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세계는 누가 지배할 것인가 : 세계적인 석학 자크 아탈리가 밝혀낸 경제 권력의 향방
자크 아탈리 / 청림출판 / 2012.4.5
– 세계적인 위기를 넘어 다시 성장하기 위하여! 세계적인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가 전하는 위기해법과 새로운 시대의 패러다임
미국 금융권에서 시작된 서브프라임 사태가 세계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고, 중국 산업 발전이 원자재 가격 급등을 낳는다. 아마존 밀림의 훼손이 세계 이상 기후를 발생시키는가 하면 궁지로 몰린 제3세계 국가는 핵무기를 비장의 카드로 내놓는다. 이처럼 이제 지역적 문제들이 몇 단계를 거치면 전 세계적인 문제로 연결되고, 하나로 연결된 세상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국가는 단 한 곳도 없다. 그렇다면 누가 이런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누가 이런 혼란을 극복하고 세계의 중심에 설 것인가? 미국, 중국, 유럽연합?
살아 있는 프랑스 최고의 지성으로 불리는 자크 아탈리는 이 책에서 이런 초국가적인 위기상황을 ‘체계적 위험’으로 규정하고 세계를 파멸로 몰아넣을 수도 있는 금융, 인구, 원자재 부족, 환경 문제 등 체계적 위험의 본질을 낱낱이 규명한다. 나아가 국가의 경계를 허물고 세계적 차원의 정부 구성을 통해 이런 위험을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즉 인류 전체의 이익을 관할하고 약소국의 정체성과 문화 보호를 돕고, 각 대륙과 국가에서 시민 한 사람 한사람이 권리를 존중받을 수 있는 초국적 차원의 정부를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
자칫 이상주의자의 미래 희망으로 보일 수 있는 이 같은 논의를 자크 아탈리는 로마제국, 신권을 중심으로 모였던 바티칸의 역사, 유럽연합이나 세계연합 등 인류 역사를 관통하는 다양한 사례에서 실현 가능성을 찾아내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나아가 이 세계정부가 어떤 형태로 존속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정부의 구성 방식, 연방의 구성, 정보기관이나 감시체계 등 실천적 전략을 제시한다. 미래를 위한 세계적 패러다임의 구축을 제안하는 그의 전망은 세계가 공존하기 위해, 아니 더 근본적으로 모두가 살아남기 위해 우리가 귀담아들어야 할 구체적이고 이상적인 방안이다. 세계의 역사와 정치, 문화, 경제를 가로지르는 석학의 날카로운 진단과 전망이 돋보이는 이 책은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대비할 가이드라인이 되어줄 것이다.

○ 목차
머리말
1장 인류 최초의 세계정부
최초의 세계정부, 신|세계를 지배한 신권|유대기독교 세계정부|로마제국의 영역 확장
2장 신권이 지배한 세상
가톨릭 정부, 만인의 정부|유라시아의 세계정부|이슬람의 세계정부, 움마|황제교황주의, 로마식 세계정부의 귀환|분열된 세계|스위스 프로젝트|동양의 세계정부
3장 경제 중심 세계의 확장
인류의 보편적 사회|중국의 세계정부 시도|세계의 시장을 다스린 베네치아|나머지 세계의 발견|이성을 바탕으로 한 정부|해가 지지 않는 제국|영혼의 미래|지중해의 마지막 세계정부, 제노바
4장 대서양 중심의 세계정부
암스테르담의 승리, 희귀함이 만든 힘|바다를 조직하기|분열된 제국과 세로운 세계의 등장|최초의 세계정부 프로젝트|자유로운 통행권|네덜란드 세계정부의 절정과 쇠퇴|신세계정부, 자유의 제국|나라와 세계를 위한 혁명|인류의 보편적 국가|최초의 분쟁 해결 메커니즘, 유럽협조체제
5장 대륙을 넘나든 세계정부
세계의 시험무대가 된 대영제국|세계의 유토피아를 꿈꾼 사람들|인류의 기원은 하나인가?|바하이교가 추구한 유토피아|제1인터내셔널, 노동자의 세계정부|금본위제와 세계 경제 주도권|세계적 통합을 이룬 최초의 국제기구|시간의 중심을 둘러싼 경쟁|노동자 인터내셔널의 재건, 제2인터내셔널|에스페란토 혹은 세계어|경쟁의 세계화|세계정부, 대서양을 건너다|세계국가와 세계전쟁
6장 미국이 차지한 세계 패권
