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로마인 이야기 9 : 현제의 세기
시오노 나나미 / 한길사 / 2019.9.30
로마제국의 판도를 최대로 넓힌 정면돌파형 인물 트라야누스, 제국 전역을 순행하며 통치체제를 재구축한 하드리아누스, 온화한 인품과 덕행으로 개혁을 정착시킨 안토니누스 피우스. 로마제국을 최전성기의 반열에 올려놓은 이들 3현제의 세기는 굳이 역사가 타키투스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진정으로 ‘행복한 시대였다.
시오노의 아홉번쩨 〈로마인 이야기〉에서는 이들이 후세에 현제라 칭해진 이유와 동시대 로마인들이 이 시기를 황금시대라 부른 이유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시오노 나나미의 도전적 역사 해석과 소설적 상상력으로 되살아나는 세 남자의 리더십 이야기는 한 시대를 이끈 진정한 지도자에 대한 구체적인 상을 갖도록 돕는다.

○ 목차
독자들에게
제1부 트라야누스 황제
제위(帝位)로 가는 길 / 기개를 가슴에 품고 / 로마 귀환 / 고대 로마의 ‘군주론’ / 공동화(空洞化) 대책 / 육영자금 / 다키아 문제 / 제1차 다키아 전쟁 / 건축가 아폴로도로스 / ‘트리야누스 다리’ / 흑해에서 홍해로 / 제2차 다키아 전쟁 / 개선 / 전후 처리 / 공공사업 / 속주 통치 / 플리니우스 / 사인(私人)으로서의 트라야누스 / 파르티아 문제 / 파르티아 원정 / 죽음
제2부 하드리아누스 황제
소년 시절 / 청년 시절 / 황제로의 길 / 연상의 여인 / 즉위의 수수께끼 / 황제로서 / 숙청 / 실지회복책 / 하드리아누스의 ‘순행’ / 라인 강 / 방위체제 재구축 / 브리타니아 / 히스파니아 / 지중해 / 오리엔트 / 아테네 / 북아프리카 / 「로마법 대전」/ 베누스 신전 / 판테온 / 빌라 아드리아나 / 다시 ‘순행’에 / 로마 군단 / 이집트 / 미소년 안티노 / 유대 반란 / ‘디아스포라’ / 로마인과 유대인 / 여생 / 후계자 문제 / 죽음
제3부 안토니누스 피우스 황제
행복한 시대 / 인격자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 ‘국가의 아버지’
연표
참고문헌

○ 저자소개 : 시오노 나나미
1937년 7월 7일 도쿄에서 태어나 학습원대학 철학과를 졸업한 뒤 이듬해인 1964년 이탈리아로 건너가 어떤 공식교육기관에도 적을 두지 않고 혼자서 공부했다.
서양문명의 모태인 고대 로마와 르네상스의 역사현장을 발로 취재하며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로마사에 천착하고 있는 그는 기존의 관념을 파괴하는 도전적 역사해석과 소설적 상상력을 뛰어넘는 놀라운 필력으로 수많은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1963년 가쿠슈인대학 문학부 철학과를 졸업한 뒤, 1964년 이탈리아로 건너가서 1968년까지 공식 교육기관에 적을 두지 않고 혼자서 르네상스와 로마 역사를 공부했다. 1968년에 집필 활동을 시작하여 『르네상스의 여인들』을 잡지 《주오코론(中央公論)》에 연재하면서 작가로 데뷔했다. 1970년부터 이탈리아에 정착하여 40여 년 동안 고대 로마와 르네상스에 천착해왔으며, 기존의 관념을 파괴하는 도전적 역사 해석으로 수많은 독자를 사로잡았다.
