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불확실성의 시대 : The Age of Uncertainty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 홍신문화사 / 2011.5.11
이 책의 제목 ‘불확실성의 시대’는 갤브레이스가 1970년대 영국의 BBC의 제안으로 일반인들이 경제 사상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 텔레미전 프로그램의 제목이기도 하다. 이 프로그램에서 갤브레이스는 아담 스미스, 리카도, 맬서스, 스펜서, 베브렌, 마르크스, 레닌 등을 소개하며 200년간 편쳐진 경제 사상사를 집약해 보여주는 동시 앞으로의 경제에 대한 전망도 함께 제시했다.
이 책은 그 프로그램에서 다루었던 내용과 더불어 미처 다루지 못했던 상세한 내용까지 총 망라했다. 이 책에서 갤브레이스는 과거처럼 확신에 찬 경제학자도, 자본가도, 사회주의자도 존재하지 않는 현대를 불확실성의 시대라 칭한다. 이는 진리로 믿었던 많은 것들이 깨어지고 합리성과 이성에 의한 담론 체계가 회의되는 오늘날의 혼란스럼 시대를 보여주고 있는 말이기도 하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불확실성 시대’에 살아가는 우리가 앞으로를 어떻게 대처하며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혜안을 전달해 줄 것이다.
○ 목차
머리말
불확실성의 시대에 관하여
1. 예언자들과 고전적 자본주의의 약속
2. 고도자본주의 시대의 풍습과 도덕
3. 카를 마르크스의 이의
4. 식민주의
5. 레닌과 구체제 해체의 시대
6. 화폐의 성쇠
7. 엘리트의 혁명
8. 파멸적인 경쟁
9. 거대 법인 기업
10. 토지와 주민
11. 대도시
12. 민주주의ㆍ지도력ㆍ결단
감사의 말
역자의 말
○ 저자소개 :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John Kenneth Galbraith, 1908 ~ 2006)
20세기를 대표하는 진보적 경제학자 중 한 명으로, 1908년 10월 15일 캐나다 온타리오 주(州)에서 태어났다. 토론토 대학, 캘리포니아 대학과 영국의 케임브리지 대학을 졸업하고, 1934년 이후 하버드 대학에서 교편을 잡았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정부의 물가청에서 근무하다 전후에는 대학에 복귀했다. 케네디 대통령 시절이었던 1961~1963년 인도 대사를 지냈으며, 미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에서 빌 클린턴까지 미국 민주당 대통령 자문역으로 일하는 등 민주당 지도자들의 사고와 노선에 큰 영향을 미쳤다. 또 케네디 대통령 취임연설문을 쓰는 등 명문장가로서도 명성을 날렸다. 경제학뿐만 아니라 경영학, 역사학, 사회학에도 밝았다.
정부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쓴 ‘트라이엄프’ (1968) 등 소설 3편을 포함해 모두 33권의 저서를 남겼다. 주요 저서로는 ‘풍요로운 사회 : The Affluent Society’ (1958), ‘새로운 산업국가 : The New Industrial State’ (1967), ‘불확실성의 시대 : The Age of Uncertainty’ (1977) 등이 있다.
2006년 4월 29일 미국 매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의 마운트 오번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 역자 : 원창화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으며 『허무주의 극복』, 『천로역정』, 『비극의 철학』, 『장자의 사상』, 『생활의 발견』, 『탈무드』등 다수의 저서와 역서가 있다.
○ 언론 소개 1
– 갤브레이스 교수 ‘불확실성의 시대’ _「근대 경제 사상」 알기 쉽게 조명 / 이정우
갤브레이스 교수의 ‘불확실성의 시대’는 미국에서 원본이 나온 직후인 78년부터 우리 나라에 번역 소개돼 학자들뿐만 아니라 학생·일반인들 사이에서 널리 읽혔다. 이 책은 하버드대학의 경제학 교수로서 세계적 필명을 떨치고 있던 갤브레이스 교수가 공영방송의 대명사인 영국의 BBC 텔레비전으로부터 1년짜리 특집물의 대본을 써줄 것을 요청 받고 집필했다고 하는 아주 독특한 배경을 갖고 있다.
