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맥베스
원제 : Macbeth
윌리엄 셰익스피어 / 민음사 / 2004.3.15
- 야망의 늪에 빠진 정직한 영혼이 악의 화신으로 파멸해 가는 이야기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가장 화려하고 잔인한 작품이다. 맥베스의 갈등은 그의 죽음으로 극이 끝날 때까지 때로는 선한 힘이 때로는 악한 힘이 전면에 부각되지만 언제나 이분법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또한 그 치열하고 생생한 묘사를 통해, 악의 위력 못지않게 끈질긴 선의 힘을 보여준다.
‘맥베스의 비극’ (The Tragedy of Macbeth, 추정 1605-1606), 흔히 줄여서 ‘맥베스’는 셰익스피어가 쓴 비극이다.
이 비극은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 가장 짧고 급속한 극의 전개로 긴장감이 넘친다. 덩컨 살해 장면부터 문지기가 희극스러운 한숨을 돌리는 장면까지의 전개가 특히 우수하다. 초자연적 요소가 현저한 점도 특징이다.
○ 목차
역자 서문
등장인물
맥베스
작품 해설 / 최종철
작가 연보
○ 저자소개 : 윌리엄 셰익스피어
19세기 영국의 위대한 사상가 토머스 칼라일 (Thomas Carlyle)이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고 호언장담했던 영국의 시인이자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 그는 1564년 4월 23일 런던 북동쪽의 한 소읍 스트랫퍼드 어폰 에이번 (Stratford upon Avon)에서 존 셰익스피어(John Shakespeare)와 메리 아덴 (Mary Arden) 사이에서 장남이자 셋째 아이로 태어나 1616년 4월 23일에 세상을 떠났다.
셰익스피어는 ‘그래머 스쿨 (Grammar School, 중등학교)’ 정도의 교육밖에 받지 못했다. 그는 여기서 라틴어, 그리스어 기초를 배우고, 《플루타르크 영웅전》이나 영국 역사에 대해서 읽고 배울 수 있었으며, 덕분에 영국 역사극과 로마의 영웅들을 소재로 한 비극을 쓸 수 있었다. 그는 1582년 앤 해서웨이와 결혼한 후 극단에 들어가기 위해 런던으로 떠났고, 1585년에서 1592년까지 런던에서 배우, 작가로서 성공하기 시작, 1595년경, 런던 연극계에서 상당한 인정을 받았다. 20여 년 간의 작품 활동을 통하여 희곡 38편, 154편의 소네트, 2편의 이야기 시와 몇편의 다른 형식의 시를 썼다.
그가 극장가에서 두각을 나타낼 무렵에는 옥스퍼드나 케임브리지 출신의 극작가들이 많이 활동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들 중 극작가 로버트 그린은 셰익스피어에 대한 질투심에서 그의 학식이 낮음을 가지고, “라틴어는 조금밖에 모르고 그리스어는 더욱 모르는 촌놈이 극장가를 뒤흔든다”고 은근히 비꼬았다고 한다. 후대 사람들이 그들을 ‘대학 출신 재간꾼 (University Wits)’ 정도로 부르고 있지만, 셰익스피어를 ‘대가 (Master)’라고 부르고 있다는 것은 위대한 예술적 정신에 대한 마땅한 예우라 할 것이다.
셰익스피어가 위대한 작가로 추앙받게 된 데에는, 그가 운 좋게도 풍부한 문학적 자양분을 제공하는 시대에 태어났다는 점도 한몫한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지배하던 영국의 16세기 후반은 문예 부흥기일 뿐 아니라 국가적 부흥기였다. 동시에 사회의 제반 양상들이 요동치고 변화하는 전환기이자 변혁기이기도 했다. 성숙한 문학적 또는 문화적 분위기, 역동적인 사회가 던져주는 풍부한 소재들은 셰익스피어의 작품 곳곳에 녹아들었으며, 이를 통해 그의 작품들은 문학 작품 이상의 사회와 역사에 대한 참고서 역할까지 하게 된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장르별로 크게 희극 (Comedies), 비극 (Tragedies), 역사극 (Histories)으로 나눌 수 있다. 저작 연대는 대체로 4기로 나눈다. 1590년경 당시 유행하던 유혈 낭자한 통속 복수 비극의 특성이 있는 <타이터스 앤드러니커스 (Titus Andronicus)>를 시작으로 한 1기 (1590∼1592)는 습작기였다. <실수 연발 (The Comedy of Errors)> 같은 소극 (farce), 엘리자베스 여왕의 할아버지 헨리 7세가 튜더 왕가를 이루면서 장미전쟁을 종식하기 직전의 역사를 다룬 역사극 3부작을 쓰기도 했다.윌리엄 셰익스피어는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고 선언하였을 정도로 영국의 큰 보물이었다.