1970년 『체사레 보르자 또는 우아한 냉혹』을 발표하여 크게 명성을 얻었고, 이 저서로 ‘마이니치 출판문화상’을 수상했다. 1982년 『바다의 도시 이야기』로 ‘산토리 학예상’과 1983년에 ‘키쿠치 칸 상’을 수상했다. 1992년부터 로마제국 흥망사를 그린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를 1년에 한 권씩 15년간 집필했으며 1993년 『로마인 이야기 1』로 ‘신초 학예상’, 1999년 ‘시바 료타로 상’을 수상했다.
2001년에는 『시오노 나나미 르네상스 저작집』(전 7권)을 출간했다. 2001년 이탈리아 국가공로훈장 수훈, 2007년 일본 문화공로자로 선정되었다. 2008~2009년 『로마 멸망 이후의 지중해 세계』(전 2권)를 출간했고, 2010년부터 『십자군 이야기』 시리즈를 펴냈다. 그 외에도 『사는 방법의 연습』 등 깊이에서 우러나오는 심상을 전하는 많은 수필과 단상집 등의 저서가 있다.
– 역자: 김석희
1952년 제주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인문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대학원 국문학과를 중퇴했으며, 198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어 작가로 등단했다. 한때 창작과 번역을 병행했으나 소설집 『이상의 날개』와 장편소설 『섬에는 옹달샘』을 발표한 뒤에는 번역에만 종사하여, 존 파울즈의 『프랑스 중위의 여자』, 허먼 멜빌의 『모비 딕』, 알렉상드르 뒤마의 『삼총사』, ‘쥘 베른 걸작선’(20권),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등 많은 책을 번역했다. 역자 후기 모음집 『번역가의 서재』와 귀향살이 이야기를 엮은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를 펴냈으며, 제1회 한국번역대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창작을 그만두기 전에 쓴 작품들을 묶은 것으로, 소설을 다시 시작하면서 내딛는 디딤돌이다.

○ 책 속으로
후세인들은 과연 로마인을 기억해줄까요. 기억될 만한 가치가 로마인한테도 조금은 있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로마인의 천분 때문이라고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면 너무 오만합니다. 그러니까 로마인의 부지런함, 로마인의 열성, 로마인의 명예심 때문이라고 말하겠습니다. 이런 덕목을 가슴에 품고 열심히 노력하는게 인생이지만, 그중에서도 소수의 사람들은 빛나는 명성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나머지 대다수 사람도 최소한 무명이나 망각에서 구원받을 정도의 가치는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떨까요. — pp.172-173
후세는 네르바가 제위에 오른 서기 96년부터 트라야누스, 하드리아누스, 안토니우스 피우스를 거쳐 서기 180년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사망할 때까지를 ‘오현제 시대’라고 부르게 되지만, 동시대의 로마인들은 ‘황금시대’라고 부렀다. 그리고 진정한 의미에서 황금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만하다고 평가한 세황제에게는 각각 다음과 같은 수식어구를 바쳤다. 황제의 이름이 책의 제목이라면, 이 수식어구는 부제 같은 느낌을 준다. 트라야누스- ‘지고의 황제’ 하드리아누스- ‘로마의 평화와 제국의 영원’ 안토니누스 피우스-‘질서있는 평온’ — p.423
황제란 공복 중의 공복이라고 믿은 안토니누스인 만큼, 무엇을 하느냐만이 아니라 어떻게 하느냐에서도 남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해야 할 일은 선대의 두 황제가 거의 다 해주었기 때문에, 그 뒤를 이은 안토니누스는 어떻게 하느냐에만 전념하면 되었다. 안토니누스에 따르면 일은 철저하고 명쾌하고 간략하게 해야 하고, 공정성과 투명성이 절대적인 조건이었다. 연고나 정실로 친지나 친구들을 등용하는 것은 되도록 피했다. 친구나 친지를 자신과 동등하게 대했고, 그래서 상대들도 지나치게 황제에게 의존해서는 안되었다. — p.439
최고권력자의 지위에 오르면, 대개는 측근을 비롯한 협력자를 교체한다. 하지만 안토니누스는 그렇지 않았다. 본국 이탈리아에 상주해 있는 유일한 군사력인 근위대 대장에는 황제의 심복을 임명하는 것이 보통인데 그 자리도 교체하지 않았으니까, 하드리아누스의 인사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도 이 정도면 정말 철저하다.근위대장은 그 후에도 무려 20년 동안이나 자리를 유지했고, 이제 그만 은퇴하고 싶다고 자청한 뒤에야 겨우 안토니누스가 고른 사람으로 교체되었다고 한다.