따라서 아담 스미스에서 케인즈에 이르는 지난 2백년 동안의 주요 경제학자들의 사상을 설명하면서 딱딱한 이론의 소개보다는 경제이론이 현실경제의 흐름, 제도의 변전과 어떻게 연관되어 부침해 왔는가를 생동감 있게 이야기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이같이 텔레비전용으로 제작됐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문체로 쓰여져 우리 나라에서도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접할 수 있었다. 책에는 원래 텔레비전 대본답게 1백80장이 넘는 사진이 들어 있어서 읽기에도 지루하지 않고 시각적 교육효과도 있었는데 사정이 있어서 그런지 번역 서에서는 많이 빠졌다.
이 책이 우리사회에 가장 영향을 끼쳤던 점은 아무래도 ‘불확실성의 시대’라는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이 불확실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다.
불확실성은 19세기까지만 해도 세상만사가 그런 대로 인간의 지혜로 이해되던 시대였지만 현대는 모든 것이 불확실한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저자가 직접 이 제목을 붙였다고 한다. 이러한 불확실성의 개념이 우리사회에 전해지면서 이 불확실성이란 말은 우리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하나의 유행어처럼 번졌었다.
이 책에는 아마추어가 읽기에는 다행스럽게도 자질구레한 경제이론은 생략돼 있지만 좌파로는 마르크스·레닌에서 극우파의 허버트 스펜서·월리엄 섬너에 이르기까지 주요 경제이론은 빠짐없이 소개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현실 경제의 움직임, 예컨대 산세기말 미국경제를 휘둘렀던 록펠러·반더빌트 등 벼락부자들이 어떻게 해서 떼돈을 벌었고 풍류적 경제학자 베블렌이 부자들의 생태를 어떻게 조롱했는가 등의 이야기가 소설 같은 흥미를 자아내며 전개된다.
경제학 책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최근 2백년 간의 세계역사와 거기에 나타난 숱한 영웅들과 민중의 이야기라는 것이 오히려 사실에 가까울는지도 모르겠다. 원래 그의 문체는 단순 명료하면서도 도처에 유머와 위트가 번뜩이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 책은 더구나 텔레비전 대본용이므로 더욱 물고기가 물을 만난 느낌이다.
뿐만 아니라 거대기업의 문제·후진국의 비참한 실상·빈곤문제·핵 문제에 이르기까지 현대의 주요문제들이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개인적 경험을 곁들여 전개되고 있어 경제학을 공부해 보려는 사람은 물론 사회과학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입문서로 많이 읽혔다.
이 책은 이러한 배경과 함께 갤브레이스 교수 자신의 평생경험과 연구업적의 요약이기도하다. 따라서 이론적으로 그의 대표작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의 사상을 가장 종합적으로, 그리고 알기 쉽게 집약한 한 권의 책으로 손꼽아도 무방할 것이다. 그의 이론적 저작인 ‘풍요한 사회’나 ‘신 산업 국가’에 비교해 볼 때 뚜렷한 주장이나 이론을 찾을 수는 없는데 그것은 어떤 주장을 펴는 것이 아니라 대중을 계몽하는데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당연한 결과다.
BBC방송이 이 프로그램을 만든 1976년이란 해는 역사적으로 볼 때 미국 독립 2백주년이기도 하고 동시에 근대 경제학의 원조인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이 나온 지 2백년이 되는 해이기도 했다. 아마 추측컨대 2백년에 이르는 근대 경제발전의 한 시대를 마감하면서 그것을 이끌어 온 주요 경제사상을 조명해보는 특집으로 이런 커다란 프로그램이 기획됐고 그 집필의 적임자로서 대서양 건너편의 갤브레이스 교수가 지목됐던 것이다. 사실 이런 역할에 갤브레이스 교수가 뽑힌 것은 그의 이력을 본다면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갤브레이스는 1908년 캐나다의 농가에서 출생하여 처음에는 농학을 공부했지만 나중에 미국으로 건너가 버클리 대학에서 경제학을 연구하고 미국 국적도 얻었다. 버클리 대학은 다 알다시피 60년대 치열한 학생운동의 중심지였지만 갤브레이스가 점은 시절 연구에 몰두하던 30년대에도 역시 미국 급진주의의 본산이었다.
