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분류의 원시적 형태들 : 집단표상 연구에의 기여
에밀 뒤르켐, 마르셀 모스 / 서울대출판부 / 2013.5.30
“사물들을 분류한다는 것은 어떤 것들을 다른 것들과 구별되는 집단으로, 분명하게 정해진 경계선들로써 분리된 집단으로 정리하는 것이”며, “이 집단들을 특별한 관계들에 따라 배치하는 것이다.” 기존의 이론들은 분류체계를 인간의 정신이 저절로, 그리고 자연적 필연성에 의해 생겨난 것으로 설명하는 등 주로 개인의 정신 활동의 산물로 설명했다. 그것들은 표상의 기원에 대한 가설을 제시하고 정신이 작동하는 원리를 규명하기는 했으나 분류 개념들이 형성되고 결합되는 방식들과 변화의 양상 및 과정들을 설명하지는 못했다.

‘분류의 원시적 형태들’에서 뒤르케임과 모스는 기존의 인식들에 문제를 제기하고 분류체계라는 집단표상이 형성되고 변화되어 가는 과정에 작용하는 정신작용의 메커니즘을 추적해 봄으로써, 분류의 기원과 원시적 분류 형태들의 중요성을 논리의 역사라는 관점에서 고찰해 보려 한다.
○ 목차
들어가는 말
역자 해제
문제들
오스트레일리아의 몇몇 부족들
다른 오스트레일리아 부족
주니족과 수우족
고대 중국
결론
참고문헌
찾아보기
○ 저자소개 : 에밀 뒤르켐(Emile Durkheim)
에밀 뒤르켐은 사회학의 기초를 놓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고전사회학자이며 마르크스, 베버와 함께 현대사회학의 3대 창시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고등사범학교에서 공부하였고 보르도 대학과 소르본 대학, 파리 대학 교수를 역임했다. 그는 프랑스 제3 공화국의 도덕적, 정치적 통합을 위한 여러 활동을 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분업, 자살, 가족, 국가, 사회정의 등 당시 서구 사회의 여러 문제에 대한 연구와 사회생활의 원형을 구하는 미개한 종교의 고찰 등에 몰두하여 큰 성과를 거두었다.
뒤르켐은 또한 「사회학 연보」(1893~1913)를 창간하였고, 이를 통해 프랑스 지성사에 큰 영향을 미친 뒤르켐 학파가 태어나게 되었다. 그는 뒤르켐 학파라고 불리는 사회학자 그룹을 지도하였으며, 이후의 세계의 사회학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그는 많은 글을 통하여 사회학방법론, 종교사회학, 교육사회학, 지식사회학, 구조주의 인류학, 현대사회론 등에 큰 공헌을 하였다.
저서로 『사회분업』(1893), 『사회학적 방법의 규칙』(1895), 『자살』(1897), 『원시인의 분류』(1903)(Mauss와 공저), 『종교생활의 기본형태』(1912) 등 다수가 있다.
– 저자 : 마르셀 모스 (Marcel Mauss)
프랑스 사회학자이자 인류학자인 마르셀 모스는 1872년 유태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모스는 삼촌인 에밀 뒤르켕의 가르침을 직접 받았기 때문에 그의 사상 또한 상당한 정도로 물려받았다. 모스는 1893년 보르도 대학교에서 철학 학위를 받고 바로 파리에 정착해 이곳에서 프레이저(J. Frager)와 타일러(E. Tylor)의 책들을 통해서 인류학에 입문했다. 1901년 모스는 고등 연구원(cole Pratique des Hautes tudes)에서 민족학 방법을 강조하며 ‘원시 민족들의 종교역사’를 강의한다.
1904년에는 「위마니테(L’Humanit)」지의 창간에 참여하고 편집을 담당했으며, 1920년부터는 「민중(Le Populaire)」지에 정치적 기고문을 싣기도 했다. 1925년 민족학 연구소(Institut d’Ethnologie)를 설립하고, 1931년에는 콜레주 드 프랑스(College de France)의 사회학 분과장으로 선출되었다. 파리 대학교에 민족학 연구소를 설립해 인류학을 독자적인 학문으로 이끄는 데 큰 공헌을 했다. 그는 민족학적 방법을 엄밀하게 발전시키고, 표상과 실천, 관념과 행위 등의 개념을 구분하고 이를 구체적인 민족지학적 자료들과 연계해서 설명하고자 했다. 즉, 그는 프랑스 제1세대 현지 조사 인류학자 세대를 구성시켰던 것이다.
초기 논문으로는「희생제의 본질과 기능에 관한 시론」(1899)이 있으며, 『증여론』(1925)은 가장 중요한 저서로 꼽힌다. 또한 주술ㆍ자아개념ㆍ장례식 같은 주제에 관해서도 많은 글을 썼는데, 1904~38년에 발표한 글들을 모은 『사회학과 인류학』(1950)이 그의 사후에 출간되었다.
