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아돌프
뱅자맹 콩스탕 / 열림원 / 2002.5.31

- 프랑스의 정치가이자 소설가인 뱅자맹 콩스탕의 자전적인 소설
아돌프는 전도유망한 젊은이로, 어느 날 자신이 머물고 있던 도시의 P백작의 초대를 받아 저택을 방문했다가 거기서 아름다운 연상의 여인 엘레노르를 만난다.
엘레노르는 P백작의 후처였지만, 아돌프는 P백작의 환대와 우정을 저버리고 그녀에게 사랑을 느끼고 구애한다.
처음엔 그런 아돌프에게 몰인정하게 대응하던 엘레노르도 어느 순간 허물어지고 일단 정열의 포로가 되자 백작과 자식을 버리면서까지 아돌프의 곁으로 달려간다.
그러나 정작 아돌프는 엘레노르에 대한 정열이 식어버렸고, 그녀에게 속박당하는 것에 번거로움을 느낀다. 그는 그런 구속감과 자기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 그녀에 대한 연민의 정 사이에서 번민한다.
어느 날 엘레노르는 그의 진의를 알아내고 그 충격으로 죽게 된다. 그는 비로소 자유를 되찾았다고 생각했지만, 그녀에 대한 자책감은 이미 그의 나머지 인생에 또 다른 구속으로 자리잡아 그를 서서히 파멸시킨다.
연애할 때의 남성의 이기주의를 고전적 수법으로 분석한 걸작으로 연애 심리소설의 원형으로 평가받고 있다.
○ 목차
제3판 서문
발행인의 말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제8장
제9장
제10장
발행인에게서 온 편지
발행인의 회담

○저자소개 : 뱅자맹 콩스탕(Henri Benjamin Constant)
스위스 로잔에서 태어나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 에든버러 대학 및 독일에서 공부하였다.
한때 나폴레옹의 신임을 얻어 중요한 직책을 맡았다가, 나폴레옹이 자유사상을 탄압하자 독일로 망명하였다.
당시의 혼란한 정치 정세에 따라 몇 차례 지조를 바꾸기도 하였지만, 자유주의적인 입헌왕정주의자로서 정치적 생명을 지켜나갔다.
『아돌프』는 스탈 부인과의 사랑을 묘사한 자전적인 소설이며, 심리소설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걸작이다.
그 밖에 『세실』(C cil)『헌정론』 등의 책을 발표하였다.
- 역자 : 김석희
서울대학교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 국문학과를 중퇴했으며, 198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어 작가로 데뷔했다. 영어,불어,일어를 넘나들면서 존 파울즈의 『프랑스 중위의 여자』, 허먼 멜빌의 『모비 딕』,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알렉상드르 뒤마의 『삼총사』, 쥘 베른 걸작선집(20권),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15권) 등 많은 책을 번역했다. 역자 후기 모음집 『번역가의 서재』를 펴냈으며, 1997년에 제1회 한국번역대상을 수상했다.