그는 그후 하버드 대학의 경제학교수가 된 뒤 대부분의 인생을 하버드에서 보냈다. 그가 하버드대학을 그만 둔 것은 75년으로서 그 이유는 본인의 말에 의하면 주로 이 책 ‘불확실성의 시대’를 저술하기 위해 시간을 얻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이것은 그만큼 저자가 이 책에 비중을 두고 있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는 평생 급진주의자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보수적인 것은 더더구나 아닌 중도적 진보주의자 (리버럴)이면서 기존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우상 파괴적 성향을 보여 왔으며 여기에 그의 독특한 매력이 있다고 생각된다.
그는 젊을 때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뉴딜 정책을 찬성한 이래 평생 민주당을 지지해 왔으며 케네디 행정부에서 인도대사를 지낸 것도 하버드에서 케네디와 만났다는 인연 이외에 이런 오랜 배경이 있다.
군자부기라고 하듯이 정통파 경제학자도 아니고 마르크스주의자도 아닌 갤브레이스를 어느 학파라는 좁은 틀에 분류하기란 쉽지 않지만 아마 베블렌유의 제도학파 경제학자라고 보면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것 같다. 이는 경제학계에서는 아주 소수파에 속하지만 그래도 브레이스는 미국 경제학 회장을 지냈고 주옥같은 명저로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됐는데 그것은 그가 순수이론에만 집착하는 말하자면 노벨 경제학상을 타는 그런 부류의 경제학자가 아니고 현실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경륜가적 학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사실 경제학자라고 부르기에는 비좁은 느낌이 들 정도다. 어떻게 보면 사회학자 같기도 하고 보다 넓게는 사회과학자 같기도 하다. 이런 경제학자는 스미스·마르크스·슘페터 등 그야말로 1세기에 한두 명 날까말까할 정도로 회귀하고도 소중한 존재다. 과연 갤브 레이스가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거장인가는 의문스럽지만 어쨌든 그는 20세기에 큰 자취를 남긴 석학임에 틀림없고 ‘불확실성의 시대’가 나온 지 꽤나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읽을만한 명저로 꼽힐 수 있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된다.
끝으로 갤브레이스에 관하시작은 에피소드를 두어가지 소개하기로 하자. 필자가 하버드에 경제학을 공부하러 갔을 때(78년), 갈브레이드는 이미 하버드를 떠나고 없었다. 그는 학교를 떠나면서 경제학과에 5천달러를 기부했는데 그것은 5백달러씩 쪼개어 매년 경제학과에서 강의를 제일 잘하는 교수에게 상금으로 주어지고 있었다. 그 취지는 하버드의 교수들이 연구와 워싱턴 행에만 열심이고 강의에 소홀하다는 생각에서였다고 한다.
갤브레이스 상이란 이름이 불은 이 상은 대학원생들이 매년 투표로 결정했는데 70여명의 경제학 교수 중에서 이 상을 받는다는 것은 적은 상금에도 불구하고 대단한 영광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그는 유머에도 뛰어난 감각을 지녔었는데 하버드 퇴임 때 고별연설에서 그는 늙는다는 것의 유일한 장점은 여성에게 접근해도 의심을 받지 않는 것이라는 농담으로 만장의 박수갈채를 받았다는 에피소드가 전해진다. 그는 학교를 떠난 뒤 집필에 전념하는 탓인지 학교에 거의 얼굴을 비치지 않았지만 한번은 세미나 발표를 위해 2m 가까운 장신을 드러냈다. 이 날의 발표내용은 학술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자신의 경험과 비전에 관한 것이었는데 여기서도 그는 예의 유머감각을 수시로 발휘했다.
“나는 평생 수많은 사장들을 만나본 결과 재미있는 공통점을 발견했다. 그것은 그들의 성격이 자기 회사제품과 아주 비슷하다는 것이다. 강철 회사 사장은 강철처럼 딱딱하고 비누회사 사장은 비누처럼 매끄럽다.”
○ 언론소개 2
– 불확실성의 시대에 그가 남긴 이야기들 / 최민정
.타계한 경제학자 존 갤브레이스의 저서들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갤브레이스가 2006년 4월 29일(토) 타계했다. 생전에 총 33권의 저서를 남긴 갤브레이스의 대표작을 통해 그의 경제 이론과 사상을 조명해본다.
