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대지(중) 아들들 : Sons
펄 S. 벅(Pearl Sydenstricker Buck) / 출판사길산 / 2014.05.27
3부작의 두 번째 이야기, 덧없는 인간의 삶에 대한 치밀한 몽타주.
가난한 농부에서 대지주가 된 왕룽의 세 아들은 변하지 않는 것은 흙뿐이라고 믿었던 아버지와는 전혀 다른 신념으로 살아간다.
돈으로 살 수 있는 향락과 즐거움만이 인생의 전부라고 믿는 첫째 왕따.
막대한 재산을 소유했음에도 끝까지 ‘부의 축적’을 인생의 구원으로 여기는 둘째 왕얼.
그리고 두 형과 달리 높은 이상을 쫒아 끊임없이 진격하던 셋째 왕후마저도 이상을 현실로 구축하는 일에는 예기치 못한 덫과 상처가 기다리고 있음을 절감한다.
펄 벅의’대지(大地)’는 ‘대지(The Good Earth, 1931)’, ‘아들들(Sons, 1932)’, ‘분열된 집안(A House Divided, 1935)’, 3부작으로 이루어져 있다. 땅을 사랑하는 가난한 농부 왕룽과 그 아들들, 손자들로 이어지는 3대에 걸친 이야기이다. ‘대지’는 1931년 출판되자마자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아들들’과 ‘분열된 집안’은 그 속편으로 발표된 것이다.

펄 벅의 중국 국토와 인간에 대한 깊은 지식은 독보적이며, ‘대지’를 제외한 다른 많은 작품 또한 그 이해와 통찰은 서양인 작가로서는 최고의 수준이다. 이것은 그녀의 긴 세월에 걸친 중국생활의 체험이 모두 그 원천이 된 것이다.
1938년 노벨문학상 선고위원회의 추천문에는 ‘중국 농부의 생활을 풍부하게, 서사시적으로 묘사한 매우 뛰어난 훌륭한 작품이다’라고 쓰여 있다. 노벨문학상은 ‘대지’를 필두로 하는 중국을 소재로 한 일련의 문학 업적에 수여된 것이지만, ‘대지’ 하나만으로도 노벨문학상을 수상할 만하다는 느낌을 주는 것은, ‘대지’가 그녀의 부동의 걸작이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 줄거리
아버지 왕룽이 세상을 뜨자 첫 아들 왕따와 둘째 아들 왕얼은 장례식과 유산 분배 문제로 분주하게 움직인다. 이 무렵 두 형제의 사이는 크게 벌어져 있었다. 첫째 왕따는 사치스러운 생활에 젖어 아버지의 재산을 물 쓰듯 했고, 반면 수전노인 둘째 왕얼은 허영심만 가진 형에게 잇속을 챙길 줄 모른다고 비난한다.
본격적인 장례가 시작되자, 집을 뛰쳐나갔던 셋째 아들 왕싼까지 집으로 돌아온다. 10년간 소식 없던 셋째가 군인이 되어 돌아오자 집안 식구들은 놀라움과 두려움에 휩싸인다. 왕싼은 자신의 유산 분배 차례가 되자 ‘땅 같은 건 필요 없으니 군대를 키울 군자금으로 쓸 돈을 분배해달라’고 요구한다. 집을 떠나 남쪽 지방에서 활동하는 반란군에 들어간 그는 일찍이 용맹한 인물로 주목 받아 ‘희고 긴 치아’를 가졌다는 의미의 ‘왕후’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불리고 있었다. 또한 자신이 따랐던 노장군이 향락에 젖어 타락하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뜻 맞는 100명의 군사들과 독립적으로 군벌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품고 있었다. 그는 형들과 담판을 벌여 자신의 땅을 판 돈을 조달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고, 이 군자금으로 본격적인 세력 확대에 들어서게 된다.
한편 왕후는 반드시 군벌로서 성공하겠다는 야심 넘치는 군인인 동시에, 가난한 백성들에게 깊은 애정과 연민을 지닌 자비로운 지도자이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군대에서는 다른 군대와 다른 규칙을 지켜야 한다고 공표한다. 가난한 이들의 편에 서겠다는 결심을 저버리고 타락한 기존 군벌들이나 노략질을 일삼는 화적떼를 쫓아내되, 이들이 다스리던 마을의 성을 차지한다고 해도 부녀자나 백성들을 농락하고 노략하는 일을 엄하게 다스리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의 부하들 또한 상벌이 엄격한 왕후를 두려워하고 존경했다.
또한 그는 집을 떠나면서 두 형들에게 크게 출세시켜주겠다고 장담하며 각각의 형들에게서 조카 둘을 데려가지만, 심성 약한 큰 조카가 전장의 공포를 이기지 못해 목을 매고 죽는다. 반면 하나 남은 작은 조카 곰보는 삼촌 왕후를 도와 여러 활약을 해내며 군인으로 성장한다.