최초의 G2, 영국과 미국|국제연맹, 최초의 다자간 세계정부|전체주의 세계정부를 향한 이상|두 번째 다자간 세계정부, 국제연합|두 번째 G2, 미국과 소련|아시아, 아프리카의 세계 진입|글로벌 거버넌스의 출현|태평양을 건너간 세계정부|두 번째 세계화의 시작|글로벌 거버넌스의 성공 사례|세계를 뒤흔든 5대 충격
7장 하나로 얽힌 세계정부
인류의 의식 변화|새로운 문화와 가치의 창조|세 번째 G2, 미국과 중국|분쟁 조정을 위한 세계적 법규범 |다자적 세계기구|지배 조직 없는 국제조약|비공식 공적 기구|민간 주도의 국제기구|세계적 공공재 생산의 역할|세계정부에 대한 끈질긴 믿음
8장 시장 중심 세계정부의 도래
사라진 열 번째 세계 중심|국가가 존재하지 않는 시장의 세계정부|연쇄반응을 일으키는 금융 위기|통제를 벗어난 인구|전쟁의 연속|원자재 부족|자연 파괴|소행성 충돌로 인한 인류 멸종|2030년의 세계|환경과 종교
9장 공존하기 위하여
이론적인 이상향|연방 프로젝트 | 세계시민의 권리와 의무 | 보완성과 내정간섭| 3원제 의회| 세계행정부 | 신뢰할 수 있는 사법체계 | 세계 정당과 세계정보기관 | 감시 가능한 세계 금융체계
10장 미래 세계정부를 위한 전략
몇 가지 개혁안|10개 분야에서의 개혁 시행

○ 저자소개 : 자크 아탈리 (Jacques Attali)
최고의 석학이라 불리는 자크 아탈리는 정치, 경제, 문화, 역사를 아우르는 지식과 통찰력으로 사회 변화를 예리하게 전망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아탈리는 재기와 상상력, 추진력을 겸비한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지식인이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자크 아탈리는 1943년 알제리의 알제에서 태어나 알제리 독립운동이 한창이던 열네 살 무렵 가족과 함께 프랑스로 건너왔다. 파리공과대학, 파리고등정치학교, 국립행정학교 등 프랑스 명문 교육기관을 졸업하고, 소르본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학계와 정계, 국제기구를 넘나들며 활동하였고 1974년에는 프랑수와 미테랑 당시 사회당 당수의 경제고문을 맡아 정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미테랑이 대통령에 당선된 후 아탈리는 10여 년간 대통령의 특별보좌관직을 거친 후 유럽부흥개발은행을 설립하여 총재직을 맡았다. 현재는 아탈리 자신의 이름을 건 컨설팅회사 ‘아탈리 & 아소시에’를 운영하고 있다.
교수, 정치인, 행정관료 등을 두루 거친 아탈리의 탁월한 혜안과 과학적인 분석은 프랑스 지성계를 넘어 전 세계의 방향타가 되었다. 국제 정세와 세계 경제, 미래 사회에 대한 탁월한 분석과 설득력 있는 예측을 담은 그의 저서들은 학자로서 그의 명성을 더욱 드높여주고 있다. 한편 아탈리는 한 인물에 깊게 파고들어 전기傳記를 쓰는 일에 매혹되었는데 이는 개인의 삶을 조명하는 의미를 가질 뿐만 아니라 과거 역사에 대한 충실한 자료가 되는 것은 물론,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성찰과 깨달음을 전해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저서로 『세계는 누가 지배할 것인가』, 『자크 아탈리, 더 나은 미래』, 『위기 그리고 그 이후』, 『미래의 물결』, 『인간적인 길』, 『합리적 미치광이』, 『호모 노마드 유목하는 인간』, 『마르크스 평전』, 『미테랑 평전』 등이 있다.
– 역자 : 권지현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불과를 나온 뒤 파리 통역번역대학원(ESIT) 번역부 특별과정과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르몽드 세계사』, 『경제학자들은 왜 싸우는가』, 『검열에 관한 검은 책』, 『마지막 나무가 사라진 후에야』, 『그것은 참호전이었다 1914-1918』, 『오늘의 식탁에 초대합니다』, 『내 동생은 세상에서 가장 작은 집에 살아요』, 『펜으로 만든 괴물』, 『추리 게임』, 『버섯 팬클럽』, 『나는 …의 딸입니다』, 『거짓말』 등이 있으며, 『가장 작은 거인과 가장 큰 난쟁이』, 『아나톨의 작은 냄비』, 『레몬트리의 정원』 등과 같은 외국의 좋은 그림책을 보물찾기 하듯 직접 찾아내 번역하기도 했다.

