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땅과 바다 : 칼 슈미트의 세계사적 고찰
원제) Land und Meer: Eine weltgeschichtliche Betrachtung (1942년)
칼 슈미트 / 꾸리에 / 2016.4.30

칼 슈미트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부터 자본주의가 고통스럽게 태동하는 유럽의 식민주의 팽창 시기까지, 베네치아의 등장, 해적, 약탈 자본주의, 유럽의 공간혁명, 영국제국의 발흥과 같은 ‘지구의 노모스 Nomos’에 대한 이론적 배경과 더불어 나치 독일을 해양의 적으로서 영국과 미국에 맞서는 대륙의 땅 권력으로 설정하면서 고유의 견해를 펼쳐 보인다.
슈미트는 세네카, 셰익스피어, 허먼 멜빌, 벤야민, 디즈레일리 같은 다양한 지성인들의 사상을 인용하며, 이들을 통해 철학적인 어조로 깊은 역사 인식적 해석을 제시한다.
21세기를 형성하는 힘들에 대한 심오한 숙고를 통해 우리로 하여금 지구의 미래의 가능성(그리고 위험성)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도록 한다.
– 목차
01 ~ 20
후기 133
옮긴이의 말 _『땅과 바다』에 대한 몇 가지 추언 134

– 저자소개 : 칼 슈미트
1888년 7월 11일, 독일 중서부의 소도시 플레텐베르크에서 가톨릭을 신봉하는 중산층 집안에서 어났다. 1907년 베를린 대학에서 법학 공부를 시작해 뮌헨 대학을 거쳐 슈트라스부르크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21년부터 1928 년까지 그의 이름을 전 유럽에 알린 일련의 논쟁적 저작들, 『독재』(1921), 『정치 신학』(1922), 『정치적인 것의 개념』(1927), 『헌법 이론』(1928) 등을 잇달아 발표해 학계와 논단의 스타로 부상했으며, 이 시기(1925년)에 초창기 저작 『정치적 낭만주의』(1919)를 새로운 서문과 함께 재출간했다. 본 대학과 쾰른 대학을 거쳐 1933년 마침내 베를린 대학 교수로 임용되었으며, 동시에 프로이센 추밀 고문관으로도 임명되어 나치 정권과의 밀월 관계를 시작했다. 이후 수년간 나치 체제의 어용학자로 위용을 떨치지만, 1936년 무렵부터 ‘나치의 이념에 충실하지 않다’는 동료 법학자들의 공격을 받으면서 권력의 자리에서 멀어지게 된다. 이후 비교적 조용한 삶을 보내지만,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전범으로 소련군과 미군에 체포된다. 일 년여의 영어 생활 후 석방된 그는 1947년부터 고향 에 칩거하며 세상을 뜰 때까지 고립된 생활을 영위한다. 예순을 넘긴 시점부터 한층 더 왕성한 서신 교환 및 집필 활동을 펼치면서 향후 그를 위대한 사상가의 반열에 올려 줄 강력한 저작들을 남긴다. 이 시기의 대표 저서로 『대지의 노모스』(1950), 『햄릿이냐 헤쿠바냐』(1956), 『파르티잔 이론』(1963), 『정치신학 2』 (1970) 등을 꼽을 수 있다. 슈미트는 노쇠할 때까지 명망 있는 유럽 지식인들의 끊임없는 방문을 받았는데, 이들 중에는 에른스트 윙거, 라인하르트 코젤렉, 알렉상드르 코제브, 야콥 타우베스 등이 있다. 1985년 4월 7일 사망했으며 유해는 플레텐베르크에 안치되었다. 슈미트의 묘비에는 다음과 같이 새겨져 있다: “그는 노모스를 알았다”
– 역자: 김남시