갤브레이스의 기본적인 이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의 초기작 ‘미국 자본주의 : American Capitalism-The Concept of Coun tervailing Power’ (1952)를 읽어볼 필요가 있다. 갤브레이스는 이 책에서 그의 대표적인 개념인 ‘길항력 (Countervailing Power)’을 소개했다. 길항력이란 두 개의 강력한 집단 사이에서 서로를 견제하는 힘의 작용과정이다. 갤브레이스는 이러한 힘겨루기를 통해 경제체제에서 특정 집단의 독점을 막고 성장과 안정 간의 균형이 형성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 후 갤브레이스는 ‘풍요로운 사회 : The Affluent Society’ (1958)에서 “생산의 증대가 사회적 성공의 최종적인 기준이 아니다”라며 풍요로운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가난하게 살아가는 모순을 비판했다. 갤브레이스는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교육, 복지, 보건 등의 부문에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공공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갤브레이스가 스스로 자신의 사상을 가장 잘 담고 있는 대표작으로 언급한 ‘새로운 산업국가 : The New Industrial State’ (1967)는 거대기업과 이들이 만들어내는 ‘계획화체제’를 다루고 있다. 계획화체제란 소수의 판매자가 수많은 상품시장을 지배해 자신에게 유리하게 상품의 가격을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이 책은 현실의 시장에서 기업이 만들어내는 광고나 조작 등에 의해 소비자의 선택이 조종된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거대기업은 소비를 조장하는 힘을 갖게 되고 이들은 필연적으로 국가와 결합해 권력을 얻는다. 갤브레이스는 이런 상황에서 기업이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입을 수 있는 손해를 방지하기 위해 계획화체제를 선택한다고 주장한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시장 원리에 의해 경제활동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거대기업조직이 권력을 갖고 경제활동을 이끈다. 갤브레이스는 특히 기업의 계획화체제에서 의사결정을 이루는 주체는 기업을 이끄는 소수 기술•과학자들이며, 이들이 경제활동을 결정하는 의사과정을 ‘기술구조 (Techno- Structure)’라고 정의했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불확실성의 시대 : The Age of Uncertainty’ (1977)는 1970년대 그가 강연자로 나선 BBC의 TV 강연회 프로그램을 책으로 집필한 것이다. 이 방송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그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이 책은 약 200년 간의 경제학사를 조망하며 경제사적 인물과 그들의 사상을 역사적인 관점에서 정리한 교양서적으로 경제사뿐만 아니라 사회사상사도 함께 다루고 있다.
그러나 갤브레이스에 대한 학계의 평가는 대중적 인지도에 비해 낮은 편이다. 홍기현 교수(경제학부)는 “갤브레이스는 방송 강연과 다양한 저서를 통해 독자들의 지지를 얻었지만, 경제학계에서는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경제 활동을 시장원리에 맡기는 것을 주창하는 주류 경제학에 반기를 든 그의 이론을 과거에 국한된 것으로 여겨 실제 업적보다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 존 갤브레이스 (John Kenneth Galbraith, 1908~2006)
미국의 진보파 경제학자인 갤브레이스는 캐나다 몬타리오에서 태어나 토론토대, 캘리포니아 주립대와 하버드대에서 수학했다. 민주당 경제 자문위원으로 활동했으며 1961년부터 3년간 케네디 대통령의 위촉으로 인도 주재 미국대사를 역임했다. 하버드대 교수와 미국경제학회 회장을 지냈다. 주요저서로는 ‘미국자본주의, American Capitalism – The Concept of Countervailing Power’ (1952), ‘새로운 산업국가, The New Industrial State ‘ (1967), ‘불확실성의 시대, The Age of Uncertainty’ (1977) 등이 있다.
○ 언론 소개 3
– 갈브레이스, 그후 40년…‘초불확실성의 시대’ / 김인영
.영·미에서 글로벌리즘 무너지고, 국내는 미증유의 정국 혼미
지금 50대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에 베스트 셀러가 영국의 석학 존 케네스 갈브레이스(John Kenneth Galbraith, 1908~2006)가 쓴 「불확실성의 시대」(The Age of Uncetainty)라는 명저였다. 그가 그 책을 쓴 시기가 1977년이었다. 그로부터 40년의 세월이 흐른 것이다.
