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쇼펜하우어 성애론
쇼펜하우어 / 문예출판사 / 1999.11.30
쇼펜하우어는 잘 알려진 대로, 비관적이고 주의론적인 염세주의 철학자이다. 그의 저서 <의지의 표상으로서의 세계>와 <여록과 보유> 중에서 생식과 결혼, 유전, 여성 등의 성애와 관련된 내용들만을 추려 모은 이 책 <쇼펜하우어의 성애론> 또한 지극히 염세적이고 현실적인 관점에 입각해 있다. 특히 이 책에서 보여지는 그의 여성관은 잘 알려진 대로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가장 편파적’이라는 점잖은 평만을 내리기에는 충격적일 만큼 여성비하적이다.

그러나 그러한 당혹감과 거부감을 조금만 인내한다면, 그만의 독특한 풍자와 시니컬한 유머, 그리고 유려한 문장이 주는 독특한 매력을 맛 볼 수 있을 것이다. 태고적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 인간의 이기적 속성과 본능, 그리고 ‘유장한 종족번식의 의지’를 예리하고 날카롭게 찌르는 그의 시선이 책 곳곳에서 선명하게 느껴진다.
– 국내외 지식인들이 끊임없이 탐구해왔던 성애론의 문제를 철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책
19세기를 풍미한 염세주의 철학자 중 한 사람인 쇼펜하우어의 책 주에서 성애와 관련된 내용을 뽑아, ‘성애의 형이상론’, ‘유전의 문제’, ‘종족의 생명 유지 본능’, ‘여성론’등에 관하여 논하고 쇼펜하우어의 생애에 관해 설명했다.
○ 목차
1. 성애의 형이상론
2. 유전에 관하여
3. 종족의 생명
4. 생존하려고 하는 의지
5. 여성론
6. 쇼펜하우어의 생애
○ 저자소개 :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Arthur Schopenhauer)
독일의 철학자이자 사상가. 유럽의 항구 도시인 단치히에서 상인이었던 아버지 하인리히 쇼펜하우어와 소설가인 어머니 요한나 쇼펜하우어의 장남으로 출생했다.

실존 철학은 물론 프로이트와 융의 심리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19세기 서양 철학계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흔히 염세주의자로 알려져 있지만, 인간 삶의 비극적 면면을 탐구한 사상가이며, 그의 철학은 근대 철학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1788년 단치히에서 부유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1793년 함부르크로 이주해 성장했고, 아버지의 바람에 따라 한동안 상인 교육을 받았다. 그러나 1805년 아버지의 급작스러운 죽음을 계기로, 자신이 그토록 꿈꾸던 학자가 되기 위해 김나지움에 입학했다.
1811년 베를린대학교에 들어가 리히텐슈타인, 피셔, 피히테 등 여러 학자의 강의를 들었고, 1813년 베를린대학교 철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따기 위해 「충분근거율의 네 가지 뿌리에 대하여」를 집필, 우여곡절 끝에 예나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819년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출간한 후 1820년부터 베를린대학교에서 교편을 잡았고, 1839년 현상 논문 「인간 의지의 자유에 대하여」로 왕립 노르웨이 학회로부터 상을 받았다.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으며, 1860년 9월 21일 자주 가던 단골 식당에서 식사 중 폐렴으로 숨진 후 프랑크푸르트 공동묘지에 안장되었다.
주요 저서로는 『논쟁에서 이기는 38가지 방법』, 『충족이 유율의 네 겹의 뿌리에 관하여』,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등이 있다.
– 역자 : 조규열
○ 책 속으로
키가 작고 어깨가 좁고 엉덩이가 크고 다리가 짧은 인종을 ‘아름다운 성(性)’이라고 부르는 것은 성적 충동으로 지성이 흐려진 남자뿐이다. 여자의 모든 아름다움은 성적 충동과 결부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자를 아름다운 성이라고 하기보다는 ‘아름다움을 모르는 성’이라고 부르는 것이 옳으리라. 여자는 사실상 음악이나 시나 미술에 대해 참된 감수성이 없으며, 여자들이 이러한 감수성이 있는 척한다면 그것은 아양을 떨기 위한 흉내에 지나지 않는다. — 본문 중에서
○ 출판사 서평