2013년부터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에서 문화이론 및 미학 담당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서울대학교에서 미학을 전공한 후 베를린 훔볼트대학교 문화학과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마르쿠스 가브리엘의 ≪예술의 힘≫을 우리말로 옮겼다. 그 외에 발터 베냐민의 ≪모스크바 일기≫, 프리드리히 키틀러의 ≪축음기, 영화, 타자기≫(공역), 아비 바르부르크의 ≪뱀 의식≫, 지크프리트 크라카우어의 ≪과거의 문턱≫ 등을 번역했다. 동시대 철학, 미학적 논의와 예술적 실천에 관심을 두고 비평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책 속으로
공간에 대한 학문적 이론은 우리에게 실제로 매우 많은 것을 말하면서도 동시에 별 도움을 주지 못하기도 한단다. 지구가 둥글다고 여겼던 소수의 학자들은 수백 년 동안정신병자 아니면 해를 끼치는 자로 간주되었지. 근세에 들어 학문이 점점 전문화되면서 각 분야에 걸맞은 공간 개념들이 발표되어 왔어. 그 결과 기하학, 물리학, 심리학, 생물학은 서로 분리된 채 독자적인 자신들만의 길을 가고 있어. – 본문 중에서
네가 학자들에게 물어보면 그들은 이렇게 대답할 거야. 수학적 공간은 전자기장 (電磁場)의 공간과 완전히 다르고, 전자기장은 또 심리학적 의미의 공간, 생물학적 의미의 공간과도 전혀 다르다고, 이런 식으로 존재하는 대여섯 가지의 공간 개념들이 있어. 이들 사이에는 어떤 통일성도 없어. 그런이유로 서로 다른 개념들이 서로 연관도 없이 병존하다 보니 파편화되고 분산되어버릴 위험이 있지. – 본문 중에서
유럽민족들은 그다지 면밀한 고민 없이 지구 상에 있는 비유럽인의 땅들을 식민지 땅으로, 다시 말해 점령과 약탈의 대상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는 완전히 의견을 같이하였지. 이건역사적 발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점이야. 이 시대는 발견의시대보다는 차라리 유럽의 땅의 취득시대라고 부르는 것이더 올바를 수도 있을 정도로 말이야. 헤라클레이토스 Heraklit가 이미 그에 대해 말한 바가 있지. 전쟁은 사람들을 결속시키고 führt zusammen Recht 은 사람들을 다투게한다Streit라고, – 본문 중에서
우리의 선조들 Urgrossvater은 그 모든 것을 명백한진리로 받아들였어. 그것들은 아주 잘 작동했고 우리 선조들은 그와는 다른 경제학과 국제법은 더 이상 상상할 수 없게 되었지. 바로 여기에서 위대한 리바이어던이 인간의 정신과 감정에 어떻게 그 힘을 발휘하는지 볼 수 있는 거야. – 본문 중에서
리바이어던의 지배의 모든 징후 중에서도 가장 놀라운 점이 바로 이것이지. – 본문 중에서
바다는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거나 모두의 것으로 여겨졌는데, 실제로는 결국 단 한 국가에 속했지. 바로 영국이야. – P.106
영국은 자신의 실존을 진정으로 바다 쪽으로 돌렸고 그것을 바다 원소의 중심에 놓았어. 이를 통해 영국운 수많은 해전과 전쟁에서 이겼을 뿐 아니라 뭔가 훨씬 더 다른 것, 바로 혁명을 성취할 수 있었어. 전지구적 차원에서의 공간혁명이 그것이야 – P.69
세계사는 땅의 힘에 대한 대양의 힘의 투쟁, 대양의 힘에 대한 땅의 힘의 투쟁의 역사란다. – P.17

– 출판사 서평
『땅과 바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부터 자본주의가 고통스럽게 태동하는 유럽의 식민주의 팽창 시기까지, 베네치아의 등장, 해적, 약탈 자본주의, 유럽의 공간혁명, 영국제국의 발흥과 같은 ‘지구의 노모스 Nomos’에 대한 이론적 배경과 더불어 나치 독일을 해양의 적으로서 영국과 미국에 맞서는 대륙의 땅 권력으로 설정하면서 고유의 견해를 펼쳐 보인다.
