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아버지의 깃발 : 세상에 남긴 가장 위대한
제임스 브래들리 / 황금가지 / 2007.1.26
– “이 한 장의 사진은 일본 제국주의 패망의 상징이 되었다.”, “이오 섬 전투의 진정한 영웅들을 거기서 돌아오지 않은 사람들이다.”
1945년 초 일본 남쪽의 한 바위섬에서 있었던 이오 섬 전투 (유황도 전투)는 인류사에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될 지옥 같은 풍경을 연출해 냈다. 36일 동안 2만 2000명의 일본군 병사들이 맨해튼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작은 땅 조각을 지키기 위해 단 216명의 생존자를 남기고 모조리 전사했고, 그들을 상대했던 미군 병사들 역시 전사자 약 7000명을 포함하여 2만 5851명이 사상하는 처참한 결과를 맞았다. 그리고 이 전투를 계기로 태평양 전쟁의 성패가 갈렸으며, 일본 제국주의는 완전한 패망의 길로 접어들었다.
거기서 찍힌 한 장의 사진은 전 세계 전사 (戰史)에 길이 남을 불멸의 이미지가 되었다. 제2차 세계 대전을 다룬 수많은 신문, 잡지, 책 등에서 우리가 수없이 보아 왔던 사진, 이오 섬에서 가장 높은 스리바치 산 정상에 거대한 성조기 (星條旗)를 세우는 여섯 해병의 모습을 담은 사진 말이다. 그들은 오랜 시간 동안 끔찍하고 피비린내 나는 전투를 겪은 후 깃발을 들고 산정에 올라 영원히 일본 제국주의 패망의 상징이 되었다.
그렇다면 이들은 누구이고 어떻게 해서 거기에 이르게 되었는가? 저자 제임스 브래들리의 아버지인 존 브래들리는 AP통신의 사진 기자였던 조 로젠탈의 사진에 찍힌 해병들 중 한 사람이었다. 저자는 미 해군 십자 훈장까지 받았던 아버지가 왜 그 사실을 평생 숨겨왔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아버지와 그 전우들의 생애를 추적해 들어간다. 이오 섬까지 이르는 그들의 삶을 통하여 태평양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 요충지인 그곳에서 있었던 비극적인 전투의 풍경들과 전쟁 이후 그들이 맞이했던 또 다른 비극들을 낱낱이 보여 준다. 충실한 자료 조사를 거친 극도로 사실적인 역사 서술과 치밀한 전투 묘사는 우리를 단숨에 전쟁의 지옥 속으로 빠뜨린다.
○ 목차

제1장 성지
제2장 미국의 소년들
제3장 미국의 전쟁
제4장 조국의 부름
제5장 스피어헤드의 편성
제6장 무적 함대
제7장 D-데이
제8장 D+1일
제9장 D+2일
제10장 D+3일
제11장 이 지옥 같은 섬의 모든 새끼들이 다 볼 수 있도록!
제12장 가짜 신화
제13장 불타 버린 지옥
제14장 안티고
제15장 집으로
제16장 마이티 7
제17장 명예 분쟁
제18장 영화와 기념비
제19장 전쟁의 사상자들
제20장 당연한 미덕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 저자소개 : 제임스 브래들리 (James Bradley)
제임스 브래들리는 태평양전쟁을 소재로 한 넌픽션 베스트셀러 『아버지의 깃발』(2000) Flags of Our Fathers과 『플라이보이스』(2003) Flyboys의 작가이다. 1954년에 태어나 역사를 소재로 한 넌픽션 작품으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태평양 이오지마섬의 스리바시산정에 성조기를 게양한 생존 미해병대원 가운데 한 명이 그의 부친이었다. 현재 뉴욕에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 공저 : 론 파워스 (Ron Powers)
1973년 퓰리처 상을 수상한 언론인. 현재 미국 버몬트에 거주하며 특히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에 대한 다년간의 연구와 화려한 집필 활동으로 명성이 높다.
– 역자 : 이동훈
1978년 대전 태생. 중앙대학교 철학과 졸업. 저서로 『영화로 보는 태평양전쟁』, 공저로 『해병대 추억록』이 있다. ‘서브 코맨드’, ‘배틀필드 1942’, ‘메달오브아너’ 시리즈 등 여러 외국 군사 게임의 번역 작업에 참여했다. 《건파워》《국방119》《Fly Together》등에 군사와 항공 관련 글을 여러 차례 기고했다. 한때 《월간항공》 취재 기자로 활동했다. 현재는 (주)이포넷의 한글화 사업부에 재직하며 역사 연구 사이트 ‘에뜨랑제의 태평양전쟁사’를 운영 중이다.