– 역자 : 김현자
이화여자대학교 문리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중등교육기관에서 수학 교사로 몇 년간 아이들을 가르쳤다. 내면에서 소용돌이치는 지적 갈증을 해결하기 위해 인문학 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학교를 떠났다. 철학과 종교학 사이에서 선택을 고민하다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대학원을 택했다.「미르체아 엘리아데 연구, 그의 창조적 해석학을 중심으로」라는 석사 논문을 쓴 후 본격적으로 신화를 공부하기 위해 프랑스로 가서 파리 고등실천연구원 종교학 분과(Ecolepratique des Hautes Etudes: section des sciences religieuses)에 입학했다. 종교학 분과와 복도를 사이에 두고 맞은편에 있는 역사•문헌학 분과를 오가며 여러 분야의 강의를 들으면서, 또 때로 꼴레쥬 드 프랑스(College de France)의 강연들에 참석하면서 진정 학문을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볼 수 있었다. 도교학자 크리스토퍼 쉬퍼(Christofer Schipper) 교수의 지도하에 「대우(大禹) 신화에 관한 의미론적 연구」로 논문을 작성해 박사과정 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신화, 신들의 역사 인간의 이미지』(책세상, 2004)와 『천자의 우주와 신화: 고대 중국의 태양 신앙』(민음사, 2013)이 있고, 2권의 공동 저서 『세계의 창조신화』(동방미디어, 2001), 『세계의 영웅신화』(동방미디어, 2002)가 있다. 이 외에 「조르쥬 뒤메질, 인도-유럽 신화와 3기능 이데올로기」, 「캠벨의 신화론」, 「신화 연구 방법의 모색을 위한 성찰 : 뒤메질의 비교신화학과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적 연구를 중심으로」 등의 논문이 있다.
○ 책 속으로
정신의 작용들은 사실 아주 복합적인데, 현대 심리학의 발견들이 부각시킨 환상으로 우리는 그것을 단순하고 기초적인 것으로 종종 착각한다. 우리는 정신작용의 메커니즘에 의해 감각세계에 대한 우리의 표상들을 구축하고, 밖으로 투사하여 공간 속에 위치시키는데, 이제 우리는 이 메커니즘이 얼마나 많은 요소로 형성되었는지를 안다. 그러나 이 요소들을 분리하는 작업은 아직 문자 그대로 논리적인 작용들에 매우 드물게 적용될 뿐이다. 정의하고, 귀납하고, 연역하는 능력들은 일반적으로 개인의 이해력이 형성되면서 곧바로 주어지는 것처럼 여겨졌다. 역사가 흐르면서 인간들이 이 다양한 기능을 점점 더 잘 활용할 줄 알게 되었다는 것을 사람들은 분명 오래전부터 알았다. 그러나 그 기능들을 사용하는 방법에서만 중요한 변화가 있었어야만 했고, 그 본질적 특징들은 인류가 출현하면서부터 구축되어 있었어야만 했다. — p.55
어떤 경우에는 오스트레일리아인이 사물들의 위계질서를 정확히 반대로 표상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가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들은 그와 가장 거리가 먼 것들이다. 앞에서 우리는 태양(ngaui)을 토템으로, 별(bungil)을 하위토템으로 갖는 한 원주민에 대해 말한 바 있는데, 그는 이렇게 말한다. “그는 응고이(ngaui)지만 분질이 아니다.” 이와 함께 언급했던 다른 원주민은 와르트우트(熱風)를 토템으로, 무와욱(융단뱀)을 하위토템으로 갖는데, 그의 동료 중 하나가 조언했듯이, 그는 와르트우트이지만 “또한 부분적으로 무와욱이기도 하다.” 그의 일부만이 융단뱀이다. 바로 이것이 호위트씨가 우리에게 알려준 다른 표현이 의미하는 바이다. 워초발룩족 사람은 종종 두 개의 이름을 가진다. 하나는 그의 토템이고 다른 하나는 그의 하위토템이다. 전자는 그의 진짜 이름이며, 후자는 “그보다 약간 다음이다.” 후자는 서열상 이차적이다. 이는 결국 개인에게 가장 본질적인 사물들은 반드시 그와 가장 가까운 것들, 그의 개인적인 개성과 가장 밀접한 것들이 아님을 의미한다. 인간의 본질은 인류다. 오스트레일리아인의 본질은 그의 하위토템이 아니라 그의 토템 안에 있으며, 심지어 더 정확히는 그의 포족을 특징짓는 사물들의 집합 안에 있다. 따라서 이 텍스트들에는 앞의 텍스트들을 반박하는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다. 분류를 구성하는 관계들이 다른 관점에서 고려되지 않는다면, 여기서 분류는 언제나 동일한 방식으로 구상된다. — p.78-79
동일 지역의 또 다른 부족과 함께 우리는 체계화와 조직화의 길에서 한 발짝 더 내딛을 것이다. 쿨고아(Culgoa) 강의 거주자들인 무라와리아족(Moorawaria)에서는 아직도 씨족 분할이 아룬타족보다 훨씬 멀리 진전된다. 우리는 거기서 사실상 152개의 상이한 씨족들에게 토템으로 사용되는 152종류의 대상들을 인지하게 된다. 그러나 이토록 많은 수의 사물들은 입빠이-쿰보(Ippai-Kumbo)와 쿠비-무리(Kubi-Murri)라는 두 포족 속에 질서정연하게 삽입된다. 따라서 우리는 여기서 씨족들이 갈가리 갈라져 분산되는 위험을 모면한 고전적 유형에 아주 가까이 다가가 있다. 사회가 분산되어 가지 않고 집중되며, 분리된 씨족들이 그들의 자연적 친화력에 따라 보다 규모가 큰 집단들을 형성하는 방식으로 재결합되고, 따라서 주 토템들(다른 것들은 이전과 비교하면 종속적인 지위를 가지면서 지금도 토템으로 사용된다)의 수는 감소한다.
