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불평등 사회의 인간존중
리처드 세넷 저 / 문예출판사 / 2008.5.1
‘신자유주의와 인간성의 파괴’의 저자 리처드 버넷의 사회과학서로 저자는 이 책에서 현대사회의 불평등 구조 하에 계층적으로 나뉘어진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나 인정과 존중의 권리를 가지고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
버넷은 이러한 존중과 불평등 사이의 관계를 다루며, 경험에 입각한 인간 존중의 이론을 다루며 더욱 큰 사회 문제를 탐구하고자 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재기와 박학다식함으로 무장한 리처드 세넷은 차이와 불평등의 깊은 틈을 가로질러 서로를 진정으로 존중하는 길을 찾으라고 촉구한다.

○ 목차
1. 존중의 결여
카브리니의 기억들
존중이란 무엇인가
2. 존중에 관한 심리
불평등한 재능
의존하는 것의 수치
상처를 주는 동정
3. 복지에 관한 주장
관료적 존중
자유로워진 복지
4. 인성과 사회 구조
상호 존중에서 상호적인 것들
외부로 돌려진 인성
존중의 정치학
○ 저자 소개 : 리처드 세넷 (Richard Sennett)
미국 뉴욕대학교와 영국의 런던정경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노동과 도시화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 사회학뿐 아니라 건축, 디자인, 음악, 예술, 문학, 역사, 정치경제학 이론까지 두루 막힘이 없는, 학문적이면서도 우아하고 섬세한 글쓰기로 정평이 나 있다. 1943년 공산당원인 아버지와 노동운동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빈곤과 범죄로 악명 높은 시카고의 공공주택 카브리니그린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13세에 대중 앞에서 연주를 할 정도로 첼로에 재능을 보였고, 프로 연주자를 꿈꾸며 1961년 줄리아드 음악학교를 졸업했지만 이듬해 발병한 손목굴증후군으로 음악가의 꿈을 접고 학계에 입문했다. 19세에 처음 만난 한나 아렌트를 스승으로 삼아 함께 공부하며 지속적인 영향을 주고받았다. 하버드대학교에서 사회학, 역사, 철학을 공부해 1969년에 박사학위를 받고 여러 대학에서 가르치며 배웠다. 1977년 수전 손태그 등과 함께 뉴욕인문학연구소를 창립했으며, 1987년 사회학자 사스키아 사센과 결혼했다. 미국노동협의회 회장을 맡았으며, 유네스코와 유엔해비타트 등 유엔 산하의 여러 기구에서 일했다. 컬럼비아대학교 부속기관인 ‘자본주의와 사회 센터’의 선임연구원이자 교육 및 연구를 통해 도시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설립된 단체 ‘테아트룸 문디’의 의장이기도 하다. 학자로서의 삶 외에 정원을 가꾸고 요리하며, 여전히 첼로를 연주한다.
미국예술과학아카데미, 사회과학아카데미, 영국학술원, 왕립문학회 등 여러 학술 단체의 회원이며, 2006년 헤겔상, 2010년 스피노자상, 2018년 대영제국훈장(OBE) 등을 받았다. 도시사회학의 고전으로 꼽히는 『살과 돌』 『공적 인간의 몰락』 『눈의 양심』과, 1998년 독일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라 ‘유럽에서 읽히는 미국인’이란 평을 얻은 『신자유주의와 인간성의 파괴』를 비롯해 노동사회학의 명저로 평가받는 『계급의 숨겨진 상처』 『불평등 사회의 인간 존중』 『뉴 캐피털리즘』 등을 썼고, 소설도 여러 편 발표했다.