○ 관련자료
– 이오 섬 전투에 대하여
제2차 세계 대전 말, 일본의 전쟁 수행 능력을 없애려고 태평양의 마리아나 군도에서 B-29 폭격기를 출격시켜 일본 본토를 폭격하던 미군은, 마리아나 군도와 일본 사이의 중간쯤에 있는 이오 섬이 폭격에 큰 장애가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일본군은 이 섬에 레이더 기지와 전투 비행대를 배치하여 일본으로 접근하는 B-29의 동태를 본토에 알리고 전투기들을 발진시켜 B-29를 요격하는 등의 방법으로 미군의 B-29 편대를 괴롭힌다.
따라서 이 섬에 주둔한 일본군을 제압해 일본 본토 폭격을 더 수월하게 하고, 또한 폭격 후 손상을 입고 돌아오는 B-29들의 중간 기착지로도 활용하기 위하여 미 해군은 상륙 부대를 보내 이 섬을 점령할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미군의 상륙을 예상한 일본은 이미 천황 근위사단을 이끌던 명장 구리바야시 다다미치 장군 휘하의 병사 2만 3000명을 파견해 거미줄 같은 터널을 뚫는 등 이 섬을 철저히 요새화해 놓고 있었다.
1944년 12월부터 육군 소속의 중폭격기를 보내 70여 일간 예비 폭격을 퍼부은 후, 미군 사령부는 1945년 2월 19일 제3, 4, 5 해병 사단을 주축으로 한 8만 명의 미군을 이오 섬에 상륙시킨다. 그로부터 나흘 후인 2월 23일 수리바치 산을 점령하고 미군은 성조기를 게양하지만 전투는 그 이후에도 한 달이 넘게 계속되었다. 그 결과, 섬에 주둔하던 일본군은 단 200여 명을 제외하고 모조리 전사했으며, 미 해병대 역시 전사 6821명, 부상 2만 865명(그중 상당수가 부상이 악화되어 사망했다.)이라는 엄청난 인명 피해가 생겼다.
한편, 이오 섬 전투와 연이어 오키나와에서 벌어졌던 전투에서 생긴 엄청난 인명 피해에 놀란 미국은 본래 계획이었던 일본 본토 상륙전을 포기하고 원자 폭탄 사용 쪽으로 정책을 선회한다.
○ 출판사 서평
저자 제임스 브래들리의 아버지인 존 브래들리는 AP통신의 사진 기자였던 조 로젠탈의 사진에 찍힌 해병들 중 한 사람이었다. 그는 그로부터 며칠 전에 쏟아지는 일본군의 총탄을 뚫고 부상당한 동료 병사에게 다가가 응급조처를 한 후 후방으로 탈출시킨 공로로 미 해군 십자 훈장을 받은 바 있는 용감한 해군 위생병이었다.
그러나 1994년에 일흔 살로 숨을 거둘 때까지 존 브래들리는 가족들에게조차 이오 섬 전투 중 자신이 한 일을 밝히지 않았다. 심지어 그가 미국 최고 훈장인 의회 명예 훈장 다음가는 훈장인 해군 십자 훈장을 받았다는 것도 숨길 정도였다. 그가 죽었을 때, 가족들은 꽉 닫힌 상자들 속에서 오래된 편지들과 사진들을 발견한다.
존 브래들리의 아들 제임스 브래들리는 왜 자신의 아버지가 평생 그 사실을 숨겨 왔는가에 의문을 품고 수많은 인터뷰와 자료 조사를 통해 아버지와 그 전우들의 생애를 추적해 들어간다. 이오 섬까지 이르는 그들의 삶을 통하여 저자는 태평양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 요충지인 그곳에서 있었던 비극적인 전투의 풍경들과 전쟁 이후 그들이 맞이했던 또 다른 비극들을 낱낱이 보여 준다.
저자는 1945년 2월 23일 낯선 곳에서 이제 막 사선을 넘어 함께 깃발을 치켜 올렸던, 그리하여 갑자기 영웅이 되어 버린 여섯 해병의 인생사를 담담하게 서술해 간다. 저자는 사진에 포착된 여섯 해병과 그 전우들이 겪은 입대, 훈련, 이오 섬 상륙, 스리바치 산 전투 등을 차례로 써 나가면서 그들이 맞이했던 전쟁의 비극적인 모습을 철저하게 재구축해 간다. 그리고 충실한 자료 조사를 거친 극도로 사실적인 역사 서술과 치밀한 전투 묘사는 우리를 단숨에 전쟁의 지옥 속으로 빠뜨린다.