우리는 이와 똑같은 경우를 갬비어 산의 체계들에서 보게 될 것이다. 요약하면, 이런 식의 사물 분류가 토테미즘 속에 반드시 내포되어 있다고 말할 만한 충분한 근거는 없지만, 토템적 바탕에 따라 조직된 사회들에서 이 방식을 아주 흔히 보게 된다는 것은 하여간 확실하다. 따라서 이런 사회체계와 이런 논리체계 사이에는 우발적인 관계가 아니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이제 우리는 복잡성의 정도가 더 심한 다른 분류들이 이와 같은 원시적 분류 형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게될 것이다. — p.93-94
토템적 특성을 가진 조직을 가진 사회들에서 부족의 2차 집단들, 즉 포족들, 씨족들, 하위씨족들이 친족관계에 따라, 그리고 그들의 사회적 기능들이 보여주는 유사점들과 차이점들에 따라 공간 안에 배치되는 것은 일반적인 규칙이다. 두 개의 포족은 서로 구분되는 개성을 지니며, 각각 부족의 삶 속에서 서로 다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들은 공간적으로 대립한다. 한 포족이 한쪽에 있으면 다른 한 포족은 반대 방향에 위치한다. 전자가 어떤 한쪽에 자리를 잡으면, 후자는 다른 쪽에 자리 잡는다. 각 포족 내부에서는 씨족들이 서로 가까운가, 아니면 서로 먼가에 따라서 이들과 연관된 사물들도 서로 가깝거나 멀다. 이런 규칙은 우리가 언급했던 사회들에서 아주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는 주니족에게서 푸에블로 내의 각 씨족이 어떻게 각자에게 할당된 영역의 방향에 따라 위치가 정해지는지를 보았다. 또 수우족에서는 극히 상반되는 기능이 부여된 두 포족이 어떻게 하나는 왼쪽에 다른 하나는 오른쪽에, 하나는 동쪽에 다른 하나는 서쪽에 위치하게 되는지를 보았다. 그러나 이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실들이 다른 많은 부족에서도 발견된다. 기능 및 위치와 관련된 포족들의 이러한 이중적 대립은 이로쿼이족, 위얀도트족(Wyandot), 플로리다에 흩어져 있는 세미놀레족(Seminole), 틀린기트족(Tlingit), 그리고 최북단에 사는 가장 야만적이면서 또한 가장 원시적인 종족이기도 한 루셰(Loucheux) 또는 데네 딘졔(Dene Dindje) 인디언족에서도 똑같이 나타난다. — p.117
공간, 시간, 사물, 동물의 종(種)들에 관한 이와 같은 분류체계는 중국인들의 삶 전체를 지배한다. 이것이 그 유명한 풍수(風水) 사상의 원리로, 건축물의 방향 설정, 마을과 집들의 토대, 무덤과 묘지의 자리는 이 원리에 따라 정해진다. 만일 누군가가 어떤 일은 이곳에서 하고 다른 일은 저곳에서 한다면, 또 어떤 일은 특정한 때에만 행한다면, 그것은 바로 이 전통적 분류체계에 기반을 둔 근거들 때문이다. 또 이 근거들은 단지 풍수에서만 차용된 것이 아니다. 이는 시, 날, 달, 해와 관련된 고찰들에서도 유래했다. 즉 어떤 방향은 특정한 어느 때에는 적합하지만, 또 다른 때에는 부적합한 것이 된다. 힘들은 때에 따라 잘 화합하기도 하고 불협화음을 내기도 한다. 그래서 공간 속에서와 마찬가지로 시간 속에서도 모든 것이 이질적일 뿐만 아니라, 이 두 환경을 구성하고 있는 이질적인 부분들은 서로 상응하고 대립하다가 하나의 체계 속에 배열된다. 그리고 수적으로 무한한 이 모든 원소가 결합하여 유(類), 자연물들의 종(種), 움직이는 힘들의 방향, 완수되어야 할 행위들을 결정지으며, 그리하여 이 원소들의 결합은 미묘하면서도 소박한, 기본적이면서도 정제된 어떤 철학이라는 인상을 준다. 여기서 우리는 명백히 원시적인 주제들에 대해 집단의 사고가 지적이면서 성찰적으로 작동했던 특별히 전형적인 한 경우를 목도한다. — p.127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