○ 책 속으로
시장은 글로벌화하지만 세계적 민주주의는 고사하고 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법규마저도 마련되지 않았다. 강대국은 겨우 자국 영토에서 법 준수를 보장할 수 있을 뿐이고 법이 비켜갈 수 있는 영역은 허술하게 방치하고 있다. 미국의 세력은 약해지지만 그 어느 국가도 미국을 대신해서 국제사회의 현안들을 이끌어갈 수 없는 실정이다. 오래된 국가는 해체되고 정체성 보호와 취약 계층에 대한 최소한의 연대를 보장할 수단을 잃어가고 있는 나라도 수십 개에 달한다. 지역 전체가 무법지대로 타락하며 권력을 잡은 금융, 보험, 오락 산업은 실질경제와 전체의 이익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통화는 혼란에 빠졌고 불평등은 심화되었다. —p. 13~14
바람직한 세계정부는 지구와 인류 전체의 이익을 돌보아야 한다. 따라서 다국적 정부로는 충분하지 않고 초국가적 차원을 띠어야 한다. 그런 정부를 그려보려면 불완전한 국가를 개혁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제는 탈환해야 할 바스티유 감옥도 없고—프랑스혁명을 의미) 퇴위시켜야 할 군주도 없으며 장악해야 할 부처나 궁도 없기 때문이다. 비행기에 기장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아예 조종실이 없는 형국인 셈이다. 따라서 권력을 잡는다는 측면에서 세계정부를 생각해서도 안 되고 기존의 권력기구 속에 편입된 세계정부를 그려서도 안 된다. —p. 18~19
기독교 세계에서는 교황, 동로마제국과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그리고 유럽의 몇몇 군주들이 세계정부 비슷한 것을 차지하려고 다툼을 벌였다. 그러나 그 세계정부는 이미 그들의 것이 아니었다. —중략) 그 세계서양에서는 신성로마제국, 교회, 그 밖의 여러 나라들이 세계정부라 믿었던 것을 서로 차지하려 했다. 실제로 세계정부는 몇몇 유럽 상인들의 손에 조금씩 넘어가기 시작했다. 그것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 진행되는 현상이었다. 플랑드르와 지중해의 작은 항구 도시들은 세계교역이 확대되리라 믿고 이를 조직했으며 거기에서 떨어지는 이익의 상당 부분을 챙겼다. —p. 81~82
안트베르펜 시장은 베네치아를 대체했고 세계 최대의 금융 중심지로 떠올랐다. 이곳에서는 매우 정교한 은행 거래망이 형성되었는데 새로 도입된 은화의 가치는 엄격하게 관리되었다. 안트베르펜은 이후 나타날 새로운 중심들과 마찬가지로 외부의 기술적 혁신을 최초로 도입한 산업도시였다. 1450년경 마인츠에서 재발견된 중국의 발명품 활자 인쇄술이 바로 그것이다. 이미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있다고 믿었던 교회와 로마제국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세계에 대한 지배권을 확고히 해주리라 믿었다. 모든 민족이 라틴어를 읽고 말할 줄 알게 되면 로마제국은 그들의 언어를 만국어로 삼을 수 있게 되고 교회는 또 교회대로 성경을 알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p. 96
아베 드 생피에르는 무력으로 세계정부를 실현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평화는 계약으로 수립되어야 한다.‘ 유럽의 군주들이 일종의 상시 기구로 단결하여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 필요성’이 대두되었기 때문이다. 그가 제안한 것은 유럽의 18개 주요 강대국—프랑스, 에스파냐, 영국, 네덜란드, 포르투갈, 스위스, 피렌체, 제노바 및 그 부속 도시들, 교황령, 베네치아, 사부아, 로렌, 덴마크, 쿠를란트와 단치히, 신성로마제국, 폴란드, 스웨덴, 러시아)이 연합 조약을 맺는 것이었다. —중략) 아베 드 생피에르는 유럽을 넘어 전 세계로 관심을 확대했다. 유럽의 군대를 중요한 무역로에 파견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는데 러시아와 타타르족 국경, 터키와의 국경 그리고 이집트에 각각 파견할 것을 주장했다. —p. 120~121
각 대륙의 선택과 대륙 간 균형도 영국의 정책에 따라 결정되었다. 영국은 유럽 왕정 정치의 핵심이었다. 빅토리아 여왕의 자녀 9명은 독일이나 러시아 왕가에 시집·장가를 갔고 그로 인해 빅토리아 여왕Queen Victoria은 명실상부한‘유럽의 조모’가 되었다. 다른 제국들과 마찬가지로 영국도 역시 세계 지배의 사명을 신에게서 받았다고 주장했다. —p.142
그러나 경제는 이번에도 민족주의에 저항했다. 시장이 잘 돌아가려면 국경이 무너지고 규범이 마련되어야 한다. 세계주의의 이상향을 꿈꾸는 자들과 해외 시장에서 재화가 자유롭게 이동하기를 원하는 기업들의 뜻이 맞아 떨어진 것도 이때였다.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은 치열한 세력 넓히기 경쟁에 들어갔고 승자는 늘 그렇듯이 경제적 세계정부의 중심에 가장 먼저 견고히 자리 잡은 자였다. —p. 154