– ‘땅과 바다’, 인간 존재와 행위의 요소적 소여성 所與性이 국제법과 전쟁들을 규정한다. 정치, 전쟁, 적대, 법과 인간성에 대한 민족과 나라들의 서로 다른 이해들은 공간에 대한 그들 고유의 이해방식의 차이에서 나온다. “대지의 노모스”란 무엇인가? 전 세계적 평화를 위한 기회는 존재하는가?
『땅과 바다』는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에 처음 출간되었다. 이 책에서 슈미트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부터 자본주의가 고통스럽게 태동하는 유럽의 식민주의 팽창 시기까지, 베네치아의 등장, 해적, 약탈 자본주의, 유럽의 공간혁명, 영국제국의 발흥과 같은 ‘지구의 노모스 Nomos’에 대한 이론적 배경과 더불어 나치 독일을 해양의 적으로서 영국과 미국에 맞서는 대륙의 땅 권력으로 설정하면서 고유의 견해를 펼쳐 보인다. 그 안에는 세네카, 셰익스피어, 허먼 멜빌, 벤야민, 디즈레일리 같은 다양한 지성인들의 사상이 인용되는데, 슈미트는 이들을 통해 철학적인 어조로 깊은 역사 인식적 해석을 제시한다.
슈미트는 21세기를 형성하는 힘들에 대한 심오한 숙고를 통해 우리로 하여금 지구의 미래의 가능성 (그리고 위험성)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도록 한다. 슈미트의 원대한 철학적 역사와 그 역사를 구성하는 맥락의 지독한 구체성 사이에서 오는 긴장은 이 책을 훨씬 더 매력적인 작품으로 만들며 그의 책들 중에서도 가장 강력하게 우리를 환기시킬 것이다.
.세계사는 땅의 힘에 대한 대양의 힘의 투쟁, 대양의 힘에 대한 땅의 힘의 투쟁이다
히틀러 치하에서 베를린대 교수와 대법관을 지내면서 나치의 권력 강탈에 대해 사법적 외관 fa?ade을 제공한 인물. 독일 제3제국의 ‘황제법학자’로 불렸던, 한편에서는 극우의 위험하고 불온한 사상가라 치부하지만 발터 벤야민, 자크 데리다, 조르조 아감벤 등 이 시대 사상가들의 논의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인물, 칼 슈미트.
『땅과 바다』는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에 처음 출간되었다. 이 책에서 슈미트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부터 자본주의가 고통스럽게 태동하는 유럽의 식민주의 팽창 시기까지, 베네치아의 등장, 해적, 약탈 자본주의, 유럽의 공간혁명, 영국제국의 발흥과 같은 ‘지구의 노모스 Nomos’에 대한 이론적 배경과 더불어 나치 독일을 해양의 적으로서 영국과 미국에 맞서는 대륙의 땅 권력으로 설정하면서 고유의 견해를 펼쳐 보인다. 그 안에는 세네카, 셰익스피어, 허먼 멜빌, 벤야민, 디즈레일리 같은 다양한 지성인들의 사상이 인용되는데, 슈미트는 이들을 통해 철학적인 어조로 깊은 역사 인식적 해석을 제시한다.
.좌우를 막론하고 재평가되며 인용되는 칼 슈미트의 세계사에 대한 깊고 날 선 고찰
그는 유럽 국가들의 식민지 쟁탈을 ‘놀랍고 유례없는 공간혁명’의 필연적 결과로 여기는 유럽중심주의 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의 ‘땅 취득’에 참여하지 못했던 과거 독일에 대한 회환, ‘육지주의와 보편적 육지화’를 따름으로써 해양적 요소로의 결단을 가로막은 루터교에 대한 암묵적 비난 등을 행간에 숨기고 있다. 특히 땅과 바다에 이어 세 번째 차원으로 도입한 영공과 그 영공을 지배하는 ‘공군 무기’가 과거에 고착된 대양권력 영국에 대한 대안처럼 제시되는 부분은 의미심장하다. 이 책이 출간된 1942년을 전후로 독일 공군은 런던, 리버풀, 버밍햄, 브리스틀 등 영국 대도시들에 대해 무차별 폭격을 감행하였기 때문이다.