갈브레이스는 그 책에서 현대(당시)를 ‘사회를 주도하는 지도원리가 사라진 불확실한 시대’라고 규정했다. 현대는 과거처럼 확신에 찬 경제학자도, 자본가도, 사회주의자도 존재하지 않는 시대이고, 우리가 진리라고 여겨왔던 많은 것들과 합리성과 이성에 근거한 담론체계도 의심스러우며 어디로 가야할지 모를 혼란스러운 시대라고 주장했다.
갈브레이스가 책을 쓸 때, OPEC의 원유 감산으로 제1차 오일쇼크가 발생하고, 미국은 저성장과 높은 인플레이션, 즉 스테그플레이션에 빠져 있었고, 베트남전 패전의 후유증에 시달렸다. 전후 세계금융질서였던 브레튼우즈 체제도 무너지고 있었다.
당시 국내는 유신독재 시절이다. 긴급조치로 수많은 민주인사들이 옥고를 치르는 암담한 시절이었다. 10%대의 고속성장을 하던 경제도 오일쇼크에 중화학 공업정책 실패로 기우뚱거리고 있었다.
그로부터 40년이 지났다. 지금 우리는 ‘불확실성’보다 한단계 ‘높은 초불확실성의 시대’(The Age of Hyper-Uncertainty)를 살아가고 있다는 국내외 논평이 나오고 있다. 40년이 지난 지금, 현대 사회는 다시 주도적 지도원리가 무너지고, 과거보다 더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우선 국경을 허물고 상품과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 즉 글로벌리즘을 주도해온 미국과 영국이 이를 거부하고 있다. 영국은 지난해 6월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를 결정했고, 미국에선 보호무역주의를 주창하는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됐다. 오히려 공산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이 자유무역을 주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 질서는 신냉정 구조로 치닫고 있다. 과거의 냉전 시대엔 미국과 소련이 두 축이었다면,. 지금은 미국과 중국으로 축이 바뀌고, 중심지가 유럽에서 동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최근 신냉전 구도는 우리 경제에 직접 영향을 주고 있다. 북한 핵실험으로 촉발된 미군 사드 한반도 배치 결정으로 중국이 한국에 대해 경제 보복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정세를 돌아보면 지난해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이후 사회적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현직 대통령이 임기를 채우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또 과거 60년 두세대 동안에 한국의 고도성장을 이끌어온 재벌이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재벌 개혁은 여야를 막론하고 대선주자들의 주제가 되고 있다. 이른바 ‘흙수저론’, ‘헬조선’으로 표현되는 사회 계층의 고착화에 대한 문제도 중요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초불확실성은 당분간, 적어도 올 상반기까지는 갈 것 같다. 당장 오는 20일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하고, 세계 최대 강국의 정책이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보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국내에서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 여부와 그후 정국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의 미증유 상황이 올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람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앞이 보이지 않는(invisible) 상황이다. 자동차를 운전할 때 가장 잘 느낀다. 앞이 보일때까지 속도를 늦출 수밖에 없다. 경제 주체도 마찬가지다. 국가경제를 운용하거나, 기업을 경영할 때, 작게는 집안 살림을 살때에도 보수적으로 결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무한정 어두운 뉴스만 있는게 아니다. 우리 주력산업의 하나인 반도체 가격이 지난해말 이후 급등하고,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해외 수요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수출 여건도 바닥을 친게 아닌가 싶다.
불확실성은 경제질서의 새로운 개념을 필요로 하다. 여건 변화에 맞춰 우리 사회도 국제적 흐름 변화에 적응하고, 지난해 사태를 계기로 사회의 구조적 개혁과 비효율성 제거에 힘쓴다면 새로운 세계를 맞는 기회가 될 것이다.