– 역자 : 유강은
국제 문제 전문 번역가. 옮긴 책으로 『빚의 만리장성』, 『도덕의 기원』, 『신이 된 시장』, 『자기 땅의 이방인들』, 『기지 국가』, 『서양의 부활』, 『데드핸드』, 『의혹을 팝니다』 등이 있으며, 『미국의 반지성주의』 번역으로 58회 한국출판문화상 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 출판사 서평
– 불평등의 심연을 가로질러 사회 복지의 필요와 사회적 책임의 문제를 다룬다
20세기의 마지막 10년 동안 여러 가지 유형의 사회 복지가 해체되면서, 많은 사상가들은 그 필요가 아니라 잠재력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인간의 행복을 가장 잘 뒷받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세넷은 개인적인 회고와 성찰적인 학문을 뒤섞은 이 놀라운 책에서 불평등의 심연을 가로질러 사회 복지의 필요와 사회적 책임의 문제를 다룬다.
저자는 먼저 어린 시절 홀어머니와 머물렀던 악명 높은 카브리니 그린 공영 주택 단지의 기억을 더듬는다. 미국의 가난한 흑인들이 남부 농촌 지역의 농노 신분에서 벗어나기 위해 북부 도시들로 이주, 새로운 산업 노동자층을 형성하자 폴란드계, 그리스계, 이탈리아계 이민자들은 흑인들을 피해 앞다퉈 이삿짐을 쌌다. 이에 도시 계획자들은 시카고 한가운데에 새로운 주택 단지를 건설, 백인 빈민들을 위한 일정한 공간을 마련함으로써, 흑인들이 정착한 지역에서 백인들이 일제히 떠나는 사태를 막으려 했다. 카브리니 그린은 이로 인해 탄생한, 여러 인종이 뒤섞인 소수계 집단 거주지였다.
카브리니 단지는 깨끗하고 값싼 아파트였고, 많은 가족들은 형편이 나아질 때까지는 아무 불만 없이 그곳에서 살았지만 가난한 백인들의 경우에 공영 주택 단지는 다른 의미였다. 시카고 당국은 당시 가난한 백인들에게 흑인들 한가운데서 산다면 집세를 면제해주겠다고 제안했고 값싼 주택을 인종 차별에 맞서 싸우기 위한 ?도구?로 활용하고자 했다. 그러나 카브리니 그린을 만든 사람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당시 소수였던 시카고의 흑인 부르주아도 그곳에 살지 않았다.
시카고의 이와 같은 건축 구조는 뭔가 새롭고 깨끗한 것을 상징했으나 보다 사회적인 성격의 수동성도 강요되었고, 이는 사람들의 자기 존중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농후했다. 새로운 입주자는 세입자들의 경제 사정뿐만 아니라 그들의 성격을 고려해 시카고 시 주택국이 선택했기 때문이다.
– 인간 존중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세넷은 자신이 복지 체계에 의존해 성장했고, 어느 정도의 재능 덕분에 거기서 빠져나올 수 있었으며, 뒤에 남겨두고 온 사람들에 대한 존중을 잃지는 않았지만, 그들에게서 빠져나왔다는 사실에 자긍심을 느꼈다는 사실을 토로한다. 그러면서 자기 존중 또는 상호 존중이 무엇인지, 무엇이 존중을 그토록 어렵게 만드는지 탐구한다.
첫째, 사회적 존중의 원천은 자신에 대한 개발, 특히 능력과 기능의 개발이다. 사회 자체가 낭비를 비난하면서 경제에서뿐만 아니라 개인의 경험에서도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다. 뛰어난 지적 능력을 가지고도 재능을 허비하는 사람은 존중을 불러일으키지 않으나, 재능은 좀 모자라지만 자신이 가진 능력의 한계까지 노력하는 사람은 존중을 얻는다.
사회적 존중을 얻는 두 번째 방법은 자기 자신에 대한 돌봄이다. 자신을 돌봄으로써 타인들에게 두려움이나 경외감을 불러일으키고 결국은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 자기에 대한 돌봄은 또한 타인에게 짐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궁핍한 사람보다 자급자족할 수 있는 사람이 존중을 받는다.
