는 192
5.깔끔한 마무리를 위하여
바로 지금, 여기를 즐기자 211/삶은 즐겁게! 임종은 깔끔하게! 224
6. 차마 자식들에게 못한 말
‘명절앓이’와 섭섭한 마음 235/사랑은 나이를 가리지 않는다 255/나이 들어 좋은 것 1 259/나이 들어 좋은 것 2 263
○ 저자소개 : 고광애
1950년대 후반, 이화여대 사학과에 재학 중 한국일보 기자로 입사했다가 1년 만에 결혼한 후 줄곧 어머니와 남편, 그리고 2남 1녀를 뒷바라지하며 살았다. 50세에 노년 공부를 시작한 후 써온 글을 영화감독인 둘째 아들 임상수가 ‘발굴’해 출판을 주선한 책이 인기를 모으면서 방송, 출판에서 노인문제 전문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2000년 『아름다운 노년을 위하여』를 시작으로 『실버들을 위한 유쾌한 수다』, 『마흔과 일흔이 함께 쓰는 노트』, 『아름다운 나의 죽음을 위하여』를 냈으며 10여 년간 KBS 등 방송에서 노인문제 상담을 해왔다.
예리한 문제의식과 균형 감각을 소탈한 시선에 담아내는 솜씨가 돋보인다. 영화·공연 감상이 취미인 ‘신중년’으로, ‘메멘토 모리 독서회’에서 20년 가까이 활동하는 등 ‘웰 다잉’에도 관심이 많다.
○ 책 속으로
우린 다 살았다마는…
나의 어머니는 90을 넘기신 후엔 걸핏하면, 우리들을 보고, “난 다 살았다마는 앞으로 살아낼 너희들이 걱정이다”고 했다. 그 때마다 나는 “엄마나 잘 사세요, 우리 걱정은 말구”라며 코웃음을 쳤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어머니의 말씀은 진리였고, 세상을 꿰뚫어 보는 혜안이었다. — p.34
우리를 슬프게 하는 편견 선입견
“부부가 친정어머니에게 차를 권하고 있었다. 부부는 열심히 얘기를 주고받았지만, 늙은 어머니에게는 한 마디도 건네지 않았다. 어쩌다가 ‘어머니, 차 한 잔 더 하실래요?’ ‘이거 한 조각 더 드실래요? ’정도의 이야기만 했다. 부부는 어머니에게 보살핌과 친절을 베푸는 것 같았고 그리고 모시고 나갔다.” 그러나 그 어머니는 조금도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치사랑 내리사랑 그리고 옛사랑(77쪽)가령 노인네가 잘 잡수면 “우리 시어머니 식성이 얼마나 좋으신데 ~” 반대로 잘 못 잡수면 “시어머니 식성이 보통 까다로우셔야지~”라고들 한다. 이 말의 뉘앙스는 그리 썩 유쾌하지는 않은 듯하다. 하지만 똑같은 상황을 내 자식이나 손주에게 대입해 보면 뭐라 할까. “잘두 먹지~”하며 더 할 수 없이 귀엽고 예쁘게 볼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손주애가 잘 못 먹으면 “아이구, 얘가 병이 났나?” 하며 걱정이 태산이 된다. — p.49
노부부의 진정한 사랑법
한 살이라도 젊었을 적, 오늘이 내일보다 적응이 잘 되는 지금, ‘경제 자립’은 기본이고 ‘생활 자립’을 익혀야 한다. 내 친구 모양, 혼자서는 지하철 노선도 모르면 어쩔거나. 평생 맛있는 세 끼 따뜻한 밥을 대령하면서도 홀로 끼니도 해 먹을 줄 알게 가르쳐 놓는 게 정작 남편을 사랑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 p.119
떠날 때까지 차곡차곡, 차근차근
옛날에 다 배운 거라고, 옛날에 다 경험한 거라고 배움에 등을 돌리는 사람들은 장수를 누릴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이는 젊어서 많이 배우고 공부를 열심히 했다는 노년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옛날에 배웠던 것들은 옆으로 치워 두고 새로 배우지 않고는 이 급변하는 세상에서 길고도 길어진 인생을 제대로 살아갈 수가 없다. — p.140
건강한 장수는 자기 하기 나름
자기 몸과 정신의 건강은 자기가 지켜야지, 천하 없는 효자나 배우자도 대신해 줄 수는 없다. 허버트 스펜서라는 영국 학자는 일찍이 “건강유지는 하나의 의무”라고 했다. 그런데 의외로 사람들은 자기 몸에도 육체상의 예의를 차려야 한다는 것을 의식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건강을 곁들인 장수를 하는 데 공짜는 없다. — p.153
모두 나이 든다, 누구나 혼자이다
평범한 일상을 음미하는 맛을 아는 것은 노년기를 잘 보내기 위한 필수 요건이다. 떠들썩한 축제도 즐길 줄 알아야겠지만, 한적한 일상 속에서 정적인 즐거움을 조신하게 음미할 줄 아는 노년은 고상하다. — p.272
○ 출판사 서평
– 지혜롭다
나이가 든다고 절로 지혜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세상사를 흘려보지 않는 관심과 문제의식에 궁리를 더해져야 한다.