책의 첫머리는 여섯 해병의 어린 시절에 바쳐져 있다. 곧 장면은 진주만에 떨어진 폭탄으로 이어지고, 1943년 5월 수많은 젊은이들이 해병이 되어 기고만장하는 장면으로 넘어간다. 그 후 이런저런 과정을 거쳐 그들은 마침내 이오 섬에서 전투를 맞이하고 사진의 주인공이 된다. 저자는 이 영웅들이 그 이후에 어떤 삶을 살아갔는가를 추적해 간다. 영웅 신화 뒤에 가려 아무도 알지 못했던 이야기, 그 전쟁에서 있었던 일들로 인하여 이런저런 고통을 받으면서 비참하게 일생을 마감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진에 찍힌 여섯 해병 중 세 사람은 이어지는 전투에서 곧바로 전사하고, 나머지 세 사람, 즉 아이라 헤이즈, 르네 개논, 존 브래들리는 본토로 소환되어 전쟁 공채 모금 운동의 홍보 대사로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국민 영웅이 된다. 그러나 이 평범한 청년들에게 변덕스러운 대중들의 지나친 관심, 그리고 그들이 겪은 가혹한 이오 섬 전투의 기억은 너무나도 무거운 짐이었다.
아이라 헤이즈는 이오 섬에서 끝내 살아 돌아오지 못한 전우들을 잊지 못해 술로 시름을 달래다가 51번이나 음주와 풍기 문란으로 감방 신세를 졌고, 사소한 시비에 휘말린 끝에 서른한 살에 요절해 버린다. 르네 개논은 인기를 등에 업고 출세해 보려 애썼으나 끝내 성공하지 못했고, 아내에게조차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인간이라며 괄시를 받으며 이 직업 저 직업을 전전하다가 어느 집 지하실에서 변사체로 발견된다.
저자의 아버지 존 브래들리 역시 전쟁을 떨쳐 버릴 수 없었다. 그는 끝없이 밀려드는 언론의 취재를 모두 피하고 고향에서 장의사를 운영하면서 밤마다 악몽과도 같이 찾아오는 전쟁의 기억을 잊으려 애쓰다가 숨을 거두었다. 이들의 삶을 통해 저자는 이오 섬 전투의 진실을 호도하고 왜곡했던 정치가들과 언론인들, 그리고 사실을 알아보려고 하지도 않은 채 이미지에 맹목적으로 열광했던 대중들을 강도 높게 비판한다.
이 사진이 미국에 전송되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난 후 진실을 알고 있던 어떤 사람도 이 사진이 ‘두 번째’ 성조기 게양 사진임을 밝히지 않았다. 그리고 일본군이 거의 후퇴해 아무 일도 없었던 스리바치 산 등정은 현장에 가 본 적도 없는 기자들에 의해 “일본군의 총탄과 수류탄을 면상에 맞아 가며 가파른 절벽을 오른 죽음의 등산”으로 둔갑했다는 사실도 밝히지 않았다. 이러한 사실들을 폭로하면서 저자는 우리로 하여금 진리와 신화 사이, 영웅이 된다는 것의 의미, 전쟁의 야만적인 본성에 대하여 성찰하도록 이끈다.
이 책은 발간 이후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으며, 심지어 과거의 적국이었던 일본에까지 ‘이오 섬의 성조기’라는 제목으로 번역, 소개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제2차 세계 대전 때 맹활약한 미 제101공수 사단을 그려내어 전 세계를 열광시킨 “밴드 오브 브라더스”의 원작자인 스티븐 앰브로스는 이 책을 가리켜 “내가 읽은 것 중 최고의 전쟁 서적”이라고 극찬했으며,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이 영화화하여 2006년 미국에서 개봉하여 박스 오피스 1위에 올랐고, 한국에서도 곧 개봉을 앞두고 있다.

– 이 사진은 연출된 사진인가?
그렇지 않다. 다만 첫 번째 게양된 성조기 사진이 아니다. 이오 섬 상륙 작전이 시작된 지 나흘 후 마침내 미 해병대는 스리바치 산 정상에 성조기를 게양한다. 전투 이후 처음에 게양된 성조기를 보고 “500년이 넘게 존속할 해병대의 상징”이라고까지 극찬했던 포레스털 미 해군 장관은 그 성조기를 개인적으로 가지고 싶어 했다.
그러나 성조기를 게양한 부대인 미 제5해병 사단 제28연대 제2대대장은 그 명령을 거부한다. 그는 처음에 게양된 성조기는 대대 금고에 보관하고 그 대신 군함에서 가져온 더 큰 성조기를 세운다. 그리고 이 두 번째 성조기를 세우는 장면이 현장에 있던 AP 통신 사진 기자 조 로젠탈의 카메라에 우연히 포착되었다.
그런데 운명의 장난이었을까? 두 번째 성조기 게양 사진이 첫 번째 성조기 게양 사진보다 더 먼저 본국에 전송되었다. 그것이 두 번째 성조기라는 사실을 알 턱이 없던 미국 국민들은 감동적이기까지 한 영상에 취한 나머지 이를 이오 섬 전투의 ‘유일한’ 상징으로 믿어 버렸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