‘젊은 남자들은 오늘날 그들을 감동시켜 연가나 소네트를 쓰게 하는 상대가 18년쯤 일찍 태어났으면 일고의 가치도 없었으리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키가 작고 어깨가 좁고 엉덩이가 크고 다리가 짧은 인종을 ‘아름다운 성(性)’이라고 부르는 것은 성적 충동으로 지성이 흐려진 남자뿐이다. 여자의 모든 아름다움은 성적 충동과 결부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자를 아름다운 성이라고 하기보다는 ‘아름다움을 모르는 성’이라고 부르는 것이 옳으리라. 여자는 사실상 음악이나 시나 미술에 대해 참된 감수성이 없으며, 여자들이 이러한 감수성이 있는 척한다면 그것은 아양을 떨기 위한 흉내에 지나지 않는다.’ ― 쇼펜하우어의 『여록과 보유』중에서
냉소적인 천재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성(性)’을 어떻게 보았는가? 아르투어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는 잘 알려진 대로, 19세기 전반기를 풍미한 염세주의 철학자들 중의 하나이다. 프랑스혁명의 실패로 인한 자괴감과 절망, 무기력이 전유럽에 만연했던 19세기 초, 사람들은 종교적 희망에서 위안을 찾거나, 철학의 눈으로 환멸을 직시하려는 부류로 나뉘었다. 그 중에서도 쇼펜하우어의 비관적이고 주의론적인 관념론은 후자를 대표하는 사상으로 각광받았으며 그의 대표작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Die Welt als Wille und Vorstellung』는 이후 프로이트, 베르그송, 제임스-랑게 등 수백 가지 책과 사상의 원천이 되었다. 또한 그의 철학은 이성을 전적으로 신뢰하던 독일 관념론의 낙천주의에 종지부를 찍었으며, 후에 니체의 능동적 니힐리즘 사상으로 계승되었다.
이 책 <쇼펜하우어의 성애론(性愛論)>은 그의 저서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제2권 (1843)과 『여록(餘錄)과 보유(補遺)』(1851) 가운데 생식과 결혼, 유전, 여성 등, ‘성애’와 관련된 내용들만을 뽑아 수록한 것으로, 마지막 장에 쇼펜하우어의 생애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첨가하였다. 성애에 대한 쇼펜하우어의 저술들은 지극히 염세적이고 현실적인 관점에 입각해 있는데, 특히 부친의 자살, 어머니와의 불화에서 기인한 그의 여성관은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가장 편파적이라는 평을 듣고 있기도 하다.
쇼펜하우어의 성애론은 그만의 독특한 풍자와 시니컬한 유머, 그리고 유려한 문장에 힘입어 나름의 매력을 갖는 게 사실이지만, 현대의 독자들에겐 당혹감과 거부감을 일으키는 내용 또한 적지 않다. 그러나 태고적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 인간의 이기적 속성과 본능, 그리고 유장한 종족번식의 의지를 생각해보면, 그의 관점이 얼마나 예리하고 정수를 찌르는 날카로운 통찰에 입각해 있는지 금새 깨닫게 될 것이다.
‘성애는 전쟁의 원인, 평화의 목적이고 엄숙한 것의 기초, 농담의 목표, 기지의 무진장한 원천, 모든 환상의 열쇠이자 모든 신비한 암시의 의미’라고 말한 쇼펜하우어의 핵심어휘는 다름아닌 ‘의지’였다. 그에 의하면, 형이상학적인 실재란 의지라고 불리우는 맹목적이며 비합리적인 힘인데, 이 의지는 인간에게 있어서 삶에의 의지 즉, 자기 보존의 노력으로 나타난다. 또한 이러한 의지는 생식이라는 전술과 수난에 의해 죽음을 물리친다. 그러나 사랑과 생식에서 종족을 위한 개인의 희생만을 보고, 본능이 이러한 희생에 보답하는 환희, 세상의 수많은 시(詩)에 영감을 준 그 커다란 환희는 부정했던 쇼펜하우어에게 있어 여자는 필요악조차 되지 못했고, 하물며 어버이가 된다는 것은 인생 최대의 악이었다. 이발사에게 목 둘레의 면도를 허락하지 않았을 만큼 의심과 불안에 시달렸던 쇼펜하우어를 두고 훗날 니체 Friedrich Wilhelm Nietzsche는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했다. ‘그는 철두철미 고독했고 한 명의 친구도 없었다. 한 명의 친구가 있느냐 또는 한 명의 친구도 없느냐 하는 차이는 무한한 것이다.’
19세기 초 유럽 사회의 과도하게 낭만적이고 허무적인 분위기와 철학자 자신의 성품으로 미루어 볼 때, 그에게 염세주의는 피할 수 없는 운명과도 같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근대 철학사를 빛낸 천재임에는 틀림이 없다. 천재가 쓴 한 권의 책은 수백 권의 주석서보다 낫다고 했던가. 이제 우리에겐 성애에 관한 쇼펜하우어의 냉소적이고도 깊이 있는 관념론적 사상을 읽고 우리 스스로 판단하고 숙고하는 일만이 남은 것이다.
뭉크, 클림트, 고야, 쿠르베 등 위대한 화가들의 그림이 함께 수록되어 독자의 인식과 상상력의 지평을 한층 더 넓혀줄 이 책은, 또한 동성연애, 유전, 섹스, 종족론, 여성론 등 성애의 본질에 관한 19세기적 담론을 빠짐없이 담고 있어 당시의 인간관과 사랑관, 성애관을 엿볼 수 있는 훌륭한 입문서가 되어줄 것이다.
○ 독자의 평
쇼펜하워는 ‘성애론’을 저술한 적이 없다. 다만 사랑과 종족에 대하여 언급했을 뿐이다. 편역은 짜집기 식이기 때문에 만족스럽진 않다. 그러나 쇼펜하워가 천재적인 철학가였음을 확인하는데는 지장이 없다. 쇼펜하워의 분석력과 예측력은 한치의 오차도 없다. 인간 게놈이 알려지기 백년전부터 쇼펜하워는 정확하게 꿰뚫고 있었다. 종족의 신은 현대과학의 ‘DNA’를 말하고, 철학가로서 비과학자로서 쇼펜하워가 사랑을 그런식으로 정의한 것은 냉철한 철학적 성찰이 있었기 때문이다. 찰스 다윈의 ‘진화론’과 에릭 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합치면 바로 쇼펜하워의 ‘성애론’이 된다. 쇼펜하워의 여성관도 잘 이해하여야 한다. 쇼펜하워가 남성우월주의자가 아니다. 단지 당시로서는 알려지지 않은 DNA의 암호코드를 제대로 풀어낸 것이다. 시대를 반영하고 있다. 원전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는 인류 역사에 남아있는 몇 안되는 귀중한 저술임을 새삼 느낀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