슈미트는 21세기를 형성하는 힘들에 대한 심오한 숙고를 통해 우리로 하여금 지구의 미래의 가능성 (그리고 위험성)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도록 한다. 슈미트의 원대한 철학적 역사와 그 역사를 구성하는 맥락의 지독한 구체성 사이에서 오는 긴장은 이 책을 훨씬 더 매력적인 작품으로 만들며 그의 책들 중에서도 가장 강력하게 우리를 환기시킬 것이다.
“세계사는 땅의 힘에 대한 대양의 힘의 투쟁, 대양의 힘에 대한 땅의 힘의 투쟁이다.”

– 독자의 평
역사책에 근거한 철학적 구상의 접점, 역사철학 입문서
칼 슈미트 (1888-1985) : 가톨릭 신학생 출신, 정치학과 법학, 히틀러 치하에서 베를린 대학 교수, 1936년 나치에서 숙청 (‘가톨릭에 기반한 헤겔주의적 국가사상가’라는 비판을 받음), 미군에게 체포되어 수용소 생활, 석방 후 ‘탈-나치화’ 거부
.전체 개요
– 인류사를 파악하는 관점 (Perspektive)으로서의 땅과 바다의 대립구도
– 핵심 테제: “세계사는 땅의 힘에 대한 대양의 힘의 투쟁, 대양의 힘에 대한 땅의 힘의 투쟁의 역사”
.구성
[1] 도입부: 1-2
[2] 핵심테제, 기본원리: 3
[3] 땅의 힘과 바다의 힘의 투쟁에 관한 역사적 사실들: 4-9 (9에서는 영국에 의해 성취된 공간혁명)
[4] 공간혁명의 문화적·법적 의미: 10-19
[5] 에필로그: 새로운 공간으로서의 하늘, 향후 전망: 20
§1: 신화에서 찾아본 대지와 해양의 대립구도
– 인간은 땅의 존재이다.
– 지수화풍 地水火風 (Four Elements): 인간의 생활공간과 에너지
§2: 역사적 결단, 선택하는 존재로서의 인간
“인간의 행위와 결단으로서의 인간의 역사”, “인간은 전적으로 환경으로 환원되지 않는 존재” -> 인간은 “권력과 역사적 힘 Geschichtsmachtigkeit의 작동공간 Spielraum”을 창출해낸다.
.칼 슈미트, 《땅과 바다》
이번 주부터는 칼 슈미트의 《땅과 바다》를 읽는다. 부제가 세계사적 고찰이다. 칼 슈미트는 독일사람인데 독일에서 나온 사상에 관한 책들을 읽을 때 ‘세계사적 고찰’ 이런 말들이 있으면 역사책으로 보면 안된다. 다시 말해서 이 책은 일단 땅과 바다라고 하는 두 개의 요소를 세계사적으로 파악하는 것. 땅과 바다를 기본적인 원리로 놓고 그것에 따라서 세계사를 파악해 나가는 책이다. 세계사가 땅과 바다만 있는 것은 아닌데 관점을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인류사를 파악하는 과점을 땅과 바다의 대립구도로 놓고 있는 것. 그렇기 때문에 역사철학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역사철학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여기서 이야기하지는 않고 넘어가겠다. 우선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대포, 범선, 제국》에서는 16세기 유럽 여러 나라들이 대포를 범선에 실어서 해양제국을 건설한 것에 관한 책인데 이 칼 슈미트의 책은 그 시기에 대해 집중적으로 검토를 한다. 절반 정도가 그 부분에 대한 얘기. 다시 말해서 칼 슈미트는 16세기에서 20세기 이르는 세계사를 읽고 하나의 원리를 도출해내고 그 원인을 땅과 바다로 도출해 낸 다음에 그것을 다시 인류사 전체에 투영시켜서 인류사를 바라보는 하나의 관점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이 책을 역사철학 책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치폴라의 책은 경제사 책이라고 한다면 거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이 책은 땅과 바다에 대한 구체적인 역사적인 사실이 담겨 있는데 역사책과 철학적 구상이 어떻게 만나는가, 즉 접점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역사철학 입문서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철학과에서 다루는 월쉬의 《역사철학》을 보면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는 잘 나오지 않는다. 즉 역사책과 역사철학이 만나는 지점은 잘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역사철학 입문서이자 역사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입문서로 좋다. 정리하자면 두 가지 측면을 얘기한다. 역사책과 철학적 구상이 만나는 지점인 그 접점을 보여준다. 