○ 책 속으로
이튿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에도, 그 전날 내 마음을 어지럽힌 생각이 아직도 내 머리를 떠나지 않고 있었다. 마음의 동요는 그후 며칠 동안 계속 심해질 뿐이었다. 엘레노르는 그 원인을 캐내려고 했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나는 그녀의 집요한 추궁을 어색하고 무뚝뚝한 한마디로 물리치곤 했다. 어쩌다 실토라도 하는 날이면 그녀는 다시 깊은 고민에 빠질 것이고, 그러면 나는 또다시 내 마음을 감출 수밖에 없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녀가 아무리 졸라도 양보하지 않았다.
놀라고 걱정된 나머지, 그녀는 내가 숨기고 있는 비밀을 알아내려고 여자 친구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녀는 자기 자신을 속이는 데 열중해 있었기 때문에 감정밖에 남아 있지 않은 곳에서 사실을 찾으려고 했다. 그 친구는 나의 까닭 모를 우울에 대해서, 우리 두 사람의 관계를 더 이상 지속하지 않으려는 나의 조심스런 기분에 대해서, 그리고 엘레노르와 헤어져 혼자 되고 싶어하는 나의 해명할 수 없는 갈망에 대해서 나에게 이야기했다. 나는 오랫동안 잠자코 듣기만 했다. 나는 지금까지 엘레노르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을 누구에게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 고백은 배신 행위처럼 여겨졌기 때문에 입 밖에 내기가 싫었다. 그래도 나는 자신을 변명하고 싶었다. 그래서 적당한 말로 가감하여 전후 관계를 이야기했다. 엘레노르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은 다음, 내 행동이 무분별했음을 인정하고, 우리 두 사람이 난처한 지경에 빠져 있는 것은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내가 엘레노르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털어놓지 못했다. —p.113~114
사랑의 매력이여, 어느 누가 그대를 그려낼 수 있으랴! 자연이 우리를 위해 점지해준 짝을 찾아냈다는 확신, 삶에 생기를 불어넣어줄 뿐만 아니라 삶의 신비를 밝혀주는 광명, 아주 하찮은 것이라 할지라도 무시하거나 저버리지 않고 가치를 부여하는 어떤 미지의 손길, 감미롭기 때문에 오히려 세세한 것들은 모두 추억 속에서 사라지게 만들고 그러면서 우리의 영혼 속에 행복의 기다란 흔적만을 남기는 저 유수 같은 시간, 때로는 지극히 평범한 감동에 까닭도 없이 섞여드는 미칠 듯한 즐거움, 눈앞에 있으면 기쁨이고 눈앞에 없으면 희망인 그 무엇, 온갖 세속적인 걱정으로부터의 해방감,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온갖 것들에 대한 우월감, 이 세상 어느 누구도 우리가 지금 놓여 있는 경지에 이를 수 없으리라는 자부심, 단 하나의 생각조차 미리 헤아려주고 단 하나의 감정조차 서로 주고받는 상호 이해. 사랑의 매력이여, 설령 그대를 겪어 본 사람이라 한들 어느 누가 감히 그대를 그려낼 수 있으랴! — p.59-60

○ 출판사 서평
기존에 소개되었던 세계 문학 시리즈는 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품들을 선별한 것이긴 하지만 너무나 천편일률적으로 대작가들의 대표작들만을 고집했다는 한계를 갖는다. 문학적 교양을 쌓으려는 사람들에게 기본적인 토양이 될 만한 작품들을 엄선해 주었다는 장점은 있지만 여러 출판사들의 선별 기준이 대동소이하여 중복 출판되는 경향이 많았으며, 또한 세계 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면서도 정작 문화적 이질감이나 그 나라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명작들은 제외시킨 절름발이 세계 문학이었다. 이에 열림원 출판사는 ‘이삭줍기’라는 이름에 걸맞게 그동안 놓쳤던 명작들을 골라 재발견하려는 생각에서 이 시리즈를 기획했다. 이 시리즈는 좀더 다양하고 폭넓은 시각으로 세계 문학을 볼 수 있게 해주며, 다른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귀중한 텍스트를 각 분야 전공자들의 실력 있는 번역문으로 읽게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삭줍기 시리즈’는 기성의 고전 작품 시리즈엔 제외됐던 문학·사상서들을 많이 포함시켜 차별화를 꾀하였다.
근 · 현대를 겪어오면서 우리는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것을 추구하고 비이성적이고 환상적인 것들을 배제하는 데 익숙해 왔다. 이는 인문학 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비이성적이고 환상적인 것은 인문학으로 포함시키기조차 꺼려질 정도로 저급한 것으로 치부되었다. 그러나 지금의 문학을 있게 하고 그 정신적 바탕이 되었던 한 부분으로 환상적이고 신화적인 전통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모든 문학의 모태이자 원형을 신화에서 찾을 수 있듯이 말이다. 이에 ‘이삭줍기 시리즈’에서는 그동안 소외되었던 이런 비주류 장르의 주요 작품들을 찾아내서 다수 포함시켰다는 특징이 있다. 1차분의 출간 도서 5권 중 『야자열매술꾼』『그림자를 판 사나이』가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또한 ‘이삭줍기 시리즈’는 그 뛰어난 문학성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잘 소개되지 않은 제3세계의 작품들을 다수 포함시켜 조명하려 했다. 이는 한쪽으로 치우친 그동안의 세계 문학 독서의 편중을 바로잡고 균형을 잡으려는 의도에서이다. 1차분의 출간 도서 중 『야자열매술꾼』『뜨거운 태양 아래서』는 각각 나이지리아, 팔레스타인의 대표 작품들이다. 아울러 서구 중심의 문학·사상사에 치우치지 않기 위해 추후 동양의 고전 작품들, 사상서들을 함께 포함시킬 예정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