“세계국가는 조직적이지 않고 일관성도 없다. 중심도 없고 수도도 없으며 회합의 장소도 없다. 선주들은 파리에, 은행업자들은 마드리드나 베른에 모인다. 또 매우 중요한 조율의 문제는 브뤼셀의 어느 호텔 흡연실에서 결정된다. 세계국가는 일정한 사무국도, 주소도 없다. 미국은 세계국가에 사무국을 마련해주어야 하며 국제 활동을 조율할 중앙조직사무국을 인류 문명에 부여하고 인원과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특화된 국제기구들을 합쳐놓는다고 해서 평화를 수호할 세계정부가 구성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인류는 처음으로 인식했다. 그러나 때는 이미 늦었다. 런던에 이어 세계의 중심이 되려는 후보자들의 경쟁은 과열되었다. 세계전쟁은 더 이상 막을 수 없었다. —p. 178~179
서로 주거니 받거니 세력을 확장하던 종교, 군사, 경제 제국들은 인류에게 엄청나게 복잡한 세계정부를 선사했다. 세계정부는 대통령궁, 대통령, 수도, 행정부, 경찰, 군대, 사법부, 전략도 없었고 자기 자신에 대한 인식조차 갖지 못했다. 스스로 마련한 초라한 규칙을 준수하게 만들 수단도 없었다. 세계정부는 이를테면 상호보완적인 수많은 권력의 집합체로 요약될 수 있다. 그 권력들은 서로 얽혀 있고 때로는 서로 모순되기도 한다. 터무니없게도 각국 정부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계의 주인 행세를 하는 미국의 행동을 이어나간 것도 그런 권력들이다. —p. 231
미국은 앞으로도 세계 최강대국의 자리를 고수할 것처럼 보인다. 한편 다자간 기구들은 오늘날 일관성 있는 세계정부를 구성하며 인류가 당면한 문제들을 잘 다루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가 하면 각 나라는 국내 통치를 강화하는 듯하다. 그러나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모든 것이 겉모습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많은 나라가 해체 일로에 놓여 있다. 미국은 당분간 세계 최강의 군대, 화폐, 경제를 쥔 강대국이겠지만 그 영향력은 상대적일 것이다. 인구도 지나치게 많아지고 모든 것이 복잡해져 제어가 되지 않는 상태의 세계에서 미국은 더 이상 주인 노릇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존재했던 다른 제국들과 마찬가지로 미국이라는 제국도 경쟁국과의 관계에서 자국을 위협하는 것에만 관심을 기울일 뿐, 인류 공동체에 대한 위협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구에 악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문제들을 다룰 만한 연맹체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그 문제들이란 인구 이동의 증가, 바람직하지 못한 획일화, 한계를 벗어난 금융 시스템, 신뢰를 잃고 있는 법치주의, 군비 강화, 심각해지는 오염, 희귀해지는 자원, 제어 불가능한 기술, 비국가 권력의 영향력 증가, 범죄조직의 강화 등이다. 이 문제들은 어떤 제국도, 어떤 국제기구도 예상하지 못한 체계적 위험을 낳는다. —p. 275~276
이제 인류는 하루라도 빨리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하는 데 필요한 도구를 갖추어야 한다. 그러려면 민주적인 세계정부를 두어야 한다. 이데올로기적 이유가 아니라 민주주의만이 인류의 지속가능한 생존을 담보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법치주의가 없다면 효율적이고 정당한 시장은 존재할 수 없고, 법을 준수하게 할 세계국가가 없다면 세계적 법치주의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모든 여성과 남성이 똑같은 권리를 누리고 똑같은 의무를 이행하는 세계, 지구의 이익, 모든 생물의 이익, 미래 세대의 이익이 함께 고려되는 세계가 건설될 길은 그 길이 유일하다. 그 세계에서는 모든 성장의 원천이 생태학적으로 나 사회적으로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사용될 것이다.—p.307~308

○ 출판사 서평
– 세계적인 석학 자크 아탈리가 밝혀낸 세계 권력의 향방, 누가 세계의 중심으로 부상할 것인가?
지난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는 세계를 뒤흔들어놓았다. 미국 내 금융위기가 미국의 실물경제 위기를 불러온 데 그치지 않고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이어졌다. 거침없는 속도로 산업 발전을 이루고 있는 중국의 급성장은 세계적인 자원 부족, 원자재 가격의 급등으로 이어진다. 아마존 밀림의 훼손이 세계적 이상 기후를 발생시키는가 하면, 궁지에 몰린 제3세계 국가는 세계를 위기로 몰아넣을 핵무기를 비장의 카드로 뽑아든다. 이처럼 각 국가의 지역적 문제들이 몇 단계를 거치면 전 세계적인 문제로 연결되고 하나로 연결된 세상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국가는 단 한 곳도 없다. 오늘날 세계는 촘촘히 연결되어 서로 밀접하게 영향을 주고받는다.