존중을 획득하는 세 번째 방식은 타인에게 무언가를 되돌려주는 것이다. 자급자족만으로는 궁극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중요한 존재로 인정받지 못한다. 공동체에 무언가를 되돌려주는 사람이 사회에 생명력을 불어 넣을 수 있다.
세넷은 이런 인성 유형을 형성하는 데 불평등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본다. 예를 들어 자기 능력을 완전히 발휘하는 비범한 사람은 그 외의 사람들에게 존중받는 것을 정당화하며 사회의 우상 노릇을 할 수도 있으며 자급자족에 대한 찬양과 의존적 삶에 대한 두려움은 사회적 필요의 현실을 부인하는 방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되돌려주려는 욕망 뒤에 숨은 동정심은 되돌려받는 사람이 모욕으로 느끼는 연민으로 바뀔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불평등이 인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될 수 있는 한 편견에서 벗어나 공평하게 밝히려고 노력하고 있다.
– 음악의 세계에서 빌려온 비유들로 이 매력적인 책의 페이지를 채워나가
어린 시절 첼로 연주자로 대성할 꿈을 꾸었던 세넷은 바흐, 슈베르트, 브람스 등의 위대한 음악과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 같은 위대한 성악가를 언급하면서 음악의 세계에서 빌려온 비유들로 이 매력적인 책의 페이지를 채워나간다. 그러면서 어떻게 불평등한 사회에서 자존심을 키울 수 있는지, 어떻게 자부심과 타인에 대한 감정을 균형잡을 수 있는지, 어떻게 상호 존중이 불평등의 분할을 가로질러 결속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
세넷은 우리에게 구성원 각각에게서 최선의 재능을 키우는 동시에 그들 서로를 더욱 강력하게 연결시키는, 오케스트라처럼 움직이는 사회를 만들라고 촉구한다. 예술은 인류학과 더불어 우리 사회의 사람들이 어떻게 불평등의 경계를 넘어서 나아가도록 존중을 표현할 수 있는지를 탐구하는 데 유용한 길잡이로, 이러한 표현 행위는 타인을 움직일 수 있는 자아로서의 인성이 어떻게 형태를 갖게 되는지에 관해 조금이나마 실마리를 제공해준다.
– 현대의 세 가지 존중 규범 : 성공하라, 스스로를 돌보라, 타인을 도우라
세넷은 정책과 계획은 무시하고 구체적인 경험과 사회 이론의 극단 사이를 건너뛰며 탐험했다. 이 간격은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고민해 메워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현대의 세 가지 존중의 규범(성공하라, 스스로를 돌보라, 타인을 도우라)을 방해하는 불평등을 잊지 않는다면, 잠재적인 재능에 특권을 주기보다는 서로 다른 실제 업적을 존경함으로써, 성인의 의존에 대한 주장을 받아들임으로써, 사람들로 하여금 그들 자신의 보살핌의 조건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허용함으로써 이러한 방해를 어느 정도 견제할 수 있다.
세넷은 평등이란 자율의 심리학에 토대를 둔 것이며 자율은 누군가가 타인에 관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받아들인다는 의미라고 말한다. 즉 타인들의 자율성은 자기 자신의 자율성과 동등한 것으로 간주하게 만들며 약자나 외부자를 존엄한 존재로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인 선의나 제도적인 평등화나 타인을 존중하는 문제에 대한 해답은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도 말한다.
세넷은 스스로의 경험을 통해 기능에 토대를 둔 자기 존중만으로는 상호 존중을 낳을 수 없다는 결론을 이끌어낸다. 불평등의 해악을 공격하는 것만으로는 상호 존중을 낳을 수 없으며 우리는 어떻게 강자들이 약자로 남을 수밖에 없는 이들에 대해 존중을 실천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또한 상호 존중을 표현적으로 실천하는 음악과 같은 공연 예술은 협력적인 요소들을 드러내주지만 분할이라는 어쩔 수 없는 사실은 여전히 사회의 문제로 남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충고를 아끼지 않고 덧붙이고 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