둘째로는 그런 점에서 역사철학 입문서 역할을 충실히 해낼 수 있다. 이 책은 130페이지 정도 되어 얇은데 사실 이런 대가들의 책들은 간단히 읽어서는 안되고 촘촘하게 읽어야 하겠다 싶어서 여러 번 많이 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저자인 칼 슈미트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워낙 유명한 사람이다. 단순히 나치 법학자라고 하면 다 말하지 않은 셈. 1936년에 SS친위대가 발표한 암약하는 반체제조직에서 슈미트가 비판을 받고 짤린다. 즉 주요한 공직에서 물러난다. 그 상태로 그대로 갔으면 괜찮은데 미국에 체포되어 수용소 생활을 하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탈-나치화’를 거부했다고 나와있는데 과연 이게 나치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버리지 않겠다고 한 것인지 이게 좀 의문의 여지가 있다. 나치에 충성하겠다는 뜻은 아니었을 거라고 지극히 소극적으로 생각해 보고 있다.
슈미트 생애에서 짚어봐야 되는 지점으로는 첫째가 가톨릭 신자의 아들로 태어났다는 것. 가톨릭문법학교에서 배운 다음에 7년동안 가톨릭 신학생 기숙사에서 생활했다는 것. 그렇다면 칼 슈미트는 가톨릭주의에 대한 통찰을 제대로 가진 사람. 가톨릭 신자로서 훌륭하다기 보다는 가톨릭의 정치적인 측면이라든가 이런 것들에 대해서 아주 뚜렷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서 칼 슈미트의 사상을 읽어나가고자 할 때는 사상의 형성과정인데 서구에서의 가톨릭주의라고 하는 것의 의미를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가톨릭주의가 무엇인지는 20분 만에 얘기할 수는 없고 중요한 지점이 있다는 것만 언급하고 넘어가겠다. 그런 다음에 약력을 더 읽으면 모든 사건들이 동일한 값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만 중요한 부분이 있다.
그런 다음에 히틀러 치하에서 베를린 교수가 되었다는 것이 인생의 전반부인데 이 부분에서 중요한 것이 가톨릭주의에 대한 통찰이 있다는 점이라 본다. 그런 다음에 1936년에 나치에 의해 숙청되고 공직에서 물러난다. 그런데, SS친위대가 암약하는 반체제 조직이라고 했는데 어떻게 평가했는가. ‘가톨릭에 기반한 헤겔주의적 국가사상가’라고 규정했다. 마치 한국의 국정원이 한 것처럼 생각하면 안되고 굉장히 적확하게 칼 슈미트를 규정한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흔히 헤겔주의적 국가사상가라고 하면 독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간단하지 않다. ‘가톨릭에 기반한 헤겔주의적 국가사상가’라는 말만큼 칼 슈미트에 대해서 잘 규정한 것은 없지 않나 생각한다.
그리고 칼 슈미트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것이 ‘정치적인 것의 개념’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것이 무엇인가. 칼 슈미트는 ‘적과 동지를 구분하는 것이다’라고 말을 한다. 여기에는 이념도 종교도 일체 없는 지금 상황에서 누가 나의 적이고 동지인지 구분하는 힘 또는 구분하는 범주 이런 것들이 정치적인 것이다 라고 말한다. 어떻게 해서 이 개념을 칼 슈미트가 갖게 되었는지를 사실 추적해내는 게 만만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 중간쯤에 이런 얘기가 나온다. 30년 전쟁에서의 독일의 특수한 상황을 거론하면서 처음엔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의 전쟁으로 시작되었다가 차츰 그런 대립은 사라지고 완전히 아수라장이 되어서 칼뱅파와 루터파의 대립도 심해지고 그런 과정을 설명한 다음에 칼 슈미트가 말을 한다. 그때부터는 동지와 적의 구분이 세계 정치의 축 역할을 하게 되었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적과 동지의 구분이라고 하는 정치적인 것의 개념 형성사의 대한 실마리를 여기서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본다. 다시 말해서 유럽의 30년 전쟁이 적과 동지의 구분이라고 하는 정치적인 것의 개념의 중요한 아이디어를 제공했다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이정도로 개요를 해놓고 책에 대한 얘기를 하겠다.