이렇게 서로 하나로 얽힌 세계에는 반드시 ‘주군’의 노릇을 하는 자가 있게 마련이다. 현재까진 냉전시대 이후 세계의 중심 자리를 공고히 차지하고 있는 미국이 여전히 그 주인공이다. 하지만 미국이 힘을 잃고 흔들리는 모습을 바라보며, 세계는 그들이 과연 계속하여 자본주의의 맹주로 군림할 수 있을지, 그 기간이 얼마나 유지될지, 혹은 그들이 밀려난 이후 세계의 중심은 과연 어느 나라가 차지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누가 세계의 중심으로 부상할 것인가? 세계를 위협하는 문제와 혼란을 극복하고 세계를 구원할 것인가? 아니, 세계를 자신의 패러다임 안에 두고 패권을 행사할 자가 과연 누구란 말인가? 미국, 중국, 유럽연합, G20, 아니면 중동의 산유국? 이에 대한 시원한 해답은 누구도 쉽게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변수가 크고, 미래를 전망하기에는 모든 상황과 조건이 시시각각 놀라울 정도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살아 있는 프랑스 최고의 지성 자크 아탈리가 이에 대해 근원적인 물음에 답하고, 미래를 전망해냈다. 신간 『세계는 누가 지배할 것인가』를 통해서다.
이 책에서 자크 아탈리는 세계 ‘중심’을 둘러싼 분투의 역사를 짚어내고, 그 영향력이 실제로 어떠했는지, 현재 세계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인지를 체계적으로 조망한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미래 세계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우리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를 제안한다.
– “세계적인 위기를 넘어 다시 성장하기 위하여!” 자크 아탈리가 인류 역사에서 찾아낸 위기 해법과 새로운 시대의 패러다임
이 책에서 아탈리는 ‘세계를 지배하는 주체가 누구인가’에 대한 고민은 인간이 사고능력을 갖게 된 순간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그는 인류의 역사에서 세계 중심이 어떻게 이동했는지, 또 패권의 향방이 무엇에 의해 좌지우지되었는지 연대기적으로 고찰해낸다. 그 논의는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 역사를 관통하고 있어 매우 방대할 뿐 아니라 깊이 또한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여서 아탈리의 식견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가 세계정부라는 하나의 고리로 엮어낸 구조는 인류의 정치, 경제, 사회는 물론 예술과 체육 분야에 이르기까지 폭넓다. 다시 말해 아탈리는 인류가 행한 모든 행위와 활동 속에서 세계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계속되어왔음을 규명한 셈이다.
중국의 반고, 그리스의 프로메테우스의 신권에서 유대 기독교의 세계정부, 다시 로마제국을 건너, 바티칸과 교황의 세계정부, 바다를 통제하던 제국과 뒤를 이은 종교, 권력, 그리고 마침내 시장의 힘으로 성립된 세계의 중심을 밝힌다.
아탈리는 특히 유대인들의 기독정부를 인류 최초의 세계정부로 규정하고, 세계시민을 정의하면서 그들에게 율법이라는 강력한 규범이 존재하였으며, 이것이 전 세계적인 법치주의의 성격을 지니고 있음을 짚어낸다. 뒤이어 그리스 철학자들의 세계시민, 즉 코즈모폴리턴이란 개념을 앞세우며 마케도니아에서 이집트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에 형성된 로마 제국을 세계정부로 규정한다. 이후 기술의 발전, 전쟁 등을 통한 영토 확장과 세계 중심의 이동을 살피고, 흔히 우리가 ‘제국주의 정복’의 역사라고 일컫는 시기와 동서로 갈린 냉전의 시기를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경제, 문화, 사회 등 다각도에서 세계 정부가 시도되었음을 조명한다.
그런데 아탈리가 이런 역사를 요목조목 밝혀냄으로써 궁극적으로 찾아가고자 했던 것은 바로 ‘현재를 구성하고 있는’ ‘시장’ 중심의 패권이라 할 수 있다. 아탈리는 최초 브루게, 베네치아, 안트베르펜, 제노바에서 시작된 시장 중심의 체계가 네덜란드와 대영제국을 거쳐 현재의 미국에 안착하기까지 그 중심이 어떻게 이동되었는지를 규명하고, 그 안에서 생겨난 문제들이 현재의 세계 위기를 만들어냈다는 것을 밝힌다. 물론 인류가 전 지구적 차원에서 가치 있는 일을 추진하려는 노력 역시 존재했다는 것도 주목한다. 즉 인류가 공통선을 추구하며 만들어낸 만국우편연합, 최초의 근대 올림픽, 세계무역기구WTO, 국제연합UN 등이 추진해온 다양한 사업에서 ‘세계정부’의 가능성을 찾아냈다. 하지만 이렇게 인류가 추구해온 공존, 연대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합의체제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거나 혹은 패권을 쥔 ‘중심’을 위해 기능함으로써 발생한 인류의 위기상황을 명징하게 짚어낸 것이다. 세계화라는 논리 안에 소외되는 국가들은 중심을 향해 분투하고, 또 패권을 쥔 중심이 자신의 이익만을 향해 달려가면서 발생한 파국적 상황에 경종을 울리는 것이다.
– 미래를 위해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인류를 위협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제언
아탈리의 혜안이 정점에 달하는 부분은 바로 이 지점이다. 그는 현재의 문제들이 생성된 가장 근원적인 문제를 규명해냈다. 시장은 글로벌화되었고, 기업은 국제화되었으며, 정보는 초단위로 세계를 넘나들지만 여전히 세계적 민주주의는 고사하고 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법규마저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 바로 그 시작이다. 아탈리는 이 부분에서 이렇게 일갈한다.