하드리아누스의 인사는 철저한 적재적소 위주였고, 게다가 그것이 충분히 기능을 발휘하고 있었기 때문이지만, 안토니누스에게도 나름대로 인간관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람은 오랫동안 한 가지 일을 맡기면 그 일을 잘하게 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나름의 생각을 관철한다는 점에서는 안토니누스도 상당한 고집쟁이였다.
하루는 아내인 파우스티나가 남편의 인색함을 불평했다.그러자 황제는 이런 말로 아내를 나무랐다. ‘당신도 참 어리석군. 제국의 주인이 된 지금은 전에 가졌던 것조차 우리의 것이 아니오.’ 어쨌든 이런 말도 하는 사람이다. ‘국가 소유로 돌려야 할 재산을 필요하지도 않은데 소비하는 것만큼 비열한 행위는 없다. — p.427,8

‘진심으로 성실하게 황제의 책무를 수행한 것이 20년 동안 로마 제국을 다스린 트라야누스였다’
‘1800년 뒤의 한 연구자는 하드리아누스를 이렇게 평했다.’속주민들이 로마로 대표를 보내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호소한 것이 아니라 황제가 친히 속주를 돌아다니며 속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이 평가야 말로 하드리아누스의 묘비명에 가장 어울리는 찬사가 아니었을까.’
‘같은 로마 황제지만, 투라야누스와 하드리아누스는 통치자로서 치세를 맞쳤고, 안토니누스 피우스는 아버지 역할로 일관했다. 마르쿠스 아우엘리우스가 묘사한 안토니누스는 그야말로 이상적인 아버지의 상이 아닌가.’ — p.210. —p. 420. —p.453.
오늘날 ‘황제들의 포룸’이라고 불리는 이 일대가 포로 로마노와 함께 제국 통치의 중추적 기능을 맡게 된 것은 공화정 말기에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확장 공사를 한 뒤였다. 공화정 시대에 국가의 중추기관은 아이밀리우스 회당과 원로원을 북쪽 가장자리로 하는 포로 로마노뿐이었다.
카이사르는 우선 원로원 회의장을 재건한다. 그리고 그 북쪽에 ‘카이사르 포롬’을 지었다. 원로원과 아이밀리우스 회당 사이의 길은 수부라라고 불린 서민층 주거지역과도 통해 있었다.
라틴어의 영향을 받지 않은 언어로는 어떻게 번역해야 좋을지 모르는 ‘포룸’이라는 명칭을 사전에서는 “고대 로마의 도시 한복판에 있었던 대광장으로, 정치. 경제. 사법의 중심이며, 상거래나 재판이나 민회에도 이용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말하자면 공공광장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 뜻을 확대하여 단순한 대화의 마당도 ‘포룸’이라고 부른다. 위의 설명에도 나와 있듯이, 포로 로마노에는 정치가 이루어지는 원로원 회의장(쿠리아), 재판과 상거래에 이용되는 회당(바실리카), 지하에 국고가 보관되어 있었던 신전(템플룸), 집회를 위한 연단(로스트룸), 그리고 장식품 역할도 맡고 있는 개선문이나 승전기념비가 세워져 있었다. 따라서 시민들이 무슨 일만 있으면 모이는 장소였다.