이 책은 인류사를 파악하는 관점으로서의 땅과 바다의 대립구도를 둔 역사철학 책이다. 굉장히 추상적인 것. 이 구도는 세계사 전체에 해당한다기 보다는 16세기부터 20세기 세계사로부터 이끌어 낸 것이다. 따라서 세번째 섹션의 첫 문장은 과도한 일반화라고 할 수 있다. 그 첫 문장은 “세계사는 땅의 힘에 대한 대양의 힘의 투쟁, 대양의 힘에 대한 땅의 힘의 투쟁의 역사”라고 되어있다. 세계사가 아닌 16세기 이후의 역사를 바라볼 때는 어느정도 맞겠는데 그 이전에는 바다가 지중해 시대를 제외하고는 역사의 무대가 아니었다. 가령 유라시아 대륙을 정복했던 몽골제국은 대양의 힘과 전혀 맞서싸운 경험이 없다. 과도한 일반화이고 역사철학적 통찰에 지나지 않는다 해도 이것을 일단 핵심테제라 볼 수 있다.
이 책은 다해서 20개의 섹션을 나누어져 있고 소제목은 없다. 이 책을 즐겁게 읽는 방법은 각각의 소제목을 달아보는 것도, 하나의 섹션을 읽은 다음에 핵심내용을 번호 옆에 적어보는 것도 소소한 즐거움에 해당할 것 같다. 일반 크게 4개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다음과 같다.
[1] 도입부: 1-2
[2] 핵심테제, 기본원리: 3
[3] 땅의 힘과 바다의 힘의 투쟁에 관한 역사적 사실들: 4-9(9에서는 영국에 의해 성취된 공간혁명)
[4] 공간혁명의 문화적·법적 의미: 10-19
[5] 에필로그: 새로운 공간으로서의 하늘, 향후 전망: 20
첫번째 부분은 사실 프롤로그로 본다면 본 덩어리는 세 개이고 20번째 섹션은 향후 전망을 다루고 있는 에필로그. 딱 5개의 덩어리로 나누어진다. 그러면 오늘은 도입부에 해당하는 1, 2섹션을 읽겠다. 첫째 섹션은 ‘신화에서 찾아본 대지와 해양의 대립구도’라고 집약적으로 말할 수 있다. 칼 슈미트는 “인간은 무엇보다도 땅의 존재이다”라고 시작한다. 땅 위에서 번성해온 존재 인간. 먼 옛날 고대 서양에서도 지수화풍 地水火風 (Four Elements)을 말하는데 땅과 바다가 있고 풍은 하늘이다. 인간이 살아가는 공간은 땅과 바다와 하늘. 칼 슈미트의 역사철학적 구도에 따르면 땅의 존재인 인간이 본격적으로 바다를 하나의 근거지로 삼기 시작한게 16세기 이후이고, 그게 바로 영국에서 성취된 공간혁명을 의미한다. 그리고 하늘이 새로운 공간으로 등장하게 된 것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그러니까 점차로 인간이 땅에서 바다로 해서 하늘로 나아가는 공간혁명을 일으켜왔다는 것.
7 인간은 땅의 존재, 땅을 밝고 있는 존재다. 인간은 견고하게 정초된 대지 위에 서서 걸어가고 움직이지. 그 대지가 그가 서 있는 곳이자 그의 토대이다.