“미국의 세력이 약해지지만 그 어느 국가도 미국을 대신해서 국제사회의 현안들을 이끌어갈 수 없는 실정이다. 오래된 국가는 해체되고 정체성 보호와 취약 계층에 대한 최소한의 연대를 보장할 수단을 잃어가고 있는 나라도 수십 개에 달한다. 지역 전체가 무법지대로 타락하며 권력을 잡은 금융, 보험, 오락 산업은 실질경제와 전체의 이익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통화는 혼란에 빠졌고, 불평등은 심화되었다. 이민이 가속화되며 환경이 파괴되고 물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인류를 파괴할 수 있는 핵, 생물학, 화학, 유전학적 수단이 증가하고 있고, 체계적 위험이 가중되고 있다.”
아탈리는 이처럼 세계가 직면한 금융, 인구, 원자재 부족, 환경 문제 등 초국가적인 위기상황을 ‘체계적 위험’으로 규정하고, 이 체계적 위험의 본질을 낱낱이 규명함으로써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디스토피아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일갈한다. 다시 말해 세계를 위기로 몰아넣는 위험요소는 너무 방대하고,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각각의 개별 국가의 힘으로는 세계가 처한 체계적 위험에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자크 아탈리는 이 책을 통해 ‘전 지구적인 민주주의 정부’라는 세계정부의 건설을 제안한다. 다시 말해 각각의 국가가 하나의 연방 정부가 되는 형태인 셈이다. 아탈리는 이런 세계정부가 의회와 다수 정당, 행정부, 사법부, 경찰력, 중앙은행, 화폐, 복지체계, 군비축소 관할 당국, 민간 핵 안전성 관리 당국, 권력 견제 기구 등을 갖추어야 한다고 밝힌다. 그의 제안은 어떤 면에서는 자칫 아나키즘으로 오인할 만하기도 하고, 국가의 존립 자체를 부정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혹은 너무 이상적이어서 실현 불가능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아탈리는 작은 변화와 혁신만으로도 세계가 처한 위기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국제통화기금, 세계은행이나 UN 등 현존하는 합의체의 개혁만으로도 인류가 재앙의 길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아탈리는 나아가 이 연방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전략과 전술까지 내놓았다. 세계시민의 권리와 의무, 의회와 세계행정부의 보완적 관계, 신뢰할 수 있는 사법체계의 구성 방식, 나아가 세계정부가 취해야 할 개혁안과 실행 방안에 이르기까지 이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구체적 지침을 밝히고 있다.
이 책은 이처럼 세계의 역사와 정치, 경제, 문화를 가로지르는 석학의 날카로운 진단과 전망이 돋보인다. 사실 자크 아탈리의 논의를 이해하고 따라가기에 우리는 이미 너무 멀리 와버렸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 디스토피아를 구원할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일지도 모른다. 미래를 위한 세계적 패러다임을 구축할 것을 제안하는 자크 아탈리의 전망은 살아남기 위해 우리가 귀담아들어야 할 구체적이고 이상적인 방안이며,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대비하는 데 가이드라인이 되어줄 것이다.

○ 독자의 평 1
– 세상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지 않다.
글로벌화로 모든 세계가 하나로 엮인 그런 사회에 살고 있지만, 세계적 민주주의는 고사하고 세계적으로 통용될 법규마저도 마련되어 있지 못하다. 미국의 세력은 약해지지만 그 어느 국가도 미국을 대신해 국제현안을 이끌어 갈 수 없는 실정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G20 정상회담이 개최되고 있지만 뾰족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 인류를 파괴할 수 있는 핵, 생물학, 유전학적 수단이 증가하고 있고, 환경파괴와 기후변화로 인한 체계적 위험이 늘어나고 있지만 모두 뒷짐만 지고 있는 상황이다. 누가 이런 초국가적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까? 인류의 앞날을 위협하는 가장 큰 문제의 하나임에 틀림이 없다.
역사가 되풀이된다면 미국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군사, 정치, 금융, 문화분야에서 최강국으로 군림할 것이다. 그러나 어느 한 나라가 인류를 위협하는 모든 위험을 관리할 능력은 점점 약해질 것이 분명하다. 미국의 뒤를 이어 중국이나 인도, 유럽이 헤게모니를 장악할 수도 있겠지만 이 사실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더 나아가 어떤 연맹도, 어떤 G20도 사실상 그럴 능력이 없다는 것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 준다.
– 미래문제를 풀 수 있는 단일주체는 없다.