○ 독자의 평 1
1970년대 즉 20세기 중후반 시대에 경제학자의 미래를 보는 시선을 서술한 책이다. 원래는 BBC의 1970년대 프로그램 제목이다. 프로그램의 취지는 일반인에게 경제와 사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저자는 1908년에 태어나서 2006도에 사망하였다. 저자가 보고 공부하고 경험한 것은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공산주의, 전체주의의 사상이 태어나고 서로 치열하게 싸우다가 나중에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남게 된 것이다. 자본주의가 남게 되었을때 모든 경제학자들은 자본주의 시장경제 덕분으로 인류에게 필요한 모든 기본적인 공산품이 늘어나게 되고 그로인해서 모든 경제가 활성화되어서 인류는 모두 다 잘 살게 될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렇지만 20세기 중반이나 21세기 현재나 지구상의 모든 사람이 먹고도 남을수 있는 식량이 생산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굵어 죽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현실을 통해서 현재의 시대는 불확실한 시대라고 정의한 것이다. 더욱이 20세기는 미국과 소련의 양강대국의 핵무기경쟁으로 지구를 몇번이고 전멸시킬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무기 경쟁은 끊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소련의 붕괴로 이러한 경쟁은 줄어 들었지만 아직도 지구상에는 핵탄두가 엄청나게 존재하고 그 존재하는 핵탄두로 지구는 파멸될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고 있지만 강대국의 지도자들뿐만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나라의 지도자들은 모두 자신의 나라가 오래 살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핵전쟁같은것은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그나마 예측을 한다. 즉 서로의 미사일을 발사하게 되면 지구상에는 재만 존재하게 되는게 그 속에서 공산주의 재와 자본주의 재를 구별하는 것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 독자의 평 2
책을 읽다보면 자주 인용되는 서적들이 있습니다. 많이 언급되긴 하지만 선뜻 읽어보려니 주저되는 대작들도 많죠(저에게 있어서 대표적인 책을 꼽으라면 바로 마르크스의 자본론과, 페르낭 브로델의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입니다). 바로 경제학 분야의 기념비적인 책들이 그런 책 중에 상당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갤브레이스의 책은 그런 책은 아니었고 지은이의 이름이나 제목도 그리 잘 외워지지 않았습니다만 한 서너번쯤 눈에 띄다 보니, 한번 읽어보자 생각하게 되었네요. 읽고 난 소감은, “왜 이책을 일찍 읽지 않았을까” 입니다.
이 책은 총 13개의 챕터로 본래 일반인들을 위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으로 방영된 것을 편집하고 내용을 더 첨가한 것이라고 합니다. 당연히 비전공자를 위한 책이죠! 근대 경제학의 시조라 할 수 있는 아담 스미쓰의 국부론으로 시작해서 리카르도의 정치경제학과 조세의 원리, 멜서스의 인구론, 배블런의 유한계급론, 마르크스의 자본론과 공산당 선언 그리고 레닌, 케언즈의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에 이르기 까지 경제학에 있어서 한 획을 그은 인사들과 거의 저서를 중심으로 절반 이상의 챕터를 할애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책의 내용만을 어렵게 인용한 것이 아니라, 이런 글이 나올 수 있었던 당시 사회 경제적 상황과 저자들 자신이 채득한 것을 함께 담아서 그 어려운 경제학 서적에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합니다. 당시 저자들의 원문을 읽다보면, 단순히 번역된 글이라 어려운 것이 아니라 시대의 간극 때문인 것도 많은데, 갤브레이스는 이것들을 21세기에도 이해할 수 있는 말로 풀어서 설명해 주는 진기한 재주가 있습니다. 다만 이정도는 알지? 하는 식으로 넘어가 버리는 것이 몇군데 보여서 약간 아쉽긴 하지만요. 뒷 부분은 현대 경제에 대한 개괄적인 이해와 문제점을 파헤치는 것이 대부분으로 냉전 체제, 화폐, 거대 법인 기업(지금은 거기에 다국적 기업까지), 토지와 주민 그리고 어디에나 존재하는 빈곤문제, 자본주의만을 강요할 수 없는 현재 대도시의 상황들을 다루고 마지막으로 현재의 만연한 경제적 문제들과 불확실한 미래에 대처하기 위해 필요한 덕목을 언급하면서 마치고 있습니다.
내용은 평이하지만 매우 알차고, 문체는 깔끔하며, 누군가 경제학에 관해서 한권만 소개해줘 라고 말한다면 바로 이책을 권해줄 것 같습니다. 눈에 띄지 않았던 이 제목이 책을 읽으면서 점점 더 크게 보이더군요. 왜냐면 사실 저도 불확실한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절감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불확정성의 원리가 지배하는 곳에서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야 한다니 … 거 참…
어쨌거나 마지막 챕터의 내용이 그리 비관적이지는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네요. 아주 쉽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정말 대단한 고전들과 만연한 경제학적 문제들을 이렇게 한권에 담아낸 책이 또 있겠나 싶습니다. 저자와 역자에게 감사를 보냅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