셰익스피어는 『로미오와 줄리엣』, 『햄릿』, 『리어 왕』, 『한여름 밤의 꿈』, 『베니스의 상인』 등으로 세계 최고의 극작가라는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그의 생애에 관해 확실히 알려진 것이 거의 없고 주로 짐작이나 추측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최근 그의 실존 여부의 작품의 진위 여부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이 일고 있다.
- 역자: 최종철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와 미네소타 대학교에서 문학 석사 학위, 미시간 대학교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셰익스피어와 희곡 연구를 바탕으로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였으며 현재 연세대학교 명예교수이다. 1993년부터 셰익스피어 작품을 운문 형식으로 번역하는 데 매진하여,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인 『햄릿』, 『리어 왕』, 『오셀로』, 『맥베스』와 『로미오와 줄리엣』, 『한여름 밤의 꿈』, 『베니스의 상인』 등을 번역 출간했다.
○ 줄거리
스코틀랜드의 장군 맥베스는 막료 뱅코와 더불어서 개선하는 도중 황야에서 세 마녀를 만나 그와 뱅코의 자손이 앞으로 왕이 된다는 예언을 듣는다. 이를 듣고 남모를 야심에 불붙은 맥베스는 망설이면서도 그 이상으로 야심 있는 부인에게 사주를 받아 때마침 마중 나온 왕 덩컨을 살해하고, 그 후 뱅코와 파이프의 영주 맥더프의 처자마저 죽인다. 하지만 맥베스는 뱅코의 망령에 시달리고, 부인은 양심의 가책으로 말미암아 몽유병자가 되었다가 끝내 자살한다. 마녀의 두 번째 예언은 버넘의 숲이 움직이지 않는 한, 또 여자에게서 태어난 것에는 맥베스가 결코 패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러나 덩컨의 유아 말캄은 버넘 숲의 나뭇가지를 들고 쳐들어오고 맥더프도 제왕절개로 태어났다는 말에 맥베스의 마음이 꺾여 맥더프의 칼에 넘어진다. 결국 맥베스는 맥더프와 싸워 끝내 맥더프가 맥베스를 죽였고 맥더프는 던컨의 아들에게 왕위를 돌려주었다.
○ 책 속으로
P.21
마녀 1: 맥베스를 환영하라! 글래미스 영주시다!
마녀 2: 맥베스를 환영하라! 코도의 영주시다!
마녀 3: 맥베스를 환영하라! 왕이 되실 분이다.
P.22
마녀 1: 맥베스보다는 작지만 더 크시다
마녀 2: 운은 좀 덜 좋지만 훨씬 더 좋으시다.
마녀 3: 왕은 아닐지라도 왕을 낳을 분이시다.
P.25
뱅코 : 어둠의 수족들은 우리를 해치려고 가끔씩 우리에게 진실을 말하고 소소한 정직으로 우리를 유인한 중대한 결말에서 배반한단 말입니다.
P.26
운에 따라 왕 될거면, 글쎄. 운에 따라 관을 쓰게 되겠지. 올 테면 오라지.날이 암만 험악해도 세월은 흐른다.
P.27
사람의 얼굴에서 마음씨를 알아내는 기술은 없구나
P.30
맥베스 (방백) 컴벌랜드 왕자라! — 내 길을 막았으니 이건 내가 걸려 넘어지든지 아니면 넘어야 할 계단이다. 별들이여 숨어라! 빛이여, 검고 깊은 내 욕망을 보지 마라. 눈은 손을 못 본 척하지만 끝났을 때 눈이 보기 두려워할 그 일은 일어나라.
P.38
맥베스 이 일을 더 이상 추진하지 맙시다.
그는 최근 나에게 영예를 내렸고,
난 온갖 사람들의 금빛 찬사 받았는데새롭게 반짝이는 지금이 입을 때라빨리 벗고 싶진 않소.
맥베스 부인 당신이 입고 있던그 희망은 취했어요? 그 후로 잠잤어요?