카이사르가 창안했고 따라서 로마의 독자적 건축양식이 된 ‘포룸’은 포로 로마노가 갖고 있던 이런 기능들을 한 곳에 모은 것이었다. 기본형은 직사각형이다. 한쪽 변에는 신전이 놓이고, 지붕을 씌우고 이중으로 기둥을 세운 회랑이 나머지 세 변을 둘러싼다. 회랑 안쪽에는 상거래를 위한 사무실이나 점포들이 늘어선다. 학원 형태의 학교로 이용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신전과 회랑으로 둘러싸인 내부는 광장이고, 광장 한복판에는 이 포룸을 만든 사람의 기마상이 세워진다. 신전 앞 계단은 광장에 모인 군중에게 연설하는 연단이 되기도 한다. — p.140-141

○ 출판사 서평
기존의 관념을 파괴하는 도전적 역사해석과 소설적 상상력을 뛰어넘는 놀라운 필력의 시오노 나나미. 그는 이미 국내에서도 수십만의 애독자를 거느리는 영향력 있는 작가이다. 시오노 나나미의 이야기를 능숙하게 다루는 서사적 재능, 흥미로운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는 지적 능력, 그리고 인간. 인간성에 대한 적확한 직관은 읽는 이를 묘한 매력으로 물들게 한다. 더욱이 그의 작품에 베어 있는 인문학적인 상상력과 소양에 고개를 끄덕일 때면 시오노 나나미라는 한 작가를 만난 것이 요즈음의 지적 분위기 속에서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라는 기분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서기 2006년까지 일년에 한 권씩 모두 15권에 이르는 장대한 로마제국 통사(通史)를 쓰겠다고 한 그의 약속은 여전히 유효하다. 드디어 『로마인 이야기-현제의 세기』 9권이 나왔기 때문이다. 자극적인 감수성이나 박진감 넘치는 SF적 상상력과는 거리가 먼 로마사 이야기가 왜 수십만의 독자들을 사로잡는지, 우리는 『로마인 이야기』9권을 읽어가면서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현제의 세기’는 8권의 ‘위기와 극복’ 다음에 이어지는 오현제 시대에 관한 이야기이다. 8권에서는 서기 68년 네로 황제의 죽음 이후 30년간의 로마제국 혼란기를 기록하고 있다. 베스파니아누스, 티투스, 도미티아누스를 거치는 짧은 기간 동안 로마제국은 직면한 위기를 수습하여 제 국을 다시 궤도에 올려놓고, 게다가 ‘게르마니아 방벽’ 건설을 비롯한 수많은 정책을 시행하여 로마제국이 번영으로 나아갈 기반을 쌓았다. 이 시기는 이후 로마가 네르바, 트라야누스, 하드리아누스, 안토니누스 피우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오현제 시대’를 맞으며 최대의 번영을 누릴 수 있었던 기반이 되었다고 작가는 말한 바 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내는 로마인의 지혜와 전략은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 라는 물음이 8권의 문제의식이었다면, 9권 ‘현제의 세기’에서는 로마 제국을 최전성기의 반열에 올려놓은 이들 3현제의 세기를 동시대 로마인들은 왜 ‘황금 시대’라고 불렀는지, 그리고 후세는 왜 그들을 현제라고 칭했는지를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루는 3현제는 트라야누스, 하드리아누스, 안토니누스 피우스 세 황제를 일컫는다.
○ 추천평
{로마인 이야기}는 방대한 자료를 취재·정리해가면서 엮어간 거대한 로마 통사이면서 현대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지혜를 가르쳐주는 훌륭한 지침서라 할 수 있을 것이다.서양인에 의해 씌어진 서양서보다 이 {로마인 이야기}는 서양의 역사에 대해 냉정한 판단을 내렸을지도 모른다. 너무나 당연시하여 의문조차 갖지 않는 조그만 사실들에 대해 집요한 의문을 가지면서 크나큰 역사적 의문을 풀어가는 작가 특유의 방법이 서양문화에 속하지 않은 독자로 하여금 그녀의 저작들을 읽는 데 훨씬 도움을 줄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자신의 문화를 상대화할 수 있는 시야를 갖게 해줄 것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