지은이가 지난 일 중 잘한 것만 이야기하는 자랑질, 한 얘기 하고 또 하는 것 그리고 내내 자기 이야기만 하는 것을 ‘젊은이들이 싫어하는 말버릇 세 가지’(112쪽)로 꼽은 것이 세월에 덖인 지혜라 하겠다. 누구나 느끼지만 제대로 표현 못한 것을 콕 집어낸 이 말은 언젠가 나이 들 모두가 귀담아 들어야 할 말이다.
그런가 하면 “사랑으로 품어도 품어도, 품을 날들이 너무 조금밖에 남지 않은 이 시점에 와서도 나 하고 다르다고, 나 하고는 생각이 다르다고 사람들을 이처럼 내쳐야 하는가” 고 물으면서 ‘생각이 다르다고 미워하지 말자’(121쪽)는 글은 진보와 보수 또는 세대 차이를 극복하려는 연륜이 느껴진다.
– 진솔하다
나이든 이들의 심정을 꾸미지 않고 드러낸다는 점 역시 이 책의 미덕이다. 예를 들면 명절을 맞은 부모세대의 마음고생을 그린 ‘명절앓이와 섭섭한 마음’(240쪽)이 그렇다.
“늙어가면서 부쩍 자주 쓰게 되는 단어가 ‘섭섭’이다. 왜 섭섭한가? 상대방이 이만이만 해 주었으면 하는 ‘바라는 맘’을 가졌다가 상대방이 이만 이만큼 안 해 주면 섭섭해지는 게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라 속내를 털어놓는 식이다. 그러니 지은이와 같은 세대들이 “어쩜, 이리 내 맘과 같수!”라고 감탄할 수밖에. 그러면서 ‘신인류’라고 할 정도로 나와는 천양지판인 자식들의 맘 씀씀이가 어찌 내 맘 씀씀이 하고 같기를 바랄 수는 없다고 충고한다.
– 깔끔하다
나이 들어가면서 주변은 물론 자식들에게도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모습에선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큰언니 생일잔치 참석이나 자식들과의 해외여행 추진에서 얻은 쓴 경험을 바탕으로 “어떤 모임이든 초청자가 간절한 마음으로 3번 이상 청하는 경우에만 참석하기로” 마음을 정하는 과정을 담은 ‘삼고초려에만 응하기로’(27쪽)는 노년 세대의 의지가 엿보인다. “초청도 초청 나름이다. 인사치레로 하는 초청은 사절이다”라는 단호한 결심을 보면 나이 든 이들을 대하는 우리의 마음가짐을 돌아보게 한다.
– 씩씩하다
그러면서도 함께 나이 들어 가는 이들을 위한 권면이 곳곳에 보인다. ‘건강염려증은 병, 건강무심증은 무례’(141쪽)라며 “아이구, 저 노인네, 천년만년 살려 그러나? 저리 기를 쓰고 운동을 하니…”라는 것 같은 젊은이의 눈초리는 무시하고 땀 흘리라고도 하고, “60~80 이후란 한편으로 자유롭고, 한편으로 재충전이 필요한 시기인 만큼 공부하기에 가장 좋은 때”라 강조하는 것이 그런 예이다.
“노인이 없다면 꿔라도 오라.” 노인의 지혜가 소중함을 가리키는 그리스 속담이다. 한데 요즘 그러기는 쉽지 않다. 컴퓨터나 스마트폰만 몇 번 두드리면 온갖 정보가 쏟아지는 세상이니 굳이 노인의 조언이나 충고를 찾으려 들지 않는다. 그러나 이 책을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지혜는 정보나 지식과 다르다는 것, 묵은 것이 좋은 것은 술과 친구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