<세계는 누가 지배할 것인가>는 세계적 석학인 자크 아탈리가 이 문제에 대한 거대담론을 다루고 있다. 그의 문제의식은 세계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일국가가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인류의 미래문제를 해결하는 거버넌스를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에 집중되어 있다. 그의 예측은 결국 현재의 다중심적 혼돈을 해결하는 방법은 ‘시장의 세계정부’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의 세계정부’란 초국가적이고 민주적인 세계정부를 의미한다. 현재로서는 확대된 EU의 거버넌스가 저자의 구상과 가장 비슷한 개념이 될 것 같다.
현재의 강자인 미국, 중국 또는 EU는 이러한 세계정부의 개념을 지지하고 협조해 줄 것인가? 저자는 이들 강대국은 기득권을 버리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평상시에 이를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으리라고 예측한다. 하지만 2011년 일본의 쓰나미와 원전사고와 같은 인류의 재앙에서 볼 수 있듯이 인류의 운명이 서로 얽혀 있고 이런 체계적 위험성이 심각하다는 공감성이 확산될수록 어떤 위기국면에서 이를 타개하기 위한 전세계적 컨센서스 형성이 가능하리라고 보고 있다.
– 어떻게 시장의 세계정부를 만들어 가야 하나?
세계정부는 전지구적 장기적 사안의 해결에 촛점을 둔 연방주의적인 민주주의 정부가 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과거 인류역사에서 나타난 대제국처럼 권력을 장악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인류전체의 이익을 관할하고 약소국의 정체성과 문화보호를 도우며 각 대륙과 국가에서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권리를 존중받는지를 확인해 나가는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이런 정부를 새로 만든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기존의 국가와 기구들의 기능을 점진적으로 변화시켜 이런 역할들을 담당하게 하는 모형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저자는 판단한다. 세계정부가 시장중심의 법치가 바탕을 이룬 상황에서 만들어져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탈리의 세계정부는 각각의 국가가 하나의 연방 정부가 되는 형태이다. 이런 세계정부는 물론 의회와 다수 정당, 행정부, 사법부, 경찰력, 중앙은행, 화폐, 복지체계, 군비축소 관할 당국, 민간 핵 안전성 관리 당국, 권력 견제 기구 등을 갖추어야 한다고 밝힌다. 실현가능성이나 개별국가의 고유한 권한을 어떻게 보호해 나갈 것인지 등에 관한 많은 의문을 들게 만드는 부분이다. 하지만 아탈리는 작은 변화와 혁신만으로도 세계가 처한 위기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국제통화기금, 세계은행이나 UN 등 현존하는 합의체의 개혁만으로도 인류가 재앙의 길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 결국은 인류의 공통문제를 해결하려는 우리의 의지가 중요하다.
우리의 미래에 대한 거대담론 문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우리의 의지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탈리의 구상에 대한 세부적 문제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서로 다른 의견과 대안의 제시가 가능하겠지만 이제 모든 사람의 문제이지만 동시에 누구 혼자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과제에 대한 컨센선스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는 것 같다. 지나치게 지루할 정도로 세계의 패권에 대한 과거이야기에 너무 많은 부분을 할애해 버린 아쉬움도 있지만, 세계 경제권력의 새로운 중심이 어떻게 되어야 하느냐는 저자의 질문에 대해 우리 모두는 나름대로의 역할과 기여를 할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닐가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 독자의 평 2
(저자가 말하듯) 이 책은 세계에 새로운 지배세력이 나타날 기운이 있거나, 이미 위기가 진행된 과정에서 과거 존재했던 세계정부(다양한 문명에서 등장하는 신, 로마 제국, 황제교황주의, 중국과 유럽의 기원 초기 맹주들, 이슬람 등에서부터 경제중심 패권의 등장, ) 에 대한 논의의 21세기 판으로 생각할 수 있다.
아탈리는 과거 인류의 다양한 역사 속 여러 제국들의 성격을 고찰하고, 지금 현재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미국에 대해 살펴본 후 (그의 장끼인) 미래로 이를 투영한다. 그에 따르면 미국 또한 과거 세계를 제패한 제국과 큰 차이가 없다. 즉 세계를 진정한 의미로 다스리기에는 아직 그 역량이 부족하다. 하지만 그런 미국을 대체할 나라는 아직 없고 향후에도 가시화되어 등장할 만큼의 유력한 대체 후보가 지금 당장 보이는 것도 아니다.
이 부분을 구분해서 좀더 생각해보자. 첫째 미국이 과거에 갖고 있었던 자유에 대한 이상, 신기술 개발력 및 이를 지원하는 인력, 군사력과 경제력, 리더쉽이라는 미국 내부 측면을 살펴보면, 자유에 대한 전도사로서 다른 나라로부터 받는 신뢰, 기술혁신 및 이를 상업화하는 능력, 경제의 헤게모니 유지를 위한 투기의 남발, 양당 체제의 지속화로 인한 지나친 정당주의 정치, 전쟁에서 승리 경험의 상실 등의 현상을 볼 때 세계의 패자라는 위치는 조금씩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음은 사실이다.