여러 고난을 거쳐 점차 세력을 넓혀갈 무렵, 왕후의 앞에 한 여인이 나타난다. 왕후가 직접 목숨을 거둔 어느 장군의 아름다운 아내로, 그녀는 끝내 왕후에게 마음을 열려 하지 않는다. 아버지의 첩이 된 이화를 남몰래 연모하면서 받은 상처로 그간 여자에게는 관심을 두지 않던 그가 여자에게 사랑을 느끼게 된 것이다. 갑자기 찾아온 무모한 열정에 사로잡힌 그는 ‘적의 여자’라는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녀와 결혼하지만, 얼마 안 가 그녀가 화적떼의 두목 노릇을 하며 그를 배반하려 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여자의 목을 베어버린다.
이 일로 깊은 상처를 입은 왕후는 형 왕따와 왕얼에게 고향에서 아주 평범한 여인을 골라 아내로 보내줄 것을 부탁한다. 두 형은 각각 여인 한 명씩을 왕후에게 보내는데, 왕후는 그중에 둘째 아내로부터 외아들 왕위안을 얻고 마음의 평정을 되찾는다.
한편 왕후의 큰형 왕따는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재산으로 흥청망청하고 땅을 팔 궁리만 하는 데다 소작인들에게는 가혹한 세금을 매겨 악독한 지주로 불리고 있었다. 게다가 그의 자식들도 아버지를 본 따 바깥으로만 맴돈다. 둘째 형 왕얼 역시 아버지가 물려받은 재산을 고리대금업에 투자하고 형에게도 땅을 팔아 자신에게 투자할 것을 종용하는 등자비심 없는 수전노로 살아간다.
형들의 삶을 경멸하며 대의에 나선 왕후는 앞으로 일어날 전국적인 내란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선점하겠다는 야망을 가지지만, 동시에 이제는 세력을 넓히는 것에만 몰두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자신의 명예나 부유함보다는 아들을 위대한 장군으로 키우겠다는 일념이 더 중요하다고 느낀 것이다.
반면 아들 왕위안은 야심이 큰 아버지와 거리를 두고 조용한 소년으로 자라나지만, 왕후는 아들이 군인이 되기에는 사려 깊고 다정한 성격임을 인정하지 않는다. 게다가 아들이 군대보다는 작은 마을의 땅과 농부들에 더 큰 관심과 애정을 가지는 것 또한 마땅치 않다.
그렇게 왕후가 아들의 미래를 설계하고 있던 와중, 다시 한 번 대기근이 닥친다. 전장에 나가보지도 못한 채 굶주림에 시달리는 군사들 사이에 서서히 반란의 조짐이 퍼져나가자, 왕후는 어쩔 수 없이 다시 두 형들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또한 혼란스러운 정국에서 남쪽에서 이상한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정보를 듣게 된다. 군벌들의 전쟁이 아닌, 군벌을 타파하기 위한 평민들의 폭동이라는 것이다. 왕후는 이 모든 상황에 불안을 느끼고, 그 불안은 얼마 안 가 현실로 일어난다.
아들 위안이 열다섯 살 되던 해, 왕후는 농업학교에 입학해 농사를 배우고 싶다는 아들을 몰아부쳐 사관학교에 입학시킨 뒤, 아들이 그의 뒤를 물려받을 수 있도록 준비를 해나간다. 그리고, 그로부터 4년 뒤 겨울밤, 그의 꿈은 깨져나간다. 갑자기 돌아온 아들이 있고 있는 곳은 장군의 옷이 아닌 혁명부대의 제복이었다. 아들까지도 그의 적이 된 것이다!
하지만 아들은 아버지를 적으로 돌리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 아니었다. 사관학교에서 혁명군에 포섭되었지만, 아버지를 배신할 수 없다는 판단에 그곳을 도망쳐 돌아온 것이다.
아들은 아버지에게 추격자들을 피해 할아버지인 왕룽의 고향 움막에 몸을 숨기겠다고 말하고, 왕후는 자신의 모든 꿈이 물거품이 되었음을 깨닫고 눈물을 참는다.
펄 벅은 이 작품에서 각기 다른 세 아들의 삶을 조명함으로써, 시대가 바뀌고 그 시대의 주인이 바뀌면 그 변화 속에서 새로운 인간상이 탄생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나아가 자식의 미래를 좌지우지하려 했으나 실패하고 만 왕후의 슬픔은, 모든 자식은 아비를 밟고 일어서며, 그럼에도 그들 역시 아비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유한성’이라는 감옥에 갇힌 수인임을 통렬하게 보여준다.

– 저자소개 : 펄 S. 벅(Pearl Buck,필명: 존 세지스)
인간의 삶과 숙명적 굴레를 리얼리즘 서사로 표현하였으며, 중국인보다 중국을 더 사랑했던 사람이다. 그녀는 미국 여성작가 최초로 노벨상과 동시에 퓰리쳐상을 수상하였으며, 인도주의적인 부분에서도 큰 업적을 남겼다. 세계 평화를 이루기 위한 한 방편으로 인종간의 이해를 위한 가교 형성에 헌신해 왔다.