예를 들어서 해남 땅끝 마을에 갔을 때 어떤 사람은 여기서부터 육지가 시작한다고 말할 수 있고, 어떤 사람은 여기에서 육지가 끝나고 바다가 시작한다고 말할 수 있다. 똑같은 위치에서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그가 생각하는 공간개념이 다르겠다. 그럼 화火는 무엇인가. 바로 에너지를 가리킨다. 땅에서건 바다에서건 하늘에서건 에너지가 있어야 움직이니까 사실은 지수화풍 네가지 원소는 인간이 살아가는 공간과 그 에너지를 말한다고 얘기할 수 있겠다. 이 네가지를 거론한 다음에 인간은 땅의 존재이나 바다에 나가면 바다의 존재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오랜 옛날부터 땅의 인간들과 바다의 인간들이 서로 대립해왔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으로 인간은 땅의 존재이면서 동시에 바다의 존재 하늘의 존재일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인간이 가진 특징.
8 대지(흙), 물, 불, 공기라는 전승된 4원소론에서 대지 (흙)가 인간에 상응하고 인간을 가장 크게 규정하는 원소인 것도 이 때문이야.
9 해변에 가서 주위를 둘러보기만 해도 압도적인 넓이의 바다가 너의 시선의 지평을 둘러싸고 있는 걸 보게 될 거야. 해변가에 서 있는 인간이, 당연한 말이지만, 땅에서부터 바다를 바라보지, 바다에서 땅을 바라보지 않는다는 사실은 생각해보면 놀라운 일이지 않니?
두번째 섹션에서는 “역사적 결단, 선택하는 존재”를 말한다. 4개의 엘리먼트라고 했는데 이 단어는 요소라고 뜻도 있지만 영역·권역의 뜻도 있다. 인간은 땅의 존재이다를 다르게 말하면 땅이라는 원소에 얽매여 있는 존재다라는 뜻과 동시에 땅이라는 영역에 얽매여 있는 존재다라고 말할 수 도 있다. 인간은 육상동물이지만 바다로 나아가는 것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래적인 자연적인 요소를 이겨내는 것이고, 그런 점에서 인간은 전적으로 환경으로 환원되지 않은 존재다. 여기서 칼 슈미트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하나의 행위와 그 행위와 결단으로서의 인간의 역사을 말하고 있다. 인간은 전적으로 환경으로 환원되지 않는 존재이고 결단 행위함으로써 인간은 권력과 역사적 힘 Geschichtsmachtigkeit의 작동공간 Spielraum을 창출해낸다는 것. 다시 말해서 인간이 바다로 간 것은 하나의 생물학적인 변형이 일어나서 유전적인 변형이 일어나서 그런 것이 아니라 인간의 의지로서 결단한 행위가 만들어낸 것이고, 거기서 하나의 작동공간을 창출해 내는 것이다. 그러면 인간이 어떤 작동공간을 창출해내는 것은 인간의 의지와 행위에 달려 있는 셈이 된다. 학문이라고 하는 것은 무형의 네트워크에 의해서 연결된다고 했는데 이 연결 공간을 사이버 스페이스라고 부른다. 그것도 하나의 창출된 공간이다. 그런 것들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러니까 인간이 어떤 공간을 만들어낼 것인가. 그것은 참 앞으로도 많은 기대가 되는 부분일 수 있다.
14 인간이 전적으로 그가 사는 환경에 의해 남김없이 규정되는 생명체라면, 인간은 육지동물이거나 물고기, 새, 아니면 이 원소적 규정들의 상상적 혼합물에 불과하겠지. 그렇게 되면 4원소들의 순수한 유형들, 특히 순수한 대지인간과 순수한 바다인간들은 서로 연관 없이 아무 관계도 맺지 않은 채 대립적인 것으로 이해되고, 그들이 순수할수록 이 무관계성은 더 강해지게될 거야.
15 인간은 전적으로 환경으로 환원되지 않는 존재란다. 인간은 존재와 의식을 역사적으로 점령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
15 인간에게는 권력과 역사적 힘 Geschichtsmachtigkeit의 작동공간Spielraum이 존재하기 때문이야. 인간은 선택할 수 있고, 어떤 역사적 순간에는 심지어 원소를 선택할 수도 있는데, 스스로의 행위와 능력을 통해 자신의 새로운 역사적 실존의 전체형태로서의 그 원소를 향해 결단하고 그 원소로 조직하기도하지.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