이제야 깨어나 자진해서 했던 일을창백하게 바라보고 있나요? 지금부터당신 사랑 그런 줄 알겠어요. 욕망만큼행동력과 용맹심을 같이 가진 사람이되는 게 두려워요? 금상첨화라고당신이 생각하는 그것을 가지고 싶지요?
그런데 속담 속의 불쌍한 팽이처럼
˝하고 싶어.˝ 그 말에 ˝감히 못해.˝ 대꾸하며
스스로 비겁자로 살 거예요?
P.39
맥베스 부인 : ˝하고 싶어˝ 그 말에 ˝감히 못해.˝ 대꾸하며 스스로 비겁자로 살 거에요?
P.51
맥더프 : 술이 특히 자극하는 셋이란 무엇인가?
문지기 : 딸기코와 잠과 오줌이랍니다. 색욕은 그놈이 일으켰다 없앴다 하지요. 욕망은 일으키되 능력을 빼앗습죠.그래서 과음이란 색욕에게 궤변을 떠는 놈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자식을 성냈다가 풀 죽게, 부추겼다가 떨어지게, 설득했다가 실망하게, 세웠다가 주저앉게 만듭죠. 결론적으로, 색욕을 궤변으로 속여서 자빠뜨린 다음에 떠나러린답니다.
P.98
아들 : 아버진 역적이었어요, 어머니?
맥더프 부인 : 응, 그렇단다.
아들 : 역적이 뭔데요?
맥더프 부인 : 음, 맹세하고 거짓말하는 사람.
아들 : 맹세하고 거짓되면 다 목을 매나요?
맥더프 부인 : 그럭하면 다 역적이고 다 목을 매야지.
아들 : 누가 목을 매지요?
맥더프 부인 : 음, 정직한 사람들이.
아들 : 그럼 거짓말쟁이와 맹세하는 사람들은 바보야. 거짓말쟁이와 맹세하는 사람들은 정직한 사람들을 쳐부수고 그들을 목매달 만큼이나 많으니까!
P.99
인생이란 그림자가 걷는 것,
배우처럼 무대에서 한동안 활개치고 안달하다 사라져버리는 것,
백치가 지껄이는 이야기와 같은 건데
소음, 광기 가득하나 의미는 전혀 없다.
P.101
맬컴 가장 빛난 천사가 타락해도 천사는 빛나고 더러운 것 모두가 미덕의 탈을 써도 참미덕은 그대로죠.
P.110
그 귀로 내 혀를 영원히 경멸하지 마시오. 한번도 못 들어본 최고로 무거운 소리를 들려줄 터이니.
P.124
맥베스 이 다음에 죽었어야 하는 건데, 그런 말에 맞는 때가 있게 될 테니까. 내일과 또 내일과 그리고 또 내일은 이렇게 옹졸한 걸음으로 하루, 하루, 기록된 시간의 최후까지 기어가고, 우리 모든 지난날은 바보들의 죽음 향한 길을 밝혀주었다. 꺼져라, 짧은 촛부르! 인생이란 글미자가 것는 것, 배우처럼 무대에서 한동안 활개치고 안달하다 사라져버리는 것, 백치가 지껄이는 이야기와 같은 건데 소음, 광기 가득하나 의미는 전혀 없다.
……
사람의 얼굴에서 마음씨를 알아내는 기술은 없구나
○ 출판사 서평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99번으로 출간됐다. 이번에 출간된 <맥베스>는 영국 아든 판과 리버사이드 판을 비교 분석하여 완성한 번역이다. 셰익스피어를 전공한 최종철 교수가 번역을 맡았으며, 원문의 길이와 형식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편집 역시 신경을 많이 썼는데, 막과 장의 구분이 존재하지 않았던 당시 공연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막과 장을 새로운 장의 시작 부분에 간단하게 표기하고 장소는 각주에서 설명한 것. 이러한 방식은 아든 판 세 번째 시리즈에서 시작한 것으로 셰익스피어의 원문에 보다 충실하다는 평가를 받는다고.폭풍, 어둠, 핏빛 등 격렬하고 거대한 이미지와 공포와 초자연적인 두려움을 일깨우는 극의 분위기, 치열하게 묘사되는 양심의 고통, 숙명적 비극과 인간의 고귀함을 밀도 있게 그려낸 셰익스피어의 걸작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