1892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에서 태어나 생후 3개월 만에 장로회 선교사인 부모를 따라 중국으로 건너가 어린 시절을 보냈다. 아버지는 전도사업에만 열중했기 때문에 집안 일은 어머니가 도맡았다. 펄 벅은 1910년 대학을 다니기 위해 미국으로 갔다가, 1914년 랜돌프 매콘 여자대학을 졸업하고 중국으로 돌아갔다. 열여덟 살 때까지 중국에서 자란 펄 벅에게는 중국이야말로 가장 현실적인 고향이요, 미국은 바다 저편에 있는 꿈의 나라에 지나지 않았다.
1917년, 뒤에 중국농업연구의 세계적 권위자가 된 존 로싱 벅(John Lossing Buck) 박사와 결혼을 하였다. 이때 성이 “Buck”이 된 것이다. 그들 사이에는 두 딸이 있었는데, 큰 딸은 극도의 정신박약아였다. 자서전에서 펄 벅은 큰 딸이 자신을 작가로 만든 동기 중 하나라고 밝혔다(백치 딸은 『대지』에 왕룽의 딸로 그려져 있다).
중국에서 사는 동안 겪었던 역사적인 사건과 중국인 유모에게서 들은 많은 이야기들이 미국인인 그녀가 중국의 영혼을 이해한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정확하고 예리한 작품을 그려내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국공내전의 와중에서 1927년 국민당 정부군의 난징(南京) 공격때 온 가족이 몰살당할 뻔했던 위기를 체험하여 피치 못할 균열을 깊이 자각한 일도 그녀로 하여금 창작활동을 시작하게 한 동기였다. 이 균열은 작품의 바닥에 숨겨진 테마로 흐르고 있다. 그녀는 이 균열을, 자기가 미국인이라는 입장에 서서 제2의 조국 중국에 대한 애착서 평생을 두고 어떻게 해서라도 메워 보려고 애썼다.
1930년 중국에서 동/서양 문명의 갈등을 다룬 장편 데뷔작 『동풍 서풍』을 출판하였는데, 출판사의 예상을 뒤엎고 1년이 채 안 되어 3판을 거듭하였다. 이어 빈농으로부터 입신하여 대지주가 되는 왕룽(王龍)을 중심으로 그 처와 아들들 일가의 역사를 그린 장편 『대지』(1931년)를 출판하여 작가로서의 명성을 남겼다.
이는 『아들들』(1932년), 『분열된 일가』(1935년)과 함께 3부작을 구성한다. 1934년 이후로 그녀의 저서들을 출판해 온 J.데이 출판사의 사장 R.J.월시와 재혼, 미국에 정착하였다. 1938년에는 미국의 여류작가로서는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이 『대지』 3부작에 수여되었다. 제2차 세계 대전 후에도 평화를 위한 집필을 계속하였는데, 중국에서 내란이 일어나 공산 정권이 들어서자 본의 아닌 귀국을 할 수밖에 없었던 펄 벅은 전후의 황폐한 사회에 내던져진 전쟁고아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녀가 전쟁고아와 혼혈 사생아들을 위하여 펄 벅 재단을 설립하고 전쟁 중 미군으로 인해 아시아 여러 국가에서 태어난 사생아 입양 알선사업을 벌이는 등 직접 봉사 활동에 나선 것도 이 무렵부터의 일이다.
2차 대전으로 미국의 OSS에중국 담당으로 들어오면서 한국과의 인연을 맺게 되었으며, 유한양행 창업주인 유일한과 중국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한국에 호감을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후에, 한국을 방문하였을 때 스스로 박진주(朴眞珠)라는 한국어 이름도 지었다.
한국 전쟁 후에 한국의 수난사를 그린 『갈대는 바람에 시달려도』(1963년)와 한국의 혼혈아를 소재로 한 소설 『새해』(1968년) 등 한국 관련 소설을 쓰기도 했으며, 1965년에는 다문화아동 복지기관인 펄벅재단 한국지부를 설립하였다. 1967년 경기도 부천군 소사읍 심곡리(현 부천시 소사구 심곡본동)에 ‘소사희망원’을 세워 10여 년 동안 한국의 다문화아동들을 위한 복지활동을 펼쳤다.
그 밖의 작품으로는 무명의 어머니를 통해서 영원한 모성상을 그린 『어머니』(1934), 아버지의 전기인 『싸우는 천사들 Fighting Angels』(1936), 어머니의 전기인 『어머니의 초상 The Exile』(1936)과 『애국자 Patriots』, 『서태후 Imperial Woman』(1956), 자서전인 『나의 가지가지 세계 My Several Worlds』(1954) 등이 있다.
펄 벅은 일생동안 소설과 수필, 평론, 아동서적에 이르기까지 80여 권의 책을 집필하였으며, 5개의 장편소설만 존 세지스라는 필명으로 출간하였다. 또한 전 세계 다문화아동들을 위한 차별없는 사랑을 몸소 실천하다 1973년 3월 6일 81세로 사랑하는 아이들의 곁을 떠나 생가가 있는 그린힐즈 농장에 뭍혔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