또 다른 측면으로 다른 후보 경쟁국들은 어떨까? 중국, 러시아, 유럽연합 등은 미국에 비하면, 그 역량이 매우 미약한 것이 현재의 사실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까지 팍스 제국을 성취한 국가들의 그 원류 또한 매우 미약함에서 출발했음도 주지의 사실이기는 하다. 물론 천운과 혁신적 기술, 천재적인 리더쉽이 합쳐지는 그 희귀한 확률이 맞아떨어지는 시점이 와야겠지만 말이다.
전 세계 역사에 대한 지식과 통찰력 그리고 글로벌한 균형감에 신경을 써보이긴 하지만, (스스로 인정하듯) 서구에, 특히 근대부터는 서구 중심으로 과거를 조망하고 있고, 따라서 미래 또한 서구를 중심으로 보고 해석하고 예견하는 건 (그를 포함한 서양 지식인들의 미래 서적에 대한) 태생적인 한계점이라고 하겠다.
진부한 스타일로 쓰여진 이 책에서 번쩍 눈을 뜨게 하는 구절이 등장한다.
“우선 인류의 존재 이유는 태곳적부터 절대적인 철학적 미스터리였다. 한 개인이나 기업, 국가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과는 달리 누군가가 어느 날 인류의 존재를 원했다는 것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인류가 존재해야 할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우주 생성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토론에 토론을 거듭했지만 보이지 않는 존재에 내기를 거는 것 외엔 답을 찾지 못했다.“
그렇다. 우리는 미래를, 미래의 우리를, 미래의 지배 형태를 알고 싶어하지만, 막상 그 호기심을 갖고 있는 존재 자체의 생존 근거와 그 시초에 대한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아직 통일된 철학적 토대나 사상, 과학적 검증이나 의견 합의가 전혀 없다. 그런 기반 하에서 우리의 앞날을 꿈꾸는 것은 인류의 가장 큰 아이러니 중 하나가 아닐까? 이에 대해 아탈리는 체계적 위험에 대응하려면 당장 수행해야 할 10개의 사업의 하나로 인류의 존재 이유에 대해 자각하기를 삼고 있다.
읽고 나서 잠시 생각해보면, 이 책은 두꺼운 단권의 책이지만 어떤 목표 속에 중간 과정의 성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마치 맨 처음 나온 스타워즈가 완결판이 아니듯 말이다. 이 책의 내용에 대한 완결판이 언제 나올지, 아니 존재할지에 대해서도 예측이 필요한 건 이책의 마지막 장점으로 생각한다.

○ 독자의 평 3
세계는 누가 지배할 것인가? 미래를 전망하는 책제목을 본 순간 드는 생각은 지금 이 순간 세계를 지배하는 주체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더 본질적인 것이 아닐까. 흔해빠진 G2 얘기나 음모론의 대명사인 로스차일드 가문의 금융제국이 우선 뇌리에 떠오른다. 사실 오늘날의 세계를 현재의 모습으로 만든 시대의 소용돌이를 벗어나지 않는 이상, 명확하게 현재 누가 세계를 지배하는가의 문제에 답을 제시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대중들의 상식적인 차원에서 혹은 헤게모니라는 학술적 차원에서 얼마든지 논의할 수는 있다. 마치 구 냉전시기를 되돌아보면서 많은 것들을 솔직하게 논의할 수 있듯이 말이다. 세계패권을 둘러싼 이야기는 역사학자나 국제정치학자가 아니어도 언제나 흥미로운 토론거리다. 그리스나 스페인의 사태를 지켜보면서 “이제 권력은 시장에 넘어갔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를 인식하게 된다. 말그대로 국가권력보다 시장권력이 이 세상을 좌지우지하고 역사의 소용돌이를 만들어내고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든다.
프랑스의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는 세계정부가 세계를 지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국·중국·유럽·국제연합과 같은 국가나 연맹이 아니라 시장의 논리가 지구를 지배하고 있고, 전지구적 위험사회의 문제들은 국가나 시장논리로 해결할 수 없으므로 세계정부가 요청된다는 주장을 전개한다. 기원전 340년경 알렉산드로스 대왕과 디오게네스는 초국가적 상상력을 지녔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벌거벗은 채 나무통에서 일광욕을 즐기던 디오게네스는 소원을 묻는 알렉산드로스에게 햇빛을 가리지 말고 비켜 달라고 헀다는 얘기는 너무나 유명하다. 이 때 알렉산드로스는 “내가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아니었더라면 디오게네스가 되기를 바랐을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는 앞서 언급한 두 사람의 공통점을 염두해 둔 말이 아니었을까.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정복에 기반한 세계제국을 꿈꾸었다면 철학자 디오게네스는 보편적 이성에 기초한 세계시민을 꿈꾸었다. 그리고 자크 아탈리는 두 사람의 꿈을 혼합한 세계정부의 이상을 표방하고 나선다. 한마디로 교묘하게 현실주의와 이상주의를 믹스한 경우다. 초국적 차원의 세계정부에 대해서 저자는 낙